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모음집




20




















라붕씨.





















.................
















.............











































(씨익)







































오르카에 귀환한 직후.







5명 전원, 방에 복귀하자마자 우선적으로 옷부터 갈아입고, 샤워를 하기위해 잠시 자리를 비우기로 했다.


야 라붕아. 우리 씻고올거니까 넌 저기 왼쪽 샤워장 보이지? 저기서 씻으면 돼. 속옷이랑 생활복도 실키가 저기에 따로 준비해뒀으니까 알아서 잘 쓰고.



"아, 넵...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제가 혼자서 샤워장을 독차지하는것 같은데... 다른분들은...."


이미 다 씻었어 임마~ 그럴시간에 어서 씻기나 해라... 그럼 간다~



........



"........샤워나 하고 올까...."



뭔가, 이프리트가 저렇게 말할때마다 느끼는건, 굳이 깊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그녀가 하라는대로 하면 될것이다.



"......후우...."



정말로, 오늘은 재밌게 놀았네.



"..........."























6명은 모두 오늘 겪었던 홀가분한 느낌을 간직한채 생활관으로 복귀했다.

그 이후에는... 별 차이랄건 없었다. 그냥 밖에서 그러하였던 것처럼, 여전히 먹고, 마시고, 함께 떠들고... 즐겁게 놀았다.



'정말... 즐거운 하루였지...'



하지만, 이제는 그런 시간도 슬슬 얼마남지 않았다. 시계는 현재 9시를 가리키고 있었으며, 오르카의 모두가 하루를 마무리 하고자 마지막 준비를 진행하고 있을 시간.

나도 이제는... 일어서야지.


음? 어디가심까 라붕씨? 아! 화장실 가심까? 화장실은 나가서 오른쪽에 꺾으신뒤에....



"저..."


넵?



사실은, 조금만 더 있고 싶다는걸.

그녀들의 눈앞에선 티내고 싶지 않았다.

이유는, 그야 당연히... 이렇게 상냥한 사람들이라면 분명, 내 손을 잡고 놔주지 않을테니까.

그리고... 그렇게 붙들리는 순간, 난 이곳을 나가려고 하지 않을테니까.



그런 본심은... 서로를 위해서 접어놓아야 한다.



이 사람들에게, 나에게 추억을 선물해준 그녀들에게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해놓고, 그걸 대놓고 깨뜨릴 자신이 없으니까.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네요."


엥? 시간?? 아... 그러고보니, 벌써 밤이지 말임다... 아아아~ 즐거운 시간은 왜이리 빨리 지나가는지 모르겠슴다~~



아쉬움을 1도 감추지 않고 뒤로 벌러덩 드러눕는 브라우니를 묵묵히 바라보며 다음 할 말을 준비했다.

언제나 밝고 낙천적이면서, 주위의 눈치는 전혀 보지않고 자신이 원하는것은 전혀 감추지않고서 당당히 외치는 모습은, 언제나 감정을 숨기고 모든것을 속여나가며 모두와 거리를 두는 라붕이에게 있어서 너무나도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비록 그런 성격으로 인해서 그녀로 인한 크고 작은 사고는 끊이질 않고, 항상 구박받기 바쁜게 브라우니라는 사람의 일상이었지만, 그럼에도 결코 기죽는일 없이 항상 밝고 긍정적인 미소를 잃지않는다.

자신도 내심, 저런 성격을 타고났더라면, 나의 상황이..... 나의 삶이 조금은 다른 방향을 향하지 않았을까 하는, 의미없는 상상을 하기도 했었다.



'...예나 지금이나... 참 시끌벅적한 사람이란 말이야... 지치지도 않는지 원.'



그런 그녀의 모습을, 라붕이는 작은 미소를 지으며 말없이 바라보았다.

이런 당신이기에, 옆에 붙어있는 내내 정말 즐거웠다고.... 속으로 그녀에게 또 한번 감사의 한마디를 읊조렸다.



........




"오늘 하루, 정말 여러분덕에 너무 즐겁게 보냈네요. 정말로 고마워요 여러분."



