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층 「원조 칼데아 모델러의 역습」


----

#1

네로

으─므.


- 아까부터 표정 깐깐한데 무슨 일 있어?


네로

뭘 까먹은 것 같다.


갈라테아

무엇이라……하심은?


네로

그게, 흐음, 뭐였더라.

그게 막, 현 상황의 근원적인 부분에

관련된 거 같기는 한데……응?


(치지직)


가게 모니터에서 나오는 목소리

아키─바! 다들 씩씩하게 아키바 중이니~?

짐짱이야!


네로

고얀 것. 여기 있어도 저 녀석의 천상의 미성에서는

벗어날 수 없는 건가……아니, 생각났다!

저것의 원형이니라!


마슈

원형……이라뇨?


네로

저건 원래 짐이 발주하여 만들게 했고

역 앞에 배치한 등신대 피규어.

그 피규어 제작 작업을 한 자라면

저것이 인간화된 사정도 잘 알지도 모른다.

미리 물어봐야 했군.


갈라테아

저것도 상당히 실력 있는 조각가가

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모델 자체의 조형이 좋은 덕분도

있겠지만요.


네로

자연스럽게 칭찬하지 말거라, 쑥스럽게시리─.

명예 로마 상급시민 칭호를 원한다면

언제든 말하거라.


에리세

그래서 그 원형을 만든 게 누군데요?

우리가 아는 사람인가요?


네로

으므. 그야 물론 칼데아 제일의 조형사이자

온갖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일류 마술사───


네로

저 자다.


- 잡아라─! - 선택

- 예상은 했어!


메데이아

으앗. 너희 뭐니.


네로

물어볼 게 있느니라! 네가 납품한 짐의 스페셜

등신대 피규어(브라이드ver) 말이다!


메데이아

……으. 나도 알아.

내가 여기 있는 이유가 그거 때문이야.


오사카베히메

뭔 소리야?


메데이아

나도 그건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었거든.

똑바로 주문받은 대로 만들어서

역 앞에 납품했는데……

그 직후에 생명을 얻어서? 어딜 가더니?

아이돌 비슷한 활동을 시작한다고? 그게 뭐냐고!


마슈

즉 마데이아 씨도 자세한 사정을

모르시는군요?


메데이아

당연하지. 너희 사정도 이해는 하는데

오히려 내가 더 따지고 들어야 하는 거 아닐까?

나는 말이야, 그 조형왕이란 작자를 만날 이유가 있어.

남의 작품에 허가도 없이 손대서 생명을 불어넣다니……

아니, 생명을 불어넣어 움직이게 하는 이상은

필연적으로 세부 조정이 필요해지는 건 이해하는 데다

실력이 신급인 것도 알곤 있는데,

그래도 한 마디 따지고라도 싶어……

그리고 따지면서도

운 좋게 그 조형 스킬을 가까이서 보고

기술을 훔치고 싶은……그런 기분이야! 알겠니!?


네로

으음, 짐조차도 압도되는 기백.

짐을 비롯하여 빡돈 예술가란 참 무섭지.


갈라테아

다른 작가의 작품에 마음대로 손을 대선 안 된다는 말씀은

진심으로 동의합니다. 당연한 매너입니다.


메데이아

응? 아아, 네가……헤에…….

좋은걸. 아주 좋아.

아아, 방에 장식하고 싶어. 그 금발 아이 옆에 두고

금은 페어로……후후후…….


갈라테아

……감사합니다.


오사카베히메

인형이나 예술을 좋아하는 사람들 반응은

다 이렇단 말이지─. 히메도 그렇지만.

막 확 끌리고 그러지, 진짜!


다 빈치

갈라테아는 피그말리온 왕이 『완벽한 여성』으로

만들었다지.

취미가 맞는 쪽에선 클레오파트라나 양귀비급

대우를 받아도 이상하지……않을 수도 있어.


갈라테아

당신도 조형사라 들었습니다.

비록 나중에 조형왕이 조정을 했더라도

그 『아키바 네로』의 완성도는 몹시 빼어나다

판단 중입니다.

