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의 용사가 마왕을 쓰러뜨린 이래

신이 그 세계를 떠나 용사의 힘이 약해진 세계가 있었다.

그 이후 23명의 용사가 나타났지만 그 누구도 위업을 달성하지 못하고

용사와 성녀가 웃음거리가 된 세계가 있었다.


 그 세계의 25번째 용사가 마룡의 토벌을 위해 진입하기 전 성녀가 말했다.


 "역시 마룡의 토벌은 그만두는게"


 "왜 그러지?"


 "마룡을 토벌에 성공한건 아직 신님의 힘이 강했던 초대 용사님 뿐이였어요."


 "나의 실력은 이 때까지 잘 보았지 않느냐? 난 전생때부터 검술뿐만 아니가 격투술, 창술을 두루두루 배웠다.

상대에 따라 무기를 바꾸지도 않고 성검 일변도였던 다른 용사들보다 전투기술이 나쁘다고 생각하느냐?"


 "그건 아니지만 초대 용사님은 전설이잖아요. 우연히 단검이 성검으로 각성해 적의 급소를 뚫었다는 이야기는 아직도 전설로 전해진다고요."


 "성녀여 성검이란 무엇이라 생각하느냐?"


 "그거야 신님의 축복을 무한히 받는 아주 강한 검을 말하는 것이잖아요."


 "허나 그 강함은 마룡을 베고 마왕의 심장을 도려내는 것으로 증명되지. 그렇다면 그 반대도 있지 않겠나? 

마룡을 쓰러뜨렸기에 칭송받는 검이."


 "그러니까요! 그 마룡을 쓰러뜨릴려면 신님의 축복이 있는 검이 있어야한다니까요!"


 "우리 둘 중 하나의 말은 맞겠지. 아무튼 안 들어간다는 선택지는 없으니 들어가도록 하자."


  신이 없다할지라도 아직 세계에는 신성력이 많이 남아있었다. 마룡의 사악한 기운을 견딜 수 있는 자는 이미 떠난 신의

온기가 남은 성녀와 용사뿐. 그렇기에 그 2명만이 차출되었다.


 두꺼운 문을 몸으로 열어 마룡이 있는 방에 진입하자 마룡은 포효하고 몸을 공처럼 굴려 그들을 향해 돌격했다.

그러자 용사는 능숙하게 창을 깊이 박고 몸을 움클여 전신으로 굴러오는 구를 받아냈다.


 "너 제법 하는구나, 짐이 이 단순한 일격에 용사들은 죄다 도망갔다만"


 "그러게 말이다 정말로 보잘 것 없는 일격이로군 이 세계에선 근육의 힘이 질량보다 우위다. 단순히 몸을 움클여 자신의 육체의

육중함만을 믿으며 돌격이라 한심하군. 굴러오면서 땅을 박찼으면 막을 생각도 안 했다."


 "이 벌레 자시ㄱ... 읍."


 용사의 성검이 움클인 한가롭게 떠들고 있는 용의 입이 벌어진 틈을 타 검격을 선사했다.

용이 놀라서 물러나는 틈을 타서 용의 입 안에서 흘리는 피의 양과 용의 등쪽에 작은 상처을 확인했다.


  '저 육중한 육체를 막아내면서 느낀 묵직한 느낌은 확실히 성녀의 버프를 받은 지금의 나의 힘 이상이다. 그러데도 저 자그만한 상처밖에 내지 못할 줄이야, 그런 반면에 입 안 쪽에서 흘린 피의 양으로 봐선 혀는 조금이지만 확실히 베였군, 외피의 강도를 봐선 둔기가 효과적... 칫.'


 "성녀 디스펠이다!"


 "옙!"


  디스펠에 성공하자 흘러 나오는 것은 대마법에 필적하는 마력 양, 역시 원거리 전도 무리인가. 

검을 검집에 넣고 왼쪽 포켓에 넣어두었던 연막탄을 활용해 나의 모습과 마룡의 앞을 가로막았다. 


 "이 녀석이... 몽땅 날려주겠다."


 "내 사슬쪽이 먼저인거 같군."


 연막은 포켓에 장비해두었던 쇠사슬을 꺼내 던질 때까지 잠시 시간을 벌어주는 역할 용은 그 막대한 괴력과 마력을 자랑하는

모든 생물체의 정점중 하나 그렇기에 한 없이 오만하다. 그 오만함을 믿기에 연막을 쳤을 때 도망치지 않고 돌파해 들어오는 나를

요격할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


 결과는 대성공 사슬은 예쁘게 녀석의 팔을 감았고 잡아당겨서 자세가 무너뜨리자 브레스가 굉음을 내며 허공을 갈랐다.


