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게 생식능력을 잃으셨어요. 축하드려요."

"그런데 눈빛이 많이 애틋하시네요. 괜찮아요. 제가 오줌구멍 예쁘게 만들어드릴게요."


이 유튜브 영상에 대해서

미친 거 아니냐, 노골적이고 자극적이다, 남성에 대한 혐오를 드러내고 있다 등의 여러가지 비판이 많았으나

성범죄자를 소재로 한 내용이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의견도 있었어.


사실 이 논쟁이 "성범죄자 소재면 무슨짓 해도 다 된다는거냐" 내지는

"하쁠리 너 남성들 전부를 잠재적 범죄자로 보는거지?" 등의 감정적, 비이성적 논쟁으로 이어지기 쉬웠어.

사실상 서로 대화를 한다기보다는 서로 다른 세계에 갇혀서 고래고래 아우성만 질러댄 정도.


나는 일단 이 유튜버가 밝힌 "피해자가 피해자에게 건네는 위로" 라는 의도를 받아들이도록 할게.

그녀와 팬들의 귀 틀어막은 태도는 차처하더라도, 영상 내용 자체는 분명히 성범죄자만 겨냥했으니까.

그게 아니라고 여러 정황증거를 찾아보았자 개인의 의도는 개인만 알기 때문에 논쟁 종식엔 별다른 도움이 안 되잖아.

게다가 남의 생각이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거 자체가 도덕적으로도 별로 옳지 않아.

성범죄 피해 경험도 있다는 그녀의 말을 사실 그대로 받아들여주도록 하자. 치유와 카타르시스를 위한 영상이었다고.




근데 문제되는 점은, 사실 이 영상이 "피해자가 피해자에게 건네는 위로"라는 측면에서도 그다지 도움이 안 된다는 거야.

왜인지 그 이유를 간단하게 2가지로 나눠서 분석하도록 해볼게.


1. 다른 사람과의 대화가 결여된, 폐쇄된 심리극

내가 제일 지적하고 싶은 부분이야.

남근을 거세함으로써 치유와 카타르시스를 느낀다고 했잖아? 근데 실제로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그냥 단순히 치유와 카타르시스라고 이해하기에는 조롱하는 대사에 담긴 감정의 수위가 위험할 정도야.

이렇게 격렬한 분노를 분출하는 게 실제 치유에는 아무런 도움도 안 된다는 점은 임상심리사라면 다들 알아;;


실제 치료현장에서 이러한 역할극과 비슷한 기법이 사용되기도 해.

사이코드라마(심리극)를 통해 사기 피해자의 트라우마를 치유해준 사례야.

잘 보면 피해자가 트라우마를 겪었을 법한 상황을 재연한 다음, 전문가의 감독 하에 자신의 감정을 표출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어.

얼핏 보면 이 피해자 분의 감정이 문제가 된 유튜브 영상보다 더 격하지 않냐고 느껴질 수도 있는데...


격한 감정과 독이 되는 감정은 비슷하지만 달라. 서로 통제되고 이해해줄 수 있는 환경에서의 감정 표출은 약이지만

혼자만의 인지도식에 갇혀 분노를 내뱉을 때는 그 감정은 자신을 오히려 좀먹게 돼.

일단은 자신이 느끼는 감정에 대한 인지적인 이해가 없으니 그 분노가 해소되기는 커녕 계속 격해지기만 할 거고.

아픈 기억을 해소하고 훌훌 털어버리긴 커녕 앞으로의 생도 평생 그 기억 안에 갇혀서 살게 돼.

예를 들어 가해자의 몇몇 특징만 집어서 고정관념화한 뒤, "그런 부류만 피하면 나는 안전할거야" 라는 방어기제를 쓰거나

자신이 무력하다고 느낀 특정 부분들에 대한 과장된 자아도취를 통해 과거의 자신을 부정하는 등이야.

그러니까, 이 영상은 카타르시스를 통한 치유라기보다, 저주인형을 통한 분노의 표출에 더 가까울 뿐이라는 거야.

하쁠리가 주장하는 의도는 자신과 같은 피해자들을 위해 저주인형 영상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는 변명과 동급이야.

