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썻던 거 고쳐쓰려다가 역시 남운지혜는 999가 맞다 생각하고 얘들로 바꿈
고등학교 다니고 있고 남운이는 중2병 나은 설정임
그날도, 평소와 같은 날이었다.
"야 이지혜"
"나 있지... 너한테 너무 오래 집적거린걸까"
그날도, 항상 그렇듯이 우린 같이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고
"뭘 새삼스럽게"
그날도, 항상 그렇듯이 그 애가 나에게 고백했다.
"...역시 그렇구나"
"지혜야. 좋아해. 나랑 사귀어 줄래?"
그리고, 그 날은
"싫어"
그 날은
"알았어..."
그 애가, 마지막으로 나에게 고백한 날이었다.
.
김남운은 학교에서 인기가 많은 편이다.
그 외모는 여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고,
중2병이 사라진 그 애는 어른스럽고 멋있는 성격으로 탈바꿈했다.
하지만 우리 학교에서는 김남운에게, 그 누구도 고백하지 않는다.
그것이 학기 초에 고백했던 여자들이 일말의 여지도 없이 차였기 때문인지,
또는 나에게 달라붙는 그 애의 모습이 너무나도 잘 알려졌기 때문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오늘, 그 불문율을 깬 여자애가 있었다.
유아름이라는 이름의, 예쁜 후배였다.
"남운 오빠! 저..저랑 주말에 놀러가지 않으실래요?"
그러나 학교가 들썩인 것은, 그 데이트 신청 때문이 아니었다.
학교를 흔든것은,
"...그럴까?"
김남운이, 내가 아닌 다른 사람과 데이트를 하기로 했다는 사실이었다.
.
당황스러웠다.
'김남운이, 이지혜가 아닌 여자애의 데이트 신청을 받아들였다.'
'드디어 김남운이 이지혜를 포기했다.'
소문은 금세 그 크기를 불렸고, 분명 오늘 안에, 학교 전체는 이 일을 알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적어도 내 머릿속에서 소용돌이치고 있는 이 감정은, 그런 자잘한 것에 신경 쓸 틈을 주지 않았다.
'어째서'
내가 생각할 수 있는 건 그 단어 하나 뿐이었다.
조금만 생각해 봤더라면 깨달을 수 있었을 것이다.
어제 김남운의 분위기는, 분명 평소와는 달랐다.
애초에 나는, 왜 고민하고 있는걸까
그 애가 고백할 때마다 싫다고 했으면서
그 애의 마음을, 그저 장난스럽게 치부해버렸으면서
같잖은 자존심 때문에, 진지하게 내 마음을 돌아보지도 않았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