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친구가 있다

과묵해 말이 없지만

뒤를 돌아보면 곁에 있는

그런 친구가


그는 해를 좋아한다

다만 쑥스러운지

얼굴을 마주보면

내 뒤로 숨어버린다


그가 떠날 때도 있다

주변이 모두 깜깜해지면

그는 보이지 않는다

나는 조금 슬퍼진다


그러다

은은한 달이 떠오르면

그는 조금 흐리게

조심스레 내게 다가온다

나와 발을 맞닿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