그렇게 하면 안 돼. 명백하고 단호하게 말하건대 이런 건 마음의 상처를 더 곪고 아프게 만들 뿐이야.


원래 심리치료와 가스라이팅은 한 끝 차이야. 아픈 기억을 끄집어내는 것까지는 똑같아.

거기서 치료를 하면 심리치료고, 등골을 빼먹으면 세뇌인 거야.


아무튼 1차적으로, 이 하쁠리라는 사람은 자신의 분노를 치유하지 못하고 계속 증가시키고만 있으며

그 반응은 페미니즘이 유도한 것이고, 이것이 남성들에게 보이는 전반적인 분노를 통해 드러나고 있다는 사실이 이해가 됐지?

이 1차적 원인은 다른 증상을 촉발시켜. 이 증상 또한 심리학도로써 아주 속이 갑갑해지는 부분이야.



2. 남근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함


짧게 설명하도록 할게.

성범죄자에게 당한 상처를 치유하는 건 정말 당연하게도, 남근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도록 해주는거야.

남자친구의 자지를 봤더니 성범죄자의 그것을 보았던 역겨운 기억이 떠올라서 트라우마 상태에 빠지면 위험하잖아.

실제로 아동성범죄를 당한 많은 여아들의 미술치료 내용을 보면, 남성을 그릴 때 성기를 과장해서 그리곤 해.

예시를 보여줄 수가 없어서 미안한데, 미술치료입문 서적만 봐도 나오는 내용이니까 꼭 찾아보길 바래.

아무튼 이렇게 남근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는 건, 어떻게 보면 자신이 당한 상처로 말미암은 "증상"이란 말야.


아까 위에 사기 피해자 분으로 비유해보자면, 사기꾼의 명품과 자동차를 부수는 영상을 보여줘봤자 아무 의미가 없어.

결국은 가족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었을 뿐이라는 '진짜' 오열과 아픔을 쏟아낼 수 있어야 하는 거야.

그 분은 이제 사기를 당하기 전처럼 가족들과 다시 화목하게 지낼 수 있을거야. 그런 모습을 가족들이 전부 다같이 봐주었을 테니까.


가해자가 생식능력을 완전히 잃어버리기를 저주하고 통쾌해하는 영상이 아니라

세상엔 다른 좋은 사람들도 많고, 가해자는 결국 법의 심판을 받았으며, 가해 이후에도 세상은 계속 이어진다는 점을 이해해주는 영상이어야지.

거기서 뭔가 부족함이 느껴진다면, 부실한 사법체계를 비판하거나 가해자를 두둔하던 다른 남성들을 직접적으로 지목하면 되는거야.

가해자에 감정이입하지 말라는 얘기가 정말 개소리인게, 몇 번이고 다시 말할테지만 분노는 아무런 도움이 안 돼.

그게 설령 가해자를 향한 분노여도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는 거야. 또 고정관념화와 해소되지 않은 분노의 축적만을 불러올테니까.

가해자 감정이입이 아니야. 그냥 현실 인식이지. 심리치료는 피해자의 기분이 좋아지면 끝인 피상적인 행위가 아니라고.




아무튼 이 영상은 유튜버 본인의 심리치료에도 안 좋고, 마찬가지 피해를 입은 다른 피해자들에게도 안 좋아.

그리고 분노표출의 잘못된 답안을 확산시킨다는 점에서 다른 모든 일반사람들한테도 별로 좋지 않은 영상이야.

하쁠리가 과연 이 글을 볼까? 남초 커뮤니티에 올라온 통렬한 비판글이라는 점에서 글 시작부터 넘겨버리진 않을까?

분명한 사실은, 나는 심리학 석사과정이고 하쁠리와 똑같은 여성이라는 거니까

제-발 이제는 좀 그녀를 가둔 성범죄와 페미니즘의 고리에서 벗어나줬으면 좋겠다.




아 그리고 요즘 페미니즘은 심리학의 주적이야. 임상심리사들을 비전문가로 대체하는 망발은 물론이거니와

기존의 치유 개념을 분노와 혐오로 대체하려는 아들러가 울고 갈 개씹또라이짓거리를 하고 있기 때문이야.

치유라는 명목으로 분노만 낳는 콘텐츠를 정의롭게 포장하는 페미니즘이 정말 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