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좋아질 것이라고 로자는 말했다. 본래라면 병원으로 데려갔어야 했다.
하지만 거짓말을 늘어놓는 사악한 그녀의 마음에는 그런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악마. 로자가 딸에게 마지막으로 한 실험은 바로 「용화」.
혹은 그것이 그녀의 딸에 대한 애정 표현일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딸의 앞으로의 인생은 업에 맞서야 하는 험난한 인생이 되었다.
-[계악황] 로자의 광기가 드러나는 이야기
빛의 시대를 설명하는 단어는 성검, 용화증, 악식왕의 부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성검과 용화증은 빛의 시대와 그 이후의 로드래 세계관 전체를 꿰뚫는 것들입니다.
백름룡의 비늘과 마검의 저주-빌다
때는 불의 시대의 이야기이다.
동쪽 세계에 빌다라는 대장장이가 있었다.
그의 아내는 자신들을 '신' 이라고 자칭하는 약탈자들에게 인질로 잡혀갔다.
약탈자들은 빌다에게 아내를 돌려받는 것으로 한가지 조건을 요구했다.
바로 '백름룡' 의 비늘로 마검을 만들라는 것.
백름룡의 비늘은 금속보다 단단하면서도 자유자재로 형태를 바꿀 수 있는 물건이었다.
그것을 이용해 제조한, 가진 자에 따라서 모양이 바뀌는 무기가 바로 마검이다.
빌다는 마검을 전혀 만들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마검을 만들어서 아내를 돌려받아야 했고, 무엇보다 아내의 뱃속에는 자식이 있었다.
백름룡을 찾으러 가던 도중 빌다는 알 수 없는 여행자와 함께하게 된다.
빌다 일행은 백름룡을 섬기는 오라클이라는 자를 만나게 되고, 오라클은 일행을 구세주로 치켜세우며 백름룡에게 데려가려고 하는데...
그 순간 그들 앞에 쿠로라는 사내가 검은 용과 함께 나타났다.
사실 오라클은 무수히 많은 개체가 존재하고, 모두 백름룡을 따르는 자들이다.
오라클의 진짜 목적은 아무나 붙잡고 구세주로 치켜세운 후 백름룡에게 데려가 먹이로 주는 것.
쿠로는 오라클 6호의 형성 중에 분리된 실패작이었고, 본능적으로 오라클에게 강한 적개심을 느끼는 사내이다.
쿠로와 빌다 일행은 무수히 많은 오라클에게 쫓기게 되었다.
빌다는 여행자와 쿠로를 먼저 도망치게 하고 자신은 오라클들과 싸우게 된다.
쿠로와 여행자는 먼저 도망친 후 백름룡을 쓰러뜨린다.
뒤쫓아온 오라클을 전부 쓰러뜨리고 백름룡의 비늘을 얻은 빌다.
빌다는 마검을 만들어서 약탈자들에게 바쳤다.
그 후 아내를 돌려받게 되었으나, 아내는 그 후 딸을 낳고 하루도 되지 않아 죽어버렸다.
빌다는 아내의 죽음을 막을 수 없었다.
마검은 다시 빌다에게 돌아와 있었다.
여기에「마검」에 대한 모든 것을 기록. 이 검에 이름은 없다. 이것은 소유자의 마음에 의해 검이나 방패, 갑옷으로 모습을 바꾼다.
즉, 정해진 형태, 이름도 없다. 내가 만든 병기에 이름이 없는 것은 이것 뿐이다. 그 정도로 나는 이 검을 미워한다.
나는 이것을 저주받은 마검으로써 신의 산 지하 깊은 곳에 책과 함께 봉인한다.
그리고 바란다. 누구의 손에도 들어가지 않기를. [p.003]
나는 아내의 죽음을 보지 못했다. 딸을 낳고 하루도 지나지 않은 사이에, 내가 달려가기 전에 아내는 가버렸다.
그것이「마검」이 나에게 가져온「불행」이었다. 이 마검은 절대적인 힘에 대한 대가로 소유자에 반드시 불행을 초래하며,
그것은 소유자의 생명이 다할 때까지 영원하다. 그래서 몇 번이나 마검을 버렸지만 어떻게든 다시 나에게 되돌아온다.
