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동-
한가로운 오후의 큰집에 벨 소리가 울려퍼졌다. 비번이라 집에 있던 이설화가 인터폰을 받았다.
“누구세요?”
“택배입니다-.”
“누구래요 설화씨?”
“방문 판매원이면 내가 상대할게.”
마찬가지로 비번이었던 정희원과 마감을 끝내고 뒹굴거리고 있던 한수영이 각자 방에서 나와 이설화에게 물었다.
“택배 왔다고 하네요.”
“택배?”
“아마 제거일 거예요. 제가 나가볼게요.”
밖으로 나간 정희원이 상자 하나를 들고 집 안으로 들어왔다. 커터칼로 상자를 뜯는 정희원을 한수영과 이설화가 빤히 쳐다봤다.
“뭐냐 그거?”
“어, 현성씨랑 입을 커플티.”
“커플티?”
포장을 뜯은 정희원이 옷 두 벌을 꺼냈다. 둘 다 스웨터였는데, 초록색 바탕에 하얀색 하트가 새겨진 스웨터와 그보다 작은 흰색 바탕에 빨간색 하트가 새겨진 스웨터였다. 스웨터를 본 한수영의 얼굴을 찡그렸다.
“야, 애도 아니고 밖에 그런 걸 입고 나가게?”
“뭐 어때? 혼자 입는 것도 아니고 남자친구랑 같이 입을 건데. 커플티 없는 것처럼 그래?”
정희원은 대수롭지 않은 듯 질문을 던졌지만, 당사자인 한수영은 물론 옆에 있던 이설화도 우물쭈물하고만 있었다.
“음…”
“그게요…”
“설마 두 사람 다 커플티 안 맞췄어??”
정희원이 충격받은 목소리로 말했다.
“중혁씨는 항상 입고 다니는 검정색 코트만 입으시려는 거 같아서요…”
“난 후드티가 편해서 그런 거 맞출 생각도 안 했는데? 김독자도 별말 없었고.”
“아이고 이 답답한 사람들아!”
정희원은 답답하다는 듯 소리치며 주먹으로 가슴을 쿵쿵 쳤다.
“남자들이 말이 없으면 두 사람이 먼저 커플티 맞추자고 말을 꺼내든가 해야지 그걸 그냥 가만히 있어?? 커플인 거 보여줄 때 커플티만큼 좋은 게 어디 있다고!!”
“아 왜 또 난리야? 잔소리 할 거면 먼저 들어간다.”
한수영은 손을 휘휘 내저으며 자기 방으로 들어가고 애꿎은 이설화만 홀로 거실에 남아 길길이 날뛰는 정희원을 진정시켰다.
*
“쟤는 뭘 번거롭게 그런 걸 다 챙기는지.”
여전히 들리는 정희원의 분노를 무시하며 나는 침대에 누웠다. 하릴없이 뒹굴거리고 있을 때 오른손 약지에 끼워져있는 은색 고리에 자수정이 박힌 반지가 눈에 들어왔다.
‘받아 수영아. 우리 커플링이야. 결혼식 때는 더 좋은 걸로 선물해줄게’
나에게 고백할 때 김독자는 반지를 주면서 그렇게 말했었다. 이런 건 됐으니 어디로 또 사라지지나 말라고 하고 싶었지만, 그 분위기에서 그런 말을 꺼내기도 뭐 했고 속으로 내심 좋았기에 아무 말 없이 받았었다.
‘더 좋은 걸 줄건 뭐 있나, 뭘 주든 기쁘게 받을 건데.’
내가 그렇게 생각하며 웃고 있을 때, 머릿속으로 아까 정희원이 한 말이 지나갔다.
‘커플인 거 보여줄 때 커플티만큼 좋은 게 어디 있다고!!’
‘커플티라…하긴 반지는 눈에 잘 안 보이긴 하지.’
항상 그런 건 아니었지만, 한 번씩 김독자랑 데이트를 할 때 나나 김독자한테 번호를 물어보는 사람이 있었다. 커플링을 보여주면 금방 사과하면서 달아나서 나는 별 신경 쓰지 않았지만, 김독자가 달라붙는 여자들을 거절 할 때마다 나한테 미안한 기색을 내비치는 마음에 걸렸다. 한참 고민하던 나는 침대를 박차고 일어났다.
