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마흔 곳째 「비록 얇을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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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사카베히메

천국(파라이소)!

우후후, 낙원이 실제로 있었구나─.

히메 여기서 살래─.

앗, 저 선생님 신간 냈구나!

우와 실수, 미처 몰랐네! 확보─!


에리세

여긴……서점이야?


- 옷키가 저러는 걸 보면 알다시피

- 동인 계열 서점이지 - 선택


오사카베히메

맞아! 동인지는 동인지라서

자연스럽게 이벤트 판매가 중심.

유통이란 개념하곤 본디 맞물릴 수 없는 개인의 뜨거운 마음,

그게 바로 동인지라 할 수 있지.

하지만 그 약점을 보완하고자 발명된 것이

이런 서점에 위탁 판매하는 형식이닷!


에리세

으, 응. 설명 고마워.


오사카베히메

이 동네는 어째 상정한 것보다 고급져 보이는 가게가

많지만, 뜨거운 동인 파워가 넘치는 건 확실해.

그러니 역시 히메한테

여긴 낙원일 수밖에 없더라.

크으─, 신나는구만─!


마슈

동인지라 하니 떠오르네요.

그 여름 때 룰루하와가…….


네로

으므, 그건 아주 좋은 예술의 제전.

짐이 몸소 만든 책은 아쉽게도

배포 금지 통지가 왔다만…….


에리세

(어째 다들 묘하게 잘 아네……)


갈라테아

동인지. 프로와 아마추어를 가리지 않고

만들고 싶어서 만든 사적 작품……이군요.

조각이나 인형으로 치환하여 판단하면

저도 이해가 됩니다.

누가 만든 것이라도 누군가가 가치를 느낄 가능성이 있지요.

그 경우의 매매 계약을 원활하게 하고자

작품을 모아 전시하는 곳……

그렇게 보면 될까요.


오사카베히메

바로 그거야! 으음, 일단 가격은 신경 쓰지 말고

책장에 있는 거 죄다 체크한 후───


- 일단 이벤트 먼저 체크하자 - 선택

- 포인트 버는 법 확인하자


마슈

네. 죄송하지만 오사카베히메 씨,

그런 줄 아시고. 쇼핑은 이따가 해 주세요.


오사카베히메

이따가가 언젠데?


마슈

……특이점 수정 후면 어떠신가요.


오사카베히메

그거 폐점 직전 아니야!?

시러───!


(잠시 후)


동인선인

내가……이 가게 하이어라키의 정점에 선 자!

동인선인이다!


오사카베히메

하도 뜬금없는 이상한 캐릭 등판에

절로 정색 빠는 옷키였다.


동인선인

그대, 시련을 원하는가? 좋다…….

인형 점원

자, 이 가게의 포인트 획득 이벤트는 말이죠,

다른 손님과 승부하는 게 아니라 챌린지 이벤트입니다.

이 오너……겸 터줏대감인 동인선인 님께서

내시는 과제를 클리어하시면 통과입니다.

열렬히 참가해 주세요! 또한 참가에는

자격이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양해해 주세요.


마슈

그렇군요.

그래서 그……시련은요?


동인선인

호호. 이 아키하바라가 불모지였던 시절부터

일도 빠지고 동인지만 읽은 나인데……


오사카베히메

(그냥 월급루팡 아냐?)


동인선인

그런 나라서 이 동인 문화를 아끼며

오래 이어지기를 바라지.

이에 필요한 건 역시 사람.

후진을 양성해야 해.


네로

흠. 그래서?


동인선인

이 가게에서 포인트를 원한다면 그대들은

그에 걸맞는 안력을 지녔음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

나는 싹수 있는 젊은이를 발굴하고 싶거든.


에리세

……?

구체적으로 뭘 하면 돼?


동인선인

그렇구먼. 이 가게에서 으뜸으로 보이는 동인지를 골라

내 앞에 가져오도록. 그 이유도 설명하고.


오사카베히메

뭐─? 좀 추상적이지 않아?

으뜸이 무슨 으뜸인데?


동인선인

평가 기준은 하나만이 아니니 여럿 있지.

내가 그 답에 납득하면 돼.

하지만, 그래……가게에서 가장 비싸단

단락적인 이유는 퇴짜 놓을 거라 충고해 두마!