그래서 나는 이 나락의 바닥에서 이 책과 함께 잠들기로 결정했다. [p.682]
-빌다의 마지막 기록
마검에 얽힌 비운의 희생자들-쟌느, 알랭, 노알
영겁의 시간이 흐르고, 때는 빛의 시대가 되었다.
말괄량이 왕녀 쟌느는 성검의 초대 운용자였다.
이때는 아직 성검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지 않았고 신들이 빚어낸 전설의 신기로 알려져 있었다.
그것을 손에 넣은 쟌느는 성녀로서 나라의 백성들이 우러러 보았다.
알랭은 쟌느의 호위 기사이다.
그는 '빛나는 자' 의 자격을 갖추고 있었다.
노알 또한 쟌느의 호위 기사이다.
노알은 알랭과는 다르게 극히 평범한 기사였다.
쟌느는 말괄량이였기 때문에 가만히 있질 못하고 성을 벗어나 밖으로 놀러 나오는 일이 잦았다.
그럴 때마다 호위 기사인 노알과 알랭은 그녀를 찾아내기 위해서 진땀을 뺐다.
그래도 말괄량이인 점 또한 왕녀의 매력이라고 여기며 두 호위 기사는 따뜻한 눈으로 쟌느를 지켜보았다.
특히 노알은 평범한 자신이 '빛나는 자' 의 자격을 가진 쟌느와 알랭과 일상을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큰 기쁨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왕가 일부에서 이의를 제기하는 세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어느 날, 알랭은 쟌느를 불러냈다.
그는 쟌느의 성검을 뺏어서 그녀를 가슴을 찔러 죽였다.
노알이 그 근처에 있었으나, 평범한 노알은 그 일을 전혀 알지 못했다.
사실은 알지 못한 것이 아니라 모른 척 해준 것일까?
어쩌면 호위 기사 둘 다 쟌느를 아니꼬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왕가의 일부 세력에게 사주받은 것일지도 모른다.
이때부터 노알은 활기를 잃고 어두운 성격이 되어버렸다.
그 이후로 알랭은 쟌느의 성검을 소유하게 되었다.
성검은 마치 민중을 이끄는 듯이 항상 밝게 빛나고 있었다.
너무나도 눈부신 빛 때문인지, 그는 다른 사람이 따르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고 혼자서 싸웠다.
알랭은 그저 백성들을 지키기 위해서 열심히 드래곤을 쓰러뜨리고 성제로 불리게 되었다.
하지만 그는 언제부턴가 자신의 정의에 의문을 느끼게 되었다.
그때부터 성검은 알랭의 의문에 따라 자신의 힘을 봉하기 시작했다.
어느 날, 알랭은 손에 든 성검을 바라보았다.
그것이 과연 성검인가 생각했다.
그것은 왕녀 쟌느의 목숨을 앗아갔을 때부터 성검이 아니었다.
그저 생명을 뺏는 도구에 불과했다.
알랭은 곧바로 자신의 목에 성검을 찔러넣었다.
내가 그녀의 의지를 잇는다-알폰스, 미하엘
미하엘은 같은 마을의 알렉세이와 함께 몇 년전 왕도로 왔다.
그는 유능한 천재였기 때문에, 가장 어렵다고 하는 왕국 기사 자격시험에 손쉽게 합격했다.
단지 천재이기 때문에, 자기보다 실력이 낮은 사람들의 기분을 이해하지 못해서 주변 사람들과의 마찰이 끊기지 않는다.
미하엘은 자신의 재능을 최대한 활용하여 기사단장이 되었다.
왕국 기사단을 재치있게 이끌 뿐만 아니라 정치에도 참견할 수 있는 입장이 되었고, 그의 뛰어난 수완은 현재 왕위에 있는 아르토리우스와 대립하게 되었고, 나라는 두 개의 파벌로 나뉘었다.
알폰스는 왕족 지위가 박탈되어 일반병으로 종군하는 처지가 된 전 왕자이다.
군 내에서 매번 찬밥 취급을 받아 매일매일 눈물로 베게를 적시고 있다.
