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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우여곡절을 겪을 줄은 몰랐지만…. 결국 이로 인해 케르베로스와 별다른 불의의 충돌이 없었으니 다행이었다.


지휘관

내 생일이 기밀이 되어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어...


리브

지휘관님도 프라이버시 보호에 너무 신경을 안 썼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 덕분에 잔혹한 전투와 끝없는 일을 잠시 잊고 모두와 함께 지낼 수 있었으니까... 꽤 괜찮았을지도?


지휘관

그런데 이렇게 여유부릴 시간이 없는 것 같은데.


날카로운 급정거 소리가 멀리서부터 들려오더니, 정확히 두 사람의 그림자가 겹쳐지며 대기실 문을 향해 무서운 속도로 돌진했다.



나나미

야호!!! 나나미 익스프레스, 미션 클리어!


마지막 급정거 후에도 강력한 관성에 의해 나나미의 등 위에 타고 있던 세리카를 날려버렸지만, 다행히도 세리카는 '비행' 도중 아이라의 거대한 쿠션에 충돌한 덕분에 충격을 최소화했다.



아이라

세리카 씨... 괜찮으세요?



세리카

부드러워라... 그게 아니라! 나나미!!! 아까 죽을 뻔 했잖아!!


로제타는 추진체를 접고 땅에 내려와 나나미의 뒤를 따라갔다. 그녀는 낙담한 듯 보였다.



로제타

미안... 지휘관, 결국 나나미 일행을 유인하지 못했어.


지휘관

응, 괜찮아.


나나미

하지만 로제제라는 추진체는 진짜 멋있었어. 직선으로 가속할 때는 이 나나미도 따라잡을 수 없었다구~!


지휘관

로제제...?


로제타는 나나미가 내민 손을 잡고 조금은 쑥스러운 듯 웃었다.

 


로제타

복잡한 지형을 누비는 나나미 양의 스케이트 장비의 날렵함에 나도 한 수 배웠어, 구조체가 그렇게 과장된 기동을 할 수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어.


두 사람은 어쩐 일인지 공중 정원 레이스를 거친 후 이상한 우정을 키운 것 같다.


세리카

참, 하마터면 제대로 된 일을 잊을 뻔했는데…. 저기 지휘관! 참...오늘은 왜 나만 보면 도망가! 급한 게 있는데.


드디어 올 것이 왔나... 하지만 이미 각오하고 있던 바다. 다만 루시아 일행이 준비한 이벤트가 헛수고가 될 뿐이다.


루시아

지휘관님...


지휘관

안심해, 가능한 한 빨리 일을 마치고 돌아올게.


세리카

지휘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오늘 휴가잖아. 근무 안 선거 기억 안나?


지휘관

그럼 손에 든 건 뭡니까?


세리카

이 서류봉투? 참...그래서 도망갔던 거구나!


세리카가 손에 들고 있던 서류봉투를 탁자 위에 올려놓고 개봉하자, 아름다운 그림이나 축복의 글이 담긴 카드가 무수히 나왔다.


리브는 이 카드들을 집어서 차근차근 뒤적거렸다.



리브

지휘관님, 이것들은 모두 생일 축하 카드입니다. 보세요, 하산 의장님과 니콜라 사령관님까지 있어요~


지휘관

이건 정말 상상도 못했는데...


세리카

지휘관의 생일 소식이 의회와 사령부에도 전해지자 누군가가 지휘관의 생일 카드를 준비하자는 제안이 나왔었어. 문화선전 확산을 위한 작은 이벤트라고 생각한 모양이야….



아이라

하하, 그 사람은 분명 앨런 회장님이겠네요.


이런 행사에서 앨런 회장은 언제나 강력한 행동력을 발휘했었다…. 오죽하면 의장과 사령관까지 참여했겠는가.


세리카

앨런 회장님의 제안이었지만 지휘관으로서 불가능에 가까운 여러 임무를 훌륭하게 완수하고, 모두를 보호하고, 공중정원을 지켜줘서 모두가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있어.


