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서 말했듯이 귀신얘기는 일절없음....
일단 얘기는 내가 gop에서 근무하던시절, 개말년때 이야기임
gop근무는 다들 알겠지만 경계근무가 주를 이루고있는데 특히 야간근무가 중요함 ㅇ
보통 3개조로 나눠서 주간 / 전반야 / 후반야로 근무 돌리는데 우리부대는 2주간격으로 교체했었음
내가 전반야 뛰고 주간으로 교체되던날 새벽에 있던일임
꽤 된 얘기라서 근무시간이 정확히 언제언제로 나뉘는 지는 기억안나는데 대략 1~2시사이에 소초로 복귀했던거 같음
원래는 소초로 복귀한뒤에 바로 씻고 자야하지만 차피 담날에 주간근무로 바뀌겠다 몇시간 못잘바에는 그냥 놀아야지하는 맘으로 상황실에서 애들이랑 시시콜콜한 농담 따먹기하면서 앉아있었는데 cctv병 후임이 중대장이 순찰돌다가 우리소초로 진입하고있다고 말해주더라
내가 아무리 병장이고 짬을 먹었어도 중대장한테는 걸리면 ㅈ되는걸 알기에 바로 씻고 잘려고 생활관돌아온뒤 잠깐 있다가 씻으러 출발함
당시에 북한이 지랄지랄하던상황이기에 등화관제를 유지하고있어서 복도끝 상황실에서 희미하게 나오는 불빛과 조금씩 들어오는 달빛에만 의지하며 희미한 윤곽만 따라서 샤워실로 가고있는데 화장실을 지나칠때 화장실에 뭔가 서있는게 느껴지는거임 ㄷ
자세히는 보이지않지만 무언가 서있다는 확신이 느껴지고 순간 몸이 굳었지만 그래도 군인인지라 화장실 불키면서 '너 뭐야!' 이렇게 외쳤는데
화장실에 서있던건 후임 A였음
이 후임 소개를 간략하게 하자면 원래 같은 소대였고 꽤 친했던 후임이였는데 올라오기 직전에 중대장 통신병으로 뽑혀서간 친구 그러니까 중대장이 순찰돌때 같이온 상황인거지 그친구 얼굴을 보자마자 무서운건 싹사라지고 나도 긴장이 풀리면서 '아 뭐야 너였냐'라고 말했는데 뭔가 좀 이상했다....일단 불꺼진 화장실에 혼자 서있는거도 이상했고 보통 갑자기 불이켜지면 급격한 반응이라도 있어야하는데
그친구가 표정의 미동도 없이 멍하니 거울을 보다가 천천히 고개를 돌리며 나를 쳐다보는거임 ㄷ
나는 다시 긴장하면서 똥꼬가 조여오는 느낌을 받았지만 이내 A가 배시시 웃으면서 나를 반겼고
'곧 전역아니시냐 축하한다' '휴가는 잘다녀왔냐' '이번에 휴가다녀오면서 전역선물 사왔다 나중에 우리소초 들려라 주겠다' 등등 일상적인 얘기
한 10여분간 나누고 있었을때 상황실에서 중대장이 A를 부르는 소리가 들여오고 A는 다음에 다시보자고 인사한뒤 상황실로 뛰어간후 난 씻고
다음 근무를 위해 짧은 잠에 들음
몇시간채 못자고 일어나서 주간 근무를 위해 대충 준비하고 상황실로 나왔는데 대충봐도 분위기가 존나 험악한게 느껴짐
상황이나 cctv같은애들도 잡담은 없고 굳은얼굴로 근무스고 있고 소초장 부소초장 간부분대장까지 간부들까지 전부 나와있으면서 계속 전화하거나 바쁘게 뭔갈 하고있었음 우리도 덩달아 뭔가 터졌구나 짐작하면서 굳은 얼굴로 근무준비마쳤고 출발하기전에 내가 총대메고 나랑 친했던 간부분대장한테 무슨일 터진거냐고 물어봤는데 분대장이 일단 '근무 다녀와 다녀와서 알려줄게. 그리고 애들 총기관리 니가하고있어라' 이렇게 말함 아니씨발 뭔데요 하고 반문하고 싶었지만 얼굴표정보니 도저히 말이 안나와서 일단 근무에 투입됐는데 근무 시작하자마자 초소에 대대,연대,사단등등에서 전화 오면서 근무는 잘서고있냐 뭐 이딴 질문 쏟아내더라 대충 조리있게 대답하면서도 애들이랑 이것저것 추측해봤는데 솔직히 아는게 있어야 뭐 나오지 그냥 북한이랑 뭐 또 있나보다 생각하면서 근무마치고 복귀한후 소초장이 나만 따로 불러서 무슨일인지 알려주는데
A가 자살했다는거였다 자살장소는 b소초 화장실 자살한시간은 우리소초 출발한뒤 대략30분후
내가 있던 소초가 a소초니 우리소초에서 출발하고 순찰돌다 b소초에서 조금 쉴때 자살함
멍했다 나랑 꽤 친했던 후임이 나랑 얘기하고 웃는얼굴로 헤어진뒤 불과 1시간도 안돼서 죽었다는게 도저히 믿기힘들었음
충격이 크긴했지만 그후에 벌어진 군대 특유의 병신같은 일처리로 근무가 말그대로 2배로 늘어난뒤에는 정신이 없어서 근무스면서 지내다가 시간이 흘러 말년휴가도 다녀오고 내가 전역할때가 됨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는데 당시에는 소초에서 바로 나오고 들어가고 하지않고 중간에 후방cp라는 거점을 거치고 왔다갔다했음
동기들이랑 말년휴가 복귀하고 후방cp에서 잠깐있는데 거기서 조사차 휴양차 있던 사건당시 b소초 상황간부와 상황병을 만남
자연스럽게 얘기는 그때 그 사건으로 흘렀고 조용히 얘기듣다가 갠적으로 굉장히 소름돋는 말을 들었음
b소초 상황간부가 당시 상황을 얘기했는데 그 간부가 화장실을 지나칠때 불꺼진 화장실에 멍하니 거울쳐다보고있는 A를 봤다는거임 나와 마찬가지로  
분명 이상한 상황이지만 갠적으로 친분도 없고 그냥 피곤하니 쉬는가 싶어서 냅두고 다른곳에서 볼일 보고있었는데 1분도 채 안지나서 탕!.... 상황설명하면서 그때 자신이 뭔가 이상한걸 눈치채고 조치를 취했으면 이런일은 일어나지 않았을텐데 하면서 많이 자책하더라.....
그거듣고 나도 내가 겪은 일을 생각하면서 무서우면서도 아쉬웠음
만약 그때 내가 지나쳤다면 내가 최초발견자가 됐겠지
만약 그때 내가 뭔가 다른걸 눈치챘다면 그런일은 없었겠지
이런생각이 당일에도 전역하는 다음날에도 전역한뒤 몇주뒤까지 머리속을 떠나질않더라....
군대 자살기사들 보면 항상 생각나는 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