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줄 놓고 썼더니 문장 연결이 매끄럽지 못한 점 양해 좀 ㅋㅋ 앞으로 급전개의 위험이 있음.



....

''저녁 먹으러 내려와라. 늦는다면 남겨두지 않겠다.''

유중혁이 저녁식사 준비를 마치고 일행을 불렀다. 요리를 감동적일만큼 진심을 담아 맛있게 만드는 사람이 녀석밖에 없어서 약 10 인분을 늘 혼자 만드는데, 왜 그렇게까지 하는지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한번은 [전지적 독자 시점]을 사용해서 그녀석 마음속을 읽어보았더니,

'그 녀석들은 요리에 대한 존중이 부족하다.'

'김독자 놈은 그나마 좀 만들 줄 아는 것 같지만, 역시 좀 부족한 감이 있다.'

'역시 내가 다 만드는 것이 최선이다.'

...그래 네가 다 해먹어라ㅡ라고 하고 싶지만 이미 그러고 있어서 할 말이 없군. 이런 시답잖은 생각은 하는 새에 일행들이 내려왔다. 길영이와 유승이가 투닥거리는 걸 이지혜가 끼어들어서 키우다가 유상아한테 혼나는 걸 보면서 멍하니 있었더니 어느새 전부 식탁에 모였다.

''그럼, 이제부터 제 2회 김독자 감시 대책 회의를 시작하죠.''

''그보다 왜 이런 걸 식사시간에 본인 앞에서 정하는 건지 묻고 싶습니다만.''

''그래. 음식을 두고 하는 건 음식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먹고 얘기하도록 하지.''

''아니, 그 말이 아니ㄴ''

''잘 먹겠습니다!! 와, 사부는 겁나 많은 음식을 어떻게 매번 맛있게 만드는 거야?''

''훗, 그건 내 머릿속에 있는 약 1000페이지 가량의 레시피ㅡ''

일행들은 그 말이 옳다는 듯이 식사를 시작했다. 내 말을 분명히 들었을텐데 그냥 무시하고 지나가 마음이 아팠다. 유승이마저 예전 같으면 나를 흘깃흘깃 쳐다보면서 죄송하다는 눈을 하고 있었을텐데 단 한 번도 이쪽을 보지 않았다. 내 이미지를 재구축해야 할 필요성이 뼈저리게 느껴졌다.

식사를 마치고 빠르게 ''잘 먹었습니다.''하며 빠지려던 내 뒷목을 누군가 붙잡았다. 뒤를 돌아보니 정희원이 웃으면서 ''가서 앉아요, 독자씨.''라고 말했다. 그렇게 당사자를 앞에 묶어둔 채로 회의는 진행되었다.

''자, 그럼 김독자 감시 대책 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우와아아아!''

얘들아, 이런 걸로 박수치지 마렴. 이런 건 나쁜거야.

''야, 김독자 또 쓸데없는 생각하는 것 같은데?''

''독자씨, 정신 차리십시오! 이건 정말 중요한 회의란 말입니다!''

''...현성씨.''

''예?''

''제가 이 회의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가 뭡니까? 어차피 제 의견이라 할 것도 없''

''자, 그럼 이제 시작하자! 유상아부터 말해봐!''

젠장, 빠르게 차단해버리는군.

''음...저는 긴고아를 다시 되살리면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긴고아는 저 녀석의 격을 감당할 수 없다. 즉, 물건으로는 통제할 수 없는 거다. 그러니 녀석에게 소중하거나 중독적인 걸 담보로 삼는  걸 제안하지.''

너 유중혁 아니지. 너 그렇게 말 많은 타입 아니잖아. 왜 그렇게 진지한 건데.

''소중한 거라... 독자씨, 말해봐요. 우린 소중해요, 안 소중해요?''

''물론 소중합니다.''

''이거 봐요. 이 사람한테는 '소중한 거'에 자기 자신에 대한 건 하나도 없다니까요? 그러니까 우리가 소중하답시고 그때 그렇게 떠났지.''

''일리있군.''

''맞아요! 형은 맨날 그랬어요!''

''....(끄덕끄덕)''

정희원은 그동안 쌓인게 아직도 많이 남아있는지 열변을 토했다.

''그러니까, 유중혁씨 말대로 소중한 거를 담보로 삼는 건 무리에요. 즉, 감시하는게 최선이라는 거죠. 그러므로 우리는 독자씨를 어떻게 떠나지 못하게 할지를 고민하는 게 아니라 독자씨가 떠나는 순간 시간벌이를 하면서 알려줄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정희원의 말에 유중혁이 끄덕이는 사이, 다른 일행들이 앞다투어 이야기를 내었다. ''제 티타노 MK-91을 감시용으로...!'' ''그건 약해 빠졌잖아! 차라리 내가 학교를 째고 감시를...힉!'' ''지혜야 잠깐 나 좀 볼까?'' ''한명오 아저씨 시간도 많은데 감시해달라고 하는건'' ''다름이 돌보느라 바쁜데다 그 아저씨 약해''

그때, 한수영이 특유의 이죽거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

''나한테 좋은 생각이 있는데.''

내가 그 말을 하자, 모두 조용해졌ㅡ지 않았다. 이길영과 신유승은 서로 누가 쎈지 다투고 있었고, 유중혁은 관심이 다 했다는 듯 이설화만 보고 있고ㅡ 잠깐, 갑자기 열받네.

''야! 사람이 말을 하면 좀 들어!!''

소리를 지르자 김독자를 제외한 모두가 나를 바라봤다. 김독자는...어딘가 넋이 나간 얼굴로 먼산을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김독자, 넌 날 바라보게 될 걸?

''자, 생각해봐. 저놈이 제일 좋아하는게 뭐겠어?''

