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사키 "어라─, 이상하네─."


앞장 선 미나사키가 고개를 갸웃하고 있다.


유키카제 "아까부터 같은 곳을 빙글빙글 돌고 있지 않아?"

미나사키 "끗."

나 "설마 길을 잃은 거냐."

미나사키 "서, 설마. 야타가라스 능력을 지닌 내가 길을 잃을 리 없잖아!"


미나사키는 검은 날개를 펄럭이며 말하지만, 나와 눈을 맞추지도 않고, 얼굴이 굳어 있다.


나 "그럼 이 와중에 우리를 속일 생각인가?"

나 "이 이상 수상쩍은 짓을 하면 그 날개를 뜯어서 닭꼬치로 만들어 줄 거야."

미나사키 "아니래도! 왠지 왔을 때랑 길이 달라."

나 "뭐?"

미나사키 "변태 마술사의 기색은 저쪽에 느껴지는데......"

미나사키 "아까는 이런 갈림길은 전혀 없었고, 거기다 막다른 길도 아니었고, 여기 뭔가 이상해."


미나사키는 손짓 발짓을 섞어 필사적으로 변명하고 있다.


유키카제 "왔을 때랑 길이 다르다니 그건 설마."

나 "변화하는 미궁인가."


게임을 좋아하는 우리는 동시에 깨닫는다.


아까 잡담했던 유명한 RPG게임들도 지나다 보면 뒤가 막혀 버리는 일방통행 통로와 벽으로만 보이는 숨겨진 문들이 있었다.


그와 비슷한 것이 이 고대 유적에도 장치되어 있는 것 같다.


유키카제 "과연 악의 변태 마술사가 할 법한 짓이네."

미나사키 "......저기, 그럼 안내역인 나는 더 이상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으니 이만."

나 "어이, 잠깐."


도망가려는 미나사키를 덥석 잡는다.


미나사키 "정말 길을 모른다니까─. 이제 용서해줘─."

나 "당황하지마. 다행인지 불행인지 우리에게는 신의 인도가 있어. 남에게 폐만 끼치는 신이지만. 자, 유키카제."


나는 유키카제에게 다시 손을 내밀었다.


유키카제 "어쩔 수 없네."


유키카제가 다시 내 손을 잡는다.


삐킹☆


또 신의──즉, 주노의 계시가 전해져 온다.


나 "미나사키, 마술사는 저쪽에 있는 거지?"


나는 지금까지 걷고 있던 쪽을 가리켰다.


미나사키는 '야타가라스의 능력'으로, 한 번 만난 사람이 있는 방향을 알 수 있다.


미나사키 "응, 그건 분명해. 야타가라스족인 내 목을 걸어도 좋아."


미나사키는 자신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나 "그런 건 필요없거든......"


미나사키의 야타가라스의 능력과 주노의 계시를 맞춰──.


유키카제 "이쪽이야."

나 "그렇군."


나와 유키카제는 통로의 왼쪽, 언뜻 보기에 벽으로만 보이는 장소를 향해 간다.


미나사키 "어디 가?"


미나사키가 고개를 갸웃한다.


이대로 가면 벽에 부딪히고 만다.


하지만 우리들은 망설이지 않고, 벽으로 돌진했다.


쑤욱.


보이던 벽은 환영이었다.


아무런 저항 없이 벽을 빠져나가니 눈 앞에 종유동 같은 곳이 펼쳐져 있다.


나 "숨겨진 통로 발견이로군."

유키카제 "매핑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었네."

나 "난 그거 꽤 좋아하는데."

유키카제 "나도 싫지는 않아. 게임이라면."

나 "게임이라면 말이지."


우리는 얼굴을 마주보고 웃었다.


미나사키 "와──! 굉장──해!"


미나사키도 이쪽을 따라 들어왔다.


미나사키 "정말 그냥 벽으로만 보이네!"


환영의 벽을 왔다갔다하며 놀고 있다.


나 "이 앞에 닥터 사이클롭스라는 녀석이 있을 거야. 그리고 주노도.

유키카제 "할 말이 엄청 많아."

나 "나도 그래."

미나사키 "뭔가 조금 재밌어졌는데, 나도 끝까지 따라갈 까나."


방금 전까지 집에 가려던 미나사키가 그런 말을 했다.


여전히 변덕스러운 야타가라스다.


유키카제 "어떻게 해?"

