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전챈 되가는거 같아 빨리 써본다.

이번 SCP는 3000번 경연작들이다. 

3000번 경연의 주제는 바로

"공포"

바로 SCP의 정체성과 가장 맞닿아 있는 주제다 보니 진짜 띵작들이 여기서 많이 등장했다.

그러다보니 전에 언급했던것들이 꽤 많이 등장한다. 그래도 대충만 설명하고 넘어가겠다.





1. SCP-3333 탑

윌리엄스 박사님! 제발요! 문 열어 주지 않으시면 적으로 간주합니다! / 오지 마!

윗쪽 다락방을 통해 끝없이 올라가는 화재초소. 

경연 3위작이다.

이전에 소개한적 있지만 그래도 한번더 이야기하겠다.

고전 SCP 중에서 가장 수작을 꼽으라면 난 항상 SCP-087 계단통을 꼽는다. 탐사할 떄의 으스스함과 미스터리함, 크리쳐의 오싹함은 요즘 SCP 못지않게 몰입감이 상당하다. 이 작품은 바로 이 087을 모티프로 제작되었다. 모든면에 있어서 087의 정 반대이다. 계속해서 올라가고, 정상이 존재하면서 마지막 4번째 탐사가 보존되어있다.

여러모로 클래식한 느낌이 여전히 살아있는 명작 SCP라고 생각한다.


2. SCP-001 로크의 제안/ 새벽이 밝아올 때

엄마. 아빠. 아리. 미안해.

갑작스레 태양빛이 생물체를 슬라임의 형태로 변화시키게 된다. 

작가가 경연에 올렸다가 중간에 노선을 틀어 001로 넣은 작품이다.

우리에게 친근하고 희망을 주던 존재인 태양이 인류를 말살시키는 존재가 되고, 슬라임으로 변한 사람들이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감염시키는 포스트-아포칼립스 느낌의 작품이다. 등골이 오싹해지는 연출과 화자를 '당신'이라 칭하는 문체, 그리고 주인공과 나 모두 모니터를 바라본다는 컨셉 덕에 상당히 몰입된다. 


3. SCP-3000-EX 개조된 병상

PoI-3000-1: 마법 같은 건 없죠. 그냥 지어낸 이야기나 환상 같은 거고, 진짜가 아니죠.

끔찍한 의식을 벌이게 만드는 병원침대. 인줄 알았으나... 

경연 출품작은 아니지만 경연의 일부로써 주제와 완벽히 부합하는 작품이다. 해명됨이라는 특성을 매우 잘 이용한 여타 변칙 개체보다 더 무서운 그런 작품이다. 그런 의미에서 역발상으로는 이게 최고봉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4. SCP-3004 이마고

그놈은 큰 벌레이자, 늙은이입니다. 십자가에 매달린 매미이고, 스테인드글라스이자 무한히 뻗어나가는 나무죠.

기독교에 기생하며 신앙심을 가로채가 언젠가 강림할 날을 기다리는 매미신.

경연 20위작이다. 의외로 낮은데 이는 신성모독적이라는 이유로 받은 반대표 때문. (솔직히 그 심정이 이해가 된다.)

이거도 지난번에 공포편에서 소개한 적이 있다.

인간의 마지막 안식처인 종교마저 무너뜨리는 완전한 코즈믹 호러를 다루고 있음과 동시에 인류를 지키기 위해 기독교마저 희생시키려 하는 재단의 대처가 매우 비장해서 특히 인상이 깊었던 작품이다.

내 최애 SCP를 고르라면 탑5 안에 드는 친구다.


5. SCP-3000 아난타세샤

아난드…내가 틀렸네. 신이시여 날 구하소서. 이놈은 그게—

사람을 잡아먹고 기억소거제의 원료를 배출하는 인지재해성 거대 뱀장어

대망의 경연 1위작이다.

점점 미쳐가는 사람들의 심리묘사와 크리쉬나무티 박사의 독백, 그것을 지켜보는 아난드 박사를 바라보며 점점 공허로 차오르는 모습이 으스스하게 묘사된다.

더욱이 문화가 사라져가고 다른 문화가 섞여가는 것을 인간의 의식이 서로 혼합되어 가는 식으로 은유를 한 점과, 아난드 박사의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가 묘하게 오버랩 되면서 뭔가 씁슬한 분위기도 존재한다.

이 외에도 재단이 지속적으로 D계급을 갈아넣는 클래식한 모습까지 여러모로 1시리즈스러움이 상당히 묻어나는 띵작이다.




재단물 자체가 공포에서 시작한지라 이번 경연에선 상당히 고전적인 호러 작품이 많이 나온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개인적으로 3000번 경연에 명작이 많이 나왔다고 본다. 이 외에도 3001 적색현실(2위작) 3002 생각 암살 기도(4위작), 3300 우천(8위작), 3966 떨어져나가다(10위작) 등등등 다른 작품들도 한번씩 보는걸 추천한다. 다들 우열을 가리기 힘든 명작이고, 이중에서 5개만을 선정하는데 정말 힘들었다.

그럼 난 이후 4000번대 경연작으로 돌아오도록 하겠다

ㅂ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