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누구나 겪는 질풍노도의 시기.


그렇지만 누구나 겪는다고 해서 모두가 무난한 사춘기를 보내지는 않는다.


사춘기 때에는 뭐가 그리 화가 나고, 슬프고, 우울한지. 또 그러다가도 갑자기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몸도 마음도 급격한 성장을 이루는 때인만큼 가족과 주변인의 사려 깊은 보살핌이 필요한 법.


"..우리 동생이 사춘기라는 것도 알고, 이해는 하는데 말이야."


현준은 딱딱한 거실 바닥에 누워, 제 위에서 팔을 꽉 붙잡고 있는 동생을 바라보았다.


손에 힘을 천천히 넣었다가, 조금씩 뺐다가를 반복하는 걸 보니 내 힘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하는 모양이다.


"흡."


순간적으로 배에 힘을 주어 일어나보려 했지만, 낭인족의 반응속도는 인간을 뛰어넘는다. 


"억."


양 팔을 붙잡은 손아귀에 힘이 들어옴과 동시에 양 허벅지를 깔아뭉개고 있던 다리 하나가 명치 위에 턱, 놓인다.


"가만히 있어봐, 오빠."


"동생아, 그러다가 오늘 밤에 이불킥한다."


"시끄러워...."


말의 끝에 이르러서는 으르렁거릴 정도로 목소리를 낮춘 동생은 천천히 고개를 숙여 목덜미에 제 머리를 파묻었다.


그리곤-


할짝.


처음 보는 음식을 맛보듯 길고 따뜻한 혀로 목덜미를 핥-?!


"야! 뭐해!"


"....아."


현준의 고함에 동생은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듯 흠칫거리며 내 위에서 물러났다.


드디어 신체의 자유를 되찾은 감격도 잠시, 동생이 핥아 축축해진 목을 손바닥으로 벅벅 닦아냈다.


"어휴."


"아, 으....!"


새빨갛게 얼굴이 달아오른 동생은 우월한 기럭지를 뽐내며 후다닥 도망가, 제 방문을 쾅 소리 나게 닫았다.


찰칵-


그리고 문고리도 걸어잠궜고.


비척거리며 일어선 뒤, 여전히 찝찝한 귀를 닦아내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저걸 어떡하냐. 


사춘기 여동생을 둔 오빠라면 누구나 할 법한 생각을 품은 채.


*


동생 - 그러니까 최마리는 친여동생이 아니라 의붓여동생이다.


물론 지금은 그런 생각은 들지 않을 정도로 한가족이다만, 뿌리를 살펴보자면 그렇다는 거지.


숨겨둔 가족이라든가, 사촌동생이라든가, 그런 것도 아니라 완전 남남이었던 마리가 우리 가족에 들어오게 된 데에는 슬픈 사연이 있었다.


말로만 슬픈 게 아니라, 정말로. 


마리의 아버지 - 친부가 화재를 진압하다가 순직하신 뒤.


소방관 동료였던 아버지가 아무 것도 모르는 얼굴을 한 마리를 데려오셨다.


"마리야~ 여기는 아저씨 아들. 오늘부터 오빠라고 불러!"


"...오빠?"


"응. 마리는 오늘부터 우리 가족이야!"


"..아빠는 어디 갔어요?"


그 한 마디에, 아버지는 왈칵 눈물을 쏟으셨다. 본인도 눈물을 흘린다는 걸 자각하지 못하셨는지, 닦아낼 생각조차 하지 못한 채로.


뭐, 그렇게 된 일이다.


마리의 어머니는 진작에 이혼해 소리소문없이 사라졌고, 친부 혼자서 마리를 돌보면서 일을 하다가 결국 마리 혼자 남아버렸다는 이야기.


지금 와서는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는 이야기고, 마리 본인도 별로 신경을 안 쓰는 것 같다만.


그렇지만 이 세상에 홀로 남겨진 꼬맹이를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건 다했다.


물론 그 탓에 우리 동생이 조금, 아주 조금 오빠한테 의존하는 경향이 없잖아 있는 것 같긴 한데.


뭐, 사춘기이기도 하니까 나아지겠지.


그런 생각으로 소파에 앉아서 스마트폰을 툭툭 두들기고 있으니-


찰칵-


잠겨있던 방문이 열리며, 마리가 슬금슬금 제 방에서 기어나왔다.


등을 가릴 정도로 길게 자란 회색 머리카락에, 쉴새없이 쫑긋거리는 늑대 귀, 거기에다가 종종 문틀에 머리를 박을 정도로 길쭉한 몸.