  "용사따위가 짐과의 힘겨루기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용의 피부는 그 강대한 힘을 버티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였음을 증명하는 괴력으로 아직도 쇠사슬을 붙잡고 있는 용사를 끌어당겼다. 그를 영원히 잠재울 주먹을 움켜쥐며.

굉장한 가속도를 내며 끌려가는 용사였지만 칭칭 감겨 팔에 격통을 선사하는 쇠사슬 때문에 벗어날 수는 없었다. 


 "끝이다!"


 '창의 길이는 1m 70cm 팔의 길이까지 포함하면 2m 40cm, 땅에 닿기엔 충분한 거리, 기회는 한번뿐.'


 창을 있는 힘껏 박아넣고선 그 반작용으로 용의 코 앞에서 머리 위로 날아올랐다.

자신의 육체와 갑옷과 육체 도합 100kg의 질량의 포탄이 품속의 단도를 그 끝으로 삼아 헛주먹질을 하고 있는

마룡의 눈에 적중했다.


 "끄아악!!"


 "용서 못해, 용서 못해, 용서 못해!! 감히 짐의 옥체에"


 녀석은 자신이 쥐새끼같은 인간들에게 당한 이유가 상대가 작기 때문이라 생각하는지 

팔에 감긴 쇠사슬은 그대로 두고 마검을 든 근육질의 남성형태로 폴리모프하였다.

속도를 보아 용이었을 때와 약간만 줄어든 완력, 그야말로 불합리의 현신.


 허나, 검술은 칼을 붕붕 흔드는 것도 힘과 속도가 승패를 가르는 것도 아니다.


 녀석이 그 괴력으로 위에서 아래로 흘러내리는 일격을 가하자 나 또한 나머지 팔로 성검을 가로로 받치며 머리 위로들며 맞이할 준비를 하였다.


 "이 세상 누구도 이 참격은 못 막는다."

 

 "그래, 확실히 막을 수는 없겠지."


  녀석의 검을 받자마자 칼자루를 쥐고 있던 오른쪽 팔에는 힘을 주고 반대쪽에는 빼서 검을 흘려받아 자연스럽게 녀석의 괴력으로 

오른쪽으로 튕겨져 나가도록 유도했다.

오른쪽 발로 땅을 붙잡고 왼쪽 팔로 날을 붙잡아 성검을 거꾸로 잡아 날이 아니라 자루가 녀석을 향하게했다. 

성검은 자루쪽에 둔기는 상대방 쪽에 무게 중심이 있으니, 이렇게하면 녀석을 쓰러뜨릴 나의 둔기가 완성된다.


 그 둔기가 묵직한 느낌과 함께 뒤통수를 가격했으나 승패에 직결될 정도의 일격은 아니였다.

오히려...


 "잡았다, 미꾸라지 놈"


 '갑옷의 가슴 부분을 움켜잡아선 강하게 못 잡아, 벗어나야 해'


 "어딜!"


 마룡의 주먹이 용사의 머리를 가격해 동굴의 벽으로 쳐 박아버렸다.


 "용사님!"


 "이거 뒤에서 버프만 찔끔찔끔 주던 성녀 나으리 아니신가? 이거 어쩌나 갑옷 밖에서도 피가 보이는데, 짐의 일격을 받고 

살아남은 용사는 없다."


 "네 녀석은 먼저 죽어버린 용사 몫까지 아주 잘근잘근 씹어주마."


 "베리어"


 마룡과 용사의 싸움은 성녀의 수준을 한참 뛰어넘는 공방전, 성녀도 성법을 써서 서포트할려고 했으나 공격 성법에 용사가 휘말릴까봐 버프만을 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똑같은 이유로 성녀의 베리어 또한 마룡의 손짓에 부수어졌다.


 "역시 네 놈도 5번이 끝이냐? 한심하구나. 네 놈이 초대 성녀였으면 용사가 날 쓰러뜨렸겠지."


 "그렇다면 저 녀석은 초대 성녀만큼 위대한 인물이로군."


 뒤늦게 자신의 목에 새로운 쇠사슬이 걸린걸 알아차린 마룡이 발광했다.


 "어떻게 살아남은 거냐!"


 "초대 성녀만큼 위대한 25대 성녀의 버프 덕분이다. 물론 몇가지 더 있다. 