뛰어난 인형 제작자가 많은 건 바람직한 일.

끊임없는 연찬을 기대하겠습니다.


메데이아

후후, 빈말이라도 듣기 좋은걸.


마슈

친목을 다지시는 중에 실례할게요.

일단 확인차 여쭙겠는데

메데이아 씨도 저희랑 같이 조형왕에게

가시는 거라 봐도 될까요───


메데이아

아아, 그건───

못 하겠는데.


- 왜 지팡이 들고

- 길 막으시죠 - 선택


메데이아

솔직히 같이 행동해도 되긴 해.

그런데 왜 이럴까. 일단 싸워야 할 것 같은

마음이 마구 드는데.

특히 너랑 말이야.


갈라테아

저 말입니까.

무슨 결례를 저질렀습니까.


메데이아

그런 건 아니야.

으음, 진짜로 이 기분 뭐지.

귀여운 인형 같은 너를 부수고 싶단

생각은 안 하는데.

모델러의 우열 가리기……? 잘은 모르겠지만

일단 그런 셈 칠게.


네로

예술가로서 누가 위인지 가리고 싶다는 건가.

짐은 남과 비교할 필요도 없는 넘버 원

예술가 황제로서 절대적으로 군림하기에

그런 혈기 넘치는 충동과는 연이 없다만……

이해는 한다.


오사카베히메

하는 수 없지, 오니를 만나면 오니를 베고

모델러를 만나면 모델러를 베는 게 바로 우리!

해치우자, 마짱!


- 그래, 전투 준비!


(배틀)


2웨이브 돌입시 "「각오하렴」" - 메데이아에게 매 턴 차지 2 증가


브레이크시 "「왜 이렇게 화가 치밀까?」" - 메데이아의 보구 위력 업(10턴)


메데이아

뭔지 알겠어!

너 아프로디테 관계자구나!

어쩐지……아야야…….


갈라테아

네, 저는 피그말리온 왕의 사랑과 아프로디테 님의

힘으로 태어났습니다. 이 끌도 아마 신의 것입니다.

그 점에 문제가?


메데이아

너한테는 원한이 없는데

여신 아프로디테한테는 쌓인 게 있지.

혼이 한 대라도 때리자고 소리칠 만하네.

솔직히 말해서 그 여신은 화딱지만 나.

나 참, 요전 에로스에 이어서

또 아프로디테 관계자를 만나다니…….


갈라테아

그렇습니까……제 입장에선 직접 뵌 적이 없어서

큰 은혜를 베풀어 주신 분이란 인상만 있습니다만.


메데이아

……흐응. 뭐, 아무튼 너 본인한테는 책임이 없어.

화풀이 같은 거야. 미안해.

올라가고 싶으면 마음대로 하렴.

조형왕이랑 어떻게 되든 내가 나중에 따질

건덕지 정돈 남겨 주면 고맙겠고.


갈라테아

따지기만 하실 겁니까. 순수히 흥미 본위로

여쭙겠는데……

당신은 본인이 사랑하시는 인형을

인간으로 만들고 싶지는 않으십니까?


메데이아

………….

응. 안 그래.


갈라테아

이유가 무엇입니까?


메데이아

글쎄. 생각해 본 적도 없는데───

나는 아름다운 조형이나

그 아름다운 조형이 만들어지는 것,

그게 사람들 손으로 유지되는 걸 좋아해서 그럴 거야.

예를 들어 나는 취향 직격인 한 금발 세이버를

인형으로 만들곤 싶지만,

그건 인형이라는 아름답고도 안정적인 형태로

그 사랑스러움을 보듬고 싶을 뿐이야.

가진 컬렉션에

굳이 생명을 불어넣잔 생각은 안 들어.


네로

흠. 그것도 이해가 되는군.

예술은 예술이기만 하면 충분하다는 발상이로구나.


갈라테아

……그렇습니까.

아깝군요. 아쉽습니다.

