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장 실패작




루시아:멈추....세요....!


전투불능이 된 루시아에게, 알파는 흥미를 잃은 듯 했다.


드레이크:--■■--■■■--■

알파:이게 마지막 찬스네.

알파:설마, 이정도까지 귀찮아질 줄은 몰랐어.


알파는 힘을 손가락 끝에 집중시켰다. 그리고, 기계 뿔고래의 뿔에--


루시아:으... 큭....!

알파:--?



--등 뒤에서 들리는 패자의 신음 소리. 포기를 모른다고 생각하며 알파는 뒤돌아 보았다.

예상과 달리, 그곳에 있는 것은 로제타였다. 퍼니싱에 조종당해.... 완전한 침식체가 되어가고 있었다.

중상의 루시아에게 스피어를 겨누고 몸에서 엄청난 열기를 띄운 채로.


루시아:크....윽....!!


지금의 루시아로서는 로제타의 일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었다.



알파:......하아


뿔고래의 눈을 바라보는 알파는 조금 아쉬운 듯한 표정을 띄우는 듯 했다. 알파는 손가락 끝에 모은 승격자의 힘을 흩뿌렸다.


슈우우우우....!!


스피어가 무시무시한 기세로 루시아를 내려찍으려 했다--

동시에, 알파가 모습을 감췄다.


루시아:무, 뭣...!?


로제타의 스피어는, 굉음을 울리며 저편으로 날아갔다. 공격은 하늘을 갈랐을 뿐이었다.

루시아는 알파에게 안겨있었다. 스피어를 피한 기세로 얼음 위를 날아, 그대로 차가운 심해로 떨어져 갔다.

정적의바다... 루시아와 알파는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루시아:큭!!


루시아가 저항을 시도해보지만, 곧바로 알파에 의해 가로 막혔다.

알파는 루시아의 귀에 입을 가까이 하여, 무언가를 속삭였다--




알파:------

루시아:--?

알파:......


루시아의 눈에 비친 것은....알파의 의미심장한 미소였다.

알파는 루시아를 놓아주고, 해면을 향해 헤엄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음 위로 올라가...

머리를 흔들어, 머리카락에 붙은 얼음조각들을 털어냈다.



로제타:으....가.....!


완전한 침식체가 된 로제타는, 루시아의 모습을 찾으려 얼음 위를 해매고 있었다.

그 등 뒤에는, 저항을 그만둔 기계 뿔고래가 바다에 잠기려 하고 있었으나... 더 이상 로제타는 어떠한 관심도 보이지 않았다.


알파:.....


알파는 가볍게 한숨을 내뱉었다.


알파:이대로 내버려 둘 수도 없겠지... 뒷처리를 해볼까...


그렇게 말한 알파는, 모든 힘을 해방하고--


로제타:가--아--!


피의 냄새를 맡은 사자와 같이, 로제타는 [그 힘]에 이끌렸다.




(전투 돌입)


알파:흥, 살아 있는 고깃덩이가 되어도...

알파:강자를 알아 볼 수는 있구나.

알파:그럼, 결착을 내보자.




(전투 종료 후)


콰아아앙---!!!


로제타의 거대한 몸이 호를 그리며 날아가 항구의 창고에 처박혔다.


알파:아직, 움직일 수 있겠어?

로제타:으...으으....


충격으로 인해 자욱하게 낀 안개가, 서서히 사라져갔다...

로제타는 다시 일어났다. 등의 날개를 한 층 더 빛내며.


알파:이제... 다음이 마지막 일격일까?

알파:그럼 나도, 한 순간에 끝내 줄게.



알파는 드물게 자세를 취했다.

둘 사이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여...

공격을 내지르려던, 그 순간--







이반:--로제누나!!


이반이 위험을 무릅쓰고 둘 사이에 끼어들었다.



알파:비켜.

알파:쓸데 없는 살육은 하고 싶지 않아.

이반:싫어!!


그러나 이반은 깨닫지 못했다. 자신의 등뒤에 있는 로제타에게, 한 줌의 망설임조차 없다는 사실을.

로제타는 알파를 노리고 돌진했다--

날카로운 혜성과 같은 일격.


알파:흥....!!

이반:로제누나를 괴롭히지마!! 로제누나아아--!!!


번쩍이는 빛의 일섬이 로제타를 감쌌다. 로제타는 의식을 잃고... 그 자리에 무릎이 꺾였다.

건물에는, 이반과 알파만이 남았다.




이반:.....

알파:.....


한 동안 로제타를 바라본 후, 알파는 검을 칼집에 집어 넣었다.

소년은 머리카락을 마구 흩뜨리며 로제타에게 달려 갔다. 그리고 그 몸에 올라 타, 큰 소리로 이름을 부르짖었다.

떠나려는 알파에게, 소년은 소리쳤다.


이반:너만... 너만 없었으면...

알파:....

알파:코어는 다치지 않았어.

알파:호적수 하나쯤은 남겨두고 싶다고 생각했던 참이야... 뭐, 그 상태로 다시 일어설 수 있다면 말이지만.


이반의 옆을 지나간 알파는, 한순간 멈춰서 돌아봤다.



알파:그래... 마지막 순간에...

알파:그녀에게는, 네 목소리가 닿아 있었어.

이반:.......


알파가 떠난 후에도, 이반은 줄곧 로제타의 이름을 불렀다.

그리고, 겨우겨우 다른 사람들도 그곳에 모이기 시작했다.



한 편, 어둠에 감싸인 심해에서는.

한 줄기 송곳 모양의 빛이 나타나...

정적의 심연에서 희미하게 반짝이고 있었다.




리브:여러분! 상당히 강력한 역원장치신호를 감지했습니다!

리브:매우 깊은... 바다 밑바닥에서...

로제타:우.....

이반:로, 로제누나!?

리브:로, 로제타의 의식의 바다가 안정.... 아뇨, 사고모델이... 복원되고 있어....?

리:설마요... 퍼니싱의 소거보다도 더 희귀한 일이라고요...

리브:어, 어쨌든! 의식의 바다의 안정성이 위험영역을 벗어났습니다!

리브:빨리 로제타씨의 퍼니싱을 정화해야!!

어부:이, 이런 외진곳에서 그런게... 하지만...


모두가 일제히 바다 쪽 방향으로 눈길을 돌렸다.



루시아:욱....콜록...콜록....


그 때, 루시아가 육지로 기어올라왔다.


리브:루, 루시아!!

리:다행이군요... 무사했었습니까...

루시아:리브... 리... 지휘관....?

루시아:모두.... 어떻게 된건가요?


모두 루시아가 아닌, 그 너머의 머나먼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었다.

수평선에는....




어부:북극항로연합의 함대다...

리브:거기다... 공중정원의 운송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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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역 있음, 오역 지적 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