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홍은 남이장군의 통제실을 찾는데 큰 고난을 겪고 있었다. 특히 경로를 파악할 수 없어 머리를 쥐어잡고 있었다. 시간은 촉박하지만 아무것도 못한다는 것이 자신을 실망감으로 가져다주었다. 만약에 남이장군이 죽지 않았더라면 이런 불상사가 생길 일은 없을텐데 반복된 주변의 죽음은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곤욕 치르는 것은 원희도 마찬가지였지만 당황하지 않았다.

"미스터홍. 혹시 남이장군의 시체를 조사해보셨어요? 단서가 있을지 몰라요."

"알겠소. 한번 확인해보겠소. 제발 있어야 되는데."

남이장군의 시체를 조사해보았지만 허탕을 치고 말았다. 미스터홍은 그때 떠오른 것이 있었다. 바로 원희가 말했던 주입한 시스템을 찾으면 시스템으로 인한 통신 반응이 잡혀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남이장군의 시체 안에 꺼내야 하는데 이것은 비위생적이고 고인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고 미안하지만 시간이 촉박한 미스터홍은 소리로 반응하는 시스템을 겨우 찾는데 성공한다.

"혹시 이걸로 단서가 되지 않겠소? 통신이라고 하던가? 뭐 그런 것이 도움이 될까 싶어서 말이오."

"저보다 똑똑하시네요. 그걸 생각 못했어요. 그런데 그거 혹시 남이장군의 시체에서 꺼내신 건가요?"

"그건 나중에 얘기하겠소. 그보다 빨리 통제실의 위치를 알려주시오."

"일단 저한테 시스템의 데이터를 보내주세요."

원희는 그 데이터로 분석해서 통제실의 위치를 찾는데 성공한다. 미스터홍은 그동안 남이장군의 가면을 획득하고 소지하였다. 드디어 맵의 좌표를 찍어서 보냈고 찍힌 좌표는 바로 비밀 기지였던 제주도 핵 시설 통제실이였다. 미스터홍은 도술로 제주도 비밀 기지에 도착하게 되고 동굴까지 이동하고 있던 그 곳에는 예상치 못한 남이장군의 잔당들이 남아있었다.

"시간이 없어. 하루 빨리 통제실을 찾아야.."

"뭔가 이상해. 미스터홍. 조심하세요! 아직 잔당들이 남아있을지도 몰라요!"

동굴안에 있던 전등이 꺼지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공격하는 잔당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 잔당들은 심상치 않았다. 그들은 남이장군의 수호 아래 진행되었던 최정예 특수 부대였다. 마지막까지 미군의 공격에서 살아남았던 그들이 최후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었다. 바로 핵전쟁을 막으려 하는 이들을 모조리 사살하는 것이다.

"시간이 없는데 이 녀석들은 도대체 누구야."

"태극 부대. 그들이 남이장군을 보호하기 위해 지옥에서 훈련했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강력한 부대인데 어째서 여기에 있는건지 모르겠네요. 얕잡아선 안돼요. 미스터홍이라도 그 특수 부대들은 상대하기 힘들거예요. 제발 죽으면 안돼요."

생각보다 화나고 강력한 부대지만 그들의 전술 허점이 보여서 승산이 있었다. 그들의 경로를 파악한 미스터홍은 한명마다 덮치는 순간 뒤를 돌아서 뒤에 치명타로 일격을 가했다. 전방은 소용이 없었지만 도술로 가까이 오면 후방 공격에 탁월했었다. 순식간에 쓰러지는 태극 부대를 뒤로 하고 재빨리 통제실의 열쇠를 찾고 문을 열려는 순간 잠적하고 있던 태극 부대 한 명이 미스터홍을 공격했다. 중심을 잃었지만 끝내 칼 부분을 잡아서 고정을 하고 뒤로 돌아 목을 베었다. 마지막 잔당을 처치했지만 피를 흘렸던 그는 천천히 통제실 안으로 걸어나갔다. 눈앞에 흐릿해져 보이지 않았지만 원희의 목소리에 다시 한번 의식을 잡고 있었다.

"미스터홍...미스터홍...통신이....안잡혀요...괜찮...아요? 흐릿...해ㅅ..."

"아무래도 난...그른 것 같소..원희...미안하오.."

남은 힘으로 통제실을 파괴하고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24시간을 끝내 핵 경보음마저 중지되었고 혼란속에 빚어진 문제들이 사라지자 전쟁의 막을 내렸다. 사람들은 이제 안전하다는 생각에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다. 이것이 다 미스터홍 덕분이지만 한 가지 새로운 흑막이 나타나고 있었다. 미스터홍은 의식을 되찾았지만 눈 앞에 나타난 것은 다름 아닌 칼이었다. 칼은 그를 살려준 대가로 무언가를 요구하고 있었다.

"반갑네. 미스터홍. 잠시 할 얘기가 있지만 지금 대화하기 힘든가 보군."

"칼? 당신이 어째서.."

"물론 자네가 내가 왜 정상인 마냥 행세를 하고 있는지 아직도 감이 안 잡히겠지. 하지만 난 애초에 다른 사람일세."

"칼, 어떻게 알고 온 거요? 이 모든 상황이 아직도 이해 못 할 뿐이오."

