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영, 저건 언제 풀어줄 거냐? 저거 성희롱이라고."

 "어? 이런, 깜빡했네."



 배시시 웃는 한수영과 함께, 나는 아직도 머리를 감싸 쥔 채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이현성을 향해 다가갔다. 


 이현성의 주변에는 여전히 훌러덩 옷을 벗은 채 춤을 추고 있는 한수영의 분신들이 있었다.



 [등장인물 '이현성'이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


 [강철검제는 여자에게 약하다]


 아무리 '멸살법'에 그런 문장이 쓰여있다지만, 저건 좀 심한게 아닌가 싶었다. 심지어 저건......


 

"......진짜도 아니네."



 한수영의 분신들은 얼핏 보면 나신의 여체 같지만, 잘 보면 중요한 부위들이 없을뿐더러 신체 자체가 제대로 구현되어 있지 않았다.


 즉, 이현성은 지금 마네킹이나 다름없는 분신들을 보고 패닉에 빠져버린 것이다. 내 말 뜻을 알아챈 한수영이 짓궃게 웃었다.



 "흐음...... 그거 무슨 뜻이야? 혹시 못 봐서 아쉽다는 뜻?"

 "그다지 아쉬울 것도 없는데"

 "본 적도 없는 게 막말하는 거 아니다."

 "본 적 있는데"

 "그래 뭐 그렇겠.... 뭐? 야 이 변태야! 언제 봤어!"

 "너 샤워할 때 내 생각은 왜 했냐?"



 나에게는 누군가 내 생각을 하면 가까이에 있지 않아도 그 상대방을 지켜볼 수 있는 스킬이 있다. 그리고 한수영은 내가 코인 농장에서 구해준 날 저녁 혼자 샤워를 하며 내 생각을 했던 것이다.



 "응...? 뭔 헛소리야! 내가 니 생각을 왜 해...!"

 "......"



 한수영의 얼굴은 점차 붉어지기 시작했다. 이윽고 고개를 푹 숙이며 내게 물었다.



 "진짜로 다 봤어..?"

 "응"

 "......"

 "......"

 "......"

 "예쁘더라"

 "그런건 말안해도 돼...."



 한수영의 얼굴은 곧 터질 것만 같이 새빨개졌지만 그 이유는 나신의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 아닌 다른 이유인 것 만 같았다



 "으어엉"



 그녀는 결국 눈물을 터트렸고, 나의 어깨를 주먹으로 내려치기 시작했다.



 퍽

 퍽

 툭..

 툭....

 툭......



 때리는 것을 멈춘 그녀는 훌쩍거리며 내게 물었다.



 "어디까지 봤어.."

 "전부 다"

 "......"

 "너 나 좋아하냐?"

 "......"

 "내가 너 구해줘서?"

 "......"



 그녀는 왕좌 쟁탈전이 끝난 후, 나와 함께 코인농장이 떨어졌었다. 정신을 잃은 상태였던 그녀가 다른 남성들에게 범해질 뻔 했던 것을 내가 구해주었고 그것이 그녀가 나에게 호감을 갖는 이유가 되었던 것 같다.



 "나쁜놈.."

 "......"

 "왜 지 맘대로 훔쳐보고 지랄이야..."

 "......"

 "......"

 "나도 너 좋아해."

 "......"

 "진심이야"

 "......"



 나는 그녀가 속마음을 들킨 것 때문에 부끄러워 하길래 나의 속마음 또한 알려주었다.


 나도 처음부터 그녀가 좋았던 것은 아니다. 우리의 첫만남은 끔찍했었으니까... 하지만 그 이후 많은 대화를 나누며, 생과 사를 함께 하며 나의 마음 속에 그녀가 점차 스며들었던 것 같다.



 "그런 얘기는 왜 해..."

 "너가 너무 부끄러워하길래"

 "나쁜놈..."

 "수영아"

 "...왜"

 "나랑 사귈래?"

 "......"

 "싫어..?"

 "다른 사람들한테는 비밀이야..."

 "그래"

 


 우리는 가벼운 입맞춤을 했고, 서로를 바라보며 바보같이 웃었다. 그 후, 옆에 머리를 감싸 쥔 채 주저 앉아있던 이현성이 일어날 기미가 보이자 그에게 다가가 등을 두드려 주었다.



 "독자씨..?"

 "현성 씨, 괜찮아요?"



 ......



 - 이현성이 눈치가 없어서 다행이야



 그녀는 나에게 '한낮의 밀회'를 사용하여 말을 걸었고 나는 동의한다는 의미의 미소를 그녀에게 해주었다.







의식의 흐름대로 쓴거라 약간 좀 이상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