상사인 미하엘로부터 백마리의 드래곤을 토벌하면 왕족으로 복귀시켜주겠다는 말을 듣고 드래곤을 토벌하면서 노력한다.
드래곤 백마리를 토벌했으나 알폰스는 좀처럼 출세할 수 없었다.
어떻게든 부대장이 되었으나 부하들에게 얕보이는게 분명했고, 알폰스는 매일매일 눈물로 베게를 적셨다.
그런 그에게 다가온 여자는 왕국 소속의 마도학자 로자.
둘은 사랑에 빠졌고, 로자는 딸을 낳는다.
알폰스는 더이상 눈물로 베게를 적시지 않는다.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아내와 딸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한다.
한편, 미하엘은 악마라고 불리는 천재적인 두뇌로 왕국의 모든 실권을 잡았다.
그는 자신에게 방해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처리했고,
왕위에 있는 아르토리우스를 제거하기 위해 모든 수를 썼다.
알폰스의 아내 로자는 미하엘의 지시로 사형당했다.
로자의 조수에게 배신당하고, 미하엘의 계획에 토사구팽 당하고 사형당한 것이다.
알폰스는 딸과 함께 그녀의 무덤에 꽃을 바치고, 아내의 생전의 뜻인, 미하엘의 저지를 위해서 마지막으로 노력한다.
미하엘은 간접적으로 아르토리우스를 제거하는 데에 성공했다.
더 이상 아르토리우스는 이 세상에 없었고, 그는 왕위에 올라갔다.
그런 미하엘 앞에 갑자기 나타난 알폰스.
알폰스는 왕을 창으로 꿰뚫었다.
드래곤만을 향하던 창이 처음으로 인간을 향한 순간이었다.
미하엘은 그 자리에서 죽었고, 알폰스는 호위병들의 창에 쓰러진다.
고독한 왕의 기억-아르토리우스, 엔젤리카, 알렉세이, 롤랑, 로자
알렉세이는 같은 마을의 미하엘과 함께 몇 년전 왕도로 왔다.
정작 시험에서 미하엘과의 실력 차이 때문에 기사의 자격을 얻는 것은 실패했다.
그 때부터 알렉세이는 검술 수행에 몰두하게 되었다.
알렉세이는 강해져서 아르토리우스 직속 호위 기사가 되었고, 매번 지키기 위해 전력을 다한다는 자세를 갖고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롤랑은 다른 마을에 사는 호걸로, 왕도에도 이름이 알려진 창술의 달인이다.
어느 날, 국왕 아르토리우스가 롤랑에게 찾아와 대련을 신청했고, 롤랑은 그 대련에서 아르토리우스의 강함과 그릇의 크기에 감명받아 왕 밑에서 함께 싸울 것을 결심한다.
가끔 그 강력함에 백성들이 두려움을 느낄 때도 있지만 백성을 위해 싸운다는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
엔젤리카는 대대로 국왕을 섬기는 집안 출신의 여기사이다.
국왕인 아르토리우스를 섬기는 몸이지만 사실은 그의 소꿉친구이며, 누나와도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울보였던 아르토리우스에게 왕의 품격과 힘을 익히도록 했고, 아르토리우스는 강해져서 엔젤리카를 지키려고 하는 모습을 보인다.
아르토리우스는 기사이자 국왕이다.
역대 최강의 기사왕이라고 불리는 그는 강력한 성검을 손에 넣었다.
그러나 이상할 정도로 정의에 집착하기도 한다.
아르토리우스는 모든 재앙의 근원인 '조룡' 을 토벌하기 위한 여행을 시작한다.
동행자는 엔젤리카, 알렉세이, 롤랑 등의 호위대.
엔젤리카는 아르토리우스와 함께 싸울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기뻐하지만, 동시에 아르토리우스의 지나칠 정도로 정의에 집착하는 모습에 위험을 느낀다.
그를 멈춰야 겠다고 생각한 순간, 알렉세이에게서 나쁜 소식을 듣게 된다.
알렉세이의 고향 마을에서 용화증이라는 질병이 발생했다는 것.