“까짓거 커플티 하나 맞추지 뭐! 정희원도 맞추는데 나라고 못 맞출 거 있나?”
커플티 생각도 못 했을 김독자를 놀라게 해 줄 겸 김독자한테는 말없이 사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나의 천재적인 아이디어는, 곧 한가지 벽에 부딪혔다.
“그런데…걔 무슨 스타일의 옷 좋아하지?”
평상시에 김독자의 얼굴만 쳐다보느라 그 녀석이 옷 입는 걸 제대로 관찰하지 않았었다. 과거의 나를 저주하며 머리를 움켜쥐고 있을 때 다시 한번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그래! 코트를 사면 되겠다.”
김독자가 5번 시나리오 때부터 쭉 입어온 하얀색 아공간 코트. 김독자가 외출할 때 가장 많이 입는 옷이니 그러라면 굳이 챙겨입을 필요도 없을 것이다. 나는 당장 도깨비 상점을 열어 아공간 코트를 검색했다. 곧 아공간 코트의 구매 창이 나왔고, 나는 구매 옵션에서 하얀색을 선택했다.
[해당 색상은 현재 품절입니다.]
“아 맞다 X발.”
메시지 창을 보고 나서야, 나는 하얀색 아공간 코트가 코인 좀 있는 화신들 사이에서 인기품목이라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사실을 떠올렸다. 하지만 순순히 포기할 이 천재 미소녀 작가님이 아니지, 나는 내 책상 서랍을 열어 뒤지기 시작했다.
“내가 그걸 분명 여기에 넣어놨는데. 이건 아니고 이것도 아니고…아 찾았다!”
서랍에서 명함 몇 개를 꺼내 던지던 나는 곧 원하던 사람의 명함을 발견했다. 명함에 써진 번호로 전화를 걸자 신호음이 몇 번 가더니 받는소리가 났다.
“예, 김독자 컴퍼니 신제품연구소장 양산형 제작가이올시다.”
“어 할배, 난데!”
“오, 흑염마황 아니신가! 늙은이한테 어쩐 일인가? 독자군 한테 연락이라도 있는 건가?”
“그런 건 아니고, 혹시 아공간 코트 하얀색 언제쯤 들어오는지 알아?”
“흰색? 흰색은 어제 품절된거라, 재입고될려면 다음주까지는 기다려야 할걸세.”
“다음주?? 하이씨…김독자랑 커플티 맞추려고 했는데…”
“흐음 그런 거라면…잠시만 기다려보게.”
휴대폰을 내려놓은 소리가 나며 말소리가 끊겼다. 5분쯤 지났을까, 가까워지는 발소리와 함께 다시 양산형 제작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공간을 찾아보니 창고에 보관해둔 시제품들 중에 하얀 색상이 한 벌 있네. 실험용이라 방어력이나 아공간의 크기는 조금 떨어지겠지만…자네에게 중요한 건 그게 아니겠지?”
“당연하지! 지금 바로 코인 보낼게”
“코인은 됐네. 내가 코인을 좋아하긴 하지만, 창고에 박아둔 시제품을 바쁜 사람 사정 이용해 팔아먹을 만큼 양심 없는 건 아니거든.”
휴대전화 너머로 능글맞은 양산형 제작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표정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하니 짜증이 좀 났지만, 아쉬운 건 나였다.
“고마워 할배!”
“바로 보내도록 하겠네. 잘 입고 데이트 잘하게나.”
허허로운 웃음소리와 함께 전화가 끊겼다. 그와 동시에 메시지 창이 떠올랐다.
[거래소에서 아이템이 도착하였습니다.]
[‘SSS급 아공간 코트’를 획득했습니다!]
“좋았어, 어디 한번 입어볼까?”
나는 코트를 받자마자 바로 입어보았다. 내 체구에 비해 품이 좀 컸던 코트는 내 몸에 닿자 딱 맞게 작아졌고, 길게 늘어져 있던 소매도 줄어들어 손목까지 드러났다. 거울을 바라보니, 코트 핏도 잘 소화해내는 미소녀가 서 있었다.
“역시 난 뭘 입어도 잘 어울린다니까.”
