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으으으응....."


나는 침대에서 누운 상태로 기지개를 펴며 일어났다.


"아오오.... 피곤해 죽겠다.... 수련에 공부까지 할려니 생각보다 더 힘드네..."


일주일에 3번은 스승님과 수련을 하고 나머지 시간은 제국과 관련된 역사와 교양, 그리고 여러가지 과목을 공부를 한다.


그리고 스승님과 체력훈련을 한 지 이제 반 년 가까이 되가지만 아직까지 검술을 전수받지 못했다.


이유를 물어보니...


'너는 아직까지 준비가 안됐다.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는 내 검술을 감당할 수 없다. 그러니 기다려라.'


'대체 얼마나 혹독하면 아직까지 미루시는 건지 원....'


"아들~. 내려와서 아침 먹으렴."


"갈게요 어머니...."


나는 비몽사몽한 상태로 하품을 하고는 아침을 먹기 위해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아래층에서는 아버지와 어머니가 이미 요리가 차려진 테이블에 앉아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잘잤니 독자야?"


"아무리 봐도 잘 못잔거 같아 보이는데..."


어머니와 아버지가 한마디씩 하시고 나는 테이블에 앉아서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물론 잠이 아직 덜 깬 상태로.


"음냐....음냐...."


".....아들아 식사를 하는 거니? 아니면 조는 거니?"


어머니와 아버지는 내 상태를 보시고는 귓속말로 대화를 하시더니 곧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아들. 아무리 봐도 피곤해 보이는데 오늘 수업은 쉬는게 어떻겠니?"


"음냐..... 그래도 돼요?"


"그럼. 엄마는 이제까지 우리 독자 잘 쉬지도 않고 수련하고 공부하기까지 했으니 오늘은 한번 쉬는 게 좋다고 생각해."


"으음.... 알겠어요.."


"그러면 아침 먹고 어떻게 쉴지 고민해보렴. 피곤하면 계속 자도 되고."


나는 식사를 마치고 내 방의 침대에 누워 어떻게 쉴 지 고민했다.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네.'


이제까지 수련과 공부를 하루도 빼먹지 않고 해왔기에 쉬는 것에 익숙하지가 않았다.


'..... 거리로 한번 가볼까? 바깥 구경은 잘 안 갔으니.'


그렇게 결정한 나는 어머니께 거리로 나가도 되는지 허락을 받으러 갔다.


"....거리로 나간다고? 갑자기 왜?"


"그... 이번 기회에 한번 주변을 자세히 볼려고요. 요즘 밖을 잘 나간 적이 없기도 해서요..."


어머니는 내 말을 듣고는 잠시 고민하시더니 곧 내 손에 금화 몇 개와 은화가 가득 담긴 주머니를 건네주셨다.


"거리로 나가서 사고 싶은 게 있으면 사서 오렴. 오랜만에 외출하는 거니 조심하고. 단, 호위 한명은 동행하렴. 어떻게 될 지 모르니까. 알았지?"


"알겠어요. 그럼 다녀올게요."


어머니랑 아버지가 호위로 아버지의 집행관을 붙여두고 나서야 나는 거리로 나갈 수 있었다.


특히 오늘이 행상인들이 대거로 몰려드는 날이라 기존에 있던 상인들과 합쳐 더욱 거리가 북적거렸다.


웅성웅성.


"어느 물건이 제일 좋죠?"


"자!자! 서역에서 가지고 온 최고급 비단입니다!"


"북부 지역에 사는 짐승들의 가죽입니다! 오늘 특히 싸게 파니 사실 분들은 고민하지 마시지요!"


여러 행상인들이 길에 여러가지 물건을 진열하고 사람들에게 장사를 하고 그것들을 사기 위한 사람들의 대화가 거리를 더욱 활기가 돕게 만든다.


나는 그런 사람들을 뒤로 하고 무언가 살 것이 있는지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때, 둘러보던 중 익숙한 형체의 사람이 한 명을 보았고 무심코 불렀다.


"우리엘 누나?"


우리엘 누나는 내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는 바로 내게 달려들었다.


"독자야아아아아!"


꽈악!


우리엘 누나는 내게 가까이 오고서는 바로 쎄게 안았다.


"ㅇ-우리엘 누나... 숨쉬기 힘들어요..."


