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꺄아악!"
<김독자 컴퍼니>가 모두 함께 모여 살고 있는 집.
항상 조용하고 평화로웠던 거실에서 아침부터 누군가의 비명이 터져나왔고, 이를 들은 모두가 잠에서 깨어 급하게 달려나왔다.
"무슨 일이십니까, 상아씨!"
"언니, 뭐에요!"
"독자 씨가, 독자 씨가..."
상당히 놀란 듯 새하얗게 질린 유상아가 가리키는 손가락 끝에는 김독자가 머리에서 피를 흘리며 누워있었다.
"우와악!"
"독자 씨!"
"이설화!"
모두가 기겁을 하며 비명을 지를 때 유일하게 제정신을 차리고 있던 한수영이 크게 외쳤고, 그녀의 외침에 이설화가 서둘러 달려나와 김독자의 상태를 살폈다.
김독자의 코에 손가락을 갖다 대고, 감긴 눈을 열어 보기도 하며 빠르게 상태 파악을 끝낸 이설화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잠깐 기절 한 것 같아요. 피도 그렇게 많이 흘리지 않았고, 괜찮아요. 아마 뭔가 단단한 둔기에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한데..."
"뭐? 그게 무슨 소리야? 이 새끼 뒤통수를 누가 때려?"
"...모르죠, 그건."
이설화가 고개를 들어 살짝 어두워진 눈으로 모두의 얼굴을 살피고 다시 고개를 숙여 김독자를 바라봤다.
"...독자 씨가 깨어나면, 알 수 있겠죠."
"갑자기 무슨..."
"...어쩔 수 없네."
모두가 조용해지자, 갑자기 이지혜가 어깨를 으쓱거리며 앞으로 나섰다.
어디서 구해왔는지 이상한 빵모자와 안경을 장착한, 어딘가 의기양양한 모습으로.
"여고생 탐정 이지혜가 나설 순간이군!"
"...누나 이제 여고생 아니잖아."
그 모습에 어이없다는 듯 이길영이 짜게 식은 눈으로 말했지만 돌아온 것은 딱콩, 하는 꿀밤 뿐이었다.
"악! 왜 때려!"
"자, 과연 누가 아저씨를 해친 걸까요? 범인은 이 안에 있어!"
"...요즘 이상한 만화에 빠지더니..."
이길영이 머리를 감싸쥐고 중얼거리자, 이지혜가 이길영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너! 어제 어디서 뭘 하고 있었지?"
"뭐? 나? 갑자기? 그건 왜?!"
"1번 용의자 이길영. 알리바이를 확인하는 거니까 순순히 대답해."
"무슨 소리야, 대체. 우리 어제 같이 저녁 먹었잖아."
"...그러고 보니 그렇네. 그 때 독자 아저씨도 같이 있었는데."
"탐정은 개뿔."
딱콩.
"악!"
"...지혜야, 일단 독자 씨가 일어나면..."
"그러고 보면 상아 언니가 제일 수상해요! 첫 번째 목격자! 대체 어쩌다가 아저씨를 발견하게 된 거죠?"
"으, 응? 난 그냥 아침에 일어나서 물이라도 마시러 나온 건데..."
"음, 음."
"그냥 독자 씨가 쓰러져 있길래 나도 모르게 비명을..."
"그 말은, 언니가 아저씨의 뒤통수를 후리고 흉기를 숨긴 뒤 비명을 질렀을 수도!"
"휴, 흉기?! 저기, 지혜야? 내가 독자 씨를 왜..."
"아뇨! 동기는 충분해요! 얼마 전에 저한테 살이 조금 찐 것 같다고 하셨죠? 그 때 저 말고도 옆을 지나가던 아저씨도 분명 들었을 텐데, 설마 비밀을 지키려고 아저씨를..."
"...지혜야?"
"...앗, 결국 다 알게 됐네요."
"지, 혜, 야?"
이지혜를 바라보는 유상아의 뒷편에 보일 리 없는 악마의 형상이 아른거렸다.
그 기세를 코앞에서 겪게 된 이지혜는 식은땀을 흘리며 다음 사람을 찾았다.
서둘러 고개를 돌린 곳에는 이길영이 여전히 제 머리를 쥐어싸고 그녀를 노려보고 있었고, 이지혜는 옳다꾸나 하고 손가락을 세워 그를 가리켰다.
"이, 이길영! 너 어제 저녁 먹고 뭐 했어?!"
"왜 또 난데? 내가 왜 형을 다치게 해? 말이 된다고 생각해?"
"그렇기에 더 의심하는 거야! 누구도 그렇게 생각하지 못하니까!"
"누나, 나 왜 그렇게 싫어해?"
"어제 뭐 했냐고!"
"...그냥 게임 했는데."
"증거는?"
"...신유승이랑 같이 했어. 물어봐."
"진짜야?"
이지혜가 이길영의 옆에 조용히 서 있던 신유승을 날카롭게 돌아보며 물었다.
"으, 응? 어, 마, 맞아. 같이 늦게까지 게임하다가 잤어."
"왜 말을 더듬지? 수상한데?"
"가, 갑자기 나한테 물어보니까 그렇지!"
"흐~음.... 그럼, 사부는?"
잠자코 있다가 졸지에 다음 용의자로 지목된 유중혁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사실 아저씨를 이렇게 만들 사람은 사부 말고는 없는데."
"무슨 뜻이냐."
"아저씨한테 하도 당한 게 많으니까 앙심을 품고..."
"개소리는 듣지 않겠다."
혀를 찬 유중혁은 한숨을 내쉬며 방으로 돌아갔다.
"사부! 도망치지 말라구!"
"...놀고 있네."
유중혁이 사라지자, 한수영이 뒤에서 중얼거렸다.
