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주는 매월 27일에 새로운 사랑에 빠짐

드라마에나 나올 것 같은 절절한 사랑을 체험하게 됨

한번 보고 말 사이인데도 얼굴이 눈앞에서 막 아른거리고 밤마다 그 사람 생각나서 심장 두근대고 그런데도 결국 이뤄질수 없는 사랑이라서 눈물 줄줄줄 흐르고 스트레스 많이 받을 때도 있어서 정신과도 다님

사랑에 빠지는 상대는 남녀노소 초면 구면 상관없이 완전 랜덤임


운 좋으면 젊고 예쁜여자 걸려서 행복하고


운 나쁘면 남자 걸려서 한달내내 애절한 사랑과 좆같음을 동시에 느낄 수 있음

그러니까 자기 의지랑 아예 상관이 없이 강제적으로 사랑에 빠지는거임


최면걸린것처럼



길 지나가던 금발머리 여자, 자주가는 피시방에서 알바하는 형, 야채 파는 할머니, 유모차 타고있던 애기 등등등 잘못걸려서 본의아니게 인간쓰레기가 된 경험도 많이 있었음


남주는 그래서 27일이 되면 웬만하면 미남미녀가 많은 대학 앞 번화가에 감


걸려도 젊고 예쁜사람 걸리라고ㅇㅇ


그리고 어느 달 27일에 번화가에 나갔는데 그날따라 비가 너무많이와서 사람이 얼마 없음


비 존나많이와서 앞도 제대로 안보이는데 웅덩이 잘못밟아서 운동화에 물 다들어감(원래 이런거 일일히 설명하는거 아닌데 나름 복선이라고 넣어봤음)


어쨌든 한사람 골라잡기는 해야되는데 사람이 안보임


아무데나 돌아다니면서 막 찾음

그러다가 앞에 못봐서 키작녀랑 부딫히는데 키작녀는 얼굴 다 가리는 커다란 안경에 허쉬컷 스타일이었음(=귀여움+중성적+예쁘장)


그때 딱 보고 사랑에 빠짐

심장 쿵쿵쿵쿵쿵 난리남


얼굴 급속도로 빨개져서 고개도 못듦


남주 가만히 멈춰있으니까 여자가 "저기요..?"함

남주는 "아, 그, 죄송합니다..^^;"


하고 바로 뒤돌아서 자취방으로 직행

남주는 "아싸 잘걸렸다ㅋㅋ 이번달엔 운이좋네~"하고 기뻐함




근데 그 허쉬녀는 남주에게 첫눈에 반해버렸고 점점 얀데레 기질을 드러내기 시작함

남주를 스토킹하다가 딱 마주쳐서 둘이 대화를 나누게 됨


남주는 현재 허쉬녀를 사랑하고 있으니까 둘이 말도 잘통하고 서로 모른척해도 누가봐도 썸타는것같은 분위기고 난리도 아님

허쉬녀는 남주가 자기한테 완전히 반했다고 확신하고 고백함


근데 남주는 이 사랑이 다음달 27일이면 끝날 걸 알기에 거절하고..


허쉬녀는 그 말 듣고 미쳐서 남주를 계속 쫓아다님



"우리 사랑하잖아요. 사랑하는데 왜 고백을 못 받아주는데요..? 나 좋아하는 거 그렇게 티내면서 왜 안된다는 건데요...!!"

"정말 미안, 말할 수 없는 이유가 있어."


"왜..? 왜? 왜? 왜? 왜? 왜 말을 못하냐구.. 왜!!! 왜 나한테는.. 다 못 털어놓는 건데..."


남주는 계속해서 허쉬녀를 밀어내면서 허쉬녀의 마음을 거절하지만 허쉬녀는 집착하면서 따라다님

남주는 허쉬녀를 사랑하고 있어서 어쩔 수 없이 거절을 못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나서 사랑이 식으면 깔끔하게 쳐낼 생각이었음


그리고 시간이 흘러 26일이 됨


바로 다음날이면 사랑이 풀리는 날이었음



그리고 허쉬녀는 완전히 얀데레로 각성해서 남주 자취방에 몰래 숨어들어서 남주를 덮침

남주 못움직이게 손목발목에 체인을 묶어서 고정해놓고 시끄러우니까 입에 재갈까지 물려놓음


남주는 자기 자취방 밖으로 못나가는 신세가 됐음

허쉬녀는 남주가 자기 증세에 대해서 적어놓은 일기를 보고 야마가 돌아버림


"그럼.. 지금까지 남주씨가 나 말고 사랑해왔던 사람이 얼마나 많았던 거죠?

나는 그냥 우연히 만난, 다음 달이면 싹 잊혀질 그런 존재였던 거네요?

나는 아니었는데.

나는...

나는......


..


정말 너무해...."


"너무해, 너무해, 너무해!! 왜 이렇게 나한테만 너무한 짓을 하는 거예요? 난 진심이었다구..!!! 으흐흐흑...."


울며불며 소리지르면서 억울함에 남주 뺨을 계속 때림


남주는 아파죽겠는데 그것보다는 불안함이 더 컸음

예전에 27일에 한번 아예 집밖으로 안나가고 사람을 안만난 적이 있었는데, 그러면 사랑에 안 빠질 줄 알고 그랬던 거임

근데 오히려 부작용이 나서 정신분열증+우울증 콤비네이션을 쳐맞고 다음달부터는 얌전히 사랑을 받아들이게 됐던 것


한번 사랑한 사람은 그걸로 끝이라서 무조건 27일에 사랑할 누군가를 찾아야 했음

근데 자기 증세에 대해 적어놓은 일기를 존나대충보고 빡쳐서 야마돌아버린 허쉬녀는 그런걸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음

남주는 덜덜덜 떨면서 제발 나가게 해달라고 빌지만 허쉬녀는.....



허쉬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