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은 질문으로 시작한다.

철학은 대답으로 끝을 낸다.


우리의 조상이 동물과도 같이 행동하며 생각했을 때

언젠가 운 좋은 털복숭이 가족이 배부르게 먹고 잠을 자게 되었다.

어느 가족 구성원도 죽지 않고 살아서 돌아와 고기를 나누어 먹었다.

그들의 숫자에 비해 많은 양이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굶주림과 추위가 두렵지 않을 정도로 먹었다.

배가 부르도록 먹은 젊은 청년이 바람 공기를 마시기 위해 동굴을 나오자 밤하늘이 보였다.

허공을 바라보며 배부른 청년은 생각했다.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째서 여기에 있는가?

철학은 그렇게 시작한다.

삶의 고달픔이 해소된 인간은 궁금해하기 시작한다.

시작은 질문이다.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째서 여기에 있는가?

나아가 끊이지 않는 질문이 발전을 이루어낸다.

이 물건은 무엇으로 이루어지고 무엇으로 나뉘는가?

우리 인류와 창 밖의 짐승들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그리고 언젠가 말하길

시공간의 팽창을 유발하는 에너지는 무엇인가?

어째서 얽힌 양자 스핀이 국소성의 원리를 위배하는가?

항상 그렇게 질문하고 대답하며 다음 질문으로 나아갔다.

원시인들은 그들의 부족장에게 우리는 누구냐고 물어보았다.

부족장은 그들의 수호신 올빼미 모양 토템을 보여주며 그들이 올빼미신의 자손이라고 설명했다.

고대인들은 인간과 세계 그리고 우주를 규정하는 논리를 찾기 위해 과학 수학 논리학을 통해 고찰했다.

어린 아이가 그들에게 영혼이 무엇이냐 묻자 가장 현명한 철학자의 책을 사주었다.

20세기의 과학자들은 단순한 물리적 법칙에서 우주를 지배하는 법칙까지 연구해 나갔다.

젊은 청년이 그들에게 우주가 무엇인지 묻자 법칙을 열거한 노트를 건네주었다.


원시인과 고대인, 현대인 모두 공통적으로 자기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궁금해하고 고찰해왔다.

그들의, 우리의 철학이 가지는 목적은 하나이다. 

배우고자 하는 인간은 호기심을 해소하고자 하는 인간과 같다.

철학의 목적은 호기심의 해소이며 철학의 과정은 호기심을 해소하는 것이다.

그 질문은 제각각이지만, 그 목적이 같기에 도달할 길도 같다.

호기심을 잃는 날은 더이상 모르는 것이 존재하지 않을 때와 같다.

철학은 호기심이 존재하면 함께 존재한다, 우리가 모르는 것이 없을 때까지.

우리는 질문을 통해 시작했기에 마지막은 답변을 통해 끝을 맺는다.

더이상 질문을 할 것이 없을 때가 철학의 마지막이요 지성체가 신이 되는 날일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