"멍청하기는. 난 사실 미국을 대표로 남이장군을 척결하라는 명령 받은 특수 요원이야. 하지만 생각보다 일이 잘 안 풀렸지. 나의 정보가 새어 나갈까봐 정신병자 행동 한 거고, 그런데 난 결혼한 적이 없었지만 수용소에서 오랫동안 갇혀 있는 동안 어떤 여자랑 같이 사랑을 나눴지. 사랑은 큰 실수로 낳게 됐지만 결국 난 그 곳에서 빠져나왔고 약속은 안 지켰지. 난 없던 가족보다 중요한 것은 권리와 명예였지. 그런데 온갖 공을 독차지 하려고 나타난 것이 너야. 그 과학자를 살리는 것이 아니었는데. 아무튼 눈 앞에 나타날때마다 도술로 세상을 후려치는 모습이 그저 불편하다는 거야."

"이 모든 일이 벌어진 것은 다 너 때문인가?"

"그건 아니지. 난 제안을 했었을 뿐이고. 그것을 받아들이고 의지대로 실현한 것은 그들이라네. 그러니 한 가지 요구 사항을 들어줘야 되겠지."

"그럼 요구 사항이 뭐지? 나의 힘을 원하나? 아니면 내 목숨인가?"

"죽이라면 죽이는 건 일도 아니지만 사실 그저 원하는 대답은 이거야. 네가 지금까지 했던 모든 의로운 공을 다 나한테 넘기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리고 넌 조용히 다른 곳에서 안락한 장소를 살도록 해. 서로가 이득이 있어야 거래를 하지 않겠나?"

조용히 미스터홍은 무언가 결심한 듯  칼의 도움으로 무사히 걸어 나올 수 있었다. 밖에서 소식을 듣고 밖에서 기다리던 원희가 미스터홍을 보자마자 달려가서 안겼다. 하지만 그는 무거운 표정으로 원희를 속삭였다.

"다행이에요. 정말 다행이에요. 무사하셨군요."

"지금 당장 여기 떠나는 것이 좋겠소. 가능한 빨리."

"네? 그게 무슨 말이죠? 사람들에게 종전 선언 하러 가셔야지요."

"그럴 필요 없소. 난 이제 쉬러 가고 싶소. 그저 조용히 있고 싶소."

"알겠어요. 그렇다면 어쩔 수 없군요. 제가 종전 선언에서 따로 언급할게요."

"그러지 말았으면 좋겠소. 그냥 당신도 따라오시오. 그냥 함께 조용히 살고 싶소."

"따라가도 돼요? 우리 아버지도 같이 갔으면 좋겠어요. 데리고 올까요?"

"그는 내 부주의로 죽었소. 상처가 있어 도망가서 치료 받으라고 애썼지만 끝내 숨졌소. 미안하오."

원희는 갑자기 어두운 표정으로 일그러졌다. 하지만 그 누구도 탓하지 않았다. 언젠가 그 진실을 알게 되겠지만 일단은 그 단계가 아니었다. 미스터홍은 원희를 데리고 저 멀리 세상 끝까지 아무도 문명이 닿지 않는 곳에서 새 삶을 살기 위해 떠났다.

"미스터홍. 이제 어떻게 하시겠어요? 인류를 구했으니 공을 받아도 돼지 않았나 싶었어요."

"저는 받고 싶은 마음이 없소. 난 단지 모두가 행복했으면 된 것이오. 그리고 홍길동이라 불러주시오. 더 이상 그 별명은 안 쓰니까."

"그럼 그렇게 부를게요. 홍길동씨!"

홍길동은 원희와 함께 새로운 개척 생활을 이어 나갔다. 율도국을 기반으로 새로운 국가를 세웠고 세월이 흘렀다. 남이장군의 죽음으로부터 20년 후, 유라시아 제국의 붕괴로 기존에 있었던 모든 국가들이 재건에 힘을 합쳤고 치솟던 인플레이션과 파괴된 문명을 복원하고 있었다. 미국이 다른 국가들 아래 무역 지원에 있어 세계는 안정화에 이루고 있었지만 범죄율이 급상승하고 각 나라의 테러 소행이 있었다. 남이장군이 남긴 기술력은 악용하는 범죄자들로부터 미국이 압수 하고 있으며 그 기술력으로 제 2의 남이장군 등장을 방지하기 위해 새로운 연구에 몰두했다. 테러 소탕을 위해 미국 대통령은 세계 미국 경찰 부대인 World America Police 일명 WAP를 창설했다. 그리고 그 공을 가로채고 창설 부대의 사령관 칼이 주둔하고 있었고 그 중에 남이장군을 저격한 저격수도 포함되었다.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홍길동의 등장부터 활약으로 남이장군의 죽음까지 끝을 맞이했다. 만약에 그가 존재하지 않았더라면, 힘을 얻지 않았더라면, 등장하지 않았다면 결국 역사는 반복될 것이다. 하지만 역사는 알게 될 뿐 그것을 오랫동안 기억해주는 이들은 드물다. 그러나 홍길동이 만든 의로운 영웅심은 또 다른 신념이자 신조의 탄생으로 존경을 이어받는 그들에겐 큰 거름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