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 https://arca.live/b/umamusume/72106421
2편: https://arca.live/b/umamusume/72107891
3편: https://arca.live/b/umamusume/72134482
4편: https://arca.live/b/umamusume/72136734
5편: https://arca.live/b/umamusume/72448913
6편: https://arca.live/b/umamusume/72452234
캐붕 주의, 설정붕괴 주의, 저퀄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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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닝 라이브, 그건 우마무스메가 자신의 팬에게 보내는 감사의 마음이었다.
그건 다시 말해...
나는 우마무스메들의 팬이기도 하니까 나에게 보내는 미소이기도 하다는 거겠지!?
아무래도 경기장 특성 때문에 팔코님은 백댄서가 되어버리셨다.
그래도 저 중간중간 시선이 닿을 때 윙크해주시는 부분이라던가 팬들에게 여러 가지로 신호를 보내주시는 점이 너무 좋았다.
아일랜드의 국왕님과 게으른 천재가 우리 키타쨩의 양 옆에서 화려하게 춤을 추고 위닝 라이브를 하고 있는 모습은 너무나 눈부셨다.
아, 눈부신 건 조명 때문인가?
아무튼 나는 야광봉을 열심히 흔들며 오늘도 환호한다.
“와아아아아!!!”
평소랑 다를 바 없는 평범한 레이스, 평범한 위닝 라이브였다.
분명 그렇게 생각하고 싶었다.
그런데 키타쨩, 왜 자꾸 나를 보는 거야?
아, 잠깐, 거기 나한테 시선 보내느라 타이밍이 조금 어긋나잖니!?
시선은 모두에게 골고루 돌려야지!
이렇게 되면 어쩔 수 없나!?
키타쨩의 시선이 나에게만 쏠리는 것도 안되겠다 싶어 나는 황급히 관객석 뒤편으로 가서는 이리저리 마구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나만 본다면 내가 마구 움직이며 시선을 분산시켜주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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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너씨의 시선이 제 뒤의 다른 우마무스메들에게 향합니다.
오늘의 1착은 저인데, 우승은 저인데
어째서 트레이너씨는 저를 봐주시지 않는 걸까요?
레이스 우승을 축하한다며 수건을 건네주시고,
대기실에서 쉬고 있을 때 만해도 분명 기뻤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도저히, 조금도 기쁘지 않습니다.
그래도 우마무스메로서 연습한 것이 있었기에 최대한 미소짓습니다.
시선은 최대한 여러 곳에도 두려고 하지만
트레이너씨가 신경쓰입니다.
지금도 제 옆의 파인 모션씨나 마야쨩에게
뜨거운 시선을 보내고 계십니다.
제가 질투심에 시선을 강하게 쏘아보면,
마치 제 시선으로부터 도망치시려는 듯
황급히 관람석 맨 뒤로 가셔서는
이리저리 열심히 달리고 계십니다.
심지어 제 눈치를 살피시려는 듯
저를 계속 바라보시면서.
그러면 저는 괜히 지기 싫어져서
트레이너씨를 더욱 열심히 눈으로 쫓았습니다.
모두를 위한 라이브인데,
오늘의 저는 이상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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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실에 돌아가보니 트레이너씨가 또 이상한 호칭으로 저를 불렀어요.
“키타키타 키타쨩! 이제야 왔구나!”
“우으...”
문득 트레이너씨의 얼굴을 바라보니
방금 전 라이브에서의 일이 떠올라 버렸습니다.
“응? 키타쨩 왜그래?”
트레이너씨는 제게 다가와 수건을 머리에 덮어 씌워주셨습니다.
그리고선 거칠게 두 손으로 제 머리를 말려주십니다.
“으와앗!? 트, 트레이너씨!?”
“앗, 방금 트레이너씨라 했지!? 하핫! 역시 이제 오빠는 졸업이란 건가!? 에잇에잇!”
괜히 그 말이 제 가슴을 욱씬거리게 만들어
저는 트레이너씨의 손을 황급히 붙잡았습니다.
“오, 무슨 일이야? 키타쨩?”
그런 제 반응에도 아랑곳 않고
트레이너씨는 저를 향해 미소지으며 묻습니다.
저를 배려하는 상냥한 미소로,
우마무스메에게 손을 붙잡히고도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괜찮다는 듯이 안심시키는 듯 한 그 치사한 미소로.
그 미소를 보게 되면,
저는 도저히, 화를 낼 수가 없습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흐음...”
제가 트레이너씨의 손을 놔드리자
트레이너씨는 자그마한 숨소리와 함께
그 크고 거친 손으로 제 머리를 마구 쓰다듬어주셨습니다.
