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창밖을 보니 날이 지고 계절이 지었다.
계절의 끝과 시작을 달력의 기억만으로 믿지 못하게 된 것만 같다.
한 무더기 떨어진 낙엽, 또 그리고 시려움을 피워 올리는 쌀쌀한 바람 차가운 바람 외로운 바람.
허나 난 이 계절에 지각했다.
잊어서는 안되는 추억을 잊어가는 도시.
그 도시에서, 5월에 새겨진 내 세상이 숨쉬는 향기를 기억할 때,
가을 아닌 가을에 상한 가슴으로 계절의 색깔을 움켜쥘 때,
뭉클한 되새김을 게워내니 헛기침이 나오는 까닭인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