호위단원들은 그것을 듣고 잠시 그 마을로 향하게 된다.
용화증이 퍼진 알렉세이의 고향 마을에 도착한 아르토리우스 일행.
눈앞에는 끔찍한 광경이 보였다.
고통에 몸을 비틀며 울부짖는 사람, 단단한 용의 비늘로 덮인 사람, 자아를 잃고 용이 되어 다른 이를 뜯어먹는 사람이 보였다.
용화증이 발병하지 않은 사람들은 아르토리우스 일행의 질문에 아무 대답 없이 집안에 들어가 문을 잠갔다.
아르토리우스는 자신의 정의를 위해서 사람들을 학살하기 시작한다.
엔젤리카는 곧 아르토리우스를 '악' 이라고 생각하고 그를 어떻게든 막으려고 했다.
[어떤 기사의 최후의 기억]
희미해져 가는 의식 속에서 그녀는 필사적으로 외친다.
두려움에 떨던 마을 사람들의 흉기가 그에게 향했 때, 그녀는 무의식중에 그 칼끝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몸에서 힘이 빠지고 하염없이 생명은 흘러 떨어졌다.
그의 외침이 들리고 들고 있던 성검이 뽑힌다.
말려야 해. 내가 그를 말리지 않으면.
그러나 외침은 피와 함께 시들어가고, 그녀의 눈동자는 빛을 잃었다.
아르토리우스는 자신의 너무나도 순진한 정의 때문에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충실한 동료들을 잃었다.
그 또한 성검이 일으킨 불행의 일환이었으나, 그는 알지 못했다.
그가 저지른 학살은 백성들의 실의와 분노를 일으켜 그를 한순간에 나락으로 빠뜨렸다.
그런 그를 유일하게 보좌하는 사람은 롤랑 뿐이었다.
이제 와서 그 정의를 꺾을 수 없었다.
국가소속 마도학자 로자는 아르토리우스를 불쌍히 여겼다.
로자는 그가 사랑했던 엔젤리카를 먼 옛날의 기계 기술을 이용해 되살려내었다.
그러나 미하엘은 아르토리우스를 처리하기 위해서 로자에게 엔젤리카의 기억 시스템을 조작하도록 명령했다.
용화증 마을 사건의 실질적 주동자도 미하엘이었다.
아르토리우스의 성격상 자기의 호위단원의 고향 마을에 위기가 닥치면 그곳으로 갈 것이 분명했기에,
그 마을이 미하엘의 고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사왕을 없애려고 아무렇지도 않게 로자에게 용화증을 퍼뜨리라 명령했던 것이다.
아르토리우스는 결국 조룡을 쓰러뜨렸다.
그러나 조룡을 쓰러뜨리기 위해 온 과정에서 아무도 행복해지지 못했다.
자신의 정의는 무엇이었는가를 생각하는 아르토리우스의 앞에 죽었던 엔젤리카가 나타났다.
그러나 엔젤리카의 모습은 이상했다. 살의를 뿜어내고 있었다.
[어느 왕의 마지막 기억]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듣고 천천히 눈을 떠보니, 거기에는 가면의 기사가 서 있었다.
꿰뚫린 오른손은 이미 감각이 없다. 뺨에 떨어지는 눈의 차가움을 느끼면서 그는 그 기사를 올려다본다.
마침내 두 사람의 뺨 위의 녹은 눈이 흘러내렸을 때, 그의 가슴에서 성검이 뽑히고 심장은 조용히 소리를 멈췄다.
[먼 옛날 소년의 기억]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에 소년이 천천히 눈을 떠보니, 거기에는 그녀가 있었다.
벼랑에서 떨어졌을 때 다친 오른팔이 저릿하게 아팠지만, 뺨에 떨어지는 그녀의 눈물에 포근함을 느낀다.
그녀의 무릎을 베고 누워 그는 눈물이 흐르는 그녀의 뺨에 손을 대며 맹세한다.
다시는 이 뺨을 눈물로 젖게 만들지 않겠다고.
[먼 날의 그녀의 기억]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그가 열심히 검 연습에 힘 쓰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
나날이 씩씩하게 성장해가는 그는 키도 꽤 커졌다.
