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인간을 찾았다. 



*

이틀 전에 탐색 임무를 나간 스틸라인 소대가 어젯밤 어느 폐건물에서 멀쩡히 가동중이던 동면 포드와 그 안에서 살아 숨쉬는 인간 한 명을 추가로 발견했다고 한다.



그 소대가 탐색 임무에서 복귀함과 동시에 그 포드는 닥터의 연구실로 이송되었다. 당연히 포즈의 출처를 확인하기 위해서이다. 그 출처를 알아내면 포드 안에 있는 사람의 신분도 자연스럽게 알아낼 수 있으니까. 



그러나 연구 도중에 뭔가 이상한 점이 확인되었는데, 삼안이나 블랙리버 같은 대기업에서 만들어졌다는 흔적이나 표시가 단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법적으로 정상적인 절차를 밟지 않고 완전히 야매로 만들어진 존나, 개, 미친, 매드 사이언티스트의 작품이었다.



... 라고, 자신의 자존심에 대문짝만한 기스가 생겨버린 표정을 한 닥터가 크게 화내면서 귀청이 떨어져 나갈 정도로 빽빽 소리를 지르며 설명했다.



기본적인 절차는 이제 다 진행한 것 같다. 이제 두번째 인간을 동면에서 깨우고...



"주인님!!!!!"



리리스가 그건 너무 위험하다면서 나를 말렸다. 두번째 인간이 돌변해서 나를 죽이려 들 수도 있다면서.



... 너랑, 나랑, 애들이 같이 가면 되는 거 아니니?



"아...!"



*

지휘관 애들, 라비아타, 리리스와 나는 우리의 앞에 놓인 동면 포드를 바라보고 있었다. 동면을 해제하는 중이었기에 그 옆에서 닥터가 컴퓨터를 붙잡고 한참 골머리를 썩히고 있었다.



"저기... 오빠? 언니들? 혹시 터질 수도 있으니까 놀라지 마. 문제가 있는 건 아니고, 이 깡통이 여간 불안정한 게 아니라서. 솔직히, 이게 어떻게 한 번도 안 고장나고 몇 백년을 버틴 건지 신기할 정도거든. "



그렇게 몇 분이 지났을까, 닥터가 기지개를 피우면서 의자에서 일어나 우리를 향해 엄지를 올려보였다. 성공했다는 신호겠지. 닥터가 뭔가 빼먹을 애도 아니고.



닥터가 신호를 보냄과 동시에 포드의 틈새에서 하얀 연기가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문이 옆으로 젖혀져서 천천히 그 안에 있는 두번째 인간의 모습을 드러냈다.



주위를 멤돌던 하얀 연기가 완전히 걷히자, 그에 맞춰서 그 안에 누워있었던 두번째 인간도 잠에서 깨어나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 아으..."



어깨을 살짝 덮는 긴 흑갈색 머리에 검은 눈을 한 작은 체구의 남자였다. 사실 남자인지 여자인지 조금, 아니 좀 많이 헷갈렸지만 방금 그가 낸 목소리를 듣고 남자인 걸 확신하게 됐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직접 알아내는 거지만, 좋든 싫든 친해져야 할 사이인데 첫 만남에서 호감도를 깎을 순 없지.



그 모습을 보며, 나는 침묵했다.



"..." 메이도 침묵했다.



"..." 칸도 침묵했다.



"..." 용도 침묵했다.



"..." 아스널도 침묵했다.



"..." 레오나도 침묵했다.



"..." 팬서도 침묵했다.



"..." 리리스도 침묵했다.



"..." 라비아타도 침묵했다.



"음...!" 마리도... 



어??



누가 낸 건지 안 봐도 뻔한 감탄사에 나는 고개를 돌려서 그를 바라보는 마리를 째려봤다. 아무것도 모르는 척, 내 시선을 애써 외면하는 마리를 보면서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좀 참자."



"죄송합니다, 각하."



나는 천천히 발걸음을 내딛고는 그의 앞까지 왔다. 처음 본 나를 경계하는 눈치였지만, 이 곳에 적응한다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문제였다. 애들 성격이 나쁜 것도 아니고.



아, 티타니아나 장화같은 애들은 어떻게 한담. 생각해보니까 리리스도 위험하네.



나는 눈을 질끈 감고는 다시 눈을 떴다. 그리고는 몸을 숙여서, 그에게 손을 내밀었다.



"안녕. 정신이 좀 드니?"



"..."



그는 내 손과 내 얼굴을 번갈아보더니 입만 뻥긋거리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내가 못생겼나?



"저기, 대답 좀 해주겠니?"



"... 아에?"



어?



"으에, 흐에에헤으으에..."



그의 입에서 나오는 이상한 말들에, 아니. 사람이 정상적인 목을 가지고 내는 소리가 맞나 싶을 정도로 맥없는 목소리에 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이 들어서 닥터를 돌아보았다.



"좆..."



닥터의 입에서 한 단어의 욕지거리가 흘러나왔다. 고작 한 단어로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는 유추하기 힘들었지만, 적어도 지금이 무슨 상황인지는 쉽게 유추해낼 수 있었다.



내 뒤에 있는 애들도 나와 같은 마음이겠지.



'좆'



'됐'



'다'



'아'



'아'



'아'



'아'



'아!!!!!'



'... 유아퇴행 플레이도 나쁘진 않겠군. 마리의 동참 여부를 확인해야겠어.'



'음!!!'



"으에에헤에에 아으에에..."





+

현타씨게온다

솔직히 나쁘지 않게 쓴것같은데 니들은 어떰

사령관시점은 프롤로그만(아닐수도잇음)

script by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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