이미 했던 이야기지만, 나가기전에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딱 한번만 더 반복하기로 했다. 

말한마디 없이 이어질 일방적인 작별이후에, 미련이 남지 않도록.


에이~ 뭘 그런걸로 고맙다고 하세요~ 여기선 그런게 일상인걸요!


맞아요 라붕씨. 오늘만이 아니에요. 오늘이 끝나도, 그 이후에도, 아니면... 내일이라도 또 다시 함께 즐겁게 지낼수 있잖아요. 그야 우린, 이제 가족이니까요.


오늘 저희도 정말로 즐거웠습니다 라붕씨. 그런 의미에서, 또 와주실거죠? 언제라도 환영할게요.



".........고마워요........"


.............



미련을 갖지 않기위해서 일부러 같은 말을 한번 더 반복한거였는데, 내가 잠시 그녀들에 대해서 잊고 있던게 있었다.

오늘의 작별인사를 건네면, 잊지않고 내일을 기약하는 인사로 화답해주는 사람들이었다는걸.

자신은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만남을 기억하고, 또 잊지않고자 작별을 건내지만, 그녀들은 그것을 당당히 부정하듯 다음을 기약해주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하필 이걸 잊고 있었네.



'.....이러면...안돼는데....'



시간이 지나 헤어질때가 다가오면, 미련이 없도록 후련하게 나가고 싶었다.

최소한, 내 안에 아름다운 추억 하나를 선물해준 그녀들이기에, 잊지않도록 새겨나가는 동시에, 결코 돌아보지않고 나가고 싶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내 미련은 내가 상상한것 이상으로 구질구질한 모양이다.



'....나가자... 이제 잘 시간들 이니까....'



이제는 하루가 끝나가고, 하늘 또한 저물었다. 

그녀들이 자신의 하루를 마무리 짓듯, 나도 이제는 오늘 있었던 추억을 마무리 짓고서 저물어야 한다.



"이제, 여러분도 오늘은 슬슬 주무실 준비를 해야겠네요."



처음이 어렵다고 했던가, 막상 결심을 하고 행동에 옮기니, 다행이도 말문이 막혀서 멍하니 서있는 일 만큼은 피할수 있었다.


정말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어! 그렇지 말임다! 벌써 10시 다 돼어가지 말임다... 아아.. 더 놀고싶지말임다......



아까까진 그렇게나 신나 하던 사람이 맞나 싶을정도로 텐션이 푸욱 꺼져버린 모습에 피식 하고 웃어버릴뻔 했지만, 지금은 접어두었다.

이제는, 가야지.



"여러분들도 이제는 내일을 대비해서 주무셔야할 시간이니까, 저도 이만 슬슬 마무리 지어야 할것같네요.

오늘 하루, 정말로 즐거웠어요. 좋은 꿈 꾸시길."



그렇게 가볍게 목례로 답한 후 생활관의 출구로 발걸음을 옮겼다.


엥? 라붕씨. 어디가심까?



그런 나를 마치 이해가 안간다는듯이 붙잡는 브라우니가 나에게 물었다. 

어딜가긴 임마. 자러가지.



"네? 그야... 밤도 늦었고, 이제는 여러분들도 주무셔야 하니..."


에, 어... 그건 그렇긴한데.... 라붕씨는 어디가심까? 안주무심까?



"....네?"



...내가 얘한테 말을 너무 어렵게 했나....


"푸훕....!"



"????"



뜬금없이 누군가가 웃음을 터뜨리는 소리가 들려 소리가 나는 방향을 향해 고개를 돌려보니 그곳에는 이프리트가 입을 틀어막으며 웃음을 참고 있었다.



'.....쟨 또 왜저러냐...'


"킥킥킥.....야... 넌 진짜... 눈치 없는 수준이 진짜.... 항상 예상을 뛰어넘네... 킥킥...."



"......네?"