''여러분입니다.''

''...그거 빼고. 소설 읽는 거잖아. 즉! 이 내가 저놈이 빠질만한 소설을 하루 한 편씩 쓰면 김독자가 그거 읽느라 못 떠날 거라는 거지.''

''...수영씨는 늘 자신감이 넘치네요.''

''...시꺼먼 누나. 그건 좀 아닌 것 같은데...''

정작 김독자는 한껏 기대하는 눈빛과 경악하는 표정이 뒤섞인 얼굴로 나를 쳐다보고 있건만, 반응이 너무 안 좋아서 무심코 내질렀다.

''시꺼! 이게 다가 아니야! 우리가 김독자가 떠나면 스스로 죽겠다고 맹세를 하면 저자식도 절대 못 떠나겠지!!''

''엑???''

''한수영. 그건''

이건 좀 심했나? 하는 생각이 뒤늦게 들었다.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는데. 이게 다 저 허여멀건한 오징어 때문이야.

''정말 좋은 생각이군.''

''뭐?''

김독자가 당황해서 유중혁을 쳐다보았다. '저자식 미친 거 아냐?'라는 의미가 가득 담긴 반응을 보면서 나도 같이 유중혁을 쳐다봤더니 그 뺀질한 녀석의 입이 열리고 나오는 말이

''그래서, 누가 할 거지? 모두가 하는 건 불필요하니까 한 명으로 하지.''

''그럼 난 안 해도 되겠네! 난 아직 즐기고 싶다고!''

''이지혜 닥쳐.''

''아 왜! 내가...! 흡!!!''

옆에 있던 유상아한테서 또다시 제압되었는지 이지혜가 조용해지자 신유승이 손을 들었다.

''제가 할게요! 아저씨가 못 가게 하려면 뭐든 할 수 있어요!''

''야, 신유승! 내가 할 거거든? 넌 빠져!''

''난 아저씨의 화신이야!''

''그럼 난 아저씨의 첫번째로 생사를 함께한 동료거든!''

더 이상 놔두면 계속 싸우겠다 싶어서 나는 빠르게 끼어들어 말했다.

''야, 꼬맹이들은 빠져. 내가 그 맹세 할 거니까. 원래 제안한 사람이 하는게 국룰이잖아?''

그러자 이어진 정적. 그리고 주변에서 들려오는 수군대는 소리와 나와 김독자 사이를 빠르게 옮겨다니는 시선에 나는 소리질렀다.

''아 왜! 뭐!''

''수영씨...그렇게 독자씨를...아니 뭐 저희도 맹세할 맘은 있었지만 그보다 빨리... 역시...?''

''한수영, 그냥 저 녀석한테 그 맹세를 시키면 되는 것 아닌가?''

''시발 그런거 아니거든? 그리고 저 녀석은 어떻게든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 놈이야! 오히려 [아바타]로 맹세 효과를 약하게 만들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내가 하는게 낫잖아? 그리고 시발, 김독자도 내가 죽을 가능성이 있으면 안 떠나겠지!''

....

한수영의 속사포 발언에 김독자를 제외한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김독자는 그저 멍하니 일행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유중혁이 말했다.

''일리가 있군. 그럼 지금 당장 하도록 하지. 한수영, 존재 맹세를 해라.''

''명령하지마! 알아서 할 테니까.''

아무런 반론도 없이 한수영이 존재 맹세를 했고, 김독자 감시 대책 회의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그리고 한수영은 바로 자기 방으로 태연하게 들어가 문을 닫았다. 한수영은 생각했다.

'왤케 급발진했지? 요즘따라 정신상태가 이상해진 것 같은데. ㅅㅂ, 김독자 새끼. 떠나려고  하기만 해봐, 죽기 직전까지 패줄 테다.'

그 시각, 김독자는 혼자 식탁에 남아 이설화가 식기를 정리하는 걸 멍하니 보면서 생각했다.

'빼도 박도 못하고 끝났네. 하하핫.'

그렇게 김독자에게는 꿈이었다면 좋았을 악몽같은 저녁식사가 지났다. 시스템을 조율하다 돌아온 비유를 끌어안고서([바앗?]) 김독자는 밤늦게까지 5개의 별이 반짝이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다음날 아침, 아이들이 학교를, 유중혁은 게임하러, 이설화, 유상아, 한수영은 일을 하러 가고 정희원과 이현성이 군으로 간 뒤 혼자 남은 김독자는 감시카메라 앞에서 웹소설을 읽고 있었다.

'이번 화로 이 소설도 끝인가... 열린 결말이라 외전이 나올 것 같은데 아직도 소식이 없단 말이지...'

김독자는 아쉬운 마음에 복도를 서성이며 댓글창을 열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단 찬사와 자신들이 생각해본 뒷 이야기들이 적혀있었다. 하나하나 읽어내려가던 중, 신경쓰이는 댓글이 있었다.

-작가님, 이 작품은 '○○'이랑 너무 비슷한 것 같은데요. 일단 초반부 58화의 ㆍㆍㆍ

이 댓글을 보고, 김독자는 자신이 즐겁게 읽은 소설에서 이러한 의문이 퍼지는 걸 방치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대댓으로 답변을 달기 시작했다.

-제가 작가님은 아닙니다만, 일단 지적하신 부분들에 대해서 반박을 해보자면 58화의 그 내용은 '○○'의ㆍㆍㆍ

장문의 대댓으로 모조리 논파한 후 김독자는 앞머리를 한번 넘기면서 '후우'하고 숨을 내쉬었다. 그러고 나서 인터넷 검색창에 '김독자 컴퍼니 근황'을 친 후 다른 사람들이 뭘 하고 있는지 알아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