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층 「조형왕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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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여기가……

- 최상층……! - 선택


마슈

조형왕의 방답게

작업장 같은 분위기예요.


네로

조심하거라. 무슨 소리가 들린다.

───저기 있군.


(깡 깡 깡)


에리세

소리가 멎었어. 온 걸 알아챘나 봐.


오사카베히메

바라던 바지!

어, 어어, 저건……!?

어케 된 거지!?


갈라테아

…………!?


 

???

끝내───오고 말았군요.


오사카베히메

뭐가 어떻게 된 거야?

갈라테아가 둘인데!?


갈라테아

저와 같은 얼굴을 한 당신.

누구입니까.


???

그런가요. 역시 기억을 못 하는군요.

눈을 뜬 지 얼마 안 됐으니 당연하지만요.

그렇다면 이 자리에 있는 저는

우선 이 이름을 대야겠군요.

저는───이 아키하바라 거리에서

살아 있는 인형을 만드는 자.

즉 여러분이 조형왕이라 부르는 존재입니다.


마슈

…………!


네로

칫, 어떻게 된 거지? 짐의 황제 심미안으로 봐도

둘은 완전히 동일하구나.

장비는 약간 다르지만 조형 자체에는 한 치의 오차도 없다.

허접한 위작일 수가 없느니라.


조형왕

당연합니다. 제 몸은 제가 가장 잘 압니다.

그래서 그렇습니다.


- …………?


 

다 빈치

궁금한 게 많이 있어. 조형왕이란 이름을 쓰며

갈라테아와 같은 모습을 한 네 정체가 무엇인지.

아키바하라에 살아 있는 인형을 돌아다니게 하곤

사랑이 있으면 남의 인형이라도 인간으로 만들겠단 명분으로

이 거리를 특이점화시킨 이유가……

무엇인지.


에리세

이 타워를 올라오는 자의 정기를 흡수하게 만든 동기가 뭐야?

벌받을 짓인 거 알아?

만약 사악한 서번트라면───내가 죽이겠어.

그게 야경꾼(나이트워치). 내 일이야.


조형왕

그 이유는 설명드릴 필요도 없을 겁니다.

조형왕 말고 제가 댈 이름은 하나 뿐입니다.

───갈라테아. 저는 피그말리온 왕의 아내,

조각상에서 인간이 된 자. 갈라테아입니다.


갈라테아

그건 거짓말입니다. 갈라테아는 저입니다.


조형왕

아닙니다. 우리는 둘 다 갈라테아입니다.

그렇기에 이유를 설명드릴 필요도 없다 한 겁니다.

둘 다 갈라테아이니 이유도 일치합니다.

그러니 당신의 대답이 제 대답입니다.

당신의 목적은 무엇입니까?


갈라테아

제, 목적은……

사랑하는 피그말리온 왕을 뵙기 위함───.


조형왕

네. 저도 똑같습니다. 모든 건 그걸 위함입니다.


갈라테아

당신은 설마……


조형왕

어떻게 하면 뵐 수 있을지 생각했습니다.

어떤 가능성이 존재할지 생각했습니다.

서번트로서 같은 곳에 소환되어

만날 가능성……

그 확률이 없지는 않겠지만

매우 낮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더 현실적으로 만날 수단을 모색하여

바로 떠올렸습니다.

그건 제가 저이기에 쓸 수 있는 방법.

이 몸으로 이미 완전히 증명된 방법.

당신이 저라면 당연히 알 겁니다.


갈라테아

이번엔 반대로 제가───참된 사랑으로

피그말리온 왕의 조각상을 완성하여 인간으로 만드는 것.

……그런 방법이로군요.


네로

맙소사. 아니, 머리로는 이해하겠는데.

현실적으로 그게 가능하더냐?


조형왕

그래서 저에게는 저 자체가 증명입니다.

불가능할 이유가 없습니다.

어머이의 아이로 태어난 인간은

어머이에게서 아이가 태어나는 점을 의심합니까?


네로

으음…….


조형왕

완전한 피그말리온 왕을 조각하여

사랑을 통해 인간으로 만드는 것. 모든 건 그걸 위함입니다.

……하지만 제 힘만으론 부족했습니다.

여기서 우연히 얻은 힘을 더해도 말입니다.


다 빈치

(여기서 우연히 얻은 힘? 그건 설마……)


조형왕

그래서 저는 다른 힘을 더 추가하기로 했습니다.

이 거리에 모인 사람들의 힘입니다.

저는 온갖 기술과 힘을 구사하여 인형(비인간)을

사랑해도 되는 장소를 만들었습니다.

인형이 인간이 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거란 인식을

조성했습니다.

인간들의 고삐를 풀어 진정한 의미로 인형을 자유로이

사랑하게 만드는 것. 저는 그걸 추구했습니다.

이 거리에는 처음부터 차고 넘치는 밑바탕이 있어서

어려운 작업은 아니었습니다.


오사카베히메

온 동네가 그게 당연하단 분위기가 됐다 이거지.

조금만 생각해 봐도 대놓고 이상한데도.

그래서 사람들 대다수가 레어 굿즈 살 수 있고

인형을 인간으로 만들 수 있단 정보에 낚여

이 타워 회관을 오르기 시작한 거지…….

미끼처럼 느낀 게 맞았나 봐.

거리에 살아 있는 인형을 뿌린 건

꿀벌이 잘 모이도록 꽃을 품종개량한 거랑

비슷한 거야.

결국 네 행위는 이 타워 회관을 오르게 해서

정기를 빨아들이는 점에 집약됐어───맞지!


조형왕

정확히 따지면 정기가 아닙니다.

사랑입니다.


마슈

……!?


조형왕

무기물을, 인형을, 상상 속의 존재를 진심으로 사랑하며

품에 안는 인간들이 지닌 순수한 마음의 힘.

