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은 검과 마법이 있는 판타지


이 세상 사람들은 모두 하나씩 적성이 있는데 얀붕이의 경우에는 순간이동이었던 거지


그 순간이동으로 남을 돕거나 자기를 단련할 생각은 안 하고 던전에서 전리품들만 훔쳐서 돈을 버는 거야


그 전리품들을 팔아서 영지도 사고 저택도 하나 산 얀붕이는 그 순간이동 능력을 눈여겨보고 있던 얀돌 공작의 눈에 띄게 돼


얀돌 공작은 얀진 백작 영애가 권력을 키우고 있는 것을 보고 견제를 할 겸 얀붕이에게 그녀의 치부를 잡아내려고 했어


얀붕이는 어떻게 백작 영애의 치부를 잡아내냐고 따지려고 했지만


뭐 어쩌겠어 공작이 까라면 까야지


그렇게 순간이동으로 얀진 백작의 집으로 들어간 얀붕이는 얀진 백작이 복잡한 마법진 위에 촛불을 원으로 세워 놓고


11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를 그 중심에 눕혀놓는 것을 보았어


얀붕이는 조용히 있다가 사진을 찍는 마도구로 그 모습을 찍었지


곧 악마를 소환하는 의식은 시행되었어


마법진 위에 있는 붉었던 촛불이 파란색으로 바뀌며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었거든


얀붕이는 그게 뭔 의식인지는 모르지만 불길한 느낌이 들어서 의식 도중에 끼어들었어


얀진 백작이 당황한 틈을 타 그 중심에 있는 소녀와 마도구를 들고 순간이동을 했지


그 소녀를 집에 눕혀 놓은 후, 얀붕이는 마도구를 들고 얀돌 공작에게 찾아갔어


얀돌 공작은 그 마도구를 보고 얀붕이에게 그 마법진의 정체를 알려 주었지


얀붕이는 복잡한 마음을 가진 채 저택에 눕혀 놓은 소녀한테 갔어


만약 의식이 다 끝났는데 데려온 거라면 자기가 악마를 풀어주는 게 되니까 말이야


다행히 그 소녀는 어떠한 외형의 변화도 없이 자고 있었어


얀붕이는 안도감을 느끼며 그 소녀의 손을 잡고 잠들었지


잠에서 깨어나 보니 소녀는 구석에서 벌벌 떨고 있었어


얀붕이가 가까이 다가가자 그녀는 더 움츠러들었지


얀붕이는 떨고 있는 그녀를 말없이 안아줬어


그녀가 떨고 얀붕이가 그녀를 안아주는 일은 며칠 동안 반복됐어


그리고 마침내 그녀는 얀붕이한테 마음을 열었어


얀붕이는 그녀에게 이름이 없다는 것을 알고는 자신의 이름과 비슷하게 '얀순'이라는 이름을 붙여줬지


얀붕이가 얀순이를 성심성의껏 교육한 결과, 얀순이는 자기의 적성이 마법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어


그렇게 얀순이가 15살이 되는 날,


얀순이의 몸에 변화가 일어났어


은색이었던 장발의 군데군데가 검은색으로 변했고 파란색이었던 그녀의 눈동자는 미약한 붉은기가 생겨난거야


머리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뿔이 생기고 있었고 엉덩이 위쪽 부분에도 뭔가가 자라고 있었지


심지어 그녀의 머릿속에서는 요염하지만 사악한 목소리가 울리기 시작했어


얀순이는 자신의 신체가 변화되는 것에 두려움을 느꼈어


그래서 그때까지는 항상 얀붕이의 곁에서 잤지만, 이제는 자신의 방에서 자려고 했어


하지만 얀붕이가 없어지니까 얀진 백작의 저택에서 벌어진 끔찍한 일들과 자신의 머릿속에 거듭 울리는 말들 때문에 잘 수가 없었어


얀순이는 하루하루 수척해져 갔지


얀붕이는 곧 그 변화를 알아챘어


그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얀순이에게 어떤 일이라도 좋으니 전부 말해보라고 했어


얀순이는 울면서 자신의 뿔과 꼬리, 그리고 잘랐던 검은 색의 머리카락을 보여줬어


자신의 머릿속에서 계속 무언가가 소리치고 있다고도 말했지


얀붕이는 속으로 불안감을 느꼈지만 내색하지 않고 얀순이를 안아줬어


그리고 최대한 부드럽고 안심되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어


"얀순아, 난 너가 어떤 모습이 되었든 다 받아줄 수 있단다. 너무 걱정하지 말렴."