세리카는 귀여운 그림이 그려진 생일 축하카드를 무더기로 카드에서 꺼내 웃으며 내밀었는데, 서명은 분명 '세리카'였다.



세리카

생일 축하해~ 그레이 레이븐의 지휘관, 이것도 나의 작은 마음이야.


지휘관

감사합니다. 세리카.


고개를 끄덕이고 이 특별한 카드를 받아들어보니, 내일이면 또 바빠질 것만 같다.


리는 무언가 생각이 난 듯 옆에 있던 임무 접수 단말기를 조작했다.


지휘관

리, 뭐해?


세리카 일행이 보낸 카드를 보니 오늘 망각자 기지와 아딜레 상업 연맹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던 게 떠올랐습니다.


그것도 지휘관님에게 보내는 축복의 메시지일지도 모릅니다….


메시지를 바로 열면 된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였다ㅡㅡ생일에 대한 소식이 어떻게 이 두 곳에 전해졌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와타나베

이봐, 제대로 찍고 있는 거 맞아?


"종자"

그럼요, 우리가 언제 일을 그르친 적이 있었습니까?


와타나베

그렇다면 네가 약간의 기억상실증에 걸렸을 수도 있겠군ㅡㅡ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공중정원 지휘관의 생일을 우리가 축하할 필요가 있을까?


"종자"

어허! 형님께서 항상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우리의 친구라면, 망각자는 그들을 잊지 않는다. 비록 친구의 생일을 환영하러 갈 수 없더라도 예의는 지켜야 하지 않겠습니까?


와타나베는 잠시 반론이 떠오르지 않는 듯 말을 잇지 못하고 다시 카메라를 바라보았다.


와타나베

그래...크흠흠, 우선 나는 망각자의 대표로서 너에게 "고맙다"라는 말을 전한다. 지난 1년 동안 망각자에게 큰 도움을 주었고, 너의 노력은 망각자의 존중을 받았다.


와타나베

만약 우편이 제시간에 공중정원에 도착한다면, 오늘은 너의 생일일 것이다...


와타나베

생일이라... 망각자에게도 매우 중요한 날이다. 우리는 이 대지 위에서 소리없이 홀로 죽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우리는 희생자를 그리워하지만 탄생의 의미 또한 되새기기로 했다.


와타나베

그래서 마지막으로 이 자리에서 다시 망각자를 대표하여 너에게 "생일 축하합니다"라는 말을 전한다.


"종자"

OK, 퍼펙트! 와타나베 씨가 말을 너무 잘해서 대본을 읽은 티가 전혀 안 날 정도로 감정이 풍부했습니다.


와타나베

쓸데없는 소리 그만해, 영상은 완성했나?


"종자"

마음 푹 놓으세요. 잠시 후 자동으로 그레이 레이븐 소대에 전용 암호화 채널을 통해 전송됩니다~


"종자"

근데 방금 전에 작은 문제를 발견하긴 했는데...


와타나베

어떤 문제지?


"종자"

앞에서 우리가 잡담하는 것도 다 녹음된 거 같은데… 아, 와타나베씨 진정하세요. 일단 비수를 거두세요!!!



망각자들은 여전히 활기가 넘치는 것 같다…. 다음은 아딜레 쪽 메시지인가?



소피아

헬로, 지휘관.



창위

소피아, 벌써 시작했잖아! 왜 일어나라고 하지 않았어!!


소피아

지각한 놈 잘못이니까 동정할 필요 없어.


창위

나는 단지 약간의 "시기"를 놓쳤을 뿐, "지각"과는 별개의 일이야!



자밀라

시간은 금이란다. 서로 불평하기보다는 할 말을 해야 하지 않겠니?


소피아

응, 우리 다 들었어. 오늘은 지휘관의 생일이지, 생일 축하해...


창위

정말이지, 지휘관의 생일이면 많은 사람들이 함께 놀러 갈텐데...아쉽게도 우린 공중정원까지 갈 시간이 없었어.