조금 전까지는 소년이었던 청년은 그러나 문득 때때로 소년 같은 미소를 그녀에게 향한다.
가능하다면, 그의 미소가 영원하기를 그녀는 생각한다.
안타깝게도 아르토리우스와 엔젤리카의 영혼은 성불하지 못하고 어느 탑에 남아있다고 한다.
이후 기계화된 엔젤리카는 제국에서 회수하여 파괴병기로 쓰이게 된다.
빛의 시대 최강 최악의 마도사 로자-로자, 노라, 킬트 블릿츠, 졸스
왕국 소속의 마도학자인 로자는 감정을 갖고 있지 않았다.
어릴 적, 가혹한 현실로부터 도피하기 위해 감정을 버린 것이었다.
그녀는 수많은 금지된 마법에 손을 댔고, 인간을 용을 만드는 용화증을 만들었으며,
고대 기술을 이용해 죽은 사람을 기계의 몸으로 되살려내는 일도 서슴치 않았다.
그녀의 행동 원리는 호기심이었기에, 아무도 그녀를 저지할 수 없었다.
로자는 어느 날, 왕국군에 속한 전 왕자 알폰스와 사랑에 빠진다.
알폰스와 함께하면서 다시금 감정을 되찾고, 딸도 낳게 된다.
그러나 로자는 딸이 태어난 순간, 다시금 비인간적인 호기심을 느끼게 된다.
용화증을 주입하면 어떨까라는 호기심에, 그녀는 어린 딸에게 용화증 바이러스를 주입한다.
로자는 킬트라는 소년을 자신의 조수로 받아들였다.
아픈 그의 여동생의 약을 제조해 주는 대신, 공방의 잡일을 맡겼다.
킬트는 로자를 배신했다.
미하엘이 로자에게 지시한 일들을 전부 로자의 탓으로 뒤집어 씌웠고, 그는 공방을 떠날 준비를 했다.
킬트는 주인을 잃은 공방을 둘러보고, 처음 로자를 만난 것을 추억했다.
곧 킬트는 자신의 배신을 울면서 후회했다.
로자는 자신의 또다른 공방 동료인, 제국 출신의 과학자 졸스에게 참수당하는 것으로 처형당했다.
악식왕을 봉인한 물의 시대의 현자-벨벳, 이데아, 파트리샤, 브룩할트, 로렛타, 셀레나
물의 시대의 영웅 메리는 악식왕을 봉인한 이후, 교국이라는 나라를 하늘 위에 세웠다.
그리고 봉인을 강하게 만들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 고아 소녀나, 유능한 여마도사들을 모집했다.
메리는 곧 이데아라는 마녀로 알려지게 되었다.
이데아에게는 하인이 한 명 있다.
그 하인의 이름은 벨벳으로, 실은 악식왕의 영혼이 빠져나간 레비아의 몸에 남아있던 영혼이 다른 이로 부활한 것이었다.
파트리샤는 교국의 사자에 의해 붙잡혀간 젊은 마도사이다.
그녀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날 때부터 마술의 재능을 보였고 가끔씩 그 힘이 폭주할 때도 있어 자기 자신을 두려워했다.
하지만 교국에서의 가르침을 받고 올바르게 성장하여 마력을 완전하게 조종할 수 있게 되었다.
동시에 세계의 인과를 붕괴시키는 조룡의 존재를 눈치챘고, 세계의 파멸을 막기 위해 활동하게 된다.
교국으로 잡혀간 파트리샤의 소꿉친구인 브룩할트는 파트리샤를 되찾아오기 위해 마법을 수련하여 여행을 떠날 결심을 한다.
브룩할트는 수년 간 여행을 했으나 교국의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교국은 하늘 위에 있기 때문이었다.
교국에 붙잡혀오는 여성들 중에는 고아도 있다.
바로 로렛타가 고아이자 마력이 뛰어난 현자이다.
그 능력으로 교국의 참모 지위를 맡게 되었다.
교국의 마도사들은 악식왕이 봉인을 파괴하고 부활하는 악몽을 꾸게 되었고, 결국 악식왕은 부활한다.