이것저것 포즈를 취하다가 시계를 보니 5시를 향해갔다. 마침 오늘 김독자가 K.C(김독자 컴퍼니)백화점 둘러본다고 했으니, 백화점에서 같이 저녁 먹자고 하면서 코트를 보여주면 될 거 같다. 나는 휴대폰을 켜 김독자에게 문자를 보냈다.
*
{알았어 수영아. 도착할 때 말해, 1층으로 마중 나갈게.}
수영이에게 온 문자에 답장하며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깜짝 놀래켜 줄 생각이었는데, 하늘이 돕는다는 게 이런 건가 보다.
“오늘 점검은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다들 수고하셨어요.”
나는 서둘러 업무를 끝낸 다음 의류 매장들이 입점해 있는 층으로 올라갔다. 직원들 얼굴을 보니 점검을 마쳤는데 다시 나타난 대표에 놀랐나 보다. 매니저가 나에게 급히 다가왔다.
“어서 오십쇼 대표님! 무슨 일이십니까?”
“별일은 아니고, 혹시 이 보라색 후드티 남성용으로 있습니까?”
나는 군기가 바짝 든 매니저에게 긴장 풀라고 다독이며 핸드폰 화면을 보여주었다. 뭔가 일이 있어 온 게 아니란 걸 안 매니저의 얼굴도 한결 편해졌다.
“당연히 있지요. 바로 가져다드리겠습니다.”
쏜살같이 달려 나가 사라진 매니저는 1분도 안 돼 비닐에 포장된 후드티를 가지고 다시 나타났다.
“여기 있습니다. 대표님! 탈의실에서 한번 입어보세요.”
나는 매니저의 안내에 따라 탈의실에 들어갔다. 입고 있던 양복을 벗고 후드티로 갈아입은 다음 거울을 보니, 처음 입어보는 후드티가 어색하면서도, 조금 귀여운 것 같았다.
“이 정도면 그래도 어디 가서 꿀릴 정돈 아니지.”
[성좌, ‘가장 오래된 해방자’가 막내에게 꼴값 떨지 말라며 코를 후빕니다.]
“예 형님, 알겠어요”
투덜거리며 밖으로 나가니, 매니저와 근처에 있던 직원들이 일제히 박수를 쳤다.
“잘 어울리십니다 대표님!”
“10살은 더 어려 보이셔요!”
“옷이 날개라는 말이 대표님 때문에 있나 봅니다!”
‘아…형님이 이런 기분이었구나.’
나는 사람들의 아부에 얼굴을 제대로 들지 못하며 계산을 했다. 그때 매니저가 나에게 다가왔다.
“그런데 대표님. 이 옷 그거죠? 흑염마황님이랑 커플티.”
“그걸 어떻게?”
“백화점 의류 담당 매니저가 흑염마황님이 가장 많이 입고 다니는 옷도 모르면 옷 벗어야죠. 그리고 계산하실 때 대표님 활짝 웃으시는 거, 다 티 납니다.”
“그렇게…티가 납니까?”
싱글벙글 웃는 매니저를 보며 나도 겸연쩍게 웃었다. 내가 커플티를 사려고 한 건 그렇게 오래되진 않았다. 사귀는 사이끼리 커플티 하나 맞추는 게 당연하다고들 하지만, 나는 그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었고 수영이도 별로 신경 쓰지 않아서 그냥 넘겼었다. 그런데, 종종 수영이랑 데이트할 때 껄떡대는 사람들을 쫓아내며 짜증을 내는 수영이를 보며, 우리가 연인이라는 걸 확실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수영이를 놀라게 해 줄 겸 수영이한테는 말하지 않고 커플티를 사기로 했다.
‘데이트 할 때 수영이랑 같이 후드티를 입으면 더 이상 그런 일은 없겠지?’
입고 있던 양복이 담긴 종이백을 받을 때 핸드폰이 울렸다.
{나 거의 다 도착했어.}
{알았어, 지금 정문으로 내려갈게.}
나는 매니저와 직원들의 인사를 일별한 후 서둘러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다.
*
정문 밖으로 나온 김독자는 택시에서 내리고 있는 한수영을 발견했다. 반가움에 손을 흔들며 달려가던 김독자는 한수영의 차림새를 보자마자 그대로 굳었고, 그건 김독자를 본 한수영도 마찬가지였다.