뭐가 그리 웃긴지.... 알수없는 웃음을 연신 남발하며 킥킥대는 이프리트뿐만 아니라, 주위의 다른 대원들도 그냥 저마다의 방식대로 웃기만 할뿐,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뭐 임마....'



사람이 기껏 결심을 굳히고 나가려는데, 찬물이나 끼얹긴...


아니, 라붕씨도 자야하지 않슴까. 근데 어딜 자꾸 가는지 궁금해서 물어본검다.



"....네? 아니... 그야 이제는 저도 제 방으로 돌아가야죠... 말 그대로 시간이 많이 늦었으니까..."


.....네..?!



'........????'



아니 왜 그러는데......


라붕씨 자리는 여기 있지않슴까?? 근데 왜 굳이 나갈라고 하시는지 이해가 안감다.


"..........여기요???"



브라우니가 가리키는 손가락의 방향을 보니, 브라우니의 옆자리에 단정하게 깔린 모포와 배게가 깔끔하게......... 어?



".....저기......."


넵!



"말씀하신 자리라는게... 혹시 브라우니씨 옆자리....인가요....."


어.... 그야 라붕씨도 자야하니까... 이미 다 깔아놨지 말임다??



....?????????




아니, 그러니까.... 니들이랑 같이자라고?? 여자들만 자는방에서, 내가 같이??? 니들이랑?????











.............


















..............












....................













.......................




























................(씨익)



















"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아니!!!!!!!!!!!!!!!"


엥?! 또 왜그러심까?!



엥?! 이 아니지 임마!!!!!


"아, 아니.... 그...... 아무리 그래도 그건 좀....."


으음....???



아니, 왜 오히려 날 이상하게 쳐다보는데!!! 

그것도 다른사람도 아닌 브라우니가 마치 내가 비정상이라도 되는것마냥 이해가 안간다는 듯이 바라본다는게... 기분이 참 묘하다.


"그야... 여긴, 그..... 여자분들이 지내는곳인데..... 저같은 남자가 중간에 껴서 자는건 역시 좀....."


참나....이제와서 그런걸 의식하고 앉았냐.... 나도 얘랑 같이 니 자리 깔았거든? 애초에 너 하나 눕힐자리는 여기 차고 넘치는데, 뭐하러 또 겸손을 떨어..



그렇게 말하는 이프리트는 브라우니의 옆옆, 정확히는 내 침상 자리의 왼쪽에 누운채 천연덕스럽게 말하며 뒹굴고 있었다.

아니, 니들은 문제가 안돼도 내 목숨이 왔다갔다 하는 문제라고!!!


"그....두분이 괜찮으실지는 몰라도... 여긴 다른 분들도 상당히 많으신데.... 다른 분들께 폐가 되진 않을지..."



그렇게 말하며 나머지 사람들에게 신호를 보내니,




그거 모포랑 베게 전부 A급이에요 라붕씨! 

(뿌듯)


세탁도 깔끔히 해놓은거니까 뽀송뽀송 할거에요~^^


두분이서 정말 예쁘게 깔아놨죠?ㅎㅎ





...................



'아니 그게아니라....!!!! 그런 짓을 하다간 내가 죽는다구요!!!!'



만약 내가 얘네랑 같은방에서 잤다는 소리가 레드후드나 마리.....심지어 사령관의 귀에 들어간다고 상상만 해도.....





'끝이다.'




진짜로... 내 삶이 끝장난다.

그러니 그런 초유의 사태만은 막아야...!



꽈악



..........?



정신을 차리고 아래를 쳐다보니, 내 오른손을 꽈악 붙잡은 브라우니가 나를 바라보ㄱ.....


'으으읍...!!'



내 오른손을 붙잡더니 그대로 자신을 향해 잡아당기는 바람에 침상위에 꼴사나운 폼으로 넘어지고 말았다.



"저, 저, 저저저기.....!!!"



아, 안돼! 더 이상 위험한 짓을 할수는...!


저저저저기는 무슨 얼어죽을! 한밤중에 시끄럽게 소리좀 지르지마라 좀... 있던 잠도 다 달아나겠다 야!