나 "뭐, 안내인은 아직 필요하고."

유키카제 "그렇네."

미나사키 "가자, 후우마. 날 속인 변태 마술사를 찍소리도 못하게 만들어 줄 거야!"


사정은 잘 모르겠지만 분명 속인 건 아니겠지.


어쨌든 우리는 그대로 숨겨진 통로를 나아갔다.


닥터 사이클롭스 "이 녀석들! 어떻게 내가 만든 트랩을 빠져 나왔지!!"

주노 "그야 주노가 여기 있으니 신의 인도가 있을 수밖에. 손도 잡고 사이좋네─."

닥터 사이클롭스 "피크닉 기분이냐! 좋다! 걸레 여신의 사도 따위 전부 때려잡아주겠다!"

주노 "아─ 진짜 짜증나게."

닥터 사이클롭스 "크......마지막 함정도 뚫렸나!"

주노 "하~~~, 드디어 왔구만."

닥터 사이클롭스 "네놈들, 잘도 여기까지──."


그곳은 광대한 공간이었다.


한눈에 고대의 성당임을 알 수 있다.


천장은 놀랄 만큼 높고, 거대한 여신상이 우뚝 솟아 있다.


그 여신상 앞에 진짜 여신 주노가 있었다.


나 "주노! 거기 있었구나!!"

주노 "야──!! 오는 게 너무 늦지 않아? 주노 기다리다 지쳤어!"


여전히 절로 넙죽 엎드리고 싶어지는 거룩한 목소리로 말한다.


나 "멋대로 말하지 마! 남을 쓸데없는 트러블에 말려들게 하는 것도 적당히 해!"

유키카제 "그래!! 신님이라도 해서 될 일과 안 될 일이 있는 거야!"


내 옆에서 유키카제도 신을 윽박지른다.


주노 "그치만 다른 상대가 없었는걸. 그렇다고 할까, 넌 누구야?"

유키카제 "뭐어!?"

주노 "후우마, 앙제는 어디로? 그 애랑 바람피운 거야? 뭐, 상관없지만서도."

유키카제 "누가 바람이야!! 그럴 리가 없잖아!"

유키카제 "주노! 네가 나한테 이 웨딩드레스 보낸 거 아니야?"

주노 "주노는 그런 적 없어."

유키카제 "그런 적 없다니. 이거, 네 웨딩드레스지?"

주노야 "그렇지만, 그거 너무 꽤 어울리고 귀여운데 그거면 충분하지 않아?"

유키카제 "충분하지 않아! 웃기지 마랄고!"

주노 "주노는 몰라."

유키카제 "야, 너! 신!"


파직파직파직!!


유키카제의 분노에 번개가 떨어지려 하자 다른 노성이 끼어들었다.


닥터 사이클롭스 "네놈들!! 이 닥터 사이클롭스를 무시하는 거냐아아아!!"


주노와는 별도로 여신상 아래에 있던 노인이다.


머리에 큰 볼 같은 것을 쓰고, 처음 보는 마법진을 짊어지고 있다.


저것이 마술사 닥터 사이클롭스.


이 성당에 들어왔을 때부터 잘도 여기까지─라는 둥 어쩌고 했지만 주노가 더 신경 쓰여 외면했다.


유키카제 "당신이 악의 변태 마술사야? 흐응, 보이는 그대로라는 느낌이네."

닥터 사이클롭스 "뭐라고!?"

나 "주노처럼 성격 더러운 여신 잡아서 뭐하려고? 좋을 것 하나 없어."

주노야 "야, 그건 좀 너무한 거 아니야?"


주노가 위에서 투덜거리지만 일단 지금은 마술사 상대가 우선이다.


나 "새로운 신을 만든다고 했던가?"

닥터 사이클롭스 "후하하하하!! 그래, 그 말대로다!!"

닥터 사이클롭스 "저승길 선물로 알려주지. 이 닥터 사이클롭스의 숭고한 목적을!"

닥터 사이클롭스 "그것은 새로운 혼인의 여신을 만들어내는 거다!"

나 "새로운 혼인의 여신?"

유키카제 "무슨 소리야?"


닥터 사이클롭스 "네놈들도 이 주노의 성격은 알고 있겠지?"

닥터 사이클롭스 "신으로서의 본연의 역할은 방치하고 악행 삼매경이다."

