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X대학병원의 중환자실,

장녀는 차녀를 문병하러 왔어

입원사유는 약물에 의한 장기괴사 및 전류감전에 의한 신체조직의 파괴

차녀를 치료하기 위해 수많은 자본력과 최고의 의료진이 총동원되었고

차녀는 겉으로나마 어느정도 몸을 회복할 수 있었지

물론 속은 이미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말이야


후후, 언니가 집적 찾아올 줄은 몰랐는데,

아 그 애도 혹시 같이 왔어?


장녀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어

하지만 얀붕이를 차녀에게 대면시키기 전에,

묻고 싶은게 있었어


"꼭, 이렇게까지 했어야 됐던걸까? 좀더 온건적인 방법도 있었어."


"물론, 그랬을 수도 있지

하지만 알잖아?

그 애는 안정된 것 같아 보여도

사실은 전혀 안정되지 못했어.

나같은 경우가 아닌 이상은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자신의 감정이 있고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 분노나 인내의 한계선도 있어야 했는데

내가 보기에는 그 애는 그게 전혀 없었어.

이미 우리 때문에 예전에 그 애는 망가져 버린거야."


"그래...... 네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네.

그 애는 나를 너무나 쉽게 용서해버렸거든.

내가 지금까지 고민해온게 정말 아무것도 아니란듯이."

 

"후후, 맞아. 나도 하마터면 속을 뻔 했어.

그나저나 조금 궁금했어, 왜 언니가 내 독단행동을 묵인했는지 말이야."


장녀는 잠시 입을 달싹이더니,

마침내 진실을 이야기했어.


"그 아이는 항상 나를 떠나려 해.

내게 원망이나 증오심도 보이지 않아

마치 자기 세상에 나는 필요가 없다는 듯이 말이야.

하지만 그건 절대로 싫어...........잃어버리느니, 차라리 내 손 안에서 망가트리는게 나아."


"아하하, 명론이네 언니. 나도 마찬가지야, 내것이 아니라면 부서트리는게 나아.

하지만 조금 일이 이상하게 꼬였네. 공동소유가 되버렸는걸?

아무리 자매라도 나눠가질 생각은 없었는데 말이야."


그때, 문이 다시 열리고 삼녀가 얀붕이의 손을 잡고 들어왔어.

얼마전까지 환자였던 삼녀는 멀쩡해 보이는 상태였지만

정작 같이 들어온 얀붕이의 상태는 어딘가 좀 이상해보였어.

눈에는 생기가 들어있지 않고 그 어떤 의지조차 보이지 않았어

마치 영혼이 빠져나간듯한 인형과 같은 상태였지


"하아......나도 몹쓸짓을 많이 했지만, 말이야........

언니들을 보면 진짜 가끔 악마가 아닐까 생각될때가 있어.

미안하다고 사과를 무슨 그런식으로 해?"


"너가 할 소리니? 속목이 이제는 아프지도 않은가봐?"


"흐응, 싫으면 빠지던지, 난 좋아, 경쟁자가 줄어서 나쁠건 전혀 없지."


"헛소리 하지마. 내가 왜 언니들의 미치광이짓을 묵인했다고 생각하는 거야?

나도 이제 얀붕이의 소유자야."


"그래 그래, 뭐 처음부터 쉽게 독점이 가능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어.

그래도 나빼고 둘이 먼저 선수친건 너무하지 않아?

아, 말나온김에 바로 이자리에서 해버릴까?"


차녀는 얀붕이를 끌어안으며 요염하게 미소지었어

하지만 얀붕이는 아무런 반응도, 관심도 보이지 않았어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어두운 방안에 자기를 숨겨버렸어

더 이상 상처받지 않기 위해서


"완전히 마음을 닫아버렸구나.

내가 원한대로지만, 막상보니 조금은 씁쓸한걸......그래도, 그래도 정말 정말 사랑해."


"환자면 환자답게, 달라붙지 안정이나 취해..........그리고 너보다 내가 더 이 애를 사랑해. 처음 보았을때부터 계속 좋아했단 말이야."


"애들같이 싸우지마, 그리고 원래 얀붕이는 나를 제일 좋아했어. 어렸을때부터 말야."


그렇게 얀붕이는 

마침내

세자매의 품에 완전하게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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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형태는 여러가지 입니다

모양이 다르다해서

그 본질까지 다른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른 모양에 사랑하는 상대를 억지로 끼워놓는다면

그건 상대에게 

고통일 뿐이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