"우리 독자 오늘은 무슨 일로 밖으로 나왔어? 평소에 저택에만 있었잖아."


"그러는 우리엘 누나는 신전에 있지 않고 여기서 뭐하는 거에요?"


3주 전, 아버지와 정교회 쪽에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 몰라도 그때의 만남 이후로 영지에 신전이 세워지기 시작했다.


최소 몇 달은 걸릴 공사였지만, 정교회 쪽에서 황실에 마법사와 수많은 인력을 지원받기를 요청하고 그 결과 공사 시간을 대폭 단축시켜서 2주 만에 공사를 완료했다고 들었다.


그리고 우리엘 누나를 포함해서 그때 보았는 사제들과 100명의 성기사단과 사제들, 그리고 신전에서 일하는 인력이 신전의 구성인원으로 자리잡았다.


우리엘 누나는 일주일동안 매일 시간이 날 때마다 계속 아버지의 저택에 방문했었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포함한 저택의 인원들의 부상을 치료하겠다고 왔지만 치료는 신성력으로 순식간에 끝내고 나에게 왔었다.


"누나 원래 책임자 아니에요? 이렇게 계속 밖으로 나와도 되는 거에요?"


"괜찮아! 나 없어도 다른 두명이 잘하니까 문제없어!"


'......왠지 남은 사람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계속 드네....'


그런 상념에 빠져있을 때, 우리엘 누나가 포옹에서 날 풀어주고는 물었다.


"그래서 우리 독자는 뭐 때문에 나온 거야?"


나온 이유를 설명하자 우리엘 누나가 부탁했다.


"그럼 나도 같이 따라가면 안돼? 어차피 보호자 한명 더 있는 게 좋을 거 같은데?"


말은 그렇게 하지만 따라가고 싶어서 눈을 초롱초롱하게 빛내던 우리엘 누나를 차마 거절할 수 없었다.


"하아.... 알겠어요."


"아싸! 독자 최고!"


"다른 한명을 동행시켜도 괜찮겠습니까 공자님?"


내 뒤에 서 계시던 집행관 아저씨가 내게 혹시나 싶어서 물었지만 어차피 알고 있던 지인이라 괜찮다고 대답하고는 다시 둘러보기 시작했다.


어째서인지 우리엘 누나가 더 신나보인듯 했지만.


".....평소에 밖에 잘 안 나오세요? 저보다 더 신난 거 같아 보이는데..."


"평소에는 서기관이랑 수석 사제 잔소리때문에 잘 안 나오지. 오늘 나온 것도 다른 애들 몰래 나온 거라."


심히 정신이 아찔해지는 거 같은 기분을 뒤로 하고 주변을 둘러보자 맛있는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킁킁.... 이게 무슨 냄새죠? 엄청 맛있는 냄샌데..."


"한번 가보자!"


우리엘 누나가 내 손을 잡고 냄새가 나던 곳에 가니 어느 요리사가 길에 작은 점포를 설치하고는 꼬치를 굽고 있었다.


"우와.... 이건 무슨 꼬치에요?"


"이건 북부에 사는 코카트리스라고 하는 몬스터의 고기로 만든 꼬치란다. 고소한 맛이 일품이지!"


'코카트리스라.... 분명 닭 형태의 마수라고 책에서 묘사됐었지.'


"아저씨. 그러면 꼬치 3개 주세요."


"알겠다! 조금만 기다려라!"


치이이익!


코카트리스 고기 꼬치가 불판에 올라가자마자 맛있게 굽는 소리와 냄새가 퍼져나갔다.


"우와.... 엄청 맛있어 보여.... 독자야 나한테도 줄거지 응?"


"물론이죠. 집행관 아저씨도 하나 드시죠."


"ㄱ-그래도 되겠습니까?"


"물론이죠. 저 때문에 호위로 나오셨으니 이렇게라도 뭔가 해드려야죠."


".....감사합니다 공자님."


"자 여기 꼬치 3개 나왔습니다! 가격은 동화 30개다."


나는 요리사 아저씨에게 은화 하나를 줘서 동화 70개를 거스름돈으로 받고 난 후 꼬치를 집고는 각각 우리엘 누나랑 집행관 아저씨에게 하나씩 주고 나도 하나 잡아서 먹기 시작했다.


