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컴이 시나리오 헤쳐가고 있는 중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코인이 너무 없어서 전투 중에 한 팔을 잃은 김독자가 차라투스트라한테 자신을 팔아서 코인을 얻을 생각임.
근데 그걸 거짓말을 해서 자신을 미련없이 떠나보내게 만드려는 김독자의 작전 (외지주 313- 314화 패러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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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의 한 방 안, 두 명의 남성이 금방이라도 언성을 높일 듯한 대화를 이어가고 있었다.
유중혁과 김독자.
그들은 지금 매우 큰 문제에 직면한 셈이었다.
설화나 거대 설화는 잘 모았지만, 이 세계의 기본 자원인 '코인'이 없었다.
당장 무얼 하든 얻기 힘든 엄청난 액수의 코인을, 김독자는 자신을 차라투스트라에 팔아넘겨 사정 설명을 한 후 한수영에게 넘긴 상태였다.
이제 곧 자신은 떠나야 하는 상황.
그것을 알았기에, 유중혁의 괜한 폭주를 막으려 김독자는 유중혁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렇게 진전 없는 대화만이 이어지다, 결국 인내심이 한계에 달한 유중혁이 그의 멱살을 쥔 채 소리를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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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독자!! 대체 뭐냐! 나한테 언제까지 기다리라는 거냐! 코인을 얻을 방법이 있다고 하지 않았나! 시나리오를 클리어할 방법이 있다고 하지 않았나!! 언제까지 날 대기시킬 셈이냐! 대체 언제 그 방법을 알려줄 셈이냐!!"
실망해라.
"빌어먹을 스마트폰 좀 그만 들여다보고, 제발 속 시원하게 말해라!"
나한테 더 실망해라.
"대기해라. 대기해라, 유중혁."
"김독자!!!"
미워해라.
넌 나를 미워해야 해.
너밖에 없다, 유중혁.
동료들을 지킬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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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그래서 시나리오를 깨러 강동구로 가고 있다고? 그럼 혹시 옆에 지혜도 있어?"
"네. 대해의 군주 이지혜, 모처럼 협력해주겠다는데 안 부를 리가 없죠."
"그럼 지혜 좀 바꿔줄래."
그러자 수화기 너머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부! 사부야?"
"아니 지혜야, 아저씬데. 유중혁이 말 좀 전해달래서. 유중혁이 시나리오에 적임자가 없으면 우리가 먹자고 하네? 그러니까 네가 가서 책임지고 그 쪽 일 정리 전까진 절대 돌아올 생각하지 말라고 그러네."
이지혜의 의심스러운 목소리.
"사부가 그러셨다고요? 거짓말 하지 마요. 사부는 자기가 직접 가겠다고 할 사람이에요."
제기랄.
나는 제빨리 근엄한 유중혁의 목소리를 흉내내 말했다.
"감기 걸려서 그런데, 내가 한 말 맞다."
"앗, 사부야? 그럼 확실하네."
이지혜도 됐다.
그렇게 전화를 끊고 담배를 하나 꺼내물어 피우는 사이, 한 여자가 내 방으로 들어왔다.
"어이가 없네."
왔구나.
"네가 김독자 컴퍼니를 팔려고 한다고? 앞으로 쓸 코인이 없어서 그렇게 했다고? 너 또 구원튀하려는 거지? 우리가 속을 줄 알아?"
수영이.
미안해, 수영아.
이 못난 나는.. 또 네게 진실을 알려줄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빨리도 알았네. 이미 코인까지 받고 팔았는데."
그러자 수영이의 화난 음색이 들려왔다.
"아 장난치지 말라고! 무슨 벌써 팔고 코인까지 받아! 걔네가 멍청이냐, 벌써 코인 주게? 우리 멤버들이 멀쩡한데 무슨 성운을 팔아! 그 거지같은 구원튀 작작 좀 하라고!"
미안해 수영아.
정말 미안해.
다시 돌아올 수만 있다면, 네게 모든 것을 말해주고 싶어.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진짜 팔고 돈 받았어. 괜찮아, 수영아."
나는 아무 말 없이 그녀에게 손가락을 내밀었다.
"김독자.. 이 망할 새끼야.. 거기 가면.. 밥은 제대로 주는 거지?"
울면서, 정말 하고 싶지 않았겠지만, 수영이는 내게서 코인을 받아 갔다.
고마워.
수영아.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
유중혁.
넌 오늘 나를 잡고, 김독자 컴퍼니의 리더가 된다.
근데 힘들 거라는 거 알지?
"김독자.."
유중혁이 내게로 저벅 저벅 걸어왔다.
먼지 하나 묻지 않은 검은 코트.
새삼, 내가 이 회귀자 놈과 팀을 이뤄 여기까지 왔구나, 하는 쓸데없는 감상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여유로운 감정에 취해 있을 때가 아니였다.
"유중혁."
속마음과는 달랐다.
그래도, 내가 해야만 하는 연기였다.
"감히 네가 날 배신해?"
이것 참.. 화려한 은퇴식이 되겠어.
"거짓말이라고 말해라.. 차라투스트라에 우리 성운을 판 거 거짓말이라고 말하란 말이다!!"
나는 유중혁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유중혁! 난 동료를 버렸고, 넌 동료와의 신의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 우리에게 더 이상 말은 필요 없는 거야!"