닥터 사이클롭스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축복을 내리지 말아야 할 두 사람에게, 괴롭힘을 목적으로 축복을 내린다고도 들었다."

닥터 사이클롭스 "이런 녀석이 혼인할 여신을 자처할 자격이 있단 말인가."


나 "그건 전적으로 동의하고 싶은데."

유키카제 "나도."

주노 "잠깐! 아까부터 진짜 너무하는 거 아니야?"

주노 "주노는 제대로 축복 내리고 있고, 그 외의 것도 가끔은 하지만, 신님이라도 심심할 때가 있거든."

주노 "이런 곳에 갇힐 이유는 전혀 없다고 할까, 이젠 지긋지긋해."

주노 "자, 빨리 그 녀석 좀 어떻게 해줘. 모처럼 주노의 힘을 나눠준 거야. 너희들이라면 간단하겠지!?"


주노 시끄러어.


진짜 신의 말씀인 만큼, 그 말에 따르고 싶어지는 것이 성가시다.


나 "입 좀 다물어. 그래서, 새로운 혼인의 여신을 만들어 어떻게 하려고?"

닥터 사이클롭스 "모르는 거냐! 올바르게 축복받아야 할 두 사람인 우리에게 축복을 내리게 할 거다!!"

유키카제 "우리? 뭐야? 누구 결혼하고 싶은 상대라도 있어?"

닥터 사이클롭스 "줄리에타다!"


닥터는 힘차게 선언하며 꿈꾸는 듯한 표정을 하고 제멋대로 말하기 시작했다.


닥터 사이클롭스 "아아, 줄리에타. 마술과 과학의 융합에 평생을 걸겠다고 맹세했던 이 내가 유일하게 마음을 빼앗긴 여자."

닥터 사이클롭스 "누구보다 아름다웠지만, 그렇기 때문에 단순한 여자였을 뿐이었다."

닥터 사이클롭스 "위대한 내 연구의 완수를 기다리지 못한 줄리에타. 하지만 나는 그것을 용서한다."

닥터 사이클롭스 "그리고 줄리에타의 마음을 돌려놓는 것이다. 나에게는 그녀가 필요해. 그녀의 사랑이!"

닥터 사이클롭스 "이 닥터 사이클롭스야말로 줄리에타의 영원한 반려로 어울리는 거다."


유키카제 "하~~~~~~아."


유키카제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유키카제 "일장연설이었지만 요컨대 머리가 이상해서 차인 거잖아."

닥터 사이클롭스 "뭐라고!?"

유키카제 "바보 아니야? 그래서야 도망치는 게 당연하지."

주노 "징그러워. 모쏠이 악화된 것도 적당히 해줬으면 하는 느낌."

미나사키 "응, 최악. 그런 게 목적이었구나. 역시 나라도 좀 깨는데."


주노에 미나사키까지 가세해 여성진 모두가 닥터를 매도한다.


나 "이놈이고 저놈이고......"


앙제 때의 A・B・G도 그렇고, 왜 주노의 힘을 갈구하는 남자들은 모두 이런 걸까.


닥터 사이클롭스 "닥, 닥쳐닥쳐닥쳐!! 네놈들이 뭘 알아!! 아까부터 즐겁게 손이나 잡고 말야!!"

유키카제 "뭐어?"

나 "딱히 즐거워서 손잡고 있었던 건 아닌데."

닥터 사이클롭스 "나, 난 캠프파이어의 포크댄스조차 도로시가 손을 잡아주지 않았단 말이야!"

유키카제 "그런 거 몰라. 게다가 도로시라니? 아까랑 이름이 다르잖아!"

닥터 사이클롭스 "도로시는 내 첫사랑이다!"

유키카제 "언제적 이야기야. 진짜 바보 아니야!?

닥터 사이클롭스 "뭐라고!?"


나 "이제 그만해라. 슬슬 불쌍하다."

닥터 사이클롭스 "거기 남자! 동정하는 듯한 눈빛은 그만둬!! 네, 네놈 같은 남자가 있으니까!!"

나 "뭔가 오해한 모양인데. 나도 딱히 인기 많은 건 아니야."

유키카제 "한심한 대사네."

나 "냅두셔."

닥터 사이클롭스 "ㄴ, 네놈 같은 남자가 줄리에타를......나만의 줄리에타를......그 몸을, 마음을......네놈......네노오오옴."