소피아

지휘관이나 우리나 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처럼 많아.


자밀라

다음번 너희들 생일날에 내가 너희들에게 휴가를 줄게. 그럴 겸 공중정원의 그 분을 우리에게 초대하면 좋을 것 같아.


소피아

기왕이면 상품도 팔고...엄청 대박 낼 거야.


창위

이미 망했어... 지휘관이 전부 봐버렸잖아.



비앙카

그때 아딜레의 소녀도 확실히 많이 성장했나보네요...


지휘관

비앙카? 너희들 언제 온 거야.


카레니나

진짜, 방금 전에 왔잖아ㅡㅡ우리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다 온 모양이야.



카무이

지휘관, 또 만났네. 어이, 리더, 우리 아직 늦지 않은 것 같아!


크롬

네가 길에서 시간을 지체하지 않았다면 아마 더 넉넉했었겠지...


카무이

반즈를 찾고 있었어, 그 녀석 임무 마치고 어디로 가버린 건지...


바로 이때 리브가 섬세하게 장식된 케이크를 들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카무이

우와, 리더! 케이크야!


카레니나

시끄러워 죽겠네...근데 향기가 좋긴 해. 리브가 직접 만든 거야?


리브

네, 저도 이번에 공들였네요…. 다들 괜찮으시다면 한번 드셔보세요.


카무이

하하, 어쩐지 카무가 전에 나한테 케이크 하나 남겨달라고 부탁하면서 "나를 대신해서 그레이 레이븐 지휘관 녀석에게 생일 축하한다고 전해"라는 말을 남기고 임무를 수행하러 가던데 말이야.


지휘관

그럼 너도 날 대신해서 카무에게 "고마워"라고 전해 줘.


리브

걱정하지 마세요, 많이 구워놨답니다. 다만 이것만큼은 좀 특별해요...



케이크 위에 엄청 공을 들여서 만든 "HappyBirthday"라는 글씨가 적혀있었다.... 먹기가 꺼려질 정도였다.


리브가 탁자 위에 케이크를 올려놓자 탁자가 움직이고, 하얀 옷을 입은 구조체가 탁자 밑에서 기어나왔다.



카무이

반즈...!? 너 왜 여기 있어?



반즈

오늘 아침에 훈련 임무가 있어서 훈련 후에 잠을 자다가 지휘관의 생일을 놓칠까 걱정돼서… 하암….


반즈는 크게 하품을 하고도 아직 잠이 덜 깬 것 같다.


반즈

꿈속에서 아주 향기로운 냄새와 익숙한 목소리를 듣고 잠이 깼어...지휘관, 아직 생일 축하해라고 말할 시간은 남아있지?


지휘관

응, 물론이지. 고마워.



루시아

네, 모두 모였습니다. 그렇다면 생일 파티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겠군요.


한 바퀴 둘러보니, 조그만 휴게실에 각 소대별로 각기 다른 성격의 구조체들로 붐벼있는 것을 발견했다. 저마다 특징은 다르지만 모처럼의 웃음만은 한결같았다.


ㅡㅡ가능하다면, 그 웃음 그대로 지금 이 순간을 얼리고 싶다.


아이라

아참, 지휘관님, 당신에게 줄 선물이 하나 더 있어요. 분명 쓸모가 있을 거예요.


지휘관

이건...?


이것은 평소 영상기록장비와 달리 황금시대의 구형 카메라로 자료에서 본 적이 있는 "즉석카메라" 유형이다.


아이라

눈에 보이지 않는 데이터보다는 이런 카메라로 추억을 손에 넣을 수 있는 사진으로 만드는 것이 더 기념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천천히 카메라를 들어 휴게실에 있는 모두를 렌즈에 담고, 셔터를 눌러 지금 이 순간이 앞으로의 순간이 되기를 바란다….


지휘관

찍을게, 여기 봐봐!


지휘관, 생일 축하해!






다음은 선서망향 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