얀순이는 얀붕이의 옷소매를 흠뻑 젖게 할 정도로 많이 울었어







그 때부터였을 거야


얀순이의 집착이 시작된 것은


매일 아침 얀붕이가 일어나기 전에 일어나서 아직 자고 있는 얀붕이에게 수면마법을 걸어


얀붕이가 코를 골면 마법이 성공한 거야


얀순이는 얀붕이의 코골이 소리가 들리자마자 그의 입술을 탐해


얀순이의 혀와 얀붕이의 혀가 만나서 타액을 교환하는 순간


짧은 꼬리를 파닥거리며 아래에서부터 나오는 뜨거운 감각을 느끼는 거야


얀순이는 다음으로 얀붕이의 약간 튀어나온 배에 자신의 가슴을 문질러


자신의 가슴 끝에 붙어 있는 돌기가 얀붕이의 배에 짓눌리면서 


이 세상에 다시 없을 쾌락을 느끼지


하지만 얀순이는 얀붕이의 우뚝 솟은 물건까지는 건드리지 않아


왜냐하면 얀붕이가 자기를 온전히 받아준 다음에 그 행동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지


얀붕이의 코골이가 멈추면 얀순이는 바람 마법을 써서 얀붕이의 몸을 말리고는 얀붕이에게 줄 아침을 해


그 아침에는 당연히 얀순이의 타액이 들어가 있어


샐러드에 들어간 드레싱에는 얀순이의 애액이 들어가 있고


얀붕이가 즐겨 마시는 와인에는 얀순이의 피가 들어가 있지


얀붕이는 그것도 모르고 얀순이가 요리를 못한다고 생각해서 얀순이에게 요리책을 선물로 주는 거지


어쨌든 얀붕이가 아침을 다 먹고 순간이동으로 집을 나서면 얀순이는 얀붕이가 썼던 침구류에 들어가 꼬리와 축축해진 비부를 만지는 거야


얀순이가 얀붕이를 생각하며 그곳을 만질 때마다 머릿속에 울리는 사념을 잠시라도 잊을 수 있었거든


얀순이가 커갈수록 머릿속에 있는 사념의 목소리도 더 커져 가지만 


얀붕이를 향한 사랑으로 그 사념을 막을 수 있었지


자연히 얀붕이를 향한 얀순이의 사랑은 더 커져갔어


얀순이의 사랑이 커지는 것과 비슷하게, 얀순이의 마력도 시간이 지날수록 기하급수적으로 커져서 이 세상에 있는 어떤 사람도 얀순이를 이길 수는 없었어


얀순이는 그 이유가 얀순이의 몸 안에 있는 악마의 사념 때문이란 걸 알지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그냥 편하게 마력을 쓰고 있었지


그에 비해 얀붕이는 아주 바빴어


얀순이를 부양할 돈은 충분했지만 얀순이 몸 속에 들어간 악마를 퇴치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있었기 때문이야


얀붕이는 처음에 얀돌 공작에게 찾아가 보려고 했지만 얀돌 공작이 얀순이를 알면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을 것 같아서 두루뭉실하게 말을 했어


"얀돌 공작님, 만약 악마가 사람의 몸 속에 들어갔다면 어떻게 퇴치할 수 있겠습니까?"


얀돌 공작은 깊게 고심하다가 대답했어


"내가 지금까지 약 50년을 살아왔네만 퇴치할 방법은 단 하나밖에 찾지 못했다네. 바로 죽음이지."


얀붕이는 목소리를 떨며 알겠다고 대답하고는 그 공작의 저택에서 나왔어


얀돌 공작은 이상하다고 생각은 했지만 그에 집중할 수 없었어


얀진 백작의 악마 소환 의식을 고발한 것까지는 좋았는데


고발한 뒤 바로 다음날 얀진 백작이 사라진거야


마법진을 그릴 마력이 깃든 분필과 양초들을 들고 말이지


얀돌 공작은 얀진 백작이 분명 또 악마 소환 의식을 한다고 생각하고 잡으려고 했지만


어디에 숨은 건지 전혀 찾을 수 없었어









그렇게 시간은 계속 지나고


얀순이는 18살이 되었어


얀순이의 눈동자는 보라색이 되었고, 얀순이의 은발은 반이 흑발로 변해있었지


뿔과 꼬리는 다른 사람이 보면 그녀를 서큐버스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제법 자랐어