이 건물은 그걸 모으는 구조로 만들어졌습니다.

저는 그걸 이용할 겁니다. 연료로 삼아 제 사랑에 지펴

피그말리온 왕의 조각상을 인간으로 만드는 양식으로 쓰겠습니다.

그러다 보면 신께 닿을 겁니다.

혹은 신과 같은 신비한 권능이 생길 겁니다.

이 신의 기척이 멀어진 현세라도───

조각상 하나가 인간이 되는 기적쯤은 일어날 겁니다.


에리세

네 사랑에는 공감해. 그 비원에 동정도 해.

하지만 여기서 약탈을 하게 둘 순 없어.

빼앗아야만 도달할 수 있는 기적에는

아무 의미도 없거든.

그건 조형왕, 또 하나의 갈라테아,

네 전설마저 더럽히는───악이야.


마슈

네. 가만히 있을 수는 없어요!


조형왕

방해하지 말라고 경고해 두겠습니다.

저는 제 소원을 이루고 싶을 뿐입니다.

단───경고할 필요조차 없는 자도 있군요.

알 거 아닙니까.

이는 틀림없이 당신의 소원이기도 합니다.

적어도 를 방해할 수는 없을 겁니다.


갈라테아

……저는. 저는……


네로

(───싸울 상태가 못 되겠군.

상황을 고려하면 어쩔 수 없지만……에잇,

적에게 가담하지 않으니 감지덕지라 칠 수밖에 없나)


조형왕

그러니 당신이 여기 있는 의미는 없습니다.

막으려는 마음이 들지도 않을 테니 말입니다.

제 존재의 기본 원리이기에

막을 수 없을 겁니다.


갈라테아

………….


조형왕

떠나십시오. 여기 있어도 괴롭기만 합니다.

저 자들을 만나 발생한

원래 필요하지도 않은 의리.

그건 환상. 갈라테아란 존재에겐 무의미한

행동원리 밖의 버그나 다름없는 이물질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서 있는 것에 유일한 의의를 얻은 조각상처럼

피그말리온 왕과 재회하는 것만을

꿈꾸어야 합니다.


갈라테아

……왜 당신은 저처럼 저를 논합니까.

당신은 대체───!?


다 빈치

으음, 다른 측면도 아닌 것 같단 말이지.

시간을 더 주면 분석이 가능하긴 할 텐데!


네로

마음 놓고 기다릴 수도 없느니라.

아무래도 저 자를 싸울 작정인가 보군!


마슈

조형왕, 저희를 제거하려나 봐요.

마스터!


- 잠자코 당해 줄 수는 없지! - 선택

- 요격 준비!


오사카베히메

오케이! 갈라테아……이쪽 갈라테아는

물러나 있어! 우리가 해치울게!


(배틀)


조형왕 "???" - 모든 공격 내성 획득 + 매 턴 차지 2 증가


네로

에잇……이 힘은 뭐지.

서번트가 여럿이 덤비는데 씨알도 안 먹히다니!?


에리세

(이쪽 갈라테아 씨보다……훨씬 강해!)


다 빈치

……!? 특정 완료!

알아냈어, 성배야!


오사카베히메

어차피 그럴 줄 알았어!

성배 주워서 그 파워로 어쩌고 하는 패턴이지!


다 빈치

아니, 가지고 있는 게 아니야.

믿기지 않겠지만───

조형왕의 몸 자체가 성배로 구성되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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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네로

뭐라고!? 그게 대체 무슨 뜻이냐!


다 빈치

말 그대로야. 조형왕의 몸은 진짜로

성배로 구성되어 있어. 원래 구성소재가 그래.


오사카베히메

그럼 우린 성배랑 싸우고 있단 거야?

그거 딱딱할 만도 하네.


- 하지만 그럼───

- 역시 저쪽이 가짜란 게 되는 거 맞지? - 선택


에리세

응. 갈라테아 씨, 가짜가 하는 소릴

귀담아 들을 필요는 없어.


갈라테아

그럴……까요……?


조형왕

누가 진짜인가. 그건 복잡한 문제입니다.

저희 둘은 둘 다 진짜라 할 수 있지만……

먼저 의식을 얻은 건 제 쪽이라

당부드리겠습니다.


다 빈치

……자세히 설명해 줄래?

네가 작품 해설을 해 주는 타입 조각가라면 말이야.

네가 아까 말한 여기서 손에 넣은 힘……

그게 바로 성배지?


조형왕

네. 저는 이 땅에서 성배를 찾아냈습니다.

그리고 그 위대한 힘을 보고 생각했지요.

이를 재료로 피그말리온 왕을 조각하면

바라던 기적에 가까워질 거라고요.

하지만 저는 불안하기도 했습니다.

재료 자체에 힘이 있더라도 피그말리온 왕이

아닌 제 실력으로 과연 신께 닿을

참된 사랑을 수용할 만큼

빼어난 조각상이 만들어질지.

특히 생소한 재질의 조각상이라면

끌이 미끄러지는 여부와 잘 파이는지 여부 등,

다양한 부분으로 확인해야 했습니다.

힘을 지닌 재질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불투명한 이상

바로 실천으로 옮기기는 위험했습니다.

그래서───습작을 먼저 만들기로 한 겁니다.

제가 무엇보다 가장 잘 아는 모티브.

실물과 만들어지는 조각상 간의 오차를 알기 쉬운 모티브.

저 자신을 조각하여 성배 조각상이

얼마나 괜찮은지 알려 했습니다.


마슈

…………!

그런데 그렇게 따지면

당신이 나중에 만들어진 쪽 아닌가요?


조형왕

그 의문에는 성배 조각상이란 작품의 성과가 관련되어 있습니다.

저는 전력을 다해 완벽하게 조각했습니다. 가장 잘 알고

모든 정보를 아는 저란 존재를 조각해 냈습니다.