“야 너…?”
“설마 수영이 너도…?”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보라색 후드티를 입은 남자친구를 본 한수영과 자신의 것과 똑같은 하얀색 코트를 입은 여자친구를 본 김독자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먼저 다시 말문을 연 건 김독자였다.
“언제부터 생각 했던 거야?”
“오늘 정희원이 산 커플티 보고…너는?”
“나도 며칠 안 됐어. 우리 데이트할 때 자꾸 들러붙는 사람들 보고 네가 내 여자친구다, 라는 걸 확실히 알릴 방법이 필요할 거 같아서.”
“어? 나돈데.”
김독자와 한수영은 서로를 빤히 바라보다 환하게 웃었다. 둘 다 자신이 느꼈을 불편함을 염려해주고, 자신에 맞춰 커플티를 산 연인이 너무나 고마웠다. 하지만 이 둘에게는 아직 한가지 해결할 문제가 남았다.
“그래서 우리 커플티로 뭘 입냐?”
한수영의 질문에 김독자는 고민했다. 여기서 어느 한쪽을 고르려고 해봐야, 서로가 상대가 좋아하는 옷을 입자고 하면서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낼 게 뻔했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마침 백화점 왔으니까, 커플티로 입을 옷을 새로 하나 살까? 후드티랑 코트는 서로한테 선물로 주고.”
“좋아, 그럼 옷 사러 가자!”
백화점으로 들어간 김독자와 한수영은 의류 층으로 올라갔다. 매니저와 직원들은 여자친구까지 데리고 다시 나타난 대표를 보고 깜짝 놀랐다가, 커플티를 새로 사러 왔다는 김독자의 말에 두 사람의 커플티를 고르는 게 일생일대의 사명이라는 듯 비장한 표정으로 앞다퉈 옷을 들고 왔다. 그렇게 김독자와 한수영의 커플티 고르기를 빙자한 패션쇼가 시작되었다.
“이 옷은 어때 김독자?”
하얀색에 옆구리에는 ‘LO’ 라는 글자가 적힌 티셔츠를 입은 한수영이 물었다. 마찬가지로 하얀색에 ‘VE’라는 글자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던 김독자가 웃었다.
“예뻐, 수영아.”
“아니…나 말고 옷.”
“그러니까, 옷도 예쁘고 너도 예뻐.”
“하여간…”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돌린 한수영을 김독자가 사랑스럽다는 눈빛으로 쳐다봤다.
“매니저님…저 옆구리가 시려요…”
“닥쳐…”
2시간 가까이 옷을 입고 고민해본 끝에 최종후보 두가지가 나왔다. 하나는 하얀색 후드티로, 각자의 옷의 특징을 합친걸로 하자는 김독자의 선택이었다. 다른 하나는 등 뒤에 왼쪽과 오른쪽 날개가 각각 하나씩 새겨진 검은색 맨투맨으로, 마왕이면서 천사인 김독자의 특징을 살리자는 한수영의 선택이었다. 어느 쪽이든 의미가 있었기에, 김독자와 한수영 둘 다 쉽사리 고르지 못했다.
“하얀색 후드티가 낫지 않을까요? 커플티니까 두 분의 취향이 다 반영된 게 더 좋을 거 같습니다.”
“에이, 그렇게 치면 맨투맨도 고를만하죠. 대표님이야 말할 것도 없고 ‘흑’염마황, 검은색이지 않습니까!”
“어쭈? 일반 직원 주제에 말대꾸?”
“이거 갑질입니다??”
[성좌, ‘악마와 같은 불의 심판자’가 무조건 맨투맨이라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성좌, ‘심연의 흑염룡’이 이번만은 ‘악마와 같은 불의 심판자’의 말에 동의한다고 합니다.]
[성좌, ‘가장 오래된 해방자’가 코디한테 맨날 까이는 도마뱀은 닥치라고 합니다!]
[성좌, ‘술과 황홀경의 신’이 자신의 심미안으로 봤을 때 후드티를 고르는 게 맞다고 주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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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플티 선택에 매니저와 직원들은 물론, 어느새 모여든 성좌들까지 두 패로 나뉘어 언쟁을 하기 시작했다. 의견이 갈리는 게 싫어 새로 옷을 사기로 했건만, 오히려 더 커져 버린 일에 김독자와 한수영 모두 이마를 짚었다.
