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아침의 도시,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를 정도로 오래된 책방이 하나 있다. 

표면적으로는 여러 책들을 파는 한적한 서점. 

이따금씩 풍기는 커피의 쓴 내음이 아침의 졸음을 몰아낼 때쯤이면, 어김없이 한 손님이 찾아온다. 


"안녕하세요."


검은 머리, 검은 눈동자.

평범하기 하잘 것 없는 얼굴인데 낯이 익는 것은 어째서일까.

서점의 여주인, 모든 것이 비밀스러운 고양이상의 여인 한수영은 그런 그를 보며 살짝 웃는다. 


".. 대부, 인간 실격.. 좁은 문.. 산월가."


이렇게 여러 소설의 이름을 계속 중얼대며 책장을 들여다보는 아이는, 이제 열세 살쯤 되었을까. 

열세 살의 어린 아이에게 어울리지 않는 상처들이 자꾸만 눈에 밟힌다. 

누구한테 맞은 걸까. 부모님은 신경쓰시지 않는 건가. 


"독자야."


"네?"


이름을 부르니 즉각 반응하는 아이. 

한수영은 약 상자를 들고 아이에게로 다가간다. 

그리고 익숙하다는 듯 솜에 소독약을 발라 상처에 톡톡 두드린다.

피부가 따끔거리는 그 알싸한 느낌에 얼굴을 한껏 찌푸린 아이의 입에 사탕을 하나 넣어준 후, 한수영은 빨간 약을 거즈에 묻혀 상처에 살포시 감는다. 


"고맙습니다아.."


"그래."


귀여워.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밤을 보냈음에도, 아침이 기다려지는 건 이 아이의 존재 덕분일까. 

그저 너를 보고 있으면 한없이.. 편안해진다. 

나를 괴롭히는 모든 것들이, 너로 인해 내게 다가오지 못한다. 


"독자야."


"네?"


"밥 먹었어?"


아까부터 어딘가 기가 허해 보이는 아이에게, 한수영은 말을 걸었다. 

아이가 고개를 가로젓자 그럴 줄 알았다는 듯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넌 뭘 좋아해?"


".. 그냥 주시는 거 다 먹어요."


"말고, 진짜 좋아하는 거 뭐냐니까. 뭐 짜장면이라든가 그런 거 있잖아."


한수영의 말에, 잠시 고민하다 어린 아이는 자신은 오므라이스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경양식인가. 

시키기는 좀 어렵겠네. 

한수영은 아무 말 없이 카운터 안으로 들어가 앞치마를 벗고 가디건을 걸쳤다. 


"누나 어디 가요?"


"밥 먹으러 가자."


이상할 것은 없었다. 

꽤나 오래 전부터 오랫동안 서점에만 있는 아이의 끼니를 챙겨준 그녀로썬, 오히려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렇게 서점을 나서서 횡단 보도를 건너려는 순간. 


빠아아아앙- 


콰앙-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