내 눈치를 살피며 슬금슬금 거실로 나오던 여동생을 불러보았다.


"야."


"어, 어?"


"와서 앉아봐."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당황했는지, 쭈뼛거리면서도 천천히 걸어와 내 옆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거기 말고. 맨날 앉는 자리."


"...싫어."


"어허, 제자리."


내 말에 입을 삐죽거리면서도 천천히 일어나 내 앞 바닥에 조심스레 앉은 마리.


그런 마리의 머리에 달린 귀를 덥썩 붙잡아 조물거리기 시작했다.


"힉..!"


"엄살은."


머리 위에 달린 귀라고 해도 진짜 귀는 아니고, 귀를 닮은 무언가다. 


평생동안 심심한 손을 달래주는 기특한 내 장난감이기도 했고.


조물조물-


마리의 귀를 만지작거리는 손을 멈추지 않은 채로 일장연설을 시작했다.


"요새 힘든 일 있어?"


"윽, 아니.. 좀 놓아주면 안 돼?"


"안 돼. 아무리 이 오빠가 우스워도 말이야, 그렇게 힘으로 우악스럽게 구는 게 어딨어."


"아, 진짜. 오빠가 엄마아빠도 아니면서."


"어허. 오빠가 너를 진짜 업어키웠는데."


"시끄러워..."


손 안에서 움찔거리던 귀도 이제는 평온을 찾았는지, 축 늘어져 내 손길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요즘 힘들어?"


"...아니."


이런, 아직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나.


아이스 브레이킹 이후의 기습 질문에도 태연하게 '아니'라고 대답하는 마리의 모습에 더 질문을 하는 건 단념하기로 했다.


여기서 더 캐물어봤자 '오빠는 아무 것도 모르면서!'라고 화내며 방에 뛰쳐들어가는 동생의 모습이 눈에 훤히 보이니까.


"윽, 오빠.. 이제 좀 놓아주면 안 돼?"


"조금만."


그렇게 귀가 만져지던 마리가 질려 도망갈 때까지 한참을 소파에 앉아있었는 남매였다.


*


"뭐냐, 자랑하냐?"


"아니. 진지하게 고민상담하는 건데."


"아, 진짜 죽여버리고 싶네."


와작- 와작-


그 말만을 남긴 채 샐러드를 마저 우적거리는 정민. 


순간 그런 친구놈의 머리에다가 포크를 던져서 꽂아볼까, 하는 영감이 스쳐지나갔다만 애써 잠재우는 데 성공했다.


아니, 사람이 진지하게 물어보는데 그런 반응은 대체 뭐냐고.


그런 정민의 곁에서 샌드위치를 야금야금 베어먹던 엘레나가 싱그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제가 상담해드릴까요, 선배?"


"그래주면 고맙지. 하여간 저 놈은 샐러드 얻어먹어놓곤 도움이 안 돼요, 도움이."


그 말에 정민은 입에 샐러드를 밀어넣다가 말고 손을 들어올려 중지를 척 내밀었다.


"우리 집 오크가 니 여동생 반만 닮았어도 좋겠다."


"니 여동생한테 다 이른다?"


"그러든가, 말든가."


"푸흡.."


엘레나도 이 만담이 퍽이나 우스웠는지, 입가를 가린 채 가벼운 웃음을 흘렸다.


"엘레나도 상담비로 밥 사달라고 하는 건 아니지?"


"후후, 저는 괜찮.."


예의 바른 명문가 아가씨답게 격식있는 거절을 하려던 엘레나는 순간 무언가가 떠올랐는지, 말을 멈추더니-


"생각해보니 저녁 식사 정도는 받아야 하겠네요. 제 상담비는 비싸답니다?"


"아주 그냥 동기고 후배고 나를 뜯어먹으려고 안달이 났구나."


그런 엘레나 보란듯이 텅텅 빈 지갑을 꺼내 먼지 한 톨 안 나오게 털어봤지만, 엘레나는 여전히 싱글벙글 미소를 지은 채로 후후 웃고 있을 뿐이었다.


독하기는. 저렇게 서민 등골까지 뽑아먹어야 집안 살림이 저리 넉넉해지는구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으니, 샐러드를 바닥까지 싹싹 긁어먹은 정민의 한심한 눈과 딱 마주쳤다.


"뭐."


"어휴. 말을 말자."


"그래, 말을 말아라. 샐러드 맛있냐?"


"맛 없어. 나도 살 빼려고 먹는 거 아니었으면 안 먹었지."


"사준 사람 앞에서 그게 할 말이냐?"