자자자!! 오늘 하루 피곤하실텐데, 어서 잘 준비나 하십쇼!! 오늘은 절대로 안보내줄테니 그리 알고계시지 말임다~!



그렇게 말하는 두 사람은 양쪽에서 강제로 눕혀버리기 시작한것도 모자라 힘으로 나가지도 못하게 내 몸 위에 올라타서 압박까지 시도하고 있다!

아, 안돼! 어서 나가야...


아니, 진짜로 위험하다니까!! 니네 윗사람들이 이거 보면 어쩌려고 그래!!!


보면 뭐 문제생기냐. 하여간... 이렇게까지 윗사람 눈치보는 이 답답한 성격은 도대체 언제쯤 나아질련지...


에, 이뱀이 그런 소리를 함까?


조용히 해라...


아! 아무튼!! 좀 가만히좀 계십쇼!!! 평소에는 허구언날 죽상이던 사람이 지금은 왜이리 날뛰는검까!! 

그냥 얌전히 잘 준비나 하십쇼!





(물-컹)



.....???



이 감촉, 뭔가 많이 익숙한데...





..........













.................?!!!!!!











에휴... 이제야 좀 조용히 잠좀 자겠...














"흐으으으으읍!!!!!!!!!!"






(??????????)




아니 얜 또 왜 이러냐 진짜!!! 야! 보고있지만 말고 얘 상체좀 붇잡아!


에?! 어?? 아... 알겠슴다!!!




(푹-신)




.....!!!!!



"아니, 아니 진짜 그게 문제가 아니라니까!!!

이걸 니네 간부가 본다고 생각해보라고!!!"



'그리고 그게 마리 그 새끼 귀에 들어간다는 상상만 떠올려도...!!!!'


죽는다. 확실하게!!!



"자, 잠깐 좀 놔보라니까!!! 이거 진짜로 니네 연대장이 보면 나 목 날아ㄱ..."



"입좀 다물어~~!!!"

"제발 소리좀 낮추세요!!!!!"

"옆방에 다 들린다구요!!!!"

"좀 조용히좀 하십쇼!!!!!"

"시끄러워욧!!!!!"











...................




























그러니까... 이 시간에는 아무도 안온다니까...



소대원들은 겨우겨우 이 호들갑에 미친 놈을 진정시켜 조용히 자리에 눕히는데 성공했다.



"......."


그러니 제발 좀, 진정좀 해라... 너 안 잘거냐...?



".....자...긴 자야...지... 근데 그래ㄷ,"


(찌릿)



"........."



하도 답답했는지 이젠 말도 없이 노려보는 팀원들의 눈초리가 워낙 따가워서인지, 라붕이도 이제는 단념하고 조용해질수 있었다.


하아아아.....



"........"


라붕아....



".....어....응?"



이프리트는 마치 작은 소동물을 바라보는듯 한 측은한 눈빛으로 라붕이를 바라보았다.


그렇게 마리 대장님이 무서워??



"어, 아니 그... 난 딱히 그런 의미는 아니고..."


'아니긴 개뿔'



유독 연대장님이랑 마리 대장님 앞에선 바싹 굳는 모습을 하도많이 봐서 어느정도는 알고는 있었는데...


'...완전 병이구만... 병이야...'



물론 워낙 깐깐한데다가 실제로 화났을때 엄청 무서운 부분이 있긴 하지만, 절대로 나쁜짓 할 사람들도 아닌데 말이야...






오히려 그 사람들은 라붕이를...









..야. 라붕아



"...어..."


이젠 좀 나아졌냐?



".........."


......하아.....



라붕씨 라붕씨!



"...응??"



라붕이는 초췌해진 표정으로 오른쪽을 바라보니, 바로 코앞에 밀착한 브라우니의 얼굴이 보였다.



"아오 씨ㅂ...깜짝이야...!! 아니 왜 이리 가까이에 있어 임마! 깜짝 놀랐잖아!!"


오늘 하루종일 내내 이 거리였는데 뭔소리 하는검까... 



