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비가 많이 오는 밤이었다.


"...어서오세요."

"혹시 여기 사탕도 팔아요?"

"아, 네. 저기 뒤에 있어요."


그 말에 조금 작은 체구의 남자가 쫄래쫄래 뛰어가서 샛노란 껍질에 묶인 레몬맛 사탕을 그득히 손에 들고왔다.


"3000원입니다."

"여기요."


그가 건넨 손에는 3천원과 사탕 하나가 있었다.


"누나 먹어요. 이 시간에 알바하느라 힘들텐데."

"...감사합니다."


그 말을 마친 남학생이 문을 열고서 뛰어갔다.


"아 맞다!"


멈칫.


"우산 사려고 간거였는데. 까먹었네."


다시 편의점으로 돌아갈지 말지 잠시 발을 주춤거렸다가 이내 남자는 다시 가던 방향으로 뛰어갔다.


"...사탕."


가슴에 김독자라는 명패를 달고 있는 여자는 가만히 밖에 비를 맞아 깜빡거리는 가로등을 응시하다가, 사탕 껍질을 까서 버린 뒤에 사탕을 입에 물었다.


"공부 해야되는데..."


그녀의 발치에 수능 준비 기출문제집들이 그득히 쌓여있었다.

잠시 책을 펼까 고민하는듯 손을 뻗어 그 책을 올려두었다가, 이내 다시 책을 밑으로 내려두었다.


"이런 기분으로 공부해봐야 어차피 집중 안 돼."


김독자는 혼잣말을 잠시간 중얼거리더니 제 주머니속에서 휴대폰을 꺼내 글자들을 읽기 시작했다.

그녀도 알고 있다. 오늘 하지 않는다면 어차피 내일도 하지 못한다는 것을.

하지만 그럼에도 그녀가 지금 하지 않는 이유는 그저 어차피 할 수 없을거라는 패배감. 그 패배감에 빠져서 어쩌면 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을 포기한 것이다.


띠링.


가만히 소설을 들여다보던 그녀의 눈에, 메시지가 하나 보였다.


-송민우: 야, 김독자. 내일까지 돈 가져와.


순간 밝아진 그녀의 눈이, 얼굴이 밖의 우중충한 날씨와 걸맞게 변했다.


"하... 살기 싫다..."


눈팅만 하다가 첨으로 글 써봐. 앞으로 자주 활동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