와압!


꼬치를 한 입 베어물고 우물거리자 고소한 맛이 입안에 가득 퍼져나갔다.


"와...."


나도 모르게 감탄사를 내뱉고 다른 두명을 바라보자, 그들도 별반 다를게 없었다.


"이거 엄청 맛있네! 교회에서 주던 풀떼기랑 차원이 다른데!?"


"맛있긴....하군요."


그들의 반응을 보고는 추가로 20개정도 더 구매했다.


"열개는 드릴테니 누나 친구들이랑 같이 드세요."


"고마워 독자야!"


그렇게 상점에서의 볼일을 끝내고 서점으로 들어갈려던 찰나, 옆의 가판대에서 흥미로운 것들을 팔고있었다.


"자! 골라보세요! 서역에서 존재하는 비취로 만든 장신구들입니다!"


'생각해보니 1주일 뒤에 상아 생일이네. 그때 선물로 하나 사가지고 가야겠다.'


내가 가판대에 가까이 다가가자 상인 아저씨가 반갑다는 듯 맞이했다.


"오 우리 꼬마 친구! 하나 살려고 보러 왔어?"


"네. 저.... 이건 얼마에요?"


나는 비취로 된 팔찌의 가격을 물어보았다.


"이거? 은화 1장에 동화 50장이다! 그런데 우리 꼬마 친구 보니 아저씨가 특별히 깍아서 은화 1장에 줄게!"


"알겠어요. 여기 있어요."


나는 은화 한장을 아저씨에게 건네주고 팔찌를 받았다.


"힝. 독자야 내 껀 없어?"


"우리엘 누나도 필요해요? 그거는..."


"안될까?"


초롱초롱


애교까지 하며 부탁하는 우리엘 누나를 차마 거절할 수 없었고 나는 가판대를 다시 둘러보기 시작했다.


이제보니 취옥만이 아니라 여러 보석으로 만든 장신구들도 많았다.


"저... 이건 얼만가요?"


나는 에메랄드가 달려있는 금목걸이를 가리키며 물었다.


"아 그거? 은화 1장만 더 내면 된단다."


그 말을 듣고 나는 바로 돈을 냈고 누나에게 그 목걸이를 선물했고 누나는 받자마자 쎄게 포옹을 했다.


"소중하게 간직할게! 진짜 고마워 독자야!"


포옹에서 풀려나고는 나는 바로 서점 안으로 들어갔다.


'우선 집에서 볼 소설책들이랑.... 스승님이 사오라고 하셨는 검술 이론서만 사가지고 갈까?'


요즘 제일 인기있는 소설책 여러권을 집고 검술 이론서를 집으려던 그때


턱.


내 또래로 보이는 다른 한 명이 동시에 내가 집으려던 검술 이론서를 집었다.


".....놔라."


".....내가 왜?"


원래였으면 그냥 물러갔겠지만 오늘은 오랜만에 외출에 책도 계획에 맞춰서 구입하려 했었기에 신경전을 펼치기 시작했다.


"안 놓으면 죽인다."


"말투랑 태도가 그러면 넘겨주기가 더 싫은데."


그렇게 몇분 동안 대치하다가 결국엔 내가 손을 놨다.


"됐다. 이런 거 때문에 서로 얼굴 붉히는 건 영 그러니."


'스승님한테는 일단 변명을 하는 수 밖에 없겠네.'


내가 순순히 놓자 상대도 꽤나 놀란 듯 했고 나는 그를 뒤로 한 채 집은 소설책들을 구입하고 서점에서 나오던 그때, 방금 봤는 녀석이 다시 나타났다.


"이봐."


"뭐 때문에 부르는 건데?"


내 질문이 끝나자마자 그 녀석이 내게 검 한 자루를 건넸다. 


스릉.


칼을 살짝 꺼내보니 일반적인 검보다 좋아보이는 것 같았다.


"애초에 니가 살려고 했는 것을 내가 뺏은 것처럼 되니 그 칼로 대신 값을 치루겠다."


"그래......고맙다."


우리엘 누나는 이 장면을 보고서는 흥미롭다는 듯이 내게 물었다.


"우리 독자 친구인거야?"


""아니(요).""


나와 그녀석이 동시에 이야기했고 우리엘은 내게 한번 대화라도 해보라며 부추겼다.


