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있던 동네엔 여고가 하나 있다. 예나 지금이나 예쁘고 똑똑하고 공부잘하기로 소문난 여고였음.
근데 그 여고가 되게 특이한게, 나도 한 두번 공식 행사 때문에 간 적이 있었는데 구조가 되게 이상함.
정확히는 기억이 안나지만 중앙 현관으로 들어가면 왼쪽 오른쪽 복도가 있는데
가운데는 지하 1층에서 키우는 나무가 훤히 보이고,
옆으로 1.5층, 2.5층 이런 식으로 반층이 더 있었음.
암튼 유명한 명문 여고 치고는 기괴한 구조 때문에 이런저런 괴담이 많았음 (아마 그 학교에서 여고괴담을 찍어서 그런걸수도 잇고)
그래서인지 여고 7대 괴담이라고 아는 사람들은 아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궤를 달리하는 괴담이 있었음.
옛날에 여학생 A가 있었는데 얘가 좀 뚱뚱하고 못생겼었나봐. 그것 때문에 A가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데
A는 괴롭힘을 당하며 외모 콤플렉스가 심해져갔고, 결국 야자하던 도중
투신자살했데.
학생이고 선생이고 전부 놀라서 급하게 수습했는데,
그 때가 본인 학창시절이던 10년 전 기준으로도 엄청 옛날 일이었던 만큼
왕따나 학폭에 대해 큰 경각심도 없고
그냥 학업 스트레스로 인한 투신자살로만 생각하고 끝났었데.
문제는 A의 죽음 이후로 학교 전체의 분위기가 이상해졌다는거야.
첨에는 왕따라고는 해도 같이 공부하던 친구가 죽어서 적응이 덜 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상하고 소름돋는 분위기가 계속되서 결국 무속인을 불렀다더라.
그 무속인은 굿을 거창하게 치를 필요는 없지만
죽은 영혼을 달래줄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말했고
이를 기점으로 실내화 갈아신는 현관에는
거울이 놓이게 돼.
"지친 영혼들이 쉬어갈 수 있기를"
대충 이런 문구가 박힌 거울이
그리고
그 거울은 외모 콤플렉스가 심했던 A를 기리기 위해서인지
평소보다 다리가 길고 날씬하게 보인다고 하더라.
이렇게 괴담은 끝나게 돼.
최대한 재밌게 쓸려고 했는데 어땠는지 모르겠다 ㅎㅎㅎ
마지막으로 내가 왜 이 괴담을 좋아하는지 알아??
난 실제로 그 거울의 문구를 봤었거든.
지금도 그 거울이 있는지 모르겄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