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

너의 슬픔에

그 어느 때보다도 통곡하고 싶지만

어찌된 일인지 눈물이 안나온다.

삭막한 시간 속

슬픔마저 매말라버렸기에

널 대하는 내 얼굴은

무정하리라 할만치 굳어버렸다.

같이 고통을 나눠받고 싶다만,

오랫동안 갈라진 이 시간.

이젠 그러지도 못한다.


월곶역 향하는 길.

그림자도

LED 조명조차 차갑게 식어버리는

서리 찬 대리석 발판 위.

구역사의 철길이 녹슬고

신역사의 철로마저 

소래포구의 소금바람에 허물어지는 

어느 허망한 상상들.


내가 나눌 거라곤 

아버지라는 아픈 기억의 공유 뿐.

울어라. 지금아니면 슬퍼하지도 못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