이데아의 계획은 실패로 끝났다.
이미 교국의 마도사들은 악식왕에게 봉인되어 있었고, 이대로라면 수천의 악식왕이 이세상에 퍼지게 된다.
이데아는 마지막 결단을 내렸다.
교국을 파괴해서 모든 것을 무로 되돌리는 것이었다.
교국 근처에는 협국이라는 하늘 위에 존재하는 나라가 있었다.
협국의 수호대장인 셀레나는 지금까지 적의 침입을 허락한 적이 없었다.
어느 날, 중앙섬을 둘러싼 네개의 섬이 지상으로 낙하하기 시작했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고양이같은 웃음소리에 셀레나는 활을 굳게 쥐었다.
교국은 파괴되었다.
브룩할트는 여행을 떠난지 수십년이 지나 교국에 도착했다.
그러나 교국은 이미 아무것도 없는 황무지가 되어 있었다.
브룩할트는 기운이 빠져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주저앉았다.
그의 뒤에서 고양이같은 웃음소리가 들렸다.
벨벳은 교국의 파괴에서 살아남았고, 악식왕에게 빙의된 로렛타와 양산된 악식왕 몇몇 또한 지상으로 내려가 잠복했다.
악식왕들의 수장 로렛타는 이데아를 밟고 바라보았다.
이데아는 필사적으로 악식왕을 봉인해 왔으나 자기 자신도 서서히 악식왕이 되어 가고 있었다.
이윽고 로렛타는 고양이같은 웃음을 내면서 이데아의 목을 쳤다.
때는 어둠의 시대가 되려고 하고 있었다.
벨벳은 지금까지 62체의 악식왕을 쓰러뜨렸으나 아직 현 본체인 로렛타를 찾지 못했다.
어딘가에서 썩어 사라졌나 생각하는 벨벳이었으나, 용을 잡아먹는 악식룡에 대한 소문을 듣게 된다.
금색의 쌍룡-엘레오노라, 에드워즈
어느 작은 마을의 영주의 딸 엘레오노라는 풍족한 환경에서 자란 탓인지, 일반인의 상식을 뒤엎는 감각을 갖고 있었다.
이를 걱정한 양친은 왕도에 있는 기숙사제 여학교로 엘레오노라를 보냈다.
엄격하기로 유명한 학교에서, 엘레오노라는 천부적인 활의 재능과 타고난 밝은 성격으로 잘 지내게 된다.
수 년간의 여학교 생활은 엘레오노라를 훌륭하게 성장시켰다.
하지만 그녀의 주의 상황과는 다소 어긋난 발언을 하는 기질은 그대로 남아 있었다.
엘레오노라의 파트너가 된 에드워즈는 아폴로스 가문의 162대 당주이다.
대대로 계승되어온 화살탄의 위력과 각도를 완벽히 계산해서 드래곤을 확실하게 토벌하고 있다.
엘레오노라와 죽이 잘 맞는 콤비로 활동하고 있어서 금색의 쌍룡이라는 이명을 가지게 된다.
에드워즈는 그 타고난 지능으로 왕국 전속 과학자가 된다.
조수이자 파트너인 엘레오노라와의 사이에 아이를 다섯이나 가졌으나 그녀는 에드워즈를 위해 떠났다.
엘레오노라는 다섯 아이를 돌보느라 고생하지만 그 밝은 성격 때문에 그것도 느끼지 못할 정도다.
주변에서도 그녀를 적극적으로 돕고 있으나, 그녀는 아이들이 모두 잠든 밤에, 혼자 조용히 눈믈을 흘리며 운다.
그런 그녀에게 다른 남자가 찾아왔다.
에드워즈는 오랜만에 엘레오노라가 사는 집 근처에 왔다.
자신의 아이들이 정원에서 노는 것을 보고 저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엘레오노라는 세탁 바구니를 들고 집에서 나왔다.
그런데 그 뒤에서 낯선 남자가 나타났다.
에드워즈는 모습을 숨긴 채 그것을 지켜 보았다.
엘레오노라가 행복할 수 있다면 괜찮겠지.