얀순이의 얀붕이를 범하고 싶다는 충동은 날이 가면 갈수록 더 심해지고 있었어


왜냐하면 사념이 보내오는 메세지가 달라졌기 때문이야


그 전까지의 사념은 이 세상을 파괴하라는 말밖에 외치지 않았어


그리고 목소리 톤도 원래 얀순이가 냈던 목소리하고는 많이 달랐지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아


지금의 사념은 이 세상을 파괴하고 얀붕이와 둘이서만 살자고 얀순이에게 유혹하고 있었어


심지어 목소리 톤도 얀순이와 거의 똑같아서 얀순이는 이 생각이 자신의 생각인지 사념의 목소리인지 혼란이 왔지


언제는 작은 소리였지만 사념의 목소리를 무심코 내뱉은 적도 있었어


그것도 얀붕이 앞에서 말이야


얀붕이는 다행히 그 소리를 못 들었지만, 얀순이는 자신의 목소리에 자신이 섬뜩함을 느껴서 방을 뛰쳐나갔지


얀붕이는 요즈음 얀순이를 볼 때마다 이상함을 느꼈어


얀순이가 자신을 보면 표정이 야릇해지고 뭔가를 중얼거리다가 얼굴이 파래지면서 바깥으로 나갔거든


얀붕이는 얀순이 안에 있는 악마의 영향이 커졌다는 것을 직감하고 정보상에 들리거나 악마에 관하여 수소문을 했지


그러던 어느날


얀붕이는 어느 때와 다름 없이 얀순이의 바람 마법에 깼어


그리고 항상 생기는 약간의 찝찝함을 느끼고는 언제나 맛이 없는 아침을 먹었지


얀붕이가 준 요리책의 영향인지, 아침의 종류는 다채로워졌지만 


항상 느끼는 비릿하면서도 특유의 향이 있는 무언가가 맛을 없게 만들었어


하지만 얀붕이는 얀순이가 준 음식을 매일 먹었어


왜냐하면 하루라도 먹지 않으면 얀순이의 눈에 있던 초점이 사라지면서 뭔가를 계속 중얼거리고


삐졌다는 듯이 집에 돌아와도 인사를 하지 않는데다가, 그 날이 끝나고 다음 날 아침에 느끼는 찝찝함이 월씬 더 심화되었기 때문이야


얀붕이는 얀순이의 포옹을 받고 집을 나선 뒤 매일 들리는 정보상에 가서 악마에 관한 것을 물어봤어


정보상은 평소와는 다르게 은근한 몸짓으로 돈을 달라고 요구했지


얀붕이는 금화 두 개를 튕겨서 정보상한테 넘겨주는데 


그 날따라 정보상이 더 달라고 요구하는 거야


얀붕이는 거짓말이라면 각오하는 게 좋을 거야라는 말을 하고 정보상에게 금화 스무 개를 넘겨줬어


정보상은 흠흠 기침을 하며 안으로 들어오라고 말했지


안으로 들어온 얀붕이는 정보상에게 악마와 관련된 곳을 하나 파악했다는 희소식을 들었어


그곳은 외딴 시골 중에서도 깁숙한 곳에 있는 조그만한 집인데 들리는 소문으로는 거기서 악마를 소환하고 있다는 거야


얀붕이는 악마를 소환하는 사람을 붙잡아서 몸 안에 있는 악마를 퇴치할 방법을 알아내야겠다고 다짐하고는


마지막으로 얀순이의 얼굴을 보려고 집으로 들어갔어


얀순이는 일찍 온 얀붕이가 너무 좋아서 끌어안고 몇 분을 서 있었지


얀붕이는 얀순이에게 잠깐 어디 멀리 다녀올 데가 있다고 말했어


얀순이는 그 말을 듣자마자 웃음을 지우고 불안한 표정으로 애처롭게 떨었어


그리고 제발 날 버리지 말라고, 날 떠나지 말라고, 얀붕이가 없으면 너무 불안하다고 계속 말했어


얀붕이는 자신에게 순간이동 능력이 있으니 괜찮다고 말했어


안심시키기 위해서 적어도 이틀 안에는 돌아오겠다고도 말했지


얀순이는 수긍할 수밖에 없었어


웬만하면 얀순이의 말을 다 들어주는 얀붕이가 결연한 표정으로 거절했기 때문이야


얀순이는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안아달라고 말했어


