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그래. 드디어 받았네! 내가 방금 좀 이상한 일을 겪었거든. 너에게도 말해보려고.


  찰스, 이번엔 또 무슨 일이야?


  ─후우…. 말도 마. 진짜 이상한 일인데…. 너에게도 해당될까 싶어서.


  …? 해당이라니. 아, 그래. 말이나 해봐.


  ─우리가 학생 때 자주 만나서 놀았던 곳 알지? 어른들에게는 비밀이었던 그 장소.


  그래, 알지. 근데 거기가 왜?


  ─감쪽같이 사라졌어.


  뭐? 아니, 뭐 이상할게 뭐야. 재개발이라든지 했겠지.


  ─틀려. 장소가 사라졌어. 그래…. 정확히 말하면, 공간이 사라졌어.


  …. 그냥 네가 헷갈린 거 아니야? 건물 들어서고 해서… 착각했겠지.


  ─나도 그런 줄 알았어. 근데….


  근데?


  ─그 장소에서 한 블록 앞은 경찰서였지. 비밀 장소의 뒤는 레스토랑이었고. 우리의 비밀장소는 나름 큰 숲속에 있었어. 맞지?


  그래. 그렇지.


  ─…사라졌어. 그 숲이 통째로. 이젠 경찰서와 레스토랑이 붙어있다고!


  세상에. 지금 고작 그게 이상한 일이라는 거야? 숲을 없애고 그다음 레스토랑 뒤편에 경찰서를 지은 게 아니겠어?


  ─그럼 경찰서를 새로 지어야 하겠지만…. 몇 년째 써져있던 그 낙서 알지? Can you can a can……. 아, 하여튼. 그 잰말놀이 낙서 있잖아. 괜스레 붉은색이어서 살짝 공포스럽던 거.


  뭐…, 남아있다고?


  ─그래! 남아있다고! 나도 안 믿겨서 몇 번이나 재확인했어! 지나가는 할머니에게 물어도 봤지. “여기에 숲이 있지 않았나요?” 라며.


  …. 뭐라 답하셨는데?


  ─“숲이라니…. 다른 지역과 착각한 거 아니니? 여기는 다른 숲과 거리가 멀단다. 물론 여기에 숲이 있었던 적은 더더욱 없고.”라고 하셨어.


  …. 잠깐. 네가 진짜 맞는 주소로 간 게 맞긴 해? 아니 맞겠지…. 그 낙서가 있었다면.


  ─그래…. 그래도 난 너무 안 믿겼어. 그래서 내가 혹시라도 착각한 게 아닐까 싶어서 같이 비밀 장소에서 놀던 바네사에게 연락해 봤어.


  그랬더니…?


  ─바네사는 기억을 해. 우리가 여기서 얼마나 바보같은 짓을 했는지도 다 기억하고 있더라….


  다른 사람은 어때? 뭐…. 네 삼촌이라든가.


  ─모르시더라고. 그래서 내가 그럼 난 뭐 하면서 놀았었냐고 물었거든? 집에서 너네랑 보드게임하면서 시간 보내지 않았냐고 하셨어.


  ……. 그래, 더 말해봐.


  ─그래서, 내가 가설을 세워봤지. 저기서 같이 놀았던, 혹은 저 장소를 아는 사람만이 숲이 사라진 것을 안다…고. 그 숲만을 아는 건 별 의미가 없는 거 같더라. 우리 삼촌은 그 레스토랑에서 일했잖아. 당연히 숲도 봤을 테니까.


  그렇겠지. 그러면… 이건 도대체 뭘까.


  ─하아…. 하여튼 뭐 그래. 나도 잘 모르겠어. 솔직히 말하면 지금 거기서 놀았던 기억이 잘 안 나기 시작해.


  아…. 나도. 바네사는 어떠려나. 지금 메시지 좀 보내볼게.


  ─응, 알았어. 답장 오면 말해줘. 난 다른 거 하고 있을게.


  오케이.









  바네사에게 답장이 왔어! 그런데… 좀 심각한 거 같아. 네 삼촌 말대로 우리 보드게임하면서 놀았다네. 숲은 기억나냐고 했더니, 무슨 숲이냐면서 되묻더라…. 어떡하지?


  ─응? 숲이라니? 무슨 말이야?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