오사카베히메

흐응. 뭐 제약 걸고 겜한다 치면 되나.

그럼 지금은 양지에서 대활약 중인 선생님이

동인 시절에 낸 레어책을 찾아내야지…….


동인선인

갈!!


오사카베히메

뭐야─!?


동인선인

내 눈은 못 속인다,

너는 이미 전장에 선 자렷다!

따라서 발굴할 것도 없다. 네 사명은

그리는 거지, 열정을 원고에 부딪혀라!

이런 데서 뭘 하는 거냐!? 흰 원고지를

방에 둔 채 노닥거려도 되는 거냐!?


오사카베히메

뜻밖의 퇴짜!?

아니에요 지금은 학습 시간이라─!


동인선인

그게 중요한 건 인정하마.

이 포인트 챌린지 참가자로는

걸맞지 않다는 소릴 한 거다.

내가 보고 싶은 건 미래의 가능성. 닳고 닳아 게을러진

동인작가의 타산이 아닌 싱그러운 젊은이의 파워다!

……그런 줄 알고, 으음, 참가 자격이 있는 건……

거기 둘은 마치 지옥 같은 여름을 여러 번 루프로

체험한 듯한 어시스턴트상이로군.

어떤 의미론 고수 같아.

참가를 인정 못 하겠다.


마슈

저랑 선배인가요. 감이 좋으시네요……!


에리세

미안한데 난 사퇴할래.

완전히 비전문이야.


동인선인

정했다. 너희다. 포인트 챌린지에는

너희 둘이 참가하도록……!

네로

짐인가. 좋다. 남의 만화는 솔직히 잘 모르겠으나

그림 심미안에는 자신이 있노라!


갈라테아

저도 하는 겁니까. 입체물이라면 어느 정도

눈썰미가 발휘됩니다만…….


- (불안하지만) 둘한테 맡길게!

- 둘 다 힘내! - 선택


갈라테아

감사합니다.

입체물이 아닌 점이 불안하긴 하지만…….


네로

좋아! 이제 가 보자꾸나, 갈라테아여,

일단 닥치는 대로 집어서 읽는 거다!


갈라테아

알겠습니다.

일단 해 보겠습니다…….


(배틀)


마슈

아무래도 책 한 권이 선정되었나 보네요.

과연 어떤 동인지일까요……?


동인선인

정했나?


네로

으므. 이거다.


갈라테아

네. 제출하겠습니다.


오사카베히메

(어디 보자……. …………?

장르는 옛날에 유행한 애니 2차창작.

그림체는……음……좀 옛날 화풍?

적어도 으뜸을 보이는 작품은 아냐.

책 디자인도 공들이질 않았고……

이, 이거면 되겠어? 솔직히 이게

이 가게에서 으뜸가는 동인지 같진 않은데!

내용물은 또 다른가……?)


동인선인

이건───


네로

그림이 미려한 동인지는 달리 많이 있었노라.

짐의 로마식 심미안과 갈라테아의 그리스 조각식 감정안,

이 둘이 합격점을 낸 것도 적잖이 있었지.

허나 모두 결정타가 부족했다.

불만의 여지 없이 이 가게에서 으뜸이라 할 만큼

다른 것들과 차이가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동인선인

그럼 왜……이걸?


네로

이건 솔직히 기술적인 면으론 다른 것에 비할 바가 못 되느니라.

아직 미숙하며 성장 중이지.

허나 갈라테아가 말하기론───


갈라테아

역시 저는 조각이 아닌 만화의 옳고 그름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사랑이 있는지 여부는 압니다.

알아봅니다.

사랑을 받고 태어난 존재이기에.

그 소중함을 무엇보다 잘 알기에.

그러므로 단언하겠습니다.

실력이 부족하고 케케묵었어도, 작가는 이걸───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사랑을 담아 그렸습니다.

즉 이 책에게서 이 가게의 으뜸가는 사랑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이걸 제출했습니다.


네로

갈라테아만큼 강한 확신이 드는 건 아니지만

짐도 예술을 사랑하는 장미의 황제.

이 책에 담긴 마음의 힘은 충분히 느꼈다.

따라서 짐도 이 책을 제시하마.

자, 판정은 어찌 하겠느냐!?


동인선인

알고……있었나?