그래서 얀붕이는 얀순이를 한번 더 꼭 안아주었지


얀붕이는 자신의 어깨가 촉촉해지는 것을 느꼈지만, 얀순이를 내려놓고 떠나갔어


얀순이는 얀붕이가 떠나자마자 더욱더 심해지는 사념의 목소리를 듣고는 귀를 막았어


귀를 막아도 계속 들리는 건 똑같았지만 말이야


얀붕이는 얀순이가 걱정되지만 모두다 얀순이를 위한 거라고 생각했어


이번 일만 잘 되면 얀순이의 몸 안에 있는 악마도 퇴치하고 얀순이의 인생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지


얀붕이는 새벽이 되고 나서야 정보상이 말했던 그 집 앞에 도착했어


그는 마나 포션을 마신 뒤 닿으면 전기 마법이 나가서 기절시키는 마도구를 들고 그 집 안으로 들어갔어


그 집은 굉장히 어두웠어


어디선가 귀신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지


거미줄도 이리저리 쳐져 있고 퀘퀘한 냄새도 나서 도저히 사람이 살 것 같이 보이지 않았어


얀붕이는 거미줄을 마도구로 치우며 그 집 안으로 깊숙히 들어갔어


무슨 단서가 있나 요리조리 살펴보던 와중, 얀붕이는 경악했어


원으로 되어 있는 푸른색 불꽃을 봐 버린 거야


얀붕이는 그 즉시 순간이동을 써서 푸른색 불꽃이 있는 곳을 달려나갔어


그러나 때는 늦었어


푸른색 불꽃은 보라색으로 바뀌었고 그 중심에 있던 얀진 백작은 이미 사람이 아니었지


그녀의 눈은 핏줄에서 갓 나온 피처럼 새빨개져 있었고 요사함과 위압감이 깃들어져 있었으며 온몸에서 불길한 붉은색 기운이 피어오르고 있었어


그녀를 처음 목도한 순간 얀붕이는 생각했지 


'아, 이건 이길 수 없구나'


얀붕이는 그 생물체가 악마의 힘을 얻은 얀진 백작인지 아니면 얀진 백작의 거죽을 뒤집어 쓴 악마인지 구별할 수 없었어


그래서 얀붕이는 순간이동을 믿고 그 생물체 앞으로 나섰어


얀붕이는 떨리는 것을 참으려고 천천히, 몸은 경직된 채로 말했어


"당..신은 누구십..니까...?"


그 생물체는 말했어


"글쎄. 지금은 나도 내가 누군지 잘 모르겠네."


얀붕이는 얀진 백작이라면 그녀의 제물을 훔쳐간 사람이 자신이라는 것을 기억해서 자신을 알아챌거라 생각했어.


"혹시.. 제가 누군..지 아십니까...?"


"넌 당연히 기억하지."


얀붕이는 그 생물체가 얀진 백작이라고 확신했어 


다음의 말을 듣기 전에는 말이야


"처음에는 내 사념만 남겨두고 나를 어린 여자아이의 몸에 봉인한 네놈이 증오스러웠지. 

하지만 네 녀석이 그 아이한테 잘해주는 것을 보면서 내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했어. 

분명 나한테 하는 것은 아니었겠지만 말이지. 

그 아이가 어찌나 마음속으로 너를 사모하고 있는지, 내 사념도 그에 따라 변화하기 시작했더군. 

난 지옥에 살면서 그 감정을 처음 느껴보았어. 

너를 바라보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계속 바라보고 싶고, 만지고 싶고, 계속 함께 있고 싶고, 나만 바라보게 하고 싶고, 가지고 싶고, 모든 것을 다 지배하고 싶고...

그래서 이렇게 말했지, 너.. 아니, 당신을 제외한 모든 세상을 없애버리고 우리 둘이서 살자고.

내가 몸만 있었더라면 그대로 실행했을텐데, 어떤 멍청한 년 때문에 이 몸을 얻게 돼서 그렇게 할 수 있겠네...?"


