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 대충 전이, 게임



<스트리트 소림축구 5>는 내 인생이나 다름없었다. 군대를 전역하고부터 방구석 폐인같이 지내는 내 인생에 있어서 이 게임은 한줄기 빛이었다. 내 인생은 언제나 수비수나 골키퍼 포지션이었다. 친구들이 전부 치고 나가서 성공하는 걸 보는 게 항상 괴로웠다. 그러나 이 게임은 달랐다. 수비수도 골키퍼도 아닌 모두가 공격수 포지션으로 싸울 수 있다. 좁은 골목길에서 벌어지는 광란의 축구로 모두를 쓰러트리고 골을 넣으면 되는 간단한 룰 앞에 모두가 평등하다.

 

 그런 마음을 갖고 오늘도 다른 날과 다름없이 평범하게 낮부터 새벽까지 게임을 즐기고 있던 참이었다. 랭커 20등 등반을 위해 저녁을 넘어 자정을 향해 가는 시간에, 콰직 하는 소리와 함께 반지하 단칸방의 창문으로 축구공이 들어왔다. 어느 놈이 창살을 뜯었나 보려고 창문을 열었으나 창살이라는 것이 애초에 없었던 듯이 깔끔하게 없어져 있었다. 그건 둘째치고 이 방 창문으로 들어온 축구공에 관심이 쏠렸다.


 축구공을 만지작거리면서 있던 지 2분이 지났으려나, 축구공이 갑자기 뻥 터지면서 방 안이 연기로 가득 차게 되었다. 연기를 마시자마자 나는 정신이 혼미해져서 얼마 못 가 의식을 잃고 말았다.


 정신을 차리니 나는 몇명의 사람들과 함깨 골목길 가운데 있는 공터에서 깨어나게 되었다. 어릴 적 일진한테 쳐맞던 기억이 떠오를 만한 딱 일진들이 벽면에 쪼그려서 담배를 피울 법할 공간에 우리 10명은 가면을 쓴 사내들에게 감시받는 사이에 일어나게 된 것이었다.


 "<스트리트 소림축구 5 REAL>에 오신 여러분들 환영합니다. 항상 스트리트 소림축구 시리즈의 상위권을 거머쥐었던 여러분들을 위해 특별히 저희들이 여러분을 이 REAL 버전의 베타테스터로 참가시키게 되었습니다."


 "이따가 저희 진행요원들이 더 자세히 알려드릴 것이지만, 10명의 여러분들은 서로 5대 5로 갈라져 스트리트 소림축구를 하게 될 것입니다. 총 40명의 상위 플레이어 중에서 마지막에 승리한 5명은 저희가 준비한 최고의 혜택을 누리실 수 있을 겁니다. 단지 3번의 경기만으로 이만큼의 행운을 쟁취할 수 있다니, 여러분은 축복받은 것이라 생각하고 즐겨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게임의 재미를 위해 여러분의 신체를 게임 캐릭터 사양으로 업그레이드 시켜드렸습니다. 유니폼 기본 착용에 헤어스타일까지 완벽하게 변발로 완성해드렸습니다. 저희가 특별히 제작한 렌즈의 성능을 보고 싶다면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을 정면을 향해 치켜들면 됩니다."


 가면이 하는 말에 따라 앞사람에게 뻑큐를 날려 보았다. 순간 눈앞에 스트리트 소림축구 로고가 뜨면서 스테이터스 창이 떴다. 


승리 수 - 0

레벨 - 0


스킬 - 불꽃슛, 썬더슛, 강철슛


 "이제부터 세부 규칙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여러분들의 유니폼 색깔에 따라 5대 5로 갈라져서 여러분들은 이 공터에서 소림축구를 하게 될 것입니다. 나름 스트리트 소림축구다 보니 여러분들의 고유 스킬이 있을 겁니다. 만약 이 게임에서 이기신다면 여러분들은 상대 선수들의 능력을 빼앗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경기 시간은 한쪽이 모두 패배할 때 까지이며, 빠른 진행을 위해 공은 4개를 준비시켜드리겠습니다. 규칙은 이상입니다."

 

 얼떨결에 나는 게임 준비까지 하게 되었다. 불과 수 분 뒤 어느 광경이 펼쳐질 지 예상하지 못한 채.


 "자 그럼 선수 준비. . 시작!"


 게임 시작과 함깨 내 앞에 공이 하나 떨어졌다. 곧바로 나는 파란색 유니폼을 입은 선수 쪽으로 스킬 [불꽃슛]을 시전했다.


 "불꽃슛!"


 공을 상대 선수쪽으로 있는 힘껏 찼더니 공이 미친 스피드로 회전하면서 불이 붙으며 날아갔다. 미친 속도로 날아간 공은 상대 선수의 복부를 강타했다.


 뻐엉!


 상대 선수는 불꽃슛을 이기지 못하고 날아가 벽에 꽂혔다.


 [레벨 업!]


 스테이터스 창이 반짝였다.


 [상대 선수 사살로 경험치를 획득했습니다.]

 [레벨이 0에서 1이 되었습니다.]

 [상대 선수의 스킬 [강슛], [푸슛], [헥토파스칼 킥]을 획득했습니다.]


 벽에 꽂힌 선수는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벽에는 핏자국으로 흥건했다. 진행 요원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시체를 치웠다.


 어딘가에 맞고 튕겨나온 공이 또 다시 내 앞으로 굴러왔다.





 (후편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