네로

?


갈라테아

?


동인선인

아니……반응을 보아하니, 후후후, 우연인가.

이거 한 방 먹었구먼…….

이건 내가 처음으로 그린 동인지야. (부끄)


오사카베히메

레알루!?

이 양반 보는 거 전문 아니었구나!


동인선인

떠오르는군. 기술도 뭣도 없어서 불안하기만 했지만

마음 하나만으로 손을 멈추지 않았지…….

모든 것을 배워 가며, 정신없이 펜을 움직이던 그 나날.

……아아, 그래.

나는 사랑을 전력으로 담아 이 책을 만들었지.

여태까지 산 인생과의 결별, 받아먹기만 하는 자에서

받아 가며 만드는 자로 전환. 이건 그 기념비적인……


오사카베히메

(좀 감동할 뻔했는데

투머치토커가 됐네……)


갈라테아

합격입니까?


동인선인

───으흠.

하는 수 없군, 합격─!


마슈

해냈어요, 포인트를 땄어요!

감사합니다, 갈라테아 씨, 네로 씨!


오사카베히메

좋았어─! 미션 컴플리트!

이제 마음 놓고 쇼핑으로 돌아───


동인선인

(홱) 허나 할 말이 있다!

이런 수십 년 전 동인지의 사랑이 아직도

가게에서 으뜸이라니, 참 한심하지 않나.

젊은이들이 더 펄펄 끓는 애정을 담아

동인활동을 해야 하는데, 요것아 듣고 있나?

너처럼 젊은 동인작가는 말이다, 하나같이 그림이

예쁜 건 좋은데 그만큼 마음이 후달리는 인상이라

장르를 바꾸라고까진 안 해도 너무 유행 간만 보고

파락호 짓을 하는 건 말이야───


오사카베히메

으아앙, 결국 동인업계의 꼰대형에 처해지는 결말!

제발 쇼핑하게 해 줘─!


인형 점원

(가게 입장에서도 쇼핑하게 해 주시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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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한편 그 무렵 ~


메이드 & 인형 메이드

어서 오세요, 아가씨!


???

아니다.


메이드 & 인형 메이드

넹?


세미라미스

여제님이다.


아나스타샤

황녀님이야.


메이드

아, 넹. 죄송해요.

여제님이랑 황녀님.


메이드2

……이럼 되나요?


(흡족)


인형 메이드

저기, 두 분은 같이 오신……건가요?

지금 가게 안이 매우 혼잡해서

따로 오셨다면 합석하시거나 대기를

하셔야 하는데요.


세미라미스

흠. 동시에 들어온 건 우연이지만

뭐 모르는 사이도 아니지.

황녀라면 여제와 동석하는 데 있어

최소한의 예절 정도는 분간하고 있을 테지.

어쩌다 차에 독이 섞이는 게 두렵지 않다면

마음대로 하거라.


아나스타샤

괜찮아, 뷔이가 보고 있거든.

나야말로 어쩌다 당신 홍차를

셔벗으로 만들면 미안하겠는걸.


세미라미스

훗……세상에는 타는 듯한 독도 있노라.

붉은사슴뿔버섯처럼.

……아니, 붉은사슴뿔버섯은 딱히 타지는 않는다만.

타들어가듯 고통스럽게 죽을 뿐이지.


나스타샤

우후후…….


메이드 & 인형 메이드

(사이가 좋은 건지 아닌지 모르겠네……)

그, 그러면 여제님 & 황녀님, 이리 모실게요~♪


(잠시 후)


아나스타샤

그런데 정말 혼잡한걸.


세미라미스

낯익은 얼굴도 많군.

나 원, 다들 한가한가 보구나.


아나스타샤

……그건 자폭 아닐까.

(↑한가함)


세미라미스

그 말은 말거라…….

(↑한가함)


메이드

다들~, 고마워요~♡

다음 이벤트는 30분부터 해요~♪


(벌떡) (짝짝짝짝짝)


브리트라

우와오, 놀랍기 그지 없구나─!

좋구나, 훌륭해!

곱디 고운 하늘하늘한 옷 입고 노래에 춤,

이러한 건 처음 보는구먼.

나는 이미 대만족이다─!


파르바티

보기 좋은 점내 공연 시간이긴 했는데

기립박수는 과한 거 아닌가요…….