그리고 성배의 힘을 이용하여 이에 사랑을 더하면

인간이 될지 여부를 시뮬레이트했습니다.

───결과는 불가능이었습니다.

제가 성배를 깎아 만들어 낸 건

『서번트인 저』의 복제에 불과했습니다.

인간이 될 소체가 아니지요. 많은 게 부족합니다.

이래서는 피그말리온 왕을 뵐 수가 없습니다.

희망을 품고 있었기에 그 사실이 충격적이었습니다.

분노하고, 슬퍼했고, 근심했고, 절망했습니다.

그러는 동안───저는 깨달았습니다.

저란 존재 자체에 금이 갔음을.

분석해 보자면

힘을 지닌 성배를 조각하는 행위의 반동에

신끌이 버텨도

제가 못 버텼던 걸 겁니다.

금이 간 조각상은 머지않아 부서집니다.

그래서 저는 그때───

눈앞에 있는 성배로 만들어진 새로운 저와

머리를 교체하기로 했습니다.


오사카베히메

뭐, 뭐어───!?


다 빈치

다른 서번트라면 당연히 불가능하겠지만

갈라테아는 근본적으로 『조각상이자 인간』인

성질을 띤 존재야.

그럼 그게 가능할 가능성은 있어……


오사카베히메

그렇다 쳐도 무진장 마개조잖아!


갈라테아

……! 그렇다면,

그렇다면 여기 있는 저는───!


조형왕

네. 그게 바로 우리입니다.

갈라테아가 둘이 된 겁니다.

부서져 가는 정신이 깃든 성배의 몸을 지닌 저와

부서져 가는 몸에 갓 태어나 순수한 정신(머리)을 지닌 당신.


네로

즉 조형왕인 너와

우리가 거리에서 만난 갈라테아……인가.


다 빈치

그런 특수한 상태인 걸 못 알아채다니

분한걸.


조형왕

일단 몸통의 점토를 머리까지 넓히듯

전체적인 밸런스를 조정했습니다.

부분적으로 약하던 성배 반응도

머리 안쪽으로 꽁꽁 숨었을 겁니다.

아무튼 저는 이 상황이기에 가능한 게 있단

판단을 내렸습니다.

정신이 금이 가는 것에 대한 응급처치는 했지만

그래도 언제 무너질지는 알 수 없으니

그 전에 가능한 걸 해야 합니다.

───저는 피그말리온 왕을 다시 뵙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저 자신이 된 성배를 그 분으로 바꾸는 방법을

모색할 겁니다.

힘이, 사랑이 부족하다면

타인에게서 같은 마음을 모아 부스트해서라도.


에리세

………….


조형왕

한편 아직 미각성 상태이던

아무것도 모르는 저는 그대로 거리로 보냈습니다.

잠에서 깨어나 솔로 서번트처럼

정처 없이 배회하면 되게끔.

시간이 지나는 것만 기다리면 되게끔.

그게 그쪽 저의 역할입니다.


마슈

그건……왜죠.

거기에 무슨 역할이 있단 거죠?


조형왕

말로 해야 아시겠습니까.

당연한 것이건만.

힘을 모아 성배 조각상인 저를 재료로

순조로이 피그말리온 왕이 탄생한 순간───

거기에 소체가 된 저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피그말리온 왕과 사랑을 나눌 저를

따로 마련할 필요가 있지 않겠습니까?


갈라테아

…………!


마슈

그렇게까지 하면서…….


네로

명백한 본인이 한 명 더 있다면

사랑하는 이와 만나는 것이 자기가 아니어도 된다───

그런 뜻인가.

………….


조형왕

자, 길게 설명해 드린 이유는

시간이 지날수록 유리해지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거리 사람들에게 추출된 인형애가

모이는 중입니다.

마침 쌓인 타이밍일까요?


 

- 저건……!?

- 피부가 얼얼해……! - 선택


다 빈치

으음, 위험해, 저거 명백한 위험물이야!


조형왕

손대지 않으시는 게 이로울 겁니다. 이건 조각상(인형)을

인간으로 만들기 위한 힘으로만 설정해 놓았습니다.

다른 용도로 사용하려 하면───그렇군요.

폭발할 겁니다.


오사카베히메

말해도 될까, 히메가 말해도 될까,

그치만 말할 수밖에 없지───왜 폭발해!?


조형왕

예술이란 그런 거라더군요.


다 빈치

저 발언은 농담일 수도 있겠지만

폭발하는 건 사실일 거야.

저건 성배급으로 무지막지한 에너지 덩어리고

그보다 훨씬 불안정해!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무슨 일이 일어날지 장담할 수 없어.

아니 잠깐, 더 안 좋네. 이만큼 막 쌓은

에너지 100%를

캐스터도 아닌데 효율적으로 사용할 것 같진 않아.

뭘 하면 잉여분이 무조건 나올 거야.

이 타워가 날아가거나 거리에 빔이 날아갈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


- 큰일이잖아……! - 선택

- 막아야겠어……!


(공격 준비)


다 빈치

멈춰, 진짜로 그 에너지에 간섭하는 건

위험해! 멈춰!


에리세

───!


(휙 휙)


오사카베히메

무조건 폭발하는 폭탄 처리 같은 거잖아.

함부로 만지면 자극해서 폭발.

잠자코 보고 있어도 복발.

이런 건 방법이 없어……!


조형왕

아무것도 하실 필요 없습니다. 저는 튼튼합니다.

이만큼 있다면 제 소원도 이루어질 겁니다.

자───닿아 주십시오.

왕의 모습은 이미 내 안에 있으니

필요한 것은 참된 사랑 뿐.

사랑하는 왕을 이 세상에 재탄생시킬 내 사랑이여.

부디, 부디, 닿아 주십시오───


- ……………………!


네로

……사랑은 무슨.


- 폐하……?

- 네로……? - 선택


네로

위화감이 들었지. 영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었다.

