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 불빛 희미한 벤치에 앉아


나의 몸을 살풋 기대어 본다


다락방 한 켠에 묻은 우리 추억에선


라일락 향기가 나


마음에도 없던 말을 했었지


바보 같은 나의 잘못이었어


사위어가는 찬란한 봄결 아래서


아련한 기억 헤아려가며


자줏빛이 잘 어울리던 널 생각해


차가운 건 싫다더니 빙수는 잘만 먹던 너


카페라도 가면 고민하다 항상 코코아를 시키던 너


타인이 되어버린, 아름답던 그 시절의 너


파도치듯 일렁이는 밤의 어둑함 속에서도


하늘은 여전히 까마득히 높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