아뇨, 솔직한 칭찬은 연주자 분도 기뻐하실 테니

좋은 일이긴 하지만요.


메두사

예능에 대한 만족점이 많이 낮아 보이는군요.

아아, 딱히 방금 그 분들 수준이 낮다는

의도로 한 말은 아닙니다. 오히려 좋았습니다.


브리트라

으─. 좋아하지만 잘 모르니 어쩔 수 없지 않느냐,

파르바티랑 서쪽 뱀아.

미의 여신아, 차라리 네가 노래랑 춤을 선보여

나를 익숙하게 만들어도 된다만?

들은 적이 있지. 듣자하니 너는 적을 죽인 후

시바 위에서 승리의 춤을 신나게 췄다던데……


파르바티

그, 그건 칼리고요!

무관하진 않은데 저 아니에요!


브리트라

그럼 다른 녀석을 소개해도 되고.

그, 음악의 여신(사라스바티) 같은 거.

그 리바이어던……? 처자 안에서도

느끼긴 했는데,

너라면 대충 파편이 아닌

본체를 데리고 올 수 있지 않느냐? 으응?


파르바티

아니 못 하거든요…….


메두사

지조 없는 미팅광인가요, 당신.

파르바티에게 폐 끼치지 마십시오.


브리트라

아니 뭐 너라도 되는데.

예능에 능한 서쪽 신에게도 흥미가 있지.


메두사

나 참. 정말 지조가 없으시군요.


파르바티

뭐, 남을 못 살게 굴며 좋아하는 것보단

훨씬 건전하다 치죠…….


양귀비

으음, 유유는~, 三明治(샌드위치)랑~,

西点(케이크)랑~……또, 물론 리치 주스!

그래도 되죠, 후야 奶奶(할마마마)……아니지, 姐姐(언니)?

무측천

게 멈춰 봐라. 왜 내가 내는 것처럼 구느냐?


양귀비

어, 안 되나요? 奶奶(할머니)는 손주가 조르면

기쁘다고 들은 건 가짜 뉴스인가요?

친척끼리 외출하는 거

기대했는데─. 흑흑.


무측천

친척이라도 혈연은 아니지 않느냐.

나 참…….


양귀비

그럼 西点(케이크)는 취소하고, 음─, 三明治(샌드위치)도

등급을 내릴까, 어떡할까……


무측천

(근질근질)

에잇, 명색이 황후란 것이 그런 사소한 걸 가지고!

그래 알았다, 얼마든지 주문하거라!

중화를 다스린 여제의 넓은 아량을 보여 주마!


양귀비

어, 진짜로요!?

와~, 후야 姐姐(언니), 좋아해요~!


(와락)


무측천

요것아 떨어져라. 나는 안 좋아한다.

불경죄로 고문할라.

아니꼬운 점이 있기는 해도 손주며느리 하나 못 먹여 줘서야

여제의 자존심이 상하지.

잘 듣거라, 이건 그냥 그 이유만으로───


양귀비

고문은 이 거리에도

지금 姐姐(언니)한테도 안 맞아요!

그러고 보니 이거 아까 받았는데요.

아키하바라 가이드 전단지, 같이 봐요.

다음엔 어딜 가 볼까─. 만화도 재밌겠고─,

그렇지, 角色扮演(코스프레) 의상도 갖고 싶어라~.


무측천

(설마 그것도 내가 내는 건 아니겠지……?)


양귀비

아, 또 무슨 공연을 하나 봐요~.

예쁜 옷에 노래랑 음악! 궁중 같아서 재밌죠!

……몸이 근질거리네요. 기다리기도 심심하니

난입이라도 해 볼까요~.


무측천

노래랑 춤을 하려는 게냐? 아서라.

저것들이 완전히 자신감 잃어서 가게가 망할 게야.

너는 그런 업을 품은 여자이니라.


양귀비

우후후~, 제 예능을 좋게 여겨 주시는군요.

고마워요!


무측천

인재는 정확하게 평가해야 해서 그런 게야.

자, 요리가 왔구나. 어서 들거라.


양귀비

서로 먹여 주는 건 어떨까요?

일단 후야 姐姐(언니)한테

먹여 드리는 것도 좋겠네요,

궁중 사람이 황제 폐하를 돌봐 드리는 건 당연한 거니까요.