그렇게 생각한 에드워즈는 미소를 띈 채로 조용히 집을 뒤로 했다.
그 후 에드워즈는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고, 아폴로스가문의 긴 역사는 끊기게 된다.
음유시인-카이트 슈트랄, 미하엘
카이트는 각지에 전해지는 전승을 바르게 후세에 전하는 일을 신조로 하는 음유 시인이다.
새로 쓰인 역사의 진실을 규명하는 것을 충실히 해 오던 중 그는 몇 가지 이상한 점을 알아냈다.
새로 쓰인 역사에는 거짓말이 적혀 있지 않은 대신, 악의를 갖고 적혀 있거나 왜곡된 사실이 적혀 있다는 점이었다.
어쨌든간 카이트는 세계 각지에서 전해저 오는 영웅들의 이야기들을 올바르게 전달함으로써 이름을 널리 알렸다.
그는 왕으로부터 훈장을 하사받기 위해서 왕도로 향했다.
그를 미소로 맞이한 자는 기사단의 미하엘이었다.
인형과 신의 사도-옥타비아, 발자크, 바이올라, 피오나, 오스왈드, 아누비스
옥타비아는 현자 로자가 만들어낸 인형이다.
구조는 신녀와 같지만 자아를 갖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로자는 옥타비아를 단순히 흥미때문에 만들었으나, 옥타비아는 자신의 의미와 본질을 끊임없이 자문한다.
그리고 옥타비아는 깨달았다.
인간이 되고 싶어하는 인형, 그 이하나 그 이상도 아니라는 것을.
자신의 진짜 의미를 받아들인 옥타비아는 인간다움의 추구야말로 인간으로부터 가장 멀리 떨러진 행동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녀는 남겨진 얼마 안되는 일생을 넓은 세계를 알기 위해 쓰기로 했다.
발자크는 신의 사도이자, 인간의 아이를 본떠 만들어진, 신들의 실험 대상이다.
마음을 가지고 있지 않은 발자크는 빛의 시대의 어느 날, 옥타비아라는 인형과 만나고 난 이후 마음을 갖게 되었다.
신들은 자신들의 사도인 바이올라와 피오나에게 옥타비아를 파괴할 것을 명령한다.
신의 영역을 범한다는 이유였다.
그뿐만 아니라 푸른 신의 사도가 그 인형에 의해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는 것도 문제였다.
신들의 입장에서, 자신들의 도구인 사도가 마음을 가진다는 것은 타락했다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바이올라와 피오나는 옥타비아를 파괴했다.
발자크가 그것을 알고 옥타비아를 찾아왔을 때는 이미 두명의 사도가 옥타비아를 망가뜨린 후였다.
발자크는 천둥치는 호우 속에서 망가진 옥타비아를 안고 서 있었다.
바이올라와 피오나가 발자크를 향해 공격했다.
발자크는 두 사도를 쓰러뜨렸다.
그러나 발자크의 뒤에는 두 사도의 주인인 아누비스가 서 있었고, 발자크에게 치명상을 입혔다.
가까스로 살아나서 도망간 발자크는 망가진 옥타비아를 살려내기 위해 의사 오스왈드에게 찾아갔다.
발자크는 오스왈드에게 자신의 부품을 이용해서 옥타비아를 살려줄 것을 희망했다.
곧 발자크는 이 세상에서 사라짐과 동시에 옥타비아의 일부가 될 것이다.
그의 시야에 눈물이 흐리기 시작했다.
마음이 싹텄을 때 발자크의 역할은 끝났다.
「의료 일지 제862호」
어느 비 오는 날. 푸른 갑옷을 입은 기사가 망가진 인형을 안고 왔다.
치명상을 입고 있던 기사는 자신의 부품으로 인형을 「치료」할 것을 희망했다.
원하는 대로 기사 는 인형의 일부가 되어 인형은 다시 「살아」났다.
불행히도, 결국 유사품인 인형의 생명은 오래 유지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녀는 웃는 얼굴로 그 몸의 일부가 된 기사와 함께, 아직 보지 못한 넓은 세계로 여행을 떠났다.
-[집도왕] 오스왈드의 옥타비아 수술 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