그게 무엇인지 쭉 생각했는데───

지금 깨달았다.

짐은 누구보다 예술을 사랑하는 황제로서

네게 그 답을 들이밀어야겠구나.


조형왕

…………?


네로

너와 피그말리온의 전설은 아름답노라.

그래, 사랑하니 조각상이 인간이 되었다.

이는 아주 좋은 일이다. 허나───


네로

처음부터 인간으로 만들고 싶어서 사랑한 건 아니다!

순서가 반대란 말이다!


갈라테아

……?


네로

조각상(인형)이 인간이 되면 기쁜 일이긴 하지.

허나 그걸 먼저 바라는 건 타산이니라.

너희의 이야기는 사랑이 먼저 존재해야 한다.


조형왕

무슨 소릴……하시는 겁니까……?


네로

그러면 묻겠다.

생전의 왕은 너를 인간으로 만들고 싶어서 사랑했느냐?


조형왕

──────.


네로

아니겠지. 왕은 무기물인 너를

순수한 존재로서 사랑했다.

그 결과, 인간으로서 맺어지고 싶단 마음을

자제할 수 없어진 것일 터!

잘 들어라, 사랑이 먼저다. 사랑이 먼저란 말이다!

이를 착각해서는 아니 된다. 다름 아닌 너만큼은!


조형왕

그건……그, 건…….


네로

그래서 너는 잘못된 것이니라.

그런 네 행동이

옳은 것일리 없지 않겠느냐!

따라서 그건 반드시 실패할 거다. 운명은 너 같은 자의

편이 되어 주지 않는다. 어서 멈추거라!


───그게 맞단 걸 이해하고 말았다.

저 사람의 말은 옳다.

내 근간에 있는 것은……그런 것이리라.

『왕을 향한 사랑』과 『왕을 인간으로 만들어 뵙는 것』.

나에게 어느 쪽이 더 소중할까?

예를 들어 여신 아프로디테가 아닌 다른 심술궂은 신이

『왕을 사랑하는 것을 포기한다면 왕의 조각상을 인간으로 만들어 주마』

그런 제안을 할 경우.

나는 어느 쪽을 택할까?

───생각할 것도 없다.

───고민할 필요도 없다.

나는, 갈라테아란 존재는

사랑 끝에 태어난 존재이니 말이다───


갈라테아

아아……맞습니다. 당연합니다.

그런 건───

잘못되어 있습니다.


오사카베히메

갈라테아…….


갈라테아

여러분, 제가 폐를 끼쳐 드렸군요.

이해했습니다.

저쪽 저는 제 소원을 위해 제가 가장

소중히 간직해야 할 보물을 함부로 대하고 있습니다.

───잘못되었습니다.

그렇다면 막아야 합니다. 제가……막아야 합니다.


조형왕

그게 더 잘못된 겁니다. 여기까지 온 거 아닙니까.

천재일우의 기회가 아니겠습니까.


갈라테아

아닙니다. 떠올립시다, 고장난 저.

그 정성스러운 끌 소리를.

창가를 통해 들어오던 키프로스의 산들바람을.

피그말리온 왕께서는 부드럽고 확고한 사랑으로

저란 조각상을 만드셨습니다.

그리하여 탄생한 제가 남을 다치게 하며

사랑과 함께 왕의 조각상을 만들었단 걸 아시면───

왕께서는 필시 슬퍼하실 겁니다.

그렇지 않겠습니까.


조형왕

………….


갈라테아

왕의 인형을 통해 왕을 만드는 행위는 부정하지 않겠습니다.

단 이는 0부터, 본인의 사랑만으로 만들어야 하는 겁니다.

그 분이 그러셨듯이. 그게 아니라면 의미가 없습니다.


조형왕

……그게. 그게 안 돼서!

수도 없이 시도해도 안 돼서 이러는 겁니다!

당신은 그 절망을 모릅니다.

제 사랑이 부족한 탓이 아닌가 싶어져───

사랑을 의심하는 공포를 모릅니다!


갈라테아

사랑은 충분합니다. 다름 아닌 저니까요.

다른 요인 때문에 잘 안 풀리는 겁니다.

논리적으로 그럴 겁니다.


조형왕

안 되겠군요. 갓난아기처럼 순수한 당신.

───문답은 무의미합니다. 결국 이 힘은 제게

쓸 수밖에 없습니다. 안 그러면 폭발합니다.


다 빈치

맞아. 네가 도와 주는 건 고마운데,

결국 저 불안정한 에너지 처리가 문제야.


갈라테아

아뇨. 방법은 있습니다.

저게 인형을 인간으로 만들기 위해서만

쓸 수 있는 에너지 덩어리라면

제 몸으로 받아 내겠습니다.

저는 아직 조각상이기도 합니다.


다 빈치

안 돼, 저쪽은 성배 바디라 가능할 거라 넘겨짚은 거야.

대부분이 일반 서번트인 네 몸으로는

다 받아 낼 수 없어!

네 자체가 터질 거야!


갈라테아

……그래도 됩니다.

여러분께는 폐를 끼쳤으니 말입니다.


- ……!


갈라테아

위력을 확실하게 낮출 수는 있을 겁니다.

미지수가 많은 성배 재질 제가 아니라

머리 말고는 일반 서번트인 제가 간섭하면

여러분은 그 결과를 어느 정도

계산하실 수 있을 겁니다.

나머지도 반드시 어떻게든 처리해 주실 거라

기대하겠습니다.

아무튼 간에 안 하는 것보다는 나을 거라 봅니다.


- 그건……못 해

- 그런 짓을 하게 하긴 싫어 - 선택


마슈

네. 물론 저도 동감이에요!


네로

섣부른 판단 말거라! 만능황제인 짐에게 맡기거라.

멋진 대사를 날렸음에도 지금은

완전히 아무 계획도 없지만, 금세 떠오를 거다!