그러니 자, 아앙.


무측천

멍청한 것아, 경의가 부족하잖느냐. 이래선 마치

내가 네 여동생 같지 않으읍…….


양귀비

(아아~~~! 후야 奶奶(할마마마), 귀여우셔라~~~!)


(딸랑딸랑)


수수께끼의 선장

………… (두리번두리번)


메이드

어서 오세요, 주인님.

이 자리로 모셔도 될까요~?


수수께끼의 선장

……아니. 눈에 안 띄는 자리로 부탁해.


메이드

? 네, 그러면 이리로 모실게요~.

이제 본점의 메이드랑 놀고 싶으실 때의

시스템 설명을…….


수수께끼의 선장

아니, 그런 건 됐어.

잘 들어───

(소곤소곤) 파르페 줘.


메이드

네?


수수께끼의 선장

시급히, 그리고 극비로. 복창도 안 해도 돼.

위엄을 유지해야 하는 선장으로서

리스크가 있는 행위란 건 알지만

기항 포인트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건

잠수함 선원의 정신 케어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

그러니 비밀리에 부탁할게.


메이드

네, 네……저기, 파르페는 말이죠,

마지막에 애정 주문을 외는 게 규칙인데…….


수수께끼의 선장

마음은 고맙지만 안 해도 돼. 눈에 띄기 싫어.

아무튼───

잔말 말고. 파르페를. 가지고 와.


메이드

네, 넹~~~.

(왜 여기 온 거람─?!)


아나스타샤

다들 그럭저럭 즐기는 모양인걸.

여제님, 당신은 어때?


세미라미스

훗, 나쁘지 않구나. 눈치가 좋은 시녀들이더군.

아니, 메이드가 맞나.

헌데 음침한 대신들보다는 나아도…….

내 옥좌 옆에 거느리기에는 다소 화려하구나.


메이드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아가……여제님.

주문하신 애정 듬뿍 오므라이스예요♡


세미라미스

수고했다. ……뭐 하는 게냐?


메이드

마무리 단계! 여기서 애정을 주입해 드릴게요♪

엄청 맛있어지는 비밀의 주문이에요~.

수리수리마수리, 아키바 매직!

맛있어져라─, 사랑……발사♡


메이드

자, 이제……저기, 무슨 일 있으신가요?


세미라미스

후……후후, 후하하하하! 아무리 그래도

이 여제 앞에서 주술을 거는 자가 어디 있겠느냐!

겁이 없는 것도 정도가 있지. 조금이나마 해를 끼칠 의지를

느꼈다면 네년은 주문을 외기도 전에 죽었을 게다.

그런 주술은 남이 안 보게끔 어둠 속에서 해야지.

───독을 타는 것과 다름없으니 말이다.

허나 그 용기는 가상하구나.

어떠냐, 내게 고용되겠느냐? 아니면 비둘기가 되겠느냐?


메이드

네에!?

아, 아뇨……영광스러운 말씀인데……그래도……!


아나스타샤

신경 쓰지 말렴.

하던 일 하러 가도 돼.


메이드

아, 네……그럼 편히 즐기세요.


(메이드 퇴장)


세미라미스

흥, 여제의 제안에 즉답하지 않다니.

……비둘기가 되겠냐고 한 게 좋지 않았나……?


아나스타샤

글쎄. 아, 거기에 숟가락 대는 거 잠깐 참아 줘.

어깨 가까이 대고.


세미라미스

뭐냐?


아나스타샤

일단 해 봐. 뷔이 보고.

……괜찮아, 마안이 아니라 최근에 도입한

카메라 기능을 쓰는 거야. 자, 치즈.


(찰칵)


아나스타샤

클라우드 써서……SNS에 올리고……

제목은 『레어 친구랑 레어한 곳에서 식사』.

아, 바로 좋아요랑 댓글이 달렸어.

『즐거워 보이니 저도 기쁩니다. 기회가 나면 저도

가 보고 싶군요』라는데.

이건 너랑 같이 그러고 싶단 뜻일까?

『선량한 일반 신부』 님의 메시지인데.


세미라미스

모, 모른다! 애초에 나는 허가한 적이 없다만,

여제 초상권 침해이니라! 삭제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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