"에이~. 그래도 네 또래는 오랜만에 볼 텐데 가서 대화라도 나눠봐~. 혹시 모르지, 친한 친구가 될 수도."


"아니 방금 본 사람이랑 어떻게 친구 먹어요?"


"나 같은 경우도 있었잖아. 자 어서 이야기라도 해봐."


결국 누나의 부추김에 나는 어쩔 수 없이 그녀석에게 다가가서 이야기의 주제를 꺼냈다.


"그런데 서점에서 검술 이론서를 고른 걸 보면 너도 검술 수련하는 쪽이냐?"


"....그렇다. 너도 마찬가지인가?"


"그래.... 아직까지는 미숙하다면서 체력 단련만 하고 있지만. 너는 어떤데?"


".....나도 마찬가지다. 스승님이 자신의 검술을 감당하려면 체력이 엄청나게 필요하다고 하시니 지금은 스승님이 사오라고 한 이론서만 뗄려고 하는 중이다."


"....? 나도 그 책 스승님이 사오라고 하셨었는데?"


그 말을 기점으로 우리는 공통점을 듣고는 설마하는 마음으로 서로 쳐다봤다.


".....혹시 너희 스승님 어떻게 생기셨니?"


".....키가 엄청나게 크고 검은 장발인 여성이다만."


"아 다르네. 내 스승님도 키가 크긴 한데 푸른 머리에 남자거든."


그 말을 듣고는 녀석은 갑자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다행이군."


"뭐가?"


"만약 네놈과 스승이 같았으면, 누가 사형인지 정해야 했었을테니."


"......그거 안 정해서 다행이라는 거냐?"


나는 얼척없는 목소리로 답하긴 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상아가 아닌 또래의 녀석이랑 대화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녀석도 마찬가지였는지 체력 단련이라든가 평소에 하는 취미가 뭐냐는 대화를 계속 이어가다가 이제 저녁 시간이 되어서 가야할 때가 됐다.


"아깝지만 이제 나도 가봐야겠네. 가기 전에 이름 물어봐도 되냐?"


".....내 이름은 유중혁이다."


".....내 이름은 김독자. 나중에 본다면 그때도 대화 한번 더 해보자고."


".....그래."


유중혁은 옅은 미소를 하고는 바로 인파 속으로 사라졌고 나도 우리엘 누나랑 집행관 아저씨에게 갔다.


"우리 독자 친구랑 대화는 잘하고 왔어? 처음 만나는 건데 잘하던데."


".....기가 빨리는 기분도 있긴 하지만 나쁘지는 않았어요. 왠지 특이한 녀석이라고 해야하나?"


"그래그래. 독자 친구 사귀는 거 보니 우리 누나 기분이 좋아지네. 자! 이제 돌아가자."


"....알겠어요."


그렇게 저택에서 생활하면서의 첫 외출이 파란만장하게 마무리했다.


'그나저나 진짜 뭐하는 녀석이지?'

.

.

.

.

.

한편, 뒷골목


유중혁이 대기하고 있던 세명의 기사와 노인 한명에게 다가갔다.


"""".....오셨습니까?""""


"응...."


유중혁이 대답하자 그들 중 노인이 물어봤다.


"오늘 무슨 일이라도 있으셨습니까? 표정이 좋아보이시군요."


"응..... 오늘은 특이한 녀석을 봤어."


"특이한 녀석이요....?"


"이상하게 주제가 잘 맞다고 해야하나.... 의외로 죽이 잘맞는 녀석을 봤어."


"친구 분을 사귀셨다는 거군요. 이 늙은이는 그 사실이 너무나도 기쁘군요."


".....다른 소리말고 그냥 돌아가자."


""'알겠습니다 황자님!"""


기사들을 제외한 그들의 정체는 제국의 1황자인 유중혁과 황성의 총 집사장이자 은퇴한 소드마스터인 이고르다.


'김독자라고 했었지.... 특이한 녀석.'


어찌본다면 미래의 악우이자 서로 전장에서 믿을 수 있는 전우들의 첫 만남이었던 것이다.





오랜만의 창작이라 조금 힘드네요. 유중혁 말투 맞추기가 겁네 힘드네요. 오타 있으면 댓글로 알려주십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