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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괴문서

캐붕 주의

저퀄 주의

세대 구분 잘 모름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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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빛이었다.

 

"응?"

 

어두운 심해에 가라앉으려던 나에게 수면이 어딘지 가르쳐주는 빛이었다.

 

"누가 나 불렀나?"

 

동시에 무거운 족쇄에 옭아맨 채 지면을 향하고 있던 내 고개를 들어올리게 해주는 구원의 빛이었다.

 

"오빠!!"

 

"...설마?"

 

나는 좌절했고, 절망했고, 도망치려 했다.

 

부모님의 기대, 과거의 노력, 주변의 응원

그 모든 것이 부담스럽고 피곤해서 도망치려 했다.

 

재수, 삼수를 넘어 트레센 시험을 사수 했을 때에는 그냥 도쿄만에 뛰어들고 싶었다.

 

"키타키타 키타쨩?!"

 

"그 이름으로 부르지 말아달라고 했잖아요!"

 

왔다 왔어 키타쨩.

북쪽북쪽 키타쨩.

 

어딘가의 학생회장이 들으면 매우 만족할 만한 별명이었으나,

정작 당사자는 무척이나 꺼려하는 별명이었다.

 

아니, 왜?

입에 착착 감겨서 좋은데.

 

다시 멍 때리던 고개를 그녀에게 향했다.

 

내가 뛰어들려던 그 날, 도쿄만에서 만났던 소녀가 거기에 있었다.

나에게 우마무스메 경기를 보여주었던 그녀가 거기 있었다.

 

단순히 공부를 위해, 시험을 위해 봐오던 것과 다르게

우마무스메를 제대로, 우마무스메로서 보게 해준 그녀가 있었다.

 

그녀가 보여주었던 토카이 테이오는 골절 부상에서도 부활했다.

그녀의 친구가 보여준 메지로 맥퀸도 부상을 이겨내고 부활했다.

그 둘 만이 아니었다.

 

사일런스 스즈카

오구리 캡

하루 우라라

 

황금 세대라고 불리우던 전설들에게는 저 마다의 이야기가 있었다.

모든 우마무스메들에게는 저마다의 역경과 고난이 있었다.

그걸 이겨냈기에 지금의 그녀들이 존재한다.

 

좌절하고 절망했던 나를 일으켜 주었던 수 많은 전설의 당사자들이

지금 이 곳, 트레센에 나와 같은 공기를 들이쉬며 살고 있는 것이다.

 

나는 감동의 여운에서 다시 고개를 돌려 나를 도와주었던 소녀를 바라보았다.

귀여운 교복이 어울리는 소녀를.

 

"그것보다 키타쨩, 슬슬 나를 트레이너라고 부를 생각은..."

 

"으으...제, 제가 트레이너씨... 라고 부르면... 그 이상한 별명은 그만둬... 주실건가요...?"

 

무언가 기대하는 듯한 눈빛으로 나를 올려다보는 소녀가 너무나 귀여웠기에...

 

“아니! 그럴 일은 없지!”

 

나는 더욱 놀려주었다.

 

“....언제까지... 애 취급...”

 

“응? 방금 뭐라고 했어?”

 

“아, 아무것도 아니에요! 자, 훈련! 오늘도 훈련 해야죠! 와, 왓쇼이~!”

 

“파이어~!”

 

저 마다의 구호를 외치며 나는 키타쨩과 함께 훈련장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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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레나~!”

 

훈련장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 순간,

나와 키타쨩의 발걸음은 바로 멈춰버렸다.

 

“....”

 

“....”

 

우리들에게 말은 필요 없었다.

상대방에게 들키지 않을 범위에서 몰래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네 목표는 회장의 뒤가 아니라 앞이라며! 하찌미 하나 참지 못해서야 어떻게 하겠다는거야!?”

 

그 소리에 나와 키타쨩의 시선이 마주쳤다.

 

내 행동이 더 빨랐다.

 

“오늘 훈련은 나와의 병주다! 누가 더 빨리 하찌미를 사오는 지 승부다!!”

 

“우마무스메를 히토미미가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잖아요!!”

 

“하하하하! 트레이너에게는 바이크라는 문물이 있다 이 말씀이야!”

 

나는 다급히 바이크의 열쇠를 주머니에서 꺼내...

꺼내...

 

어라? 왜 없지?

 

“다녀오겠습니다!!”

 

“키타산!? 어이! 기다려!! 키타산!!!”