갈라테아

그런 고생을 끼쳐드릴 수는…….

저희는 수법을 치명적으로 잘못 골랐습니다.

이는 누군가가 청산해야 합니다.


오사카베히메

아니 아니 아니, 실수야 다들 하는 거고, 수법 잘못 골라서

폐 끼치는 건 실상 밥먹듯이 있는 일이야!

히키코모리를 위해 이상한 성을 세우거나

서번트 도둑맞는 줄 알고 적대하는 등!


에리세

(은근슬쩍 이상한 소리 하네─!?)

그래도 마음을 닫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다 보면

뜻밖에 잘 풀리곤 해.

청산 같은 건 됐으니……아, 해결 안 해도 된단 건 아닌데

자포자기해서 만회할 필요는 없어!

아아 진짜. 내가 해 줄 말은───

이번에 잘못한 건 저쪽 뿐이란 거야.

너는 아직 잘못한 게 없어. 멈춰 서 있어.

너 자신을 저주로 단정 지을 필요는 없어.

……기계가, 인조물(비인간)이

인간이 되는 기적은 존재해. 나는 알아.

참 멋진 일이야.

서번트로서 영령들이랑 만나는 것처럼.

너는 너 자신을 부정하고

모조리 끝내려 하지 않아도 돼.

그러니───그런 결말은 안 돼.

제발 홀가분한 마음으로 끝마치게 해 줘.

다 끝난 후에 이 거리를 지켜 낸 걸

자랑스럽게 여기게 해 줘!


갈라테아

(플레이어) 님, 마슈 님.

네로 님, 오사카베히메 님, 에리치 님……


에리세

(어? 내가 이름을 제대로 안 댔었나!?)


갈라테아

여러분의 마음은 잘 들었습니다.

저도 부서지기는 싫습니다.

하지만 주위의 피해를 최소한으로 억누르려면

이 방법밖에───


마슈

부탁드릴게요, 다 빈치!

무슨 다른 방법이 없을까요?


다 빈치

……없진 않아. 하지만 여기서 원격으로 개입하기엔

힘든 방법만 있어서───


???

하는 수 없지. 그럼 내가 도와 줄게.

즉 그 에너지를 빠져나가게 할 경로가 있으면 되는 거란다.


마슈

이 목소린…….


- 메데이아 씨!

- ……란도셀 메고 있네……!? -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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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메데이아

아니야! 이거 검은 수염 거거든!

내 눈앞에서 쓰러진 그 녀석이 떠넘기더라.

실은 너희 주위에 사역마를 보내 놔서

사태는 거의 다 파악하고 있거든.

이건 마침 쓸 만하다 싶어서 챙겨 왔을 뿐이야.


오사카베히메

아. 어디서 봤나 했더니, 맞네,

깜수가 메고 있던 피규어 운반 케이스네.


다 빈치

그렇구나. 그거 쓸 만하겠는걸!


메데이아

그렇지. 인형을 인간으로 만드는 것 외의 용도로 쓰면

폭발하는 에너지……

그럼 일단 그 용도로 쓰면 그만이지.

이 인형은 그러려고 가져온 거야.


오사카베히메

깜수의 컬렉션을 용기로 삼아

인간화 파워를 흘린단 거구나─.

의심하는 건 아닌데

그게 당장 가능해?


메데이아

흥. 버서커가 짠 술식 따윈

조잡하기 짝이 없어. 간섭 못 할 것 같니?

진짜 마술사의 실력을 보여 줄게.

단, 그래───오산이 좀 있다면

직접 보고 나서 안 건데……

이 검은 수염의 인형만 가지곤 용량이 한참 모자랄걸.


오사카베히메

안 되잖어!


갈라테아

(그러면 역시. 그 부족한 부분을

저로 보완할 수밖에───

…………?)


(또각또각)


???

그럼 더 준비하면 되지 않겠어?


갈라테아

당신은……?


아키바 네로

빠밤─! 아키─바! 짐짱이야☆


네로

너……뭘 하러 온 것이냐. 급박한 상황을

짐의 사랑스러움으러 달래려는 거냐?


아키바 네로

이렇게 기운찬 등장 인사를 해 봤는데……

후우.

결국 어느 쪽이 행복하게 웃을 결말인지만 생각했어.


네로

?


아키바 네로

솔직히 어느 쪽이든 좋았어.

행복하기만 하다면.

하지만……이렇게 된 이상.

너는 모든 게 잘 풀려도 웃을 것 같지 않은걸.

조형왕 갈라테아.


조형왕

무슨 소립니까……?

당신은 성배의 힘을 얻은 제가 맨 처음 손댄

인형에 불과할 텐데요.

이 거리의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원래부터 인기가 있던

인형을 이용하여 만든 인형애의 상징.

특별한 조형이나 개조는 안 했을 텐데요.

아뇨, 아직 이 몸에 적응이 덜 된 시기이긴 했지요.

성배의 힘이 조금 옮겨 가기라도 했습니까……?


아키바 네로

………….


마슈

방금 말씀은 무슨 뜻인가요.

더 준비하면 된다뇨?


아키바 네로

냐하~☆

알기 쉽게 말하면 도와 주겠단 거야.

힘을 빠져나가게 할 인형이라면 얼마든지 있잖아.

이 거리 안에.


메데이아

그렇긴 한데.

이 힘과 잇기 위한 경로가 좀…….


아키바 네로

그래서 이거야.

자, 방송용 카메라. 준비는 맡길게?


메데이아

…………!


아키바 네로

조정은 해놨어. 그러니 찍기만 하면 충분해.


다 빈치

설마 너───이 자리에서 동네방네에 인형애

에너지를 탈출시키기 위한 방송을 시작하잔 소리야?


- 그 수면 가능해!?


메데이아

『본다』는 행위는 실제로 마술에서

크나큰 의미가 있단다.

