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 끄악!"

"얘들아. 이거 반 죽여서 묶어놓고 산에 버려놔."

"야, 야 너 왜 그래! 내가 너 돈 얼마나 많이 줬는데! 그리고 나 로펌 잘린거지 변호사 자격증 사라진거 아니라고!"


그 말을 들은 장신의 남성이 광소를 터트렸다.


"하하하핫! 네가 검찰에 사법부까지 연결되는 로펌에 있었으니까 우리가 사린거지 이 개자식아!"

"끄아아악! 손! 내 손!"

"업계 블랙리스트 들어간 것 같은데 사립 사무소로 돈 벌수나 있고?"


그러더니 장신의 남성이 도재윤의 안면을 구두신은 발로 강타했다.


"끄아아아아악!"

"신고 할 생각은 접어두세요, 이 병신아. 니가 우리 신고하면 우린 지금까지 니가 우리한테 의뢰한 내역 언론에 다 뿌릴거니까."

"그, 그건..."


퍽!


"...얘기하고 계시는데 죄송합니다. 곧 의뢰인이 도착하실 시간이라서요."

"...그래, 이 새끼 묶어서 산에다가 버려놔."

"넵! 가자, 얘들아!"


*  *  *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도재윤이 게슴츠레 눈을 뜨자, 해가 산 너머에서 떠오르고 있었다.


"이런 씨... 케이블 타이가..!"


케이블 타이를 풀려고 안간힘을 쓰던 도재윤이 무게중심을 잃고 산 아래로 굴러떨어졌다.


"끄아아악!!!"


고통에 비명을 지른 도재윤이 이내 정신을 차리자, 작은 샛길이 눈에 보였다.


"...차... 2억짜리 차가 남아있지."


혼잣말을 중얼거린 도재윤이 광소를 터트렸다.


"아하하학! 하늘은 역시 내 편이군!"


그리고 도재윤이 일어서 샛길을 걸어가려는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렸다.


"어...어?"


그리고 이내 그의 몸이 샛길 아래의 절벽으로 곤두박질쳤다.


*  *  *


[속보입니다. □□산에서 케이블 타이에 양 손이 묶인 채로 절벽에 떨어져서 사망한 시신이 발견되었습니다. 정황상 절벽 위에 난 샛길에 있는 발자국을 봐선 산에서 사람을 유기하려다가 피해자가 탈출을 시도하며 난 사고라는 추측이 가장 유력해보입니다. 피해자의 신원은 도재윤이라는 이름의 변호사이며, K&A 로펌 소속 변호사로 일하다가 어제 해고된걸로 파악되었습니다.]


"아빠, 저게 뭔 소리야?"


채아가 내게 물었지만, 나는 당황스러움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물론 유상아에게 집적거리던 놈이 사라진건 나쁘지 않은 일이었지만, 갑자기 저런 식으로 죽고 뉴스에까지 나올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내가 볼때는 아마 변호사일때 조폭들을 엄청 갈궜을거야."

"...검사도 아니고 변호사가?"

"무슨 쌍팔년도 얘기를 하고있어. 요즘 변호사들도 돈써서 상황 바꾼다고. 아마 대형 로펌에 있으니까 눈치보던 조폭들이 로펌에서 잘리니까 보복하려고 했겠지."

"너는 그런거 어디서 배웠어?"

"살다 보면 다 알게 돼. 걱정 마."


저건 대체 몇 살인지 의문이 든다. 6살이 아니라 60살도 저런 혜안은 갖추지 못할거다.


"너 커서 형사할거야?"

"난 검사할거야. 외할아버지가 판사니까 난 검사해서 같이 사건을 맡는거지."

"혈육 관계면 같은 사건 못 맡아."


그 말을 듣자 채아가 눈을 휘둥그레 뜨더니 내게 말했다.


"그럼 난 변호사할래. 변호사는 돈이라도 잘 벌잖아."

"난 너때 대통령 한다고 하고 다녔는데."

"변호사 출신 대통령도 있어. 변호인 못 봤어? 그거 주인공이 노무현 전 대통령이야."

"...그거 15세 아니야?"

"엄마 아빠 떡치는것도 맨날 봐서 상관없어."


...그래, 그러시겠지.


*  *  *


"상아 씨! 왔나?"

"부장님, 안녕하세요!"


유상아와 한명오가 서로를 마주보며 웃음을 지었다.


"뉴스 봤나?"

"네, 예상은 못했지만 꽤 괜찮은 소식이었어요."

"하하, 독자 씨한테는 비밀인가?"

"당연하죠. 알아서 좋을게 뭐가 있다고."


지나가던 회사원들이 이상한 눈빛으로 그들을 힐끔힐끔 쳐다봤다.

그제서야 오해받을만한 말이라는걸 깨달은 유상아가 살짝 귀를 붉히고 한명오에게 인사를 한 후, 인사팀 사무실로 들어갔다.


인사팀 사무실에는 한성우 팀장이 있었다.


"아, 상아 씨! 독자 씨는 좀 어떤가?"

"한 달 뒤부터 다시 나올거래요. 두 달 쉬라고 말을 해도..."

"하하, 사람 참..."


한성우가 피식 웃음을 지었다.


"그럼 쾌차하라고 전해주게!"

"넵! 오늘도 수고하세요!"


*  *  *


"...이거 네가 다 낙서한거야?"

"응!"


깁스를 보자, 뭔지 모를 그림과 글자들이 빼곡히 적혀있었다.


"...하하... 나 깁스하고 회사가야 되는데..."

"잘했지?"


오늘따라 참 밉구나, 딸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