“자자! 그냥 이렇게 하시죠.”
김독자가 자신의 스마트폰을 들었다.
“핸드폰으로 룰렛을 돌려서 나오는 쪽으로 고르기로 하겠습니다. 다들 동의하시죠?”
“어느 쪽이든 상관없으니까 빨리 골라!”
“저희는 좋습니다,”
[이곳에 모인 모든 성좌들이 김독자의 제안에 찬성합니다.]
“자 그럼 돌리겠습니다.”
룰렛을 세팅한 김독자가 버튼을 터치했다. 한참 동안 돌던 룰렛의 회전력이 점점 약해지더니, 어느 한 곳을 가리키며 멈췄다.

“나이스!”
[성좌, ‘가장 오래된 해방자’가 여의봉을 빙빙 돌리며 환호합니다!]
[성좌, ‘술과 황홀경의 신’이 기쁨의 샴페인을 터뜨립니다!]
“그럼 후드티로 사도록 하죠. 입고 나오자 수영아.”
“오케이.”
김독자와 한수영이 탈의실 안으로 들어가 후드티로 갈아입고 다시 나왔다. 하얀 후드티가 귀여운 느낌을 주며 두 사람의 흰 피부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역시 내 안목은 틀리지 않았어.”
[성좌, ‘악마와 같은 불의 심판자’가 분하지만 잘 어울린다고 합니다.]
[성좌, ‘심연의 흑염룡’이 혹시 모르니 맨투맨도 사자며 미련을 내비칩니다.]
[성좌, ‘가장 오래된 해방자’가 자신은 못하는 게 없다며 우쭐댑니다.]
김독자와 한수영의 얼굴은 더 이상 붉어질 수 없을 정도로 달아올라 있었다.
“하하…다들 감사합니다.”
“어으…커플티 두 번 맞췄다가는 백화점 무너지겠네.”
“대표님, 사진 한번 찍으시죠.”
“사진 좋죠. 여기 핸드폰 받으세요.”
김독자가 자신의 핸드폰을 매니저에게 넘겨주고 한수영의 옆에 딱 붙어 섰다.
“포즈는 뭘로 할까 수영아?”
“커플샷이면 역시 이거지!”
한수영이 팔을 머리 위로 들어 반쪽 하트를 그렸다. 김독자도 웃으며 몸을 살짝 낮추고 팔로 나머지 반쪽의 하트를 그렸다. 두 사람의 손끝이 맞닿으며 완전한 하트를 만들었다.”
“자 찍습니다, 하나 둘 셋!”
찰칵! 찰칵!
“여기 있습니다. 대표님.”
“감사합니다.”
김독자와 한수영은 찍힌 사진을 한장 한장 확인했다. 팔로 하트를 그린 둘의 모습은 여느 연인들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잘 어울리며 사랑스러웠고, 둘의 얼굴에 떠오른 미소는 그 순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의 미소였다. 김독자는 김컴 단톡방에 방금 찍은 사진들을 올렸다.
{저희 커플티 맞췄습니다}-김독자
-이설화
{축하 드립니다 독자씨!}-이현성
{아까는 커플티 평생 안살거처럼 말하더니 좋아 보인다 수영아?}-정희원
{닥쳐 정희원!}-한수영
{잘 어울려요 아저씨! 언니!}-신유승
{나도 독자형이랑 옷 맞출래…}-이길영
{남자친구 없는 사람은 서러워서 살겠나}-이지혜
{두 사람 집에 왔을 때도 보여줘야 해요? 다들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유상아
김독자가 올라오는 카톡들을 보고 있을때 한수영이 김독자의 오른팔에 팔짱을 끼었다.
“이제 밥 먹으러 가자 김독자, 나 배고파!”
“그래. 우리 수영이 먹고 싶은 거 다 사줄게.”
팔짱을 낀 김독자와 한수영이 서로를 바라보고 웃으며 천천히 걸어 나갔다.
*
이틀 연속으로 창작 올리기 성공. 재밌게 봤으면 개추와 댓글 부탁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