얀붕이는 그 악마의 형용할 수 없는 광기에 놀라서 그 말을 들은 즉시 순간이동을 했어


얀순이의 몸 속에 있던 악마가 몰래 추적 마법을 걸어놓은 것도 모르고 말이야


한편, 얀순이는 자신의 사념이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지는 것을 느꼈어


마치 원래 있어야 할 곳에 돌아왔다는 듯이 그 사념은 기쁜 목소리로 먄순이의 머리를 울렸지


얀순이한테는 그 기쁜 목소리가 더 지옥이었지만 말이야


그래도 얀순이는 포기하지 않았어


얀붕이가 자신을 위해 그렇게 노력하는데 이 악마의 사념에게 질 수는 없었거든


솔직히 사념의 목소리에 솔깃했던 적도 있었지만 얀순이는 얀붕이와 함께 온 세상을 돌아다니며 여행을 하고 싶었어


얀순이가 그렇게 끙끙대며 버티고 있던 와중에 얀붕이가 들어왔어


아주 불길한 마력과 함께 말이지


그 마력은 얀순이의 마력과 많이 비슷했어


아마 얀순이의 마력이 조금 더 짙었다면 그 마력과 완전히 똑같아졌을 거야


얀붕이는 다급하게 외쳤어


"얀순아! 도망쳐. 이 곳은 너무 위험해. 악마가 우릴 쫓아올 거야!"


"네...? 그게 무슨 소리에요? 악마가 왜 저희를 쫓아와요?"


"설명할 시간이 없어! 빨리 도망.."


얀붕이가 그 말을 다 끝내는 일은 없었지


얀진 백작처럼 보이는 악마가 그의 입을 막았기 때문이야


그 악마는 얀순이에게 말했어


"네가 나의 사념을 지니고 있었던 아이였구나? 만나서 반가워."


얀순이는 얀붕이만을 쳐다보다가 그 악마가 한 말을 듣고 증오를 품으며 바라봤어


"당신... 당신만 없었어도!!"


그 악마는 얀순이를 딱하게 바라보더니 얀순이의 머리에 대고 무언가를 빨아들였어


얀순이의 머릿속에 울리던 사념이 곧 사라졌어


하지만 이미 변해버린 신체는 되돌아오지 않았지


얀순이는 7년 동안 계속 울리던 목소리가 사라지니까 오히려 허무감이 들었어


원래 있던 것이 사라진 기분이었지


"어..?"


얀순이가 없어진 목소리에 허무감을 느껴 눈물을 흘리고 있던 순간 그 악마는 얀붕이를 데리고 하늘을 날았어


얀붕이는 얀순이가 멀어지는 것을 느끼고 마지막 힘을 써서 입을 막고 있는 손을 쳐냈어


그리고 가장 하고 싶은 말을 담아 크게 외쳤지


"얀순아!! 내 걱정은 하지마! 나 없이도 잘 지내야 해! 사ㄹ"


얀붕이가 '사랑'이라는 단어를 외치려 하자 그 악마는 눈을 낮게 뜨며 얀붕이의 입을 또 한 번 막았어


얀순이는 얀붕이의 마지막 말을 듣고 눈물을 멈추고 위를 쳐다봐


그리고 아주 빠른 속도로 멀어지고 있는 얀붕이를 보았지


얀순이는 온 힘을 다해 그에게 추적 마법을 걸려고 했어


하지만 얀붕이가 너무 빨리 멀어지는 바람에 그 악마한테 걸린 거야


얀순이는 그 마법 하나로 마력이 다 떨어져서 그 자리에서 힘을 잃고 쓰러졌어


눈이 감길 때까지 얀붕이만을 바라보며 말이야








그로부터 2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 악마는 자기를 '얀진'이라고 불러달라고 했어


그러나 얀붕이는 얀진이를 '악마'라고밖에 부르지 않았지


얀진이는 얀순이와는 명백히 다른 대꾸에 화가 났어


그래서 악마의 힘으로 자신의 적성을 못 쓰게 하는 결계를 만들고 거기에 얀붕이를 가뒀어


얀진이는 얀붕이가 '사랑해'라고 말하기를 요구했지


얀붕이가 얀순이에게 마지막에 한 말이 자신의 마음을 울렸거든


우리 얀붕이가 그 말을 들어줬겠어?