"....아, 아무튼... 갑자기 왜 부르는데..."


그... 이건 예전부터 말하고 싶었던건데 말임다.



"예전부터라니... 뭘 말할라고.."













그....라붕씨는... 혹시 저희가 무서우심까?



".......어??"



아니... 얘가 갑자기 뭔소리를...



"내가... 니들을 무서워 하는것처럼 보였냐?"


어.

네.

꽤 심각한 편이죠

그것도 엄청요.




"............"



...설마... 오르카 녀석들에게 이런 직설적인 질문을 대놓고, 심지어 다른 애들도 아닌 얘네한테 듣게될줄은 몰랐다.

아니 근데... 얘네가 그걸 어떻게 눈치챈거지...

그렇게 철두철미하게 감췄는데...



'의외로... 얘네 눈치가 빠른편이었나...'



생각해보면, 오늘 내내 자신의 옆에서 말없는 조용한 배려와 호의를 얼마나 받았던가.

은연중에 그녀들이 보여준 행동들은, 눈치가 없는 사람이라면 상상도 할수 없었겠지.



".....그.. 언제부터... 알고있었는데?"


첫날부터.

처음부터죠.

진작에 알았죠.

첫날부터 티가 나던데요.

엄청 심각하지 말임다.




...........



"뭐라... 할말이 없네.... 너희가 벌써 그렇게 까지 짐작하고 있을만큼 감이 날카로운줄은 몰랐거든... 너네 의외로 엄청 예리하구나..."





(...아니, 허구언날 그 난리를 피우는데 그걸 못알아채는 사람이 어딨다고...)





얘는 진짜... 본인이 연기를 그렇게 잘한다고 착각하고 있는걸까?

틈만나면 화통 삶아먹은것마냥 소리지르면서 그 난리를 피워대는데... 정말로 전부 속아넘기고 있었다고 착각을 한거야.....???


....야...



"...어?"


넌 그...... 하아......



"??? 뭐, 왜 임마. 왜 말을 하다말어."


...라붕아... 혹시나 해서 묻는건데... 너 진짜 우리랑 다니면서 정말로 우리가 너 그러는거 모르는줄 알았던거야?



"음...? 어..그야 철저하게 준비하기도 했고... 실제로도 아무도 날 의심하지않고 잘 넘겨왔으니까.

당연히 너희들도... 눈치못챌거라 생각했지..."




(잘....넘겨왔다고....??? 그 모양으로...??)




우물쭈물대면서 부끄러운듯 말하는 라붕이는 자기도 은근 무안한듯 말꼬리를 흐리고 있었다.






(진짜... 눈치없는 정도가 절망적인 수준인데?!!)









(저기... 라붕씨 어떡하죠..)


(네?! 구, 구체적으로 어떤걸요..?)


(그야 평생 저러도록 놔둘순 없잖아요... 아무래도, 그... 어느 부분에서인지는 정확히 알순 없지만... 뭔가 꼬여도 단단히 꼬인것같기도 하고...)


(근데,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함까..?! 저 진짜 감이 안잡히지 말임다..!)


(.....에휴...)




이프리트는 라붕이의 어깨에 손을 얹고 유심히 그 얼굴을 바라보았다.




.....??


........




.....하아........



"아니, 왜 갑자기 사람얼굴보고 한심하다는듯이 한숨을 쉬는데!"


그럼 지금 니 꼬라지를 보고 실실 웃게 생겼냐!!



"어... 그...그게..."










.........


...야.



"..응.."


그렇게 불안하냐? 처음보는 사람들이랑 지내는거.



"....."




아마, 이 바보는 말로 아무리 설명해줘도... 시간이 흘러 직접 자신의 몸으로 진실을 체험하기 전까진 절대로 믿지않겠지.

이런 부류의 바보는... 자신이 직접 마주하고, 보고 듣지않으면 절대 확신하지 않을테니까.

그러니까, 지금의 우리가 해줄수있는, 제일 현실적이고 직설적인 도움을 내밀어 주는 수밖에.





불안하면 자주 찾아와.