맞아 유중혁.
거짓말이야.
순식간에 날아든 유중혁의 흑천마도가 내 날갯죽지를 베었다.
그리고 놈은, 마치 상처받은 짐승처럼 으르렁거리듯 말했다.
"그래.. 그렇군. 그냥 내가, 김독자라는 인간을 잘못 본 거였군."
그래.
그거다 유중혁.
검을 쥐어.
계승식 시작해야지.
한 가지만 더 부탁하자.
수영이를 잘 부탁한다.
"김독자!"
놈은 내게 검을 휘두르고 있었다.
그러나 뭔가 이상한 자세였다.
제대로 나를 베려 두 손으로 검을 쥔 것이 아닌, 마치 '은밀한 모략가'처럼 한 손으로만 검을 휘두르는 녀석의 모습.
뭐야.
대체 뭐냐고.
너 지금 뭐하는 건데.
너 지금 장난해?
"내가 한 쪽 팔이 없어졌다고.. 왼손으로만 검을 휘둘러? 유중혁!!"
유중혁.. 뭐가 이리 물러터졌어.
그렇게 물러터지면 앞으로 멤버들을 못 지켜.
앞으로 수영이를 못 지켜.
"아직도 상황파악 안 돼? 내가 김독자 컴퍼니를 팔려고 했다니까?! 나 엄청엄청 나쁜 놈이라니까!"
그렇게 나 자신도, 필사적으로 검을 휘둘렀다.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은, 그것 밖에 없으니까.
온 몸의 격을 발출한 내게 저 멀리 밀려나 후우- 숨을 내쉬며 나를 노려보던 유중혁은, 곧 입을 열었다.
"거짓말."
맞아.
"거짓말이잖나. 네놈이.. 네놈이 '김독자 컴퍼니'를 팔았을 리가 없지 않나."
거짓말이야.
"진짜 팔았다니까. 비싼 코인 받고, 팔았다."
그래, 김독자 컴퍼니는 안 팔았어.
다른 것을 팔았지.
「구원의 마왕. 당신은 이제 그 누구와도 연락을 취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대의 생활은 철저히 감시되고 통제될 터. 오로지 우리들만을 위한 물건이 되는 겁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문득 안나 크로프트와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그 때 난, 아마 이렇게 대답했을 것이다.
「괜찮아. 다만, 작별인사는 하게 해 줘.」
바로 다음 순간, 내 눈 앞에 유중혁의 시커먼 칼날이 쇄도했다.
한 바퀴 몸을 굴려 그것을 피한 난 '전인화'를 발동해 놈을 저 멀리 벽에 쳐박아 버렸다.
"자존심을 버려! 정정당당을 버려! 그렇지 않으면, 동료들을 못 지킨단 말이야! 제발 제대로 싸우란 말이다!"
몇 년은 버틸 수 있을 거다.
그 동안 너는 더 강해져라.
아무도 우리 멤버들을 넘볼 수 없도록, 시나리오를 클리어해서, 이 세계의 끝을 봐라.
"네놈, 시나리오는 어쩔 셈이냐. 원하던 결말을 보겠다고 이러고 있던 것 아니였ㄴ.."
"난 이제 성좌다, 유중혁. 네놈들 따위 화신이랑은 다르게, '성류 방송'이나 보면서 살 생각이다. 참, 유중혁. 말 나온 김에 너도 같이 갈래?"
스걱 -
유중혁이 두 손으로 쥔 '흑천마도'가 내 가슴팍을 베었다.
베인 상처에서는 끊임없이 설화들이 흘러나왔고, 놈은 분노에 가득 찬 얼굴로 내게 검격을 퍼부었다.
몸도 아팠지만, 가슴이 더 아팠다.
하지만 괜찮다.
아픈 것은 익숙하니까.
"그래.. 유중혁. 잘했다. 이제야 제대로구만. 그렇게 자존심을 버리는 거다."
그래, 그거다 유중혁.
자세를 잡아.
이것 참.. 외로운 계승식이 되겠네.
나와 유중혁은 서로를 향해 미친 듯 검을 휘둘렀다.
'전인화'의 전기가 찌릿거리며 주위로 퍼져나갔고, '파천 검도'의 흑청색 아우라가 놈의 검날에서 일렁였다.
이제 서로 검을 휘두를 힘도 없는 나와 놈이 마지막으로 힘을 짜내 발출한 두 명의 격이 허공에서 부딫혔고, 그 때가 되서야 유중혁은 털썩- 하고 쓰러졌다.
"그런데 뭐야.. 잡아주겠다며. 유중혁, 더 강해져야 해. 그래야 시나리오를 끝낼 수 있어."
미안하다 중혁아.
네게 무거운 자리를 건네는구나.
"유중혁. 오늘부로 네가 리더다."
유중혁.
10억 코인이야.
이 돈이면 마지막 시나리오에서도 문제 없을 거야.
그 사이에 넌 강해지는 거야.
그리고 네가 이 빌어먹을 세계의 끝을 보는 거야.
너는 김독자 컴퍼니를 하겠다고 한 적도 없는데, 무능력한 내가 멋대로 결정해서 미안해.
내 동료 중혁아.
'가족'들을 부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