“하핫! 오늘은 특별히 날 제대로 트레이너로서 불러줬으니까...”
치사합니다. 트레이너씨는.
“조금 비싼 고깃집으로 가자! 얼마든지 먹어도 돼! 내가 사줄테니까!”
“...치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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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를 먹으면서도 머릿속에 드는 생각은 하나였습니다.
트레이너씨가 저 만을 보게 할 방법.
도저히 떠오르지가 않았습니다.
분명 트레이너씨가 그 날의 도쿄만에서 기운 차리신 건
무척이나 기쁘고 좋은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저를 봐주지 않으시는 걸 보면
그 때 다른 방법을 썼어야 했던 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키타쨩, 혼자서 너무 고민하고 무리하지 마.”
고기를 구워주시던 트레이너씨께서 갑자기 말씀하셨습니다.
“너하고 난 오랫동안 알고 지냈잖아? 대충 표정 보면 알아.”
자그마한 기대심에 저도 모르게 꼬리가 움직이게 됩니다.
정말로 제 마음을 이해해 주시는 걸까요?
“고민거리가 있단 것도 알고, 지금 신경쓸 게 많다는 것도.”
트레이너씨는 제 앞 접시에 고기를 한 점 주시며 말씀하십니다.
“그래도 일단 지금은 먹고, 기운 내자. 아니면 이야기 상대가 되어 줄 수 있으니까.”
“...오빠...”
이럴 때 만큼은 트레이너가 되기 전, 제가 봤던 오빠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저를 향해 미소지어주시는 그 모습까지.
전부 다.
살짝 기쁜 마음이 들어 행복감이 마음을 채우던 것도 잠시.
아까 전 위닝 라이브에서의 일이 떠올랐습니다.
저 미소도 결국 언젠가 다른 사람을 향하게 될 겁니다.
다른 우마무스메에게 더 끌리시게 될 거에요.
그 날 도쿄만에서 구해준 건 다른 누구도 아닌 저인데.
저 미소를 지을 수 있던 것도 제 덕일텐데.
제 오빠고, 제 트레이너씨인데.
그런 생각에 수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에 차오릅니다.
다른 우마무스메들을 영원히 못 보게 해버리면 어떨까요?
그래봤자 다른 우마무스메들을 좋아하는 마음은 어떻게 못 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영원히 가둬버리는 건 어떨까요?
다이아쨩도 자주 쓰는 수법이라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오빠는 어떻게든 탈출해버릴 것 같습니다.
지금의 오빠는 광인이니까요.
고민거리가 있어도 도저히 말을 못 하는 데, 어떻게 해야할까요?
“하아...”
“키타쨩이 바란다면 비밀로 해줄게. 곤란한 일이 있다면 말해줘. 나는 네 트레이너고, 네 오빠잖아? 피는 안 이어졌지만.”
트레이너씨는 치사해요.
오빠는 너무나 치사한 사람이에요.
그런 소리 하면....
“.....저, 사실은 오, 트레이너씨한테 꼭 이야기하고 싶은 게 있어서요. 혹시 오늘 밤... 오빠 집에...가도.. 될까요?”
트레이너 분들 사이에서 우마무스메를 집에 들이는 건
무척이나 위험한 행위라고 소문이 나있다고
얼핏 들은 기억이 났습니다.
그래서 거절당할거라는 생각에 고개를 숙여 앞 접시만을 조용히 바라보았습니다.
“좋아.”
하지만 제 걱정과 달리 오빠는 저에게 괜찮다고 하셨습니다.
“하하하! 다이아쨩하고 같이 놀러온 것도 거의 몇 개월 되었지? 키타쨩 혼자 온 건 작년 쯤이었고?”
그 눈에는 조금의 걱정도 불안도 없었습니다.
“키타쨩 같은 아이들을 위해서 게임기도 제대로 갱신해뒀다고? 그, 호기워기... 레거시..? 아니, 이게 아닌데... 뭐더라? 여튼 그것도 들여다 놨으니까!”
그 말에 제 안에 남아있던 일말의 죄책감도 다 사라졌습니다.
저를 아직도 도쿄만에서 만났던 그 어린애로만 보시는 게 너무나 분했습니다.
저라는 담당이 있으시면서도 다른 아이를 집에 들이는 것에 대한 준비가 되어있다는 점이 화가 났습니다.
“그, 그러면 지금 당장... 가능할까요!?”
이 이상 늦었다간 정말로 선수를 빼앗길 것 같아서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었습니다.
저는 우마무스메, 제 각질은 도주.
빠르게 행동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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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흔한 전개기는 한데...
이 이상의 뭔가 색다른 전개는 도저히 떠올릴 수가 없었다..
미안하다...내 글을 쓸 머리가 이정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