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적으로 재단 내에서 경연대회를 한다. 여러가지 주제로 정기적으로 하게 되지만, 가장 큰 의미가 있는 경연은 아마 n000번대 경연일 것이다.

기존의 1000번대가 다 차고 새로운 시리즈를 열 가장 첫번째의, 딱 맞어떨어지는 넘버링은 상당히 큰 의미를 가지고 있기에 많은 사람들이 칼을 갈고 준비한 모든 SCP가 격돌하는 번호다.

이제부터 간간히 2000~4000까지 3편에 걸쳐서 각각의 출품작들과 선정작들에 대해 소개해 보겠다.

1000번은 딱히 재미있다고 느낀거도 없고, 그렇게 많이 읽어보지 않은 것이 많아서, 5000번은 번역된게 없어서 생략하도록 하겠다.

(참고로 1000번의 주제는 도시괴담, 5000번의 주제는 미스테리이다.)



2000번 경연의 주제는 바로

SF

여기 출품된 거를 보면 진짜 별에별 장르가 다 있다고 느껴진다.

가오갤 같은거 부터 블록버스터같은것 까지 다양하다.

이중에서도 특히 재밌게 일었던것들을 한번 소개해 보겠다.





1. SCP-2998 변칙적 송신, 2485 메가헤르츠

동그란 말뚝을 네모난 구멍에 끼우지 못한다.

사람을 세뇌시키는 우주에서 오는 전자기 신호. 세뇌된 사람들은 외계인들의 의지에 따라 재단을 와해시키지만, 아직 세뇌되지 않은 재단 인원이 어떻게든 수습하려 한다.

경연 2위작이다. 블록버스터급 스케일과 초유의 사태에 대한 실감나는 표현, 여러 판본으로 된 문서를 보며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살펴보는게 꿀잼인 작품이다. 

강한 연결성: 055, 579



2. SCP-2682 눈먼 백치

입. 항상성. 화학! 물리! 양자! 끈!

다중우주를 떠돌다 우연히 이곳에 오게 된 파리 끈끈이에 붙어있는 보라색 산딸기의 형태를 한 무언가. 그는 우리 우주에 대해 알려고 하지만,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다른것들을 이해할 수 없어한다.

경연 3위작이다. 개인적으로 상당히 좋아하는 작품. 별칭은 크툴루신화의 아자토스의 별명이긴 한데, 크게 연관은 없다.

모든것을 아는 지식의 최정점에 오른 자가 다른 우주에서 얼마나 무력하고 무지한지, 지식이라는 것이 지극히 우리의 세계에 통용된다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SCP이다. 정말 여운이 깊어서 계속 찾아보게 만드는 작품인듯 하다.



3. SCP-2003 선호되는 선택

선호되는 선택: 소행성 충돌 직후 대부분의 인류가 사망하고 행성은 인간의 지속적인 생존에 부적합하게 변화한다.

타임머신 장치. 미래는 몇가지의 확정된 묶음으로 흘러간다. 이것을 재단이 현재로써 가장 선호되는 선택인 소행성 충돌의 미래로 유도한다.

경연 5위작이다. 내가 좋아하는 칼리닌이 쓴 작품이다. 정말 다양한 버전의 지구 멸망 시나리오를 구경해 보는게 재미지다. 마지막 나오는 다른 행성에서의 삶은 연작 001과거와 미래의 프롤로그 격인 거라 일단은 무시해도 상관 없다.



4. SCP-2000 데우스 엑스 마키나

SCP-2000은 K등급 세계멸망 시나리오를 막을 수 없을 때 인류의 절멸을 막기 위해 문명의 재구성을 목적으로 건설된 재단 시설이다.

말 그대로 인류 백업장치. 시간여행, 현실조정에도 안전하다.

대망의 1위작이다. 툭하면 인류멸망인 이쪽 세계관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으려는 재단이 결국 일을 벌였다. 매력적인 설정들과 역대급 스케일로 똘똘 뭉친, 유명하기도 매우 유명하고, 이후로도 많이 거론되는 SCP다.

호불호가 좀 갈린다고는 하지만, 그 영향력과 스케일만은 인정할만 할 거 같다. 



5. SCP-2020 너무 뻔하지?

기다려 봐. 얘들아. 아이디어가 또 하나 있거든. 방금 떠오른 아이디어야.

SF 작가 지망생인 외계인. 쉴새없이 '좀 뻔한' 아이디어를 내뱉는다.

경연 19위작. 원래대로라면 2000이 마지막에 나와야 하지만 이거만큼은 마지막에 설명하고 싶었다. 사실 작품 경연위 취지보다는 경연으로 나왔던 작품들을 대거 패러디해서 '좀 뻔한 컨셉'이라고 까는 SCP이다. 2000과 2003은 물론이고 지난번에 언급한 2001-J도 나온다.

특유의 말투와 B급 감성으로 떡칠 된 다른 SCP를 보는게 꿀잼 포인트이다.






2000 경연은 다른 경연에 비해 그닥 크게 다가오지 않는 듯 하다. 3000번이랑 4000번은 딱 보자마자 아 이거 경연작이겠거니 하는 작품들이 있는 반면, 이거같은 경우엔 좀 진짜로 뻔하다 싶은게 몇몇 있어서 그런듯 하다.

다음엔 3000번 경연작 추천으로 돌아오겠다

ㅂ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