용사랑 서로 소꿉친구 사이에 풋풋하게 사랑을 나누던 성녀를 몰래 가로채서 기어코 내 여자로 만들었다.


다행스럽게도 그 둔감한 용사녀석은 여정이 다 끝난뒤, 그녀석 앞에서 성녀를 따먹어줘야 알아채줬는데, 그때 표정이 참 가관이였다. 


물론 문제가 없었던건 아니다. 원래는 여럿 여자들을 거느리며 이 세계 최강의 카사노바가 되려고 했건만, 마왕 토벌단의 일원이여서 그런지 내 얼굴과 명성은 널리 퍼져버려 함부로 여자를 거느리지 못하는 몸이 되었다.


심지어 나와 성녀의 연애스토리도 상당히 와전 되었는지, 온 동네마다 결혼은 언제 할껀지와 같은 소리들도 나왔고. 그리하여 주변의 시선에 못이겨 결국 성녀와 결혼까지 해버렸다.


다행인지 아닌건지 용사녀석은 그날 예식장에 오지 않았다. 이에대해 이젠 완전히 내것이 된 성녀는 '이름만 용사인 베타메일이 하는 짓이 다 그렇다'하며, 그날 용사앞에서 했을때와 같은 조롱을 하며 뜨거운 허니문을 즐겼다.


그렇게 단번에 임신까지 하게되어 딸까지 낳게되고 그렇게 15년뒤, 아무도 예상치 못한 소식이 날라왔으니, 내 딸이 다음 세대의 용사가 되어 악의 무리를 단죄할 것이라고 한다.


딸아이는 긴장하면서도 방방 뛰었고, 나와 성녀는 온 동네에 자랑을 하였다. 아쉽게도(?) 용사녀석은 사는 곳 조차 몰라서 못 전했지만.


일단 용사가 된 이상 토벌단을 꾸려야하는게 우선 과제. 짐을 대강 꾸려준 뒤, 성기사 과정을 밟던 나의 딸에게 한달 정도의 시간을 줘서 마법사, 도적, 궁수, 전사, 성직자를 각 한명씩 구해 파티를 꾸리고 돌아오라고 전했다.


초보 용사니만큼 전투 메이드까지 붙혀줘서 보낸 뒤, 한달동안 나와 성녀는 추억도 돋겠다 온종일 섹스하는데에 빠졌다. 섹스하면서 이런저런 추억도 나눴는데, 내가 용사에 대한 추억을 꺼낼때마다 성녀는 그건 아무 가치도 없는 시간낭비나 다름없다는 소리를 했다. 물론 그럴때마다 배덕감이 끌어오른 나는 더 거세게 범했지만.


그렇게 한달뒤, 딸아이는 무사히 파티를 구해 집으로 돌아왔다. 이제 나름 전대 토벌대 파티였던 우리가 파티 첨삭을 할 차례.


"이 언니는 마법사 바스테트! 기상마법이 특기래!"


"기상 마법은 강하지만 마력 요구량이 장난아닐텐데? 물론 조합에 따라 극복할 수 있긴 하지만 말이야."


"그리고 얘는 도적 게브! 여럿 도구를 쓴다고 들었어."


"호오, 도적이라...전대 토벌단 도적인 내가 지켜보지!"


"이 엘프 오빠는 궁수 토트! 석궁이 주무기더라?"


"요새 석궁도 자주 쓴다고 들었어. 엘프 궁수를 섭외해오다니, 우리 딸 기특한걸?"


"마지막으로 나와 같이 전방에서 전투하실 이 아저씨는..."


"아저씨라, 갑자기 나이차가...어?"


다음 차례인 전사의 얼굴을 보자마자, 나와 성녀는 그만 굳어버렸다. 정말 익숙한 얼굴이, 두건속에서 들어났기에.


"오랜만이야, 둘다."


"이 아저씨는 전사 오시리스! 진짜 이름은 아니래! 내가 우리 부모님 소개를 했더니 잘 알고 계시..."


딸아이가 말을 다 하기도 전에, 바로 안방으로 끌고갔다.


"엥? 왜그래?"


"우, 우, 우리 딸? 그...전사분은 다른 사람으로 모셔오는게 나을 거 같구나..."


"그, 그, 그래애~ 엄마도 전사만 바꾸면 딱 좋을거 같은데? 응?"


"에에~ 그치마안...저 아저씨보고 주변사람들이 말하는거 들었는데, 다들 전대 용사라고 하더래? 그럼 많이 배울 수 있는거 아니야?"


"아하하...그 친구 원래 닮은 꼴이 많아서...얼굴만 비슷하고 실력은 영..."


"짱 셌어! 메이드 언니도 버거워하던 거대 흑룡을 순식간에 몇토막을 내던데? 내가 용사라고 하니까 이것저것 가르쳐 주겠대!"


"하하...어, 엄마가 더 나은 사람..."


"다른 사람은 싫어! 무엇보다 나..."


갑자기 딸아이의 얼굴이 시뻘개졌다. 불안하다...이 각은 분명...


"나...그 아저씨...조, 좋아, 아니, 사, 사랑하게 되버렸는 거얼...헤헤..."


아...신이시여...

이게...카르마입니까?


<데자뷔, 느껴본적 있어?[딸아이와 그녀석이 부부관계가 될때까지 1년] Episode 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