 

“왓쇼이~!!”

 

나는 다급히 키타산의 뒤를 쫓아가려다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다행히 바이크의 열쇠는 트레이너실에 꺼내놓고 까먹었던 것 뿐이었다.

 

--------------⏰----------------

 

“후우... 그러면 트... 오빠! 이제 다음 훈련은 뭔가요?! 아직 시간은 많이 남았다구요!”

 

“응, 그러면 이번주 주말에는 레이스도 있으니까 타임 랙을 재보면서 이미지 트레이닝 하는 걸로 할까? 참가하는 선수에는 다이아쨩도 있고...”

 

나는 멈칫했다.

 

나는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절망에서 날 끌어올려준 우마무스메가 좋았다.

 

다시 말해, 좌절하지 않는 아이들이 좋았다.

 

“스마트 팔콘님이 계십니다...”

 

나는 바닥에 무릎 꿇고 두 손을 모아 기도를 올렸다.

 

“...아, 응... 네...”

 

키타쨩의 목소리가 차갑게 식어버린 걸 들어보니

아무래도 이번 장난은 좀 지나쳤던 것 같다.

 

“아...하하...자, 장난...이니까?”

 

나는 몸을 일으키고서 키타쨩에게 다가가 머리에 가벼이 손을 얹어 주었다.

그리고 무릎을 살짝 낮춰 눈높이를 맞췄다.

 

“다른 우마무스메들은 다 존경하지만, 그래도 지금 내가 가장 지지하고 응원하고 싶은 건 키타쨩이니까.”

 

“....트레...”

 

“참고로 위닝 라이브에서는 관객석 모두가 키타! 키타! 키타쨩! 외치게 하는 게 나의 꿈이야! 아, 뭐라고 하려 했어?”

 

키타쨩의 표정이 풀리는 가 싶더니 다시 싸늘하게 식어버렸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이, 일단 경기가 있으니까 또 달리면서 이미지 트레이닝 하는 거죠?”

 

아무래도 표정이 영 좋지가 않다.

방금까지의 흐름 상 어딘가 몸이 아픈 건 아닌 것 같고...

내가 이름 가지고 장난 친게 기분이 많이 나빴던 것 같다.

 

“이번 레이스에서 우승하면 승리를 기념해서 맛있는 가게라도 가보자.”

 

오, 방금 내 말에 꼬리가 조금씩 살랑거리는 게 보인다.

먹히고 있다.

 

“내가 맛집 잘 아는 건 너도 알잖아? 그야말로 모두가 나를 고독한 미식가라고 부르지!”

 

“후응...”

 

키타쨩의 꼬리가 아까보다 더 크게 흔들린다.

좋았어.

 

마무리 하나만 더 하면 되겠다!

근데 뭘로 마무리 하지?

음, 역시 나 같은 아저씨하고 단 둘은 싫겠지?

 

“키타쨩 같은 여자아이들은 같은 여자아이들끼리 노는 걸 좋아하니 다이아쨩도 부를까!?”

 

“....”

 

어라? 왜 꼬리가 다시 가라앉는거지?

 

“아...응, 그렇..죠...”

 

뭐야? 왜이렇게 쳐지는 거야?

황급히 내가 무언가 말할거리를 생각해보려 했지만

내가 머리를 굴릴 틈도 없이 키타쨩이 갑자기 쌩하니 달려가버렸다.

 

“오빠는 바보 멍청이!!”

 

“뭣?! 잠, 기, 기다려! 아직 타이머 셋팅 안 했어!?”

 

나는 황급히 타이머를 셋팅하며 외쳤다.

 

“이번 경기는 2200미터다!!”

 

키타쨩의 트레이너가 되고서도 벌써 몇 개월이 지났다.

 

어릴 적부터 같이 우마무스메들을 동경하는...

동료? 같은 개념으로서 함께 해온 지 꽤 되었으니

실질적으로는 거의 몇 년을 같이 얼굴을 보고 지낸 사이였다.

 

하지만 그런 나에게는 아직도 키타쨩의 심정이 잘 이해가 안 갈 때가 많았다.




저게 사춘기 소녀의 갈대 같은 마음이라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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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문서는 여태 몇 개 본 게 전부고

작성은 처음임


사실 괴문서 위주로 접하고

인게임은 스킵 플레이 많이 해서

원작과 많이 다를 수 있음.


일단 반응이 궁금해서 한 번 올려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