당연히 아니지


얀붕이는 침묵을 고수했고 사랑하는 사람이 자신을 안 받아줘서 충격받은 얀진이는 


얀붕이가 '사랑해'라고 말하지 않을 때마다 손톱깎이로 손톱을 계속 잘랐어


그 손톱깎이가 자른 것이 손톱이 아니라 살점이라도 계속 잘라나갔지


얀붕이가 결국 고문을 못 이겨 짜내듯이 "얀진아 사랑해.."라고 외치면 얀진이는 정말 기뻐했어


얀진이는 그 후로 더 많은 것을 요구했어


얀순이의 자리를 자기가 차지하고 싶어했거든


그래서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얀붕이의 몸을 이용하여 자위도 해 보고 얀붕이에게 자신의 타액이 묻은 음식도 먹이고 애정을 담은 키스도 했어


얀붕이는 처음에는 극렬하게 저항했지만 서서히 저항의 세기가 줄어들기 시작했어


얀붕이가 저항할 때마다 배를 때리기도 하고, 음식을 자신의 발에 뿌려서 먹게 하고, 전기 마법으로 지지는 등 갖가지 고문을 다 했기 때문이야


얀붕이가 얀진이가 하는 짓에 저항을 더 이상 안 하게 되자 얀진이는 얀붕이를 범하려고 했어


얀진이는 얀붕이의 넝마가 된 옷을 버리고 자신도 주섬주섬 벗기 시작했어


얀붕이는 심하게 저항하려고 했지만, 얀진이가 손에 전기를 빠직하고 쏘자 곧 조용해졌어


얀진이의 두 팔이 얀붕이의 허릴 감쌌고


얀붕이는 내키지 않았지만 전기 고문을 다시 당하긴 싫었기에 두 팔로 얀진이를 안았지


조금만 떨어지려 할 때마다 얀진이가 팔을 세게 잡아당겨 몸을 더 밀착하고


서로의 배와 가슴이 달라붙으며 땀들이 뒤섞이는 거야


얀붕이는 자기가 태어난 제국의 국가를 부르며 발기하지 않으려고 애를 썼지만


얀진이의 육감적인 몸은 얀붕이의 노력을 무시해 버렸지


얀진이도 그걸 알아채고는 허벅지로 커진 그 곳을 살포시 감싸주고


얕은 신음 소리를 내는 얀붕이의 귀에다 바람을 후 불며 말하는 거지


“사랑해”


그 말에 얀붕이는 눈이 풀리고 얀진이의 얼굴을 바라보는데 얀순이의 모습이 겹쳐보이는거야


그 뒤로 얀진이는 손을 자지로 가져다대고 서서히 삽입했어


그렇게 서로 꽉 끌어안고서 끈적하게 몸을 밀착하고 달라붙어 질펀하게 혀를 뒤섞었지


얀진이는 애타는 목소리로 얀붕이를 부르면 얀붕이는 자궁 깊숙히 정액을 토해내는 거야


그러곤 그대로 삽입한채로 잠들었지


얀진이라고 이름을 부르면서 말이야


그 첫날밤 이후로 얀진이는 밤이 될 때마다 착정을 했지


얀붕이는 해탈한 듯 얀진이의 요구를 다 받아줬어


그는 더 이상 도망치려고 하지도 않았고 얀진이를 ‘악마’라고 부르지도 않았지


이런 생활이 조금만 더 지속되었다가는 얀붕이는 얀진이의 권속이 되어 행복하게 삶을 마감했을지도 몰라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지


적성을 못 쓰게 했던 결계가 깨진 거야


얀진이는 당황하며 얀붕이가 있던 곳을 돌아보지만


이미 그곳에 얀붕이는 존재하지 않았지


얀진이는 자신의 결계를 부순 범인을 찾는 대신 얀붕이를 찾기 위해 탐지 마법을 썼어


그 무방비해진 틈을 타, 얀순이는 얼음 마법으로 얀진이의 심장을 꿰뚫어버렸지


2년 동안 얀붕이를 못 만난 얀순이의 모습은 처참했어


색다른 매력을 줬던 은발과 흑발은 그 결을 잃어버린 채 꼬여있었고


착 가라앉아 있어 단아한 느낌을 주었던 보라색 눈은 충혈되고 탁해져서 자주색이 되어버렸지


온몸은 여기저기 긁히고 찢어진 흉터로 가득했어


얀붕이만을 바라보느라 자신의 몸한테는 신경을 쓰지 않았던 거지


얀순이는 쉰 목소리로 얀진이에게 말했어


“오빠... 오빠는 어디 간 거지? 어디에다 숨긴 거야?”


얀진이는 죽을 위기에 처했지만 기지를 발휘해서 얀순이에게 제안했지


“얀붕이를 말하는 거면 나만 알 수 있는 곳에 숨겨두고 있지... 날 지금 죽이면 얀붕이는 영원히 볼 수 없을 거다!”