유키카제 "저쪽은 들으려고도 하지 않네."

나 "이런이런."


우리는 자세를 취했다.


이 바보 같은 문답도 이제 끝이다.


닥터 사이클롭스 "불순한 네놈들에게 보여주마!! 이 닥터 사이클롭스가 만들어낸 과학 마법진 걀라르호른의 힘을!!"


쿠구구구구구구궁!!


마법진 걀라르호른이 섬뜩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닥터 사이클롭스 "닥터 사이클롭스가 명한다! 나와라! 그래비티 몬스터!!'



그래비티 몬스터

「――――――」

「――――――」

「――――――」


시커먼 구체가 마법진에서 불룩 튀어나온다.


그래비티 몬스터라고 하는 걸 보니, 저건 아마 중력 덩어리일 것이다.


여신 주노를 가둘 정도의 힘을 지닌 마법진이 만들어낸 중력구다.


보기와는 달리 엄청난 힘을 가졌겠지.


미나사키 "우와, 뭔가 큰일났네. 그럼, 나는 여기서 작별!! 후우마, 힘내! 바이바이!"


기회를 보는데 민첩한 미나사키가 가장 먼저 도망쳤다.


뭐,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닥터 사이클롭스 "가라! 놈들을 처치해!!"

나 "어쩔 수 없지. 해치우자, 유키카제!"

유키카제 "오케이! 변태 마술사를 때려눕혀 주겠어!"


***


그래비티 몬스터 "──."

유키카제 "테야아아아앗!!""


파직파직파지이이익!!


유키카제가 뇌총을 마구 쏜다.


오늘 일로 상당히 화가 난 듯 평소보다 거센 일격이다.


그래비티 몬스터 "────."


하지만 그 무시무시한 뇌격은 중력구에 소리도 없이 빨려 들어간다.


조금도 데미지를 입은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유키카제 "뇌격을 삼켰다!?"

나 "그럼 내가! 하앗!!"


나는 측면에서 그래비티 몬스터에게 덤벼든다.


적은 둥둥 떠 있을 뿐 피하려고조차 하지 않는다.


파킹!


검은 공에 칼이 닿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엄청난 척력斥力으로 칼이 튕겨나갔다.


나 "우읏!!"


난 반발하는 칼과 함께 뒤로 날아간다.


유키카제 "후우마 위에!!"


유키카제가 내게 경고한다.


자세를 무너뜨린 내게 또 다른 중력구가 위에서 내려온다.


나 "치잇!!"


보기보다 거대한 것이 떨어지는 느낌에 등줄기가 얼어붙어, 나는 필사적으로 땅을 박차고 옆으로 물러섰다.


쿠우──웅!!


내가 있던 곳이 깊이 함몰했다.


그 크기로 어느 정도의 무게를 자랑하는지, 제대로 맞았으면 어떻게 되었을지,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유키카제 "이 녀석 겉보기와 달리 장난 아닌데!?"

나 "성가신 적이로구만."

닥터 사이클롭스 "후하하하하!! 그 정도냐! 이 어리석은──."

유키카제 "하앗!"


파직파직!!


닥터 사이클롭스 "뭣!?"


잘난 척하는 닥터 상대로 유키카제가 그 대사 중간에 쐈다.


송사리가 강하면, 그것을 조종하고 있는 본인을 쓰러뜨리겠다는 가차없는 일격이었지만,


그래비티 몬스터 "────."


본인은 전혀 반응을 못하지만, 중력구가 툭 튀어나와 막으며 뇌격을 다시 삼켜버린다.


유키카제 "쳇! 자동으로 가드하긴!"

나 "아무래도 저 할아버지의 의사와 상관없이 움직이는 것 같아."

유키카제 "역시 공을 먼저 어떻게든 해야겠네!"

닥터 사이클롭스 "......이, 이 어리석은 놈들이! 그런 잔꾀가 통할 줄 알았나."


잘 만들어진 몬스터의 보호를 받은 마술사는 일련의 공방이 모두 끝난 뒤에야 대사를 계속한다.


신을 가둘 정도의 마법진을 만들어낸 마술사지만, 전투에는 영 젬병인 모양이다.


그 점은 도움이 되지만, 저 그래비티 몬스터는 예상 밖의 강적이다.


주노 "이상하네─, 분명 힘을 좀 더 줬을 텐데."


