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언제나의 하루의 시작이었다.  시끄러운 알람소리에 7시 기상, 10분정도를 잠과 싸우고 한번더 정신을 깨우는 알람에 '으어어'하는 신음소리와 함께 화장실에가 얼어붙을듯한 찬물을 얼굴에 끼얹는다. 어느정도 잠이 가시고, 가볍게 몸을 씻으며 출근 준비를 하려 했었을 때였다.


'어라' 라는 말이 자동으로 나오며 비누에 붙어있던 머리카락을 집어든다. 평소와 같았으면 내 머리카락이겠거니 생각을 했겠지만, 주욱 잡아 당긴손은 한참을 멈추지않았다. 상당히 긴 머리카락, 즉 여자의 머리카락이라 생각할법한 길이었다.


'어제 우연히 딸려왔나?'하는 생각이들었지만 나는 대중교통을 이용하지않았고, 직장인 공장에서도 타인과 접촉할 일은 손에 꼽을 만큼 적었다. 게다가 이정도 길이의 머리카락을 가진 여자는 사무실의 예쁜 경리 한명 뿐이었다. 일용 생산직인 나와는 만날일은 사실상 없었다.

결국은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당연하게도 우연일테니까. 뭐 그럴 수도 있지하고 생각하며 서둘러 출근준비를 했다.


가난이란건 참 고통스럽다. 버스비를 아끼기위해 약 10분거리의 길을 30분에 걸쳐 걸어간다. 자가용? 꿈도 꾸지 못한다. 하지만 이런 고통 속에서도 언제나 행복은 있는 법, 길가에 핀 꽃들의 아름다운 색들의 조합, 무더운 햇볕 사이로 불어 뺨을 간지럽히는 시원한 바람, 공장으로 가는길에 있는 작은 빵집에서 나는 막 구운 빵냄새.


아마 버스를 타거나 자가용을 탄다면 절대 못느낄 아주 소소한, 나만의 행복이었다.

그리고 출근중에 느낄 수 있는 마지막 행복을 위해 언제나 처럼 빵집을 곁눈질로 흝어보았다. 노란빛의 잘 구워진 빵을 마음껏 먹는 상상, 그리고 오늘 간식시간엔 어떤빵이 올지를 맞춰보는 나만의 내기.


공장의 간식시간엔 언제나 이집에서 사온 빵이 나온다. 그것도 내가 원하는 빵이 자주나온다는게 참으로 기분이 좋았다. ' 오늘은 저기있는 센드위치가 나왔음 좋겠다.' 하는 상상을 하며  다른 빵이 뭐가있는 가를 보려했지만. 새로 온듯한 단발의 여자가 눈에 띄어 멈칫하게 되었다.


그녀는 어깨까지 오는 단발에 제빵사가 쓰는 네모난 모자가 어울리는. 귀여운여자였다. 어제까지는 못보던 여자였다. 아마 알바를 새로 구했나 보구나 하고 생각하며 마지막 행복인 '빵 고르기를 마치고 풀마저 벽에 힘겹게 붙어있는 굴다리를 넘어 매연과 흙먼지가 풀풀 날리는 출근길을 터벅 거리며 걸어갔다. 문득 '빵은 누가사는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같으면 그런 생각은 들지 않았겠지만 아까의 여자 알바생 생각이나서일까? 아니면 단순한 기분전환 때문일까? 평소와는 다르게 뒤를 돌아보게 되었다.


거기서 나는 보았다. 길고 찰랑거리는 머리카락을 가진 누군가가 마치 나의 시선을 피해 몸을 숨기듯이 하는걸. 나는 그것이 우리 공장의 경리라는것을 느낄 수있었다. '우리 경리님이 사는건가?' '가서 인사라도 할까?'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고개를 돌리고 다시 터벅터벅 걸어가면 나도모르게 혼잣말을 했다.


" 뭐...친하지도 않은데."



