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정희원이 이지혜에게 물어본 적이 있다


"지혜야 근데 너는 왜 독자를 아저씨라 부르는거야?"

"엥? 갑자기요? 음...저는 유승이가 아저씨라 부르길래 저도 그렇게 부르는데요"

"..그게 다야?"

"네 그래도 한살차이라 처음엔 조금 어색했는데 부르다 보니까 입에 잘 감기더라고요"

"음...근데 유승이는 왜 독자를 아저씨라 부르는거지?"

"듣고보니까 그러네요 유승이랑 아저씨도 5살 밖에 차이가 안나는데"


그때 누군가가 동아리실로 들어왔다


"언니들 안녕하세요"

"아 마침 잘왔다 유승아 안그래도 네 이야기 하고 있었거든"

"네? 제 이야기요?"

"응 너는 왜 독자를 아저씨라 부르는거야?"

"아..제가 독자아저씨를 아저씨라 부르는 이유는..."



*



때는 신유승이 6학년일때

그 날은 평소랑 같이 평범했던 날이었다

평소처럼 아침을 먹고 등교하여 수업을 하고 쪽지시험을 쳐 100점을 맞아 그녀의 친구인 이길영에게 자랑을 하는 오히려 평소보다 조금 더 기분좋은 날이었다


"그래서 독자형이 말이야"


평소처럼 이길영에게 그의 배후자인 김독자라는 오빠에 대해 듣고 있었다

그때 누군가가 어깨를 톡톡치는게 느껴졌다


"유승아"

"네? 선생님 왜요?"

"잠깐 교무실로 따라올래?"


신유승은 그때까지만 해도 별 생각은 안하고 있었다 자신은 잘못한게 없으니 혼나러 가는건 아닐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선생님의 목소리가 어두워 조금 불안했지만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다

선생님에게 그 말을 듣기 전까진...


"...교통사고요?"


너무 놀라서 순간 벙쪄버렸다 갑자기 교통사고라니.. 많이 다치셨나?


"그래 그러니까 오늘은 그만 조퇴하고 여기 00병원으로 가보렴 혼자 갈수 있겠지?"

"..네"


신유승은 아직까진 침착했다 교통사고를 당했다해도 치료를 하고 다시 나으면 되니까

그렇게 선생님에게 받은 돈으로 택시를 타고 가 00병원으로 갔다


"너가 유승이니?"

"네"

"..알겠다 여기서 잠깐 기다리고 있으렴"

"저 부모님은요? 지금 못보나요?"

"응 너희 부모님 지금 수술중이라서 지금은 못봐"


'...수술? 생각보다 많이 다치셨나?'

"그럼 언제쯤 볼 수 있죠?"

"...그건 나도 잘 몰라 미안하구나 최대한 빨리 볼 수 있도록 해볼게"

"네 부탁드립니다"


그 뒤로 신유승은 계속해서 기다렸다

1시간...2시간...3시간이 지난 후 아까 봤던 그 의사선생님이 다시 왔다


"선생님 저희 부모님 이제 볼 수 있나요?"

"...."

"선생님?"

"...미안하다 유승아..."

"..네? 미안하다뇨? 그게 무슨..."

"너희 부모님 돌아가셨다.."


쿠궁

청천벽력같은 소리였다 이렇게 갑자기 돌아가버리시다니 이게 무슨...


"...일단 장례식장까진 같이 가주마 미안하다 유승아.."


그렇게 연신 미안하다고 말하는 의사 선생님과 함께 장례식장으로 갔다

장례식장으로 가는동안 자기 다리로 걷는건지 날아가는 건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신유승은 혼란스러웠고 정신이 무너져 있었다

그리고 옷을 갈아입고 하나 둘 친척들이 모여 장례를 치르는 것을 보고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오늘 부모님이 돌아가셨다


"아이고..유승이는 어떡하면 좋아"

"그러게..절망 착하고 똑부러진 아인데..안타깝네"

"누가 데리고 갈거야? 우리집은 안돼 요즘 우리 먹고살기도 바빠"


근처에서 수근거리는 친척들의 목소리를 들으니 그 사실이 더 체감되었다


"유승아.."

그때 누군가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고개를 들어보니 그녀의 친구인 이길영이 있었다


"아..길영아..안녕?"

최대한 웃어보이며 신유승은 이길영에게 인사했다

그리고..


"저기..오빠는 누구세요?"

그의 옆에 서있는 중학생정도로 보이는 고등학교 교복을 입은 한 남자에게 물었다


"네가 유승이구나 길영이에게 많이 들었어 내이름은 김독자야 반가워"

그 남자는 신유승에게 미소를 지어주며 인사했다


"아..안녕하세요 길영이한테 이야기 많이 들었어요"

"응 안녕"


그렇게 잠깐동안 어색한 기류가 흐르면서 조용했다

옆을 보니 이길영이 안절부절 못하는게 보였다


"길영아 먼저 들어가 있을래? 형은 유승이랑 잠깐 얘기좀 하고 들어갈게"

"아..알았어요"


이길영이 먼저 장례식장으로 들어가고 김독자는 신유승에게 눈높이를 맞춰주며 입을 열었다


"...많이 당황스럽지? 혼랍스럽기도 하고 아직 실감이 제대로 나진 않을거야"

"..."

"나도 그랬었으니까"

"...?"


그말에 계속 죽어있던 신유승의 눈이 처음으로 생기가 살짝 돌았다


"우리 엄마는 내가 다섯살때 가정폭력범인 아빠를 죽였어"

"..."

"나도 실감이 안났어 너처럼 혼란스럽고 머리가 새하얘졌지"

"..."

"유승아"


그 따뜻하고 다정한 말에 신유승은 고개를 들어 김독자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녀의 눈엔 언제부터인가 눈물이  조금씩 흐르고 있었다


김독자는 그런 신유승을 어색하게 안아주며 말했다


"애써 어른인척 하지 않아도 돼 너는 아직 보호받아야 하는 어린이야"


그 말에 신유승이 참아왔던 눈물들이 흘렀다


"흑..흐윽..오빠...저는 이제 어쩌면 좋죠?"

"..괜찮다면 우리가 너를 거둬도 될까?"


김독자가 신유승의 눈물을 닦아주며 말했다


"나는 많이 부족하지만 너희 부모님에 비하면 한심하지만..."

"그럼에도 네가 허락한다면 최선을 다할게"

"흐윽..흑...흑..네..."


그 순간 신유승의 눈엔 김독자가 아주 커보였다

교복을 입지 않았다면 중학생이라 보일 왜소한 '고등학생'이 아닌

그녀의 담임선생님 보다도 병원에서 마주친 의사보다도 장례식장에 온 친척들보다도

누구보다 듬직하고 믿음직스러운 '어른'으로 보였다


"잘 부탁드러요...아..아저씨.."



*



"그래서 제가 아저씨라 부르는 거예요"

"아..그랬구나.."

"잠깐..유승아 우리 화장실좀 다녀올게"


신유승의 이야기를 들은 정희원과 이지혜는 붉어진 눈으로 같이 나갈려 했다 그 순간


"안녕? 뭐야 너네 왜그래?"

"와아아악! 닥쳐 김독자!"

퍽퍽퍽

"아아아악!"


김독자가 들어와 정희원에게 몇대를 뚜드려맞은 후 이지혜와 정희원은 동아리실을 나갔다


"쿨럭...뭐야 쟤네 왜저래? 유승아 무슨일 있었어?"

"아니요 ㅋㅋ"


신유승은 웃으며 고개를 돌렸다


"아저씨! 오늘 같이 저녁먹어요!"

"응 그럴까? 알았어~"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