고전하고 있는 우리에게 주노가 고개를 갸웃한다.


나도 할 말이 있었다.


나 "주노! 앙제는 왜 안 불렀냐!"

주노 "불렀을 텐데."

나 "어디에도 없었어!"

주노 "가까이 있는 것 같은데."


주노는 의아한 듯 주위를 둘러보고,


주노 "아......왠지 그쯤에서 주노의 파워가 느껴지는데. 저기, 땅바닥에 번개를 쏴봐."

유키카제 "어? 어디?"

주노 "거기 그쯤."


주노는 내 오른쪽 뒷공간 근처를 지팡이로 가리켰다.


유키카제 "잘은 모르겠지만, 으랴아아앗!!


주노의 말대로 유키카제는 텅 빈 곳에 뇌격을 때렸다.


뇌격의 굉음에 이어 공간이 우지끈 깨져나가고,



앙제 "토옷."


맥빠지는 목소리와 함께 앙제가 뚫린 구멍으로 내려왔다.


물론 웨딩드레스 차림으로.


나 "앙제!"

앙제 "기다렸지."

나 "늦었어!"

앙제 "옷을 갈아입는데 오래 걸렸어."


영문 모를 소리를 하지만, 확실히 웨딩드레스가 전과 바뀌었다.


앙제 "후우마도 옷을 갈아입었구나. 잘 어울려."

나 "뭐?"

유키카제 "아, 그러네. 옷이 바뀌었어."

나 "와악!?"


둘이 말하고 나서야 깨달았다.


또 턱시도로 변한 상태다.


게다가 나는 잘 모르겠지만, 지난번과 디자인이 다른 것 같다.


주노 "드디어 주노의 파워가 제대로 닿았다는 느낌이네♪"


아무래도 그런 것 같다.


전혀 기쁘지 않지만.


주노 "신부가 둘인 건 좀 예상 밖이지만."

앙제 "신부가 둘. 후우마, 그 사람은?"


앙제가 물었다.


내가 입을 열기 전에 유키카제가 빠르게 말한다.


유키카제 "미리 말해두지만, 나는 후우마의 애인도, 약혼자도, 아무것도 아니니까!"

유키카제 "주노 때문에 이런 웨딩드레스를 입어, 이런 곳에 와 있을 뿐이야!"

유키카제 "그리고 적은 저 녀석. 저 마술사. 검은 건 중력구. 인력과 척력을 사용하고 뇌격을 흡수해. 조심해."

앙제 "이름은?"

유키카제 "닥터 사이클롭스라는 거창한 이름이야."

앙제 "당신의 이름."

유키카제 "응? 아, 나? 유키카제야. 미즈키 유키카제."

앙제 "앙제. 잘 부탁해."

유키카제 "잘 부탁해! 그럼 바로 쓰러뜨려볼까!"

나 "뭐, 그렇게 된 거다. 부탁할게."

앙제 "알겠어. 그럼, 텐타클 스톰."


웨딩드레스 차림인 앙제의 등에서 기계 촉수가 튀어나왔다.


익숙한 담담한 구호와 함께 촉수가 미쳐 날뛰는 기세로 쏟아진다.


닥터 사이클롭스 "후하하하! 어리석긴! 그런 모조 촉수 따위로──뭣이!?"


닥터 사이클롭스가 경악하고 나도 놀랐다.


즈가가가가가가가갓!!

팡팡팡팡팡팡!!


나와 유키카제의 공격이 전혀 통하지 않던 중력구가 풍선처럼 터져나간다.


주노 "그러니까 주노의 파워가 제대로 세 명에게 넘어갔다니까. 그런 공 따위 낙승이지."

유키카제 "그럼 빨리 말해!! 간다!! 라이트닝 슛!!"


투콰아아아아아아앙!!


유키카제는 이때다─라는 듯 뇌격을 퍼부었다.


무시무시한 번개의 분류에 몇 개의 그래비티·몬스터가 삼켜져, 분쇄당한다.


나 "그럼 나도. 하앗!!"


서걱!!


내 칼도 튕겨나가는 일 없이 적을 간단히 베었다.


과학이니 마술이니 중력이니를 초월하는, 문답무용의 신의 힘이다.


나, 유키카제, 앙제 모두 결혼식장에서 빠져나온 듯 싸우기에 적합한 꼴은 아니지만.


그래비티 몬스터를 모두 파괴할 때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