하지만 그때까지는 몰랐다. 그녀는 계속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역시 자신도 모르게 혼잣말을했다.


"눈이 마주쳤어...아하하...어젯밤 사랑을 속삭인게 통했나? 하하...하아..."

볼이 불그스름하게 물들며 얼굴엔 미소 활짝핀 그녀의 모습에 빵집의 여자 알바생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의아하게 볼 뿐이었다.


- dc official App







2편입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터벅거리는 출근의 발소리 옆에는 언제나 다른 공장에서 들리는 시끄러운 기계음과 눈살이 찌푸려지는 매연 냄새가 따라다녔다. 그것이 마치 빵집을 지나친 후부터는 피곤한 하루의 시작을 의미하는것 같았다. 그렇기에 빨리 아무도 없는 조용한 공장의 휴게실에가서 일을 시작하기전 느낄수있는 행복. 고요함과 고독함을 한시라도 빨리 즐기기위해 서둘러 발을 내딛었다.

곧이어 '얀 스위치 얼음공장'이라 써있는 간판이 보였다. 나의 직장이었다.


나는 언제나 공장에 제일 먼저 도착한다. 그렇기에 도어락에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열림상태를 유지시킨다. 그리고 신발을 신발장에 넣고 슬리퍼로 갈아신고 온도 유지를 위해 입구 앞에 하나 더있는 미닫이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얼음공장이란 특성상 안은 서늘했다. 밖의 무더운 햇볕과는 대비되는 온도이거니와 슬슬 밖의 온도에 땀이날 지경이었기에 서늘한 공장의 안은 이 무더운 여름철 오아시스와 같다고 생각했다.


이어서 이 작은 공장의 휴게실로 향했다. 어차피 일을 시작하려면 제빙 기계를 다룰 줄 아는 부장님과 과장님이 있어야하고 나역시 굳이 일을 더 할 이유는 없기에 망설임없이 들어섰다.


그리곤 작은 공장 작은 휴게실에 단지 커튼만으로 휴게실과 나눠진 더작은 탈의실에 들어섰다. 사람 한명 겨우 들어갈 탈의실은 묘한 불안감이 있었는데. 커튼만 젖히면 내 알몸이 노출될거라는 점, 커튼의 미묘한 틈으로 누가보진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 일있다. 그나마 다행인건 이 공장에 몸을 보이고 부끄러움을 느낄 사람은 옷을 갈아입을 필요가 없는 이공장의 유일한 여자, 사무직 경리 밖에없었다.


다만 왜 이런 불안감을 느끼는가는 최경리(이름은 모른다 성이 최씨라는것 밖에)가 항상 내 다음에 도착해 휴게실에 들른다는 것 때문이었다.


생각하기 무섭게 휴게실의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곤 동시에 작은 휴게실에 샴푸향인지, 아니면 향수의 향인지 모르는 좋은 냄새가 가득 찼다. 최경리가 온것이다.


나는 불안감을 지우기위해 서둘러 옷을 작업복으로 갈아입기위해 사물함의 문을 연다.


그에 화답하듯 최경리는 냉장고(휴게실이 탕비실을 겸한다.)를 열어 우리 공장의 생산품중 하나인 얼음컵(편의점에서 파는 그거)을 꺼내어 음료수를 붓는다. 지금 이 휴게실 겸 탈의실에는 얼음이 액체와 만나 쩌적거리는 소리와 내가 옷을 갈아입는 스윽 거리는 소리만 들려온다. 분명 언제나의 일이었지만 언제나 나는 이 시간이 불안했다.


촤르륵. 커텐을 젖히며 휴게실 안을 둘러본다.  역시나 최경리가 얼음컵에 음료를 담아 마시고있었다. 그리고 탁상위에는 빵봉지가 있었다. 아까 눈여겨 본 샌드위치였다.


"안녕하세요? 언제나 빨리오시네요."