"나도 마저 자러 간다. 김독자 일어나면 물어보던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뒤를 돌아 떠나려 하자, 이지혜가 급히 불러세웠다.
"잠깐! 언니! 언니도 수상해요!"
"뭐? 내가 왜?"
물론 자신이 불릴 거라 전혀 예상하지 못한 한수영은 눈을 크게 뜨며 다시 뒤를 돌았다.
"언니, 얼마 전에 아저씨한테 소설 써준 거 아저씨가 되게 별로라고 했잖아요? 혹시 그거에 앙심을 품고..."
"미친,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헹, 다 아는 방법이 있습니다?!"
"...왜 우리가 이러고 있어야 하는 거죠?"
이상한 포인트로 으스대던 이지혜를 바라보던 정희원이 옆에 서 있던 이현성에게 중얼거렸다.
당연히 그 틈을 이지혜가 놓칠 리 없었다.
이지혜는 곧바로 고개를 돌려 정희원을 몰아세웠다.
"희원 언니! 언니는 어젯밤에 뭘 하고 있었죠?"
"으, 응? 난 그냥 잤는데..."
"현성 아저씨는?"
"어? ㄴ, 나도 그냥 잠을..."
"둘이 같이 잤다고?! 이건 특종..."
흥분해서 어디선가 꺼내든 수첩에 무언가를 적으려 하던 이지혜를 막은 것은 정희원의 꿀밤이었다.
딱콩!
"악!"
"ㅇ, 얘가 못하는 말이 없어, 정말!"
"...그러는 누나는 어제 뭐 했는데?"
"응?"
뒤에서 이길영이 허점을 찔러왔다.
"나? 난 그냥 어제.... 뭐 했더라?"
"거 봐! 누나가 제일 수상해!"
"흥! 난 그냥 레포트 좀 쓰다가 잤을 뿐이라고!"
"그럼 증거는?!"
"어제 새벽까지 레포트 쓰다가 자기 전에 물 마시러 나왔다가 마주친 사람이 있거든?!"
"그게 누군데?"
"독자 아저씨."
"...응?"
"...어라?"
자신만만하게 내뱉던 이지혜의 입에서 김독자의 이름이 튀어나왔다.
저도모르게 김독자를 언급해버린 이지혜는 생각을 정리하는 듯 팔짱을 끼고 눈썹을 모으며 골똘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잠깐.... 분명.... 어제... 아, 맞다."
"뭐야, 누나가 범인이야?"
"그럴 리가 없잖아, 멍청아! 난 그냥 물 좀 마시려고 했다가 냉장고 안에 숨겨뒀던 푸딩이 생각나서 그걸 꺼내갔을 뿐이라고!"
"그 때 독자 형은 뭘 하고 있었는데?"
"몰라. 나올땐 있었는데 푸딩 찾고 나니까 안 보였어."
"앗, 다들 이것 좀 보세요!"
아직까지 김독자의 상태를 살피던 이설화가 무언가를 발견한 듯 소리치자, 일행들의 시선이 그녀의 손가락 끝을 향했다.
그 곳엔 한국인이라면 다들 알 법한, 물병으로 쓰이는 단단하고 거대한 델■■ 유리병이 굴러다니고 있었다.
"어, 저건...?"
"이게 왜 여깄어?"
"뭐야, 여깄었네. 와, 안 깨지고 멀쩡한 것 봐. 역시 델■■."
대체 왜 물병이 냉장고가 아닌 이런 곳에서 굴러다니고 있는가.
모두가 의아해하던 중 이지혜가 자연스레 다가가 물병을 주웠다.
"...왜요? 왜 그렇게 봐요?"
모두의 시선이 그녀를 향했다.
아니, 정확히는 그녀가 든 물병에 모였다.
그녀가 든 물병 모서리에는, 무언가 붉은 것이 묻어있었다.
"아, 이거요? 어제 푸딩 찾다가 안보여서 대충 뒤로 내던진 거였는데, 깜빡하고 그냥 들어갔었나봐요. 여깄었네."
"..."
"...어라, 이 빨간건 뭐지?"
"...그러고 보니 어제, 밤 늦게 뭔가 쿵, 하는 소리가..."
"그거 나도 들은 것 같은데."
멍하니 손가락으로 유리병에 묻은 핏자국을 만지작 거리던 이지혜는, 머리 위로 쏟아지는 불길한 시선에 고개를 들었고, 모두에게서 쏘아지는 날카로운 눈빛들에 다시금 물병을 떨어뜨릴 뻔 했다.
"설마.... 잠깐, 모두 진정 하시고..."
"이, 지, 혜..."
"...지혜야?"
"범인 이 안에 있는거 맞았네."
"자, 잠깐! 잠깐! 악! 으아아악! 사부! 사부, 살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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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아악!"
잠시 후, 일행들의 극진한 보살핌으로 제정신을 차린 김독자가 집안이 떠나가라 비명을 질렀다.
"독자 씨! 무슨 일이에요!"
"무슨 일이십니까!"
"뭔데 또."
다시금 집 안을 채우는 누군가의 비명에 모두가 서둘러 달려나왔고,
"지, 지혜가 쓰러져 있어요!"
김독자가 가리킨 손 끝에는 이지혜가 처참한 몰골로 쓰러져있었다.
"아, 그거 별 거 아니에요."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머리는 괜찮아요, 아저씨?"
"냅 둬."
하지만, 일행 중 그 누구도 그녀에게 신경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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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달쯤 전에 갤에 썼던거
요즘 지혜떡밥 돌길래 가져와봤음
아마 갤에서 봤던사람도 많을듯
예전에 내가 썼던거 다시 읽는거 좀 그렇네 개오글거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