"...어?"


말 그대로야. 불안하거나, 쓸쓸하거나, 외롭거나, 혹은 힘들거나..... 아니면 굳이 이유같은건 없어도 상관없으니까. 

그냥 니가 오고싶을때 언제라도 찾아와. 어차피 우리 소대 번호랑 생활관 위치도 진작에 외웠잖아? 그러니까, 그냥 오고싶으면 언제든지 와.



"......"


아, 참고로 다른 소대 애들도 너 만나고 싶다고 아우성이던데, 걔네한테도 얼굴도장 찍는거 잊지말고. 모처럼 우리하고도 이렇게 가까워졌는데, 다른 애들... 우리 전체하고도 슬슬 친해져야지.



"..응.. 그래.."



장난기는 접어두고 그저 진지하게 눈앞에 있는 바보 동료를 위해서 진심으로 자신들의 진심을 전하는 이프리트의 눈빛을, 라붕이는 외면하지 않고 바라보았다.



'아까 점심때도... 이런 표정이었지.'



나에게 제일 소중한 보물을 건네주었던 그 사람처럼, 이프리트 또한 자신이 가장 소중히 간직해온 보물을, 나를 위해 건네주었다.

그와 동시에, 날 위한 말들을... 상냥한 진심또한 건네주었다. 마치 지금 이 순간처럼.



'게임속에선... 그냥 토 끼에 환장하는 말년병장으로밖에 안보였는데... 이런 말도 해주는구나.'



그것도, 다른 사람을 위해서가 아닌... 오직 나를 위한 마음이다. 그것을 한번도 아닌, 수도없이 여러번 나를 위해서 내밀어 주었다.

그리고 절대로 잊을 수 없는 미소 또한, 어김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약속할게. 자주... 아니, 그냥 틈날때마다 찾아올게. 네 말대로, 굳이 찾아올 이유나 명분같은게 없더라도... 그냥 이유없이 몇번이고... 들락날락 거릴게. 너희를 보러."







그리고 라붕이 또한 그녀들의 그러한 진심에 자신또한 거짓하나 없는 진심으로 화답했다.

평소에 늘 쓰고있던, 타인을 속이기 위한 가면이 아닌... 자신의 마음속 깊은곳에서 우러나온 틀림없는 진심이었다.



'...역시, 잘만 웃는구만 뭐.'




이프리트는 그가 진심으로 미소 지으며 자신들을 바라보는 그 모습에, 자신 또한 상냥히 웃어보임으로서 보답했다.

앞으로는, 이 표정을 볼 일이 차츰차츰 늘어날것이라고, 이 방의 모두가 그렇게 생각했다.




자~~그럼, 이제 진짜 슬슬 자볼까...

누구씨가 한밤중에 아주 그냥 개판을 쳐주시는바람에 얼마 자지도 못하겠지만~


벌써 12시를 넘었네요...저는 나중에 불침번 근무도 있는데 말이에요...


이게 다 라붕씨가 난리피운 탓이죠 뭐... 

그래도, 이제라도 좀 조용해졌으니 다행이지만요~


하여간, 언제쯤 철이 드실지... 아, 철드시는 김에 조금은 눈치도 좀 챙기시구요.


거 반성좀 하십쇼! 꼴사납게 그게 뭡니까~



"...나 참..."



마치 어이가 없다는듯이 실소를 흘리는 라붕이었지만, 딱히 기분나빠보이는 기색 따위는 없었다.

그야 당연할수 밖에.

한밤중에 떠드는 내내, 즐겁다는듯이 실실웃기만 할뿐, 

그녀들의 앞에서는, 더 이상 가면같은건 쓰지 않았으니까.
























드디어 진심으로 웃어본 라붕이!

잘됐구나 얘들아!

이제야 잘 수 있겠구나 얘들아!











이전에 말했다시피 특정 구간에선 페페콘을 사용하지않고 글로만 최대한 표현하고 있으니까 참고하세오오









재밌게 보셨으면 개추랑 댓글좀 주십쇼..







script by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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