조정되어 있다면 연결은 충분해.

모두 아는 존재라면 연의 강도도…….

질보다 양, 용량보다 머릿수 중시로 분배하면……

음─……뭐, 가능할걸?


(우우웅)


메데이아

아무래도 망설일 시간이 없겠는걸!

술식 만들면서 빠르게 세팅할게!


오사카베히메

우와오, 촬영 기재 다루는 솜씨가 완벽해!


메데이아

모델러한텐 디오라마 촬영 기술도 필요하거든!

아무튼 이 에너지를 분배해서 탈출시키는 시스템은

내가 구축할게.

하지만 그 시스템은 자동으로 작동하지 않아.

외부에서 자극을 줘서 역류시켜야 해……

그래, 혼을 신중하게 깎는 듯한 작업이 필요하지.

실제 대상은 저 에너지랑 반쯤 연결된

조형왕의 성배 바디로 설정할게. ……할 수 있지?


갈라테아

깎는 행위라면 제가 잘합니다.

맡겨 주십시오.


에리세

대미지를 주면 된단 거지.

심플해졌는걸, 고마워.


조형왕

멈추십시오. 여러분은……뭘 하려고……!


아키바 네로

못 멈춰. 다들───슬슬 기다리다

지쳤을 거거든!


(웅성웅성)


아키바 네로

다들~, 아키─바─!

갑작스러운데 또 게릴라 방송 시간이야~☆

근데 이번엔───세세세, 세상에나!

진, 짜, 로, 스페셜한 기획이야─!

이 방송 중에만 진짜 기간 한정!

잘 들어 봐? 오늘은 조형왕 님의 파워가

이 방송을 통해 너희한테 날아갈 거야.

즉! 이름하여 『짐짱 같은 기적을

모두한테도 일으키자 대작전』~!

그러니……다들 기도해 줘.

사랑해 줘.

네 손 안에 있는 그 아이가, 케이스 안에 있는 그 아이가,

지금 이 순간만큼은───

생명을 얻고 네게 웃어 줄지도 몰라.


네로

그 방송은 주목을 끌수록 좋지?

이거 짐도 좀 거들어 주어야 하나!

꿈의 유닛 더블 네로로서 전력으로 노래와 춤을 선보여

진정한 아이돌의 참맛을───


- 죄, 죄송한데 폐하는!

- 배틀 쪽을 거들어 주십쇼! - 선택


네로

으, 므. 그렇느냐? 그토록 절실하게

간청하니 하는 수 없겠구나.

아이돌로서 각성하는 건 다음 기회로 미루어 두마!


조형왕

멈추십시오───멈춰 주십시오.

이건 피그말리온 왕을 뵙기 위해 필요한 사랑!

다른 데 써서는 안 됩니다.

힘들게 이만큼 모았는데

부족해지면 어쩌려는 겁니까!


네로

허튼 소리! 사랑이 부족하다고?

아니다, 너는 너무 쌓고만 산 거다.

남으면 써야지 않겠느냐, 봇물 터트리듯 말이다.

로마의 부를 낭비한 짐이 하는 말이니 틀림없느니라!

이를 지금부터 실천해 주마.

똑똑히 보거라!


(배틀)


조형왕 "성배 조각상" - 모든 공격 내성 획득 + 매 턴 차지 2 증가


브레이크1 "「방해하지, 마십시오……!」" - 아군 서번트 1명당 스타 5개 감소 + 아군 전체 NP 30% 감소

브레이크2 "「이건 그 분을 위한 사랑입니다!」" - 조형왕에게 대미지 컷(5턴) & 아군 서번트 1명당 스타 10개 감소 + 아군 전체 NP 50% 감소


3턴 경과시마다 "점검" - 조형왕의 특수 내성 다운(1턴) + 방어력 다운(1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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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위이이이이)

방금 산 인형

나를 들여 줘서 고마워! 지금부터

집으로 돌아갈 거야? 어떤 집일까, 기대된다!


시민

아아……아아! 말했어, 말해 줬어!

알바 열심히 뛰어서 돈 모은 보람이 있구나!


인형

헤헤, 늘 소중히 대해 줘서 고맙다!

덕분에 난 지금도 멋있게 있어!


시민

다, 당연하지!? 넌 최강이잖아!

앞으로도 쭉 소중히 할게. 평생, 쭉!


초합금

어릴 때부터 나랑 함께 있어 줘서 기뻤어.

고마워. 이제 어른이 되었구나.


시민

우, 우오오오! 미안! 진짜 미안!

처분하려고 했는데 역시 안 그럴래!

조형왕

아아, 힘이……피그말리온 왕을 위한 사랑이……!


갈라테아

저(당신)도 이미 알 겁니다.

남에게서 모은 사랑으로 부스트해도 무의미합니다.

피그말리온 왕을 간절히 바라는 제 참된 사랑은───

제 안에서만 조각됩니다!


(채앵)


조형왕

아……아아……


(털썩)


마슈

해냈어요! 조형왕의 영핵에 손상 확인───

동작을 정지했어요!


다 빈치

좋아, 인형애 에너지는 무사히 분산된 걸 확인했어.

이제 폭발은 안 일어나!

조형왕도……아무리 성배제라도

서번트인 이상은

영핵이 파괴된 시점에서 끝이야.

최종적으론 그냥 성배로 회수될 거야.


조형왕

잘못을 저지른 겁니까. 저는.


갈라테아

네. 피그말리온 왕을 뵙고 싶다는 일념 탓에

소중히 할 것의 순서를 잘못 인식했습니다.


조형왕

당신이 슬퍼할,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


갈라테아

아닙니다. 당신은 저입니다. 이는 즉

저도 잘못을 저지를 가능성이 있단 뜻입니다.


조형왕

그렇지요. 하지만……그렇다면 마찬가지로

우리는 동시에 깨닫기도 했습니다.