내가 앞선 용사처럼 누더기가 아니라 제대로된 풀플레이트를 입고 있었던 점, 

네 놈이 인간화되어 다소나마 완력이 줄어든 점, 그리고 네가 잡은 갑옷 부분의 모양이 좋지 않아 

제대로된 충격이 전해지기도 전에 갑옷을 놓쳐서 약간이나마 충격량이 줄어든 점이 있지."


 "포기하는게 좋아 인간의 육체는 팔을 피는 것보다 구부러뜨리는 힘이 강하도록 되어있다. 

이 자세에선 아무리 네 놈이라도 나를 이길 순 없어. 

혹시, 폴리모프를 해제하면 인간의 크기에 맞게 조여든 쇠사슬이 어떻게 될지 궁금한건가?"


 나는 녀석의 등 뒤에서 팔이 굽혀지고 허리가 휜 상태로 마룡을 포박하고 있다. 쇠사슬을 절대로 부숴지지 않는다.

이건 아직 신이 남아있을 때 만들어진 물건, 용사의 전력으로도 부술 수 없는 물건이다.

머리에서 흘린 피가 자신이 뭘하고 있었는지를 증명하듯 머리가 핑핑 돌고 의식이 혼미해 고통조차 잘 느껴지지 

않는 상태이지만 해야할 일이 남았다.


 "성녀, 성검이란 무엇이라 생각하느냐?"


 "...그야 신님의 은총을 받은..."


 "아니, 신님의 은총을 받았어도 마룡을 죽이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

그렇다면 거꾸로 말해보자, 마룡을 죽인 검이 성검이 아닐까?"


 "난 용의 육체는 잘 모르지만 인간의 육체는 잘 알지, 성녀, 이쪽 부분이다. 여기가 특히 피부가 얇은 급소, 여기라면

성검으로도 베지 못 하는 녀석을 범부의 오른쪽 주머니의 단도로도 죽일 수 있다."


 "으아악!! 놔, 놔라고 한번만 살려줘! 짐의 모든 걸 주마."


 "성녀여 밖으로 나가면 마룡을 죽인 위대한 성검의 전설을 퍼뜨려줄 수 있겠나? 

성검의 이름은 그래, <범부의 오른쪽 주머니>라고 하자."


 범부의 오른쪽 주머니에서 나온 단도가 모든 생명체의 정점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녀석의 피는 자신이 마룡임을 증명하든 검은 색이구나, 긴장이 풀어지니 녀석의 피로 축축해진 손이 느껴졌다.

하, 피로 물든 손조차 못 느끼고 있었던건가?


 혈류량이 정상으로 돌아오고, 좁아졌던 시야가 넓어져 오감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하-,하-, 아직은 쓰러져선 안 된다.


 "성녀여."


 "말하지 마세요, 저도 성력을 다 사용했으니 어서 밖으로 나가서 치료를."


 "어떠냐? 위기의 순간에 성검으로 각성해 적을 죽인 단도의 전설이"


 "!!"


 "맞아 초대 용사의 전설이다. 신은 초대 용사가 마왕을 쓰러뜨리자 도망친 것 따위가 아니야."


 "용사의 전설은 신의 축복을 많이 받는걸로 정해지는게 아니야, 그건 용사라 불리는 인간의 업적에 대한 찬사,

처음부터 신이 여기에 끼어든 적이 없어."


 "그러니까- 신에게 버림받은 우리 또한 할 수 있다."


 신에게조차 버림 받은 세계,

오직 버려지기 전의 초대 용사만이 위업을 이룬 세계가 있었다.

그 후 23명의 용사가 땅에 쓰러져 용사와 성녀가 웃음거리가 된 세계가 있다.

허나 25번째의 용사는 이걸 바꿀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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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좆세계물보다 빡쳐서 적음 다들 미친거냐? 전쟁터 한복판에 나가면서 언제 뚝배기 깨질지 모르는데 맨몸으로 기어나가고

그 좆같은 도검 제일주의, 창 안 써? 단도는? 칼 쓰는거 재대로 보여주지도 않은 놈들이 엿같은 여신 버프로 

검성이고 나발이고 쓰러뜨리면 뭘 느껴야하는데?


 신이 주는 버프는 모든 용사가 똑같은데 앞선 23명의 용사들은 좆세계물마냥 갑옷, 투구 제대로 안 끼고 

검술도 안 배워서 칼만 붕붕 휘두르다 떠나신 분들임.

 버프는 사실 똑같지만 초대 용사만 제대로 뽑고 주구장창 좆세계물 주인공을 용사로 만들어 씹창난 세계를 진짜 용사가 구원하는

인간찬양의 판타지 써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