또 다시 툭탁거리기 시작한 두 선배를 내버려두고, 엘레나는 급히 스마트폰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살짝 달아오른 얼굴로, 평소에는 보기 힘들 정도의 빠른 타자 속도로.


나? 나는 그런 엘레나의 모습을 보며 과연 오늘 저녁에는 대체 얼마나 많은 돈을 쓰게 될까, 걱정이 될 뿐이었다.


한편으로는 엘레나도 양심이 있지, 서민한테서 뜯어내봐야 얼마나 거창한 걸 뜯어내겠냐, 그런 식으로 스스로를 달래고 있었고.


그 때, 갑자기. 정말로 갑자기. 어떤 전조도 없이.


여동생이 나타났다.


아니, 정말로 여동생이 나타났다고.


"오빠."


가장 가까운 역에서 여기까지 달려왔는지, 거친 숨을 헉헉 내쉬며, 땀에 흠뻑 젖은 채로.


"야, 최마리!"


그와 동시에, 척수반사적으로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여동생에게 달려갔다.


땀에 흠뻑 젖은 채 힘겨운 숨을 몰아내쉬는 여동생의 모습은 누가 봐도 멀쩡해보이지가 않아서.


"괜찮아? 다쳤어? 무슨 일이야!"


"...오빠."


헐떡거리던 숨을 겨우 진정시킨 마리는, 속 깊은 곳에서 꾹꾹 눌러담아놓았던 비밀을 토해내듯 나직이 말했다.


"나랑 병원 좀 같이 가줘."


"...."


그 진지한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


단 둘이 남은 벤치. 


엘레나는 저 멀리 떠나가 이미 보이지 않은 현준의 흔적을 되감듯 멍하니 그가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사라지기 전, 그의 여동생 - 마리라는 이름이었지. 


그 여자가 자신을 보던 눈빛을 떠올렸다.


부우-


엘레나는 입술을 삐죽, 내민 채로 볼을 부풀렸다.


집안의 하녀들이 봤다면 '아가씨, 또 그런 볼썽사나운 모습을!'이라며 혼났을 표정이지만, 지금은 이러고 싶은 심정인걸.


아무리 예쁜 꽃에는 가시가 많다고 해도, 저건 가시가 아니라 벌이잖아.


그것도 꽃이랑 떼어놓을 수 없는 가족인 벌.


'...아예 치워야 하려나.'


엘레나는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렸다.


그만큼이나 그 여자가 자신을 바라보던 시선이 기억에 깊숙히 남아버린 탓이었다.


이빨을 드러낸 채, 광견병에 걸린 개처럼 온 몸으로 공격성을 표현하던 그 모습이.


기억에 남아서, 너무나 불쾌해서, 지금도 자신을 노려보는 것 같아서.


"...후우."


아니, 아니죠. 나중에 부부가 되면 시동생인데, 이런 나쁜 생각을 하면 안 되죠!


그렇죠, 이건 장래의 시언니로서의 교육이 필요하겠어요.


엘레나는 그런 생각을 품은 채, 벤치에서 벌떡 일어나 일언반구도 없이 척척 어딘가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벤치에 혼자 남은 정민은 텅 빈 샐러드 그릇을 보며 중얼거릴 수밖에 없었다.


"기만자 새끼..." 하고.


*


"피 검사 결과랑 X레이 결과까지 나왔는데요.."


"네.."


긴장감이 도는 진료실 안. 나는 침을 꿀꺽 삼키며 의사 선생님의 말을 기다렸다.


요새 몸이 너무 이상하다는 말에 황급히 진료 예약을 잡고 찾아온 병원. 


평소 아프다는 말을 안 하는 여동생이 대학까지 찾아와 병원을 가자고 한만큼, 심장은 불안감으로 계속 쿵쾅거리고 있었다.


만약, 정말 만약 마리가 심각한 병에 걸렸다면.


그러면-


꿀꺽-


마른 침을 삼키는 나, 그리고 진료 차트를 슥슥 넘겨보던 의사선생님. 그리고 고개를 푹 숙인 채 땀을 뚝뚝 흘리는 여동생.


기묘한 침묵이 지난 후, 의사 선생님은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정상이네요. 아주 정상."


"...정상이요?"


"네. 정상."


"아, 하..."


정상이라는 말에 안도가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치울 수 없는 의문이 떠올랐다.


마리가 없는 일을 말하는 성격도 아닌데. 이렇게 병원에 오자고 졸랐는데도 정상이라고?


"저, 선생님. 혹시 다른 검사는..."


"아, 괜찮아요. 보호자 분, 잠시 진료실에서 나가주시겠어요?"