우레에게 필요한 적은 오직

사랑을 품고 조각하는 것임을.


갈라테아

네. 이는 귀중한 깨달음입니다.

잊어서는 안 됩니다.

그게 증명이 될 테니 말입니다.

인간에게 사랑받은 조각상 안에도───

참된 사랑이 싹튼다는 증명이.

이는 조각가인 제가 추구해야 하는 주제(테마).

깎아 내어 완성을 추구해야만 하는 모티브…….

이 깨달음을……좌로 가지고 갈 수 있으면 좋겠군요.

아뇨. 전부는 힘들더라도……

저란 조각상(인간)에게 새로이 새겨지는 것은

있을 겁니다.

두 명 몫의 기억이니 말입니다.


오사카베히메

어, 갈라테아도!?


갈라테아

저도 원래부터 부서져 가던 걸 기운 존재였습니다.

이렇게 되는 건 필연입니다.

슬퍼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여러분의 조력 덕분에

소중한 걸 떠올렸습니다.

여러분께는 감사할 따름입니다.


조형왕

저는……더 옳은 방식의 꿈을, 소원을

다음 제게 맡기는 거라 여기면 될까요.


갈라테아

네, 분명……그럴 겁니다.


다 빈치

그렇지. 연은 확실하게 맺어졌을 거야.

네가 (플레이어)의

서번트로 칼데아에 소환되는 것도

충분히 고려가 되는 미래야.


- 또 만나자

- 네 작품 또 보여 줘 - 선택


갈라테아

네.

왕에 비하면 미숙할 따름이지만, 기꺼이.

그쪽에는 예술가 분들도 많이 계시는 모양이니

좋은 자극을 받을 것 같습니다…….


마슈

기다릴게요. 칼데아에는 갈라테아 씨랑

말이 잘 통하실 분이 많이 계시니

기대 많이해 주세요!


에리세

맹한 우주선 남자애가 있지.

뭐, 그때가 되면 소개할게.


오사카베히메

히메 방에도 초대할 테니

내가 모은 피규어 봐 줘~.


네로

짐은 뛰어난 예술가에게 사족을 못 쓴다.

다른 이를 후원자로 삼는 건 인정하지 않을 거다.


메데이아

너하곤 유파가 다르지만……뭐, 그래.

또 오렴.

너한테 어울리는 좋은 드레스쯤은

만들어 둘게.


(조형왕, 갈라테아 소멸)


다 빈치

……자, 이제 성배도 회수했어.

특이점의 이변도 조만간 해소될 텐데……

저기 공로자가 신경 쓰이는걸?


아키바 네로

아, 그럼 이제 끝이구나─☆

맡겨 줘, 맡겨 줘, 이런 건 노 젓고

확 선언하는 게 상책이야─♪


아키바 네로

자, 이러니저러니 해서 이번 기획 방송은 여기까지!

다들─, 기적 잘 즐겼니~?

……응응, 너희 환성 잘 들었어!

그리고 여기서 마지막 중대 발표─!

짐짱의 방송은 이게 마지막이야!

즉 이건 은퇴 방송이기도 해☆

다들, 지금까지 고마웠어~! 휘유─휘유─!

러브러브 대감사!


 

시민들

뭐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아키바 네로

또, 피버 타임이 끝나서

이 방송으로 생명을 얻은 아이는 조만간

다 원래대로 돌아갈 테니 양해해 줘.

아아, 여태 거리에 있던 인형 아이들은……

성배의 힘이 더해져 태어난 거라

이 시점에선 이미 안 움직이는 상태일까.

……그래도 슬퍼할 필요는 없어.

말을 못 하고, 움직이지 않아도,

그 아이들이───너희가 진심으로 사랑한 인형이란

사실만큼은 달라지지 않거든. 그치?

슬퍼하지 말고 계속해서 사랑해 줘!

그럼 또 신이 기적을 일으켜

그 아이를 인간으로 만들어 줄지도 몰라!

그럼 갈게─☆ 짐짱도 너희를 사랑해,

아키─바!


(삑)


아키바 네로

대충 이러면 되겠지?


오사카베히메

급발진 엔딩이었지만

어쩔 수 없지.

도네 박는 걸 인생의 낙으로 삼고

푹 빠진 친구들아……열심히 살아가렴……!


메데이아

잠깐.

너는 왜 아직도 움직이니?


아키바 네로

……제1호라 그런 거 아닐까?

뭐 어차피 시간 문제야.

짐짱은 감성팔이가 싫어서

조용한 데 가서 코 잘래─. 찾지 말아 주라?


네로

아니 잠깐, 너는 짐이니라.

원래부터 짐이 발주해서 만들게 했다.

혼자 어딘지도 모르는 데서 잠드는 건 아깝지.

짐이 인수하마. 짐의 방에서 지내거라.

아니면 식당에 배치되고 싶느냐?


아키바 네로

넌 참……우후후~?


(쓰담쓰담)


네로

으엇, 뭐냐. 머리 쓰다듬지 마라, 불경한 것!

짐은 황제란 말이다!

아니, 짐 페이스라 그런지

크게 화는 안 나는 게 신기하긴 하다만…….


아키바 네로

고마운 제안이지만 이런저런 사정에 따라 패스!

괜찮아, 악용 안 당하게 할게.

그럼 갈게~. 고생 많았어☆


(아키바 네로 퇴장)


다 빈치

뭐, 성배는 회수한 데다 아키바 네로의 활동 정지까지

얼마 안 남은 것도 데이터를 보면 사실이야.

마음대로 하게 둬도 문제는 없을걸.

그렇게 돼서 이번 미션 완료야!

다들, 고생 많았어!


오사카베히메

으음, 근데 있지?

부탁할 게 좀 있는뎁쇼…….


다 빈치

그래 그래, 다 알아. 특이점이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남은 시간이 있어.