얀순이가 그 말을 듣고 당황하고 있는 순간, 얀진이는 백작의 몸을 버리고 얀순이의 몸을 차지하려고 했어


얀순이의 몸은 반쯤 악마화가 진행되어서 빙의하기 편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지


얀진이가 얀순이에게 빙의되면서 얀순이의 몸에는 변화가 일어났어


얀순이의 눈은 얀진이의 눈보다는 아니지만 붉은색이 되었고


꼬리와 날개는 더욱 자라나서 어엿한 음마라고 불릴 정도가 되었어 


그러나 얀순이의 몸으로 들어온 얀진이는 당황할 수 밖에 없었어


얀순이의 머리 속에는 얀붕이로 꽉 채워져 있어서 얀진이의 영혼이 지배할 틈이 없었거든


얀진이는 예전 그녀의 사념이 그랬던 것처럼 얀순이에게 목소리를 보내는 것이 한계였지


얀순이는 절망을 느끼고 있었어


유일한 버팀목인 얀붕이는 보이지 않았고 조금만 방심하면 몸도 빼앗길 위기였던 거야


심지어 얀순이는 얀붕이에게 추적 마법을 걸지도 못했기 때문에 그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은 더더욱 보이지 않았지


이 때 얀진이는 얀순이에게 제안했어


난 얀붕이에게 추적 마법을 걸어놓았으니까 내 힘을 써서 얀붕이를 찾으라고 말이야


얀진이도 얀붕이를 보고 싶은 데다가 얀순이가 얀진이의 힘을 많이 쓰면 악마가 되어서 몸을 쉽게 차지할 수 있었으니 얀진이 입장에선 일석이조였지


얀순이 또한 이 속셈을 알고 있었지만 그 방법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어서 얀진이의 말에 따랐어


마력을 써서 탐지한 결과, 얀붕이는 그의 저택에 있었어


얀순이는 얀붕이가 자신을 찾는 것이라 생각하고 기쁨에 떨며 전속력으로 날개를 피고 날아갔지


그러나 얀붕이는 얀진이와 많이 붙어있었고, 그만큼 얀진이의 마력에 민감해져 있던 상태였어


얀붕이는 날아오는 얀순이가 쓰는 얀진이의 마력을 느끼고 순간이동으로 도망간 거야


얀순이와 얀진이는 큰 배신감을 느꼈지


특히 자세한 내막을 모르는 얀순이는 멘탈이 붕괴되었어


유일하게 나를 사랑해준 얀붕이가 자기가 오는 것을 느끼고 도망친 거야


얀순이의 의식은 저 깊은 곳으로 들어가서 다시는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어


얀순이의 몸은 얀진이가 차지해 버렸어


얀진이는 고민을 했지


자신의 마력을 쓰면 얀붕이가 100% 도망갈 것 같았지만


그렇다고 얀순이를 불러 사실을 알려주자니 얀붕이를 뺏기기 싫었던 거야


얀진이는 한 가지 묘안을 생각했어


얀붕이가 감지하는 범위를 찾아낸 다음 그 범위부터는 걸어가는 거야


그 날부터 얀붕이와 얀진이의 쫓고 쫓기는 추격전이 시작되었어


얀붕이가 가만히 있다면 얀진이가 날아가고


얀진이가 날아가다 보면 얀붕이는 순간이동을 하는 식으로 말이야


한 달에 걸친 수많은 추격전의 결과, 얀진이는 100m까지 얀붕이가 감지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냈지


그동안 얀순이는 몸의 주도권을 되찾으려고 얀진이와 싸웠지만 단 하루도 이길 수 없었어


얀순이한테는 얀붕이를 향한 뒤틀린 사랑 하나밖에 없었거든








그리고 (얀진이에게) 결전의 날,


얀붕이는 매우 지쳐 있었어


잘 때만 되면 얀진이의 마력이 자신을 향해 오는 걸 느꼈거든


그나마 최근에는 오는 속도가 느려져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지


얀붕이는 그의 고향에 있는 여관으로 갔어


그 날따라 피로가 쌓여서 거하게 풀어보자 하고 호화로운 2인실을 하루 빌렸지


그렇게 눈을 감고


훌쩍이는 소리에 얀붕이는 눈을 다시 떴어


눈을 떠 보니 조금 더 성숙해지고 어딘가 달라보이는 얀순이가 서 있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