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행에게 돌아가려는 둘의 뒤로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기다려라. 내가 따라왔다.”


그는 홀 호스였다. 홀 호스는 마치 서부영화의 주인공처럼 그 자리에 서더니 미소와 함께 엠퍼러를 꺼내 양손에서 화려하게 돌리며 둘을 겨누었다.


“어딜 느긋하게 걸어가고 계시나, 여러분? 모르겠나? 너흰 내 상대가 안 된다는 건 아까 증명됐으니! 도망치려거든 필사적으로 도망쳐야지, 필사적으로! 안 그래, J. 가일 형씨?”


홀 호스는 이미 죽은 J. 가일을 부르며 엠퍼러로 폴나레프 옆의 물병을 깨뜨렸다. 유리조각들이 땅 위에서 반짝이자 둘은 홀 호스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내가 따라온 이상 어쩔 수 없지… 이번엔 포기해라. 네놈들 인생은 끝났다! 최후의 순간 답게 우리에게 덤벼봐! 화끈하게 근성을 보이란 말이야, 자식들아! 안 그래? J. 가일 형씨!”


홀 호스는 이번에는 바로 옆의 유리창을 깨뜨렸다. 카쿄인이 말했다.


“불쌍한 놈이군요, J. 가일이 죽은 것도 모른 채 놈을 위해 유리 파편을 만들고 있다니.”


폴나레프가 실버 채리엇을 꺼내 다가오자 홀 호스는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소리쳤다.


“내 말 듣고 있어…? J. 가일 형씨이!”


폴나레프가 대답했다.


“아니! 이제는 못 들을걸…… 놈은 아주 바쁘거든! 지옥에서 형벌을 받느라고!”


그 말에 홀 호스는 잠시 당황하더니 그럴듯한 말을 하라는 듯이 미소를 지었다.


“이봐이봐이봐. 헛소리 집어치워라. 나한테 허풍은 통하지 않아. 네놈이 그 무시무시한 거울의 스탠드를 어떻게 이긴다고! 나도 그 무적의 행드맨에게는 한 수 접어주고 있는데. 폴나레프, 농담이 좀 심한걸. 히히”


그러자 폴나레프는 마을 쪽을 가리켰다.


“2~300미터만 가면 그 쓰레기 자식의 시체가 있는데… 보고 오겠나?”


“좋아, 보고 올게!”


홀 호스는 그들에게서 등을 돌려 빠르게 달아났다.


“이 자식! 도망치려는 구나!”


홀 호스는 생각했다.


‘이… 이건 못 당하겠는걸! 나 혼자선 완전히 불리해! 일단은 도망쳐서 다음 기회를 노리자! 난 누군가와 콤비를 짜야 비로소 실력을 발휘하는 타입이니까… 일등보다 넘버 투! 이게 나 홀 호스의 인생철학이다.’


그 순간, 홀 호스는 누군가의 주먹을 얻어맞고는 그대로 쓰러졌다. 카쿄인이 그들을 보고 안도의미소를 지었다.


“아아! 죠스타 씨! 죠타로!”


쓰러진 홀 호스가 둘을 보고는 비명을 질렀다. 죠셉이 말했다.


“압둘에 대해선 이미 알고 있네. 그 친구 시신은 간소하게나마 매장하고 왔다.”


모두가 홀 호스를 에워싼 채로 카쿄인이 먼저 말했다.


“비겁하게 압둘 씨를 뒤에서 찌른 것은 양손이 오른손인 남자지만, 직접적인 사인은 이 홀 호스의 탄환이었습니다. 원래 압둘 씨의 화염이라면 쉽게 불살라버릴 수 있었으련만… 이자를 어떻게 할까요?”


폴나레프가 말했다.


“내가 판결을 내리지. 사형!”


채리엇이 그를 공격하려는 순간… 홀 호스와 함께 있었던 여자가 폴나레프에게 달려들었다.


“도망치세요, 홀 호스 님!”


잔뜩 당황한 폴나레프가 소리쳤다.


“뭐! 뭐야, 이 여자는!”


“홀 호스 님! 자세한 사정은 모르겠지만 언제나 당신을 걱정하고 있답니다! 그것이 제가 살아가는 보람! 도망치세요, 어서!”


자신의 다리를 붙잡고 늘어지는 여자에게 당황한 폴나레프가 마구 다리를 흔들며 소리쳤다.


“이… 이 여자, 왜 이래! 이거 놔! 뭐 하자는 수작이야! 죠타로, 카쿄인! 뭐 하고 있어?! 홀 호스롤 놓치면 안 돼!”


“이미 늦었다.”


죠타로의 말에 폴나레프는 홀 호스를 바라보았다. 그는 이미 어디선가 구해온 말을 타고 있었다.


“말 한번 잘했어, 베이비! 너의 마음은 고맙게 받아들여 살아남도록 하지! 도망치는 건 너를 사랑하게 때문이야, 베이비. Forever!”


그 말과 함께 홀 호스는 말을 몰고 쏜살같이 사라졌다.


“이 자식, 거기 서지 못해!”


폴나레프가 어떻게든 쫓아가려 하였으나 여자는 자신의 팔이 다치는 것도 상관하지 않고 폴나레프를 붙잡았다. 홀 호스를 놓치자 폴나레프는 여자에게 화를 냈다.


“이 여자가 진짜!”


그때, 죠셉이 말했다.


“폴나레프, 그 여인도 이용당했을 뿐일세! 게다가 놈은 이미 싸울 의지를 잃었어. 공격도 못하는데, 우릴 따라올 수나 있겠나? 놈을 신경쓸 시간은 없어. 압둘은 이제 없네… 하지만 서둘러야만 해. 이미 일본을 떠난 지 15일이 지났어.”


죠셉은 여자의 상처를 붕대로 묶었다. 그리고, 죠셉도 모르는 사이 여자의 상처에서 튄 피가 그에게 묻었다. 잠시 후, 폴나레프가 말했다.


“자! 서둘러 이집트로 출발하자고! 잘 들어! DIO를 해치우려면 모두가 마음을 하나로 모아야 해! 단 한 사람이라도 제멋대로 굴면 놈들은 그 점을 파고들 테니까! 알았어?! 길을 서두르자고!”


여자는 멀어져가는 그들 중 죠셉의 팔을 응시했다. 피가 튄 자리에 자라난 기묘한 종기는 스스로 말을 했다.


“쭈미밍~”


그때, 죠셉이 팔에 종기가 난 것을 알아차렸다.


“어느새 벌레에게 팔을 물렸나봐.”


카쿄인이 충고했다.


“긁지 않으시는 게 좋겠네요.”


그리고! 여자가 혀를 날름거렸다. 여자의 혀에도 똑 같은 종기가 같은 소리를 냈다.


“쭈미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