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문서] 초광속과 닿지 않는 꿈 -1- : https://arca.live/b/umamusume/54991433










n월 n일.

오늘부터 일기를 적어볼까 한다.

이유라 한다면, 내 다리에 대한 진단을 받았기에라고 해둘까.

그리고 점차 변해가는 상황을 기록하고, 분석하기 위함이라고 보충해두면 되겠군.

...어쩌면 난 더 이상 예전같이 달릴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그리던 이상이 있었다만, 그곳에 도달하기엔 너무 늦어버린 기분이다.

...나는 더 열심히 했어야 했나?

다른 방법을 염두에 두고 그 가능성들도 연구했던게 나의 죄라면, 그렇다면 나는 후회는 없다.

단지...

문득, 신이라는 존재가 있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친듯이 원망하고 싶은 존재가 필요하니 말이야.

연구나 더 해야겠다, 언제까지고 이러고 있을 수는 없으니.

오늘은 여기까지 적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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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월 n일

바보같은 트레이너가 달라붙었다.

플랜 A는 나에게서 멀어졌다고 생각했는데, 이 트레이너는 내게서 어떤 가능성을 봤다고 생각하나보군.

뭐, 나쁘지는 않다... 상태가 그렇게 티가 나지 않다는 뜻이기도 할테니.

무엇보다, 내 실험용 모르모트가 생겼다는건 여러가지로 긍정적이다.

...어쩌면 내 상태는 내 생각보다 그리 심각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첫 일기를 적은 이후로 눈에 띄는 변화는 지금까지 없었으니...

어쩌면 내가 가급적 달리는걸 삼가했어서 그런걸지도 모르겠다만, 정말 어떨지는 두고봐야겠지.

예전처럼 트레이닝도 받고 훈련도 하고, 그런 삶을 살게 되는것인가.

조금은 기대될지도 모르겠군.

오늘은 연구를 좀 쉬어야겠다, 내일부턴 바쁠테니 푹 자둬야겠지.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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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월 n일

너무 아프다!

이정도일줄은 몰랐다, 훈련과 트레이닝을 안했어서 괜찮은 것 처럼 느껴진거였다.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빠져나왔지만 이대로는 안되겠다.

진통제, 특제 진통제라도 계속 구하고 만들고, 해야겠군.

머리도 아프고, 오늘 실험도 좀 쉬어야겠다.

앞으론 조금씩 주법이라던지, 훈련량도 좀 조절하고 적당히 움직여야 더 악화되지는 않을 것 같다.

조금씩 걱정이 되는군, 역시 플랜A는 무리인게 아닐지....

...

오늘은 여기까지 적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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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월 n일

역시 무리인걸까.

위화감을 넘어선 통증도, 나빠져가는 컨디션의 상태도, 조급함도 점점 더 심각해져가고 있다.

다방면으로 고생하는 모르모트군을 보자니 솔직히 계속 힘을 내주고는 싶지만, 이젠 슬슬 플랜 A를 놓아줄 때가 온 것 같기도 하다.

...솔직히 말해서, 더 지켜보고는 싶지만...

모르겠다, 이대로 가다간 모르모트군도 알아차릴지도.

달리는 방법부터 통째로 바꾸고, 무리를 좀 해서라도 좋은 성적을 계속 내어줘야겠다.

진통제도 있고, 파스도 있고, 아직까지는 괜찮겠지.

하지만... 어떻게 모르모트군을 설득시켜서 플랜B로 바꾸는가, 그것이 문제이기는 하다.

...좋은 방법이 있을까, 모두에게 편하고 탈도 없을 좋은 방법이...

...오늘은 여기까지 적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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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월 n일

더비 우승.

솔직히 기대는 하지 않았다, 엄밀히 말해선 분명 좋은 성과다.

내 다리에겐 더욱 끔찍한 시련이였지만.

사츠키 상 이후로부터 한계가 느껴졌다, 이 컨디션으로 달릴 수 있을 날이 얼마나 될까...

순수하게 기뻐하는 모르모트군을 보고있으니 마음이 조금 복잡해지는 기분이였지만, 이제 슬슬 플랜 B쪽으로 결심이 기울어져가고 있다.

...어쩌면 이 일기도 곧 끝날지도 모르겠군.

레이스를 포기하고 플랜 B로 넘어간다면 연구일지만으로도 쓸거리가 넘쳐날테니.

카페... 그래, 그 아이라면 내 연구의 키가 될 수 있을것이다.

...

....그래도.

그래도.... 직접 이루고 싶었다.

....직접, 나의 두 다리로... 말이다.

....오늘은 여기까지 적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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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월 n일

무섭다.

...나는 이제 나의 가능성을 부순다.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직은 확실히 모르겠기에, 무섭다.

공포는 미지에서 오는법이라 했으니.

......

일기는 여기까지 적도록 하겠다.

.......

....혹시라도....

혹시라도... 아직, 아직 나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면.

비과학적이지만, 신한테 부탁하고 싶다.

오늘, 월계배에서... 혹시 모를 기적을, 일으켜 줄 수 있냐... 고.

.....

일기는,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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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가 영 제대로 써지질 않노...



중간부분은 존나 피폐하게 가고싶은데 그 느낌이 안산다

어떻게 해야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