당신이 조형사로서 피그말리온 왕의 경지에

다다르려면 그 부분의 인식 개혁이 필요할 겁니다.


메데이아

그러니.

그냥 유파가 달라서 그런 거 아닐까?


갈라테아

그럴 수도 있겠지만, 저는 저라서

이런 말밖에 못 드립니다. 양해해 주시길.


- 메데이아 씨 불만도 맡아 둘게요 - 선택

- 그럼 먼저 갈게요……


메데이아

그래 그래, 잘 부탁할게.


메데이아

그런데……저 아이(갈라테아)의 조형이 완벽하긴 했지만

전투 중에 마력을 통해 접촉하니 아주 조금 보였어.

나 같은 모델러 겸 일류 마술사가 아니면

결코 알아채지 못 할 그 미세한 흔적.

수복한 흔적……아니, 그게 아니겠구나.

그건 설마───?


----

#2

투명한 것 속에서 태어나 있었다.

형상을 띤 것.

빛을 보는 것.


눈을 뜨니 목적이 보였다.

내가 왜 태어났는가───바로 그 해답.

말로 듣지 않았으며, 누구에게 배우지도 않은 채,

오로지 내 안에서 솟아나는 감각만으로 이해했다.

내가 존재하는 이유는 바로 이를 위함임을.

그래서 시키는 대로 따랐다.

그래서 바라는 대로 웃었다.


목소리를 냈다. 모두 기뻐했다. 기쁘다.

미소를 지었다. 모두 기뻐했다. 즐겁다.

여전히 익숙지 않은 내 신품 심장도

기운차게 쿵쿵 뛰며 환희했다.

마치 이를 위해 마련된 것만 같다.

───실제로도 그게 맞나?

하지만 이는 내 성질일 뿐,

결국 이유는 아니다.

이유는. 이유는───


아키바 네로

다들 고─마워─! 수고 아키─바─!

또 짐짱 라이브를 보러 와 줘~!


(환성)


매니저 인형

고생 많으셨습니다, 네로 님!

다음 예정까지 시간이 좀 있는데

어쩌시겠습니까? 식사를 드시겠습니까?


아키바 네로

음~, 글쎄~.

………….

배도 많이 안 고프니

일단 조형왕 님께 돌아가 볼까~☆

타이밍상으로 슬슬 살펴보는 게

좋을 것도 같거든?


매니저 인형

타이밍상으로……?


아키바 네로

음─, 그게 있지,

슬슬 도착자가 나올 것 같더라.


매니저 인형

오오, 그 말씀은 인형애를 품은 인간이 타워 회관

최상층에 도달하여 알현을 한단 겁니까……?

거리 분들이 사랑하는 인형 중에서

저희의 동료가 생기는 거군요. 좋은 일입니다!


아키바 네로

…………그러게~♪

그럼 짐짱은 이동할게~!

뒷일 부탁해~☆


매니저 인형

네!

……앗, 만약 여유가 되시면 부탁드린

신곡 작사 작업도 진행해 주십시오……!


아키바 네로

그래 그래, 그런 건 걸어다닐 때

잘 생각나기 마련이야~♪ 맡겨 줘!

그럼 아키─바!


그렇다───내가 여기 있는 이유란

결국 하나 뿐이다.

곁에 있는 것.

그리고 끝까지 지켜볼 것.

가장 가까운 혈연이나 다름없는 소중한 존재를.


하늘까지 닿을 것 같은 높은 건물을 올려다보니,

그 뒤로 펼쳐진 투명한 하늘이,

그 한없이 멀어 보이는 거리감이───

가사가 될지도 모를 내 마음을

언어로서 구체화시켰다.

……사랑받으며, 그 사랑으로 인하여 생명을 얻은 인형은

본인의 모든 것이 그것뿐임을 알고 있다.

그러니 다른 것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바라지도 않는다.

평생. 평생.

평생.

그렇다면 아아, 그게───

저주와 다른 점이 무엇이란 말인가?

……농담이지롱.

이럼 안 되지, 곡이랑 하나도 안 어울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