"예?"


"별 일 아닙니다. 사생활 부분에 속하는 거라서. 심각한 일도 아니에요."


"아.. 알겠습니다."


갑작스러운 축객령에 어안이 벙벙했지만, 이내 시키는 대로 순순히 진료실 밖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잠시 뒤, 얼굴이 시뻘개진 채로 나온 여동생은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어도 대답도 하지 않았고.


결국 추리 영화의 마지막 10분만을 남겨두고 영화관에서 쫓겨난 사람처럼, 의문만을 품은 채로 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뭐지.'


가슴 속에 지워지지 않는 찝찝함을 품은 채로.


*


그리고, 그 날 밤.


모두가 잠든 고요한 자정에, 이불에 머리를 파묻은 채 끙끙거리던 마리가 벌떡 침대에서 일어났다.


드르륵-


서랍 첫 칸에 숨겨놓은 약봉투를 보던 마리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쪽팔려.."


그리 중얼거렸지만, 그건 말버릇일 뿐. 


실제 마음 깊은 곳에서는 천사 마리와 악마 마리가 싸우고 있었다.


안 돼! 아무리 피가 안 이어졌다고 해도 오빠잖아! 오빠와의 추억을 생각해봐! 라며 악마 마리를 열심히 막는 천사 마리.


그리고 닥쳐! 오빠가 먼저 유혹했다니까! 의사 선생님도 그러잖아, 이 나이대의 수인한테는 당연한 거라고! 소리지르며 천사 마리를 잡아뜯는 악마 마리.


발정기. 이 나이대의 수인이라면 한 번씩은 겪는 열병 같은 것. 


의사 선생님은 그리 말했지만, 발정기를 겪는 본인으로서는 이처럼 불편한 일이 없었다.


잠도 안 오고, 몸은 뜨겁고, 열이 나는 것 같고, 오빠 생각만 자꾸 나고, 오빠가 없으면 미칠 것- 이 아니라!


천사 마리, 일 제대로 안 해! 자꾸 이상한 생각 튀어나오잖아!


마리는 그런 쓰잘데기 없는 생각을 하며 한숨을 푹 내쉬었다. 


오빠 몰래 처방받아 온 이 약. 수면제랑, 뭐시기랑, 진정, 소염 뭐 그런 거 들어간 약.


일상에 조금 지장이 생길 수는 있지만, 지금보다는 낫겠지.


"푸우.."


한숨을 다시 푹 내쉬며, 약봉투를 뜯어 주르륵 책상 위에 늘어놓았다.


많기도 하다. 그래, 차라리 약 먹고 넘기는 게 낫겠지. 지금처럼 잠도 못 자고, 낮에도 학교에서 내내 우울해있는 것보다 나으리라.


그리 생각하며 약을 하나하나 집어들던 마리는-


수면제 앞에서 손을 딱 멈출 수밖에 없었다.


그런 마리의 머릿속에 의사 선생님의 목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었다.


'약 효력이 좀 세긴 한데, 그래도 발정기라는 게 생각보다 금방 넘어가요.'


수인이라면 누구든 겪는 일. 부끄러워할 필요 없고, 평범하게 넘어갈 시기.


그렇지만-


마리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같은 고등학교에서 심심찮게 들려오는 이야기가 있었으니.


발정기를 맞이한 수인이, 그만 못 참고 자신이 좋아하던 사람을 덮쳤다가 그대로 아이가 생겨버려 자퇴했다는 이야기였다.


그 이야기를 들을 때면 그리도 참을성이 없나, 그게 그리 힘드나 우습게 생각했지만, 정작 제 사연이 되니 그 사람들도 이해가 될 것 같았다.


봐라, 지금도 평소 같으면 한심하게 봤을 생각을 품고 있지 않나.


이 수면제를 몰래 오빠한테 먹이면, 안 그래도 깊게 자는 오빠인만큼 밤에는 절대 안 일어날 거고, 그러면 오빠가 자는 사이에.


오빠 핸드폰에 들어있던 동영상이나 만화로 사전 공부는 해놓았고, 참고자료가 없더라도 몸이 시키는 대로 하면 될 것 같은데. 


꿀꺽-


마리는 마른 침을 삼키며, 홀린 듯이 약을 주섬주섬 약봉투에 도로 집어넣었다.


그런 마리의 머릿속에는 이미 악마 마리가 천사 마리의 날개를 뜯어낸 뒤, 마구 짓밟고 있었다.


케헤헤, 그래, 오빠를 마구마구 (검열)하는 거야!


라고 사악한 웃음을 흘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