쇼핑을 하든 관광을 하든

당분간은 아키하바라를 만끽하는 걸 허가할게.


오카사베히메

좋았어! 그럼 갔다 올게!


마슈

여태까지도 휴식 시간에

쇼핑을 꽤 하시던 것 같은데……

역시 오카사베히메 씨 같은 분들께는 성지군요.

그렇게 쉽게 다 돌지는 못 한단 뜻이겠네요.


- 우리도 돌아다녀 볼까?


마슈

네, 물론 좋죠.

같이 갈게요, 선배!


아키바 네로

………….


아키바 네로

……후후. 보고 싶은 건 봤으니 됐나.

진짜 씩씩하게 웃으면 그만인 거지.


???

으음, 바람이 시원한걸.

여기 실례해도 될까~?


아키바 네로

?


아르테미스

안녕.


아키바 네로

으음, 위험한걸☆ 아이돌인 짐짱이

이런 데서 우수에 차 있는 걸 보이면……

멜랑꼴리한 매력이 발굴돼서

더 많은 인기 얻고 사랑받을 거 아냐!

난감한걸─, 이미 은퇴했는데 말이지─?


아르테미스

나야 계속 그래도 상관은 없는데─,

그 말투 유지해도 되겠어?


아키바 네로

뭐가 괜찮단 거야? 짐짱은───


(치직)


???

짐짱은 모두의 꿈 응원단☆

은퇴해도 그 꿈을 망치는 태도를

보여선 안 되는 거시다!

……………………………….


???

~~~~~~~~~!?


아르테미스

───그래서 슬슬 그 껍데기 무너지는 거 아니냐

충고한 건데. 아프로디테.


아프로디테

아아 진짜. 끔찍하네.

역시 알고 있었구나, 아르테미스.


아르테미스

뭐, 이렇게 가까이 있으면 알고 말지─?

그래서 묻겠는데.

……왜 그랬어?


아프로디테

내가 미리 말해 두겠는데

조형왕(그 아이)이 이 거리에서 한 짓엔 관여 안 했어.

나도 사실상 피해자야.

소환된 입장이라고.


아르테미스

아아……그 아이는 성배의 힘을 얻은 후, 신의 끌을 써서

네 혈족으로도 인식되는 로마 황제 인형에 생명을 불어넣었지.

그랬으니 신령의 일부가 깃들 만한 인과로

이어질 만도 하구나─.

그럼 다르게 질문할게.

살짝 구체적으로.

생명을 얻은 일개 인형인 척하며

정체를 숨기고 가까이서 감시하던───

아니, 지켜보던 이유가 뭐야?


아프로디테

그건……

알 거 아니야.

어쨌든 간에 내 관계자라 그래.


아르테미스

아프로디테. 나는 그 아이를───

갈라테아를 직접 만나서 만져 보기도 했어.

모를 리가 없잖아.

그 아이 안에는 네가 있어.

맞지?


아프로디테

………….


아르테미스

뭐 부분적인 걸 테고, 적어도 여기 있는

너 자체가 아닌 건 확실하겠지만.

잔혹한 전투회로에서 유래된 너(판데모스)하곤

정반대 성질을 지닌 또다른 너.

고귀하고 깊은 사랑의 회로에서 유래된 너……

식별 명칭이 『아프로디테 우라니아』였나?


아프로디테

파편이야, 작은 파편.

키프로스섬에서 이래저래 했던 것도

이 상태인 나는 구체적으로 뭘 어쨌는지 기억 못 해.


아르테미스

그럼……그 아이 안에 있는 게 뭔지

정확히는 모른다고?


아프로디테

맞아. 그런 작은 영체 구성요소 안쪽의 안쪽을

어떻게 알겠어. 자세히 알아볼 생각도 안 들어.


아르테미스

뭐 그래도, 일단 가족 같은 존재인 건 맞지~.

아이인지 쌍둥이인지 자기 자신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지켜봤구나?


아프로디테

……………….

나 아니고, 자세히는 기억이 안 나는데,

키프로스에서 뭘 했는지는 알아.

그런……로맨틱한 짓을,

참 낯뜨거운 짓을 다 했지.

그럼───책임지고

이럴 수밖에 없지 않겠니.


아르테미스

흐응. 대충 얼버무린 것도 같은데

아무렴 어때, 대충은 알았거든.


아프로디테

끝에 가서 별 망신을 다 당했네, 나 참.

애초에 뭘 하러 온 거니, 너.


아르테미스

아니 그냥? 그리운 기척이 느껴지길래

수다나 떨러 온 건데~?

더 수다 떨래? 아니면 싸울래?


아프로디테

둘 다 사절할래. 나는 곧 사라질 거야.

애초에 내가 여기 있는 이유는

그 아이(갈라테아)의 덤 같은 거거든.

인형에 주어진 생명하곤 별개로

내 현계 자체는 그쪽에 이끌리기 마련이지.


아르테미스

나는 칼데아로 돌아갈 거니까

어쩌면 갈라테아하곤 또 만날 텐데. 뭐 전할 말 있어?


아프로디테

없어도 돼.

그 아이는 그 아이.

미의 신 아프로디테가 아닌……갈라테아야.


(라이터)


아프로디테

후우…….

뭐, 생각보단 재밌었어.

나쁘지 않은 거리야, 여기.

아 그래, 네 저질스런 남친한테 안부 전해 주렴.


아르테미스

뭐어어어어!?

어디 내놔도 안 부족한 달링이거드으으으든!?

거기 똑바로 서, 지금부터 며칠 꼬박 들여

달링의 멋짐을 주입시켜 주겠어!

……어, 이미 없네.

오랜만에 만났더니만 끝에 가서 화나게 만들다니

진짜 아프로디테답네! 흥!

빨리 돌아가서 달링이랑 실컷 러브러브해야───

불륜 감지!!


(부우우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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