눈웃음을 지으며 최경리가 말했다. 나 역시 무시할 이유가 없으니 '안녕하세요. '하고 대답했다. 언제나의 일이었지만 빵을 최경리가 사온다는걸 왜 이제알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곤 항상 냉장고 안이나 선반안에 있을 빵봉투가 탁상위에 있다는 점때문이란걸 깨닳았다. 그렇기에 항상 고마움을 전하는 의미겸 그녀와 친해져 볼까 하는 생각에 말을 걸었다.


"이 빵들 항상 경리님이 사오시는 거였군요. 몰랐네요."


그녀는 내가 말하는게 의외라는듯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호호. 우리 강현씨 먹을 생각에 아끼지않고 샀지요 호호. 아 참! 저 아침을 안먹어서 하나 더 샀는데. 같이 좀 드시겠어요? 저는 하나면 충분해서..."


샌드위치는 한 팩에 세개가 들어있었다. 즉 두개를 준다는 뜻이었다. 나 역시 아침은 항상 안먹었기에 사양 않고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샌드위치를 개걸스럽게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공짜라 그런가 더 맛있는 듯 했다.


한참을 먹고있을때 그녀의 시선이 느껴져 힐끔올려다 보았다. 그녀는 나를 보고있었다. 마치 밥먹는 손자를 보는 할머니의 눈길과 같았다. 이에 뻘줌해져 먹는걸 멈칫하자 그녀가 물었다.


"맛있나요?"


나는 당연히 맛있다 대답했다. 그러자 그녀는 '호호 다행이네요  사온 보람이 있네요.'하고 말했다. 이후에 계속 먹기도 뭐하고 어색한 침묵에 견디지 못한 내가 말했다.


"아하하. 오늘 새로온 예쁜알바가 했는지 맛있네요. 그 빵집에 새로온 여자알바 보셨나요? 아침에 거기서 경리님 본거같은데..

하하..."


나름 제치있는 말이었다고, 좋은 화제 전환이었다고 생각했으나 그녀의 반응은 그야말로 무섭다 할법한 반응이었다.

아무말 없는 무표정. 얼음과같은 아니 그보다 더 차가운 기운이 느껴지는 분위기. 그 분위기에 스스로가 말을 잘못했나 생각하면서도 분명히 잘못된것은 아니라는 확신이 있으면서고 눈앞의 그녀의 무서운 분위기에 나 역시 아무말 없이 당황한 채로 가만히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다행이 그 침묵은 얼마되지않아 깨졌다. 그녀가 일어서며 먼저 말했기 때문이다.


"아, 저는 사장님이 시킨게있어가지고..."


나는 적당히 '네 고생하셔요.'하고 말하고 그녀를 보냈다. 다만 어째서인지. 그녀는 기껏 사온 빵봉투를 가져갔다. 이에 의문이 들었지만. 일개 일용 생산직 직원이 뭐라 할 일도 아니었거니와 뭔가 여전히 싸늘한 그녀의 분위기에 그저 그녀를 보낼 수 밖에 없었다.



...




그녀는 아무도 안오는 공장 사무실의 뒷편. 공장의 유일한 흡연자인 부장만이 오는 곳에 갔다. 그리곤 손에든 빵봉투를 신경질나게 던지고 짓밟으며 말했다.


"강현씨...강현씨 미안해요. 내가 만든걸 줬어야 했는데. 씨발 내가 내가...더 맛있는거 해줄게요. 내가...하아 하아... 내가... 아...씨...다른년한테 물들면 안되는데...아...강현씨는 내껀데...아 씨발..... 내가 미쳤지...강현씨는 내껀데 다른 쓰레기가 만든 쓰레기 같은걸....하아..."


그녀는 지끈거리는 머리를 감싸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그리곤 이 분노를 해결하기위해 골똘히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지위와 능력을 토대로 해결방법을 생각해내가고있었다.


물론 나는 이를 모르고 휴게실에서 먹던 샌드위치를 마저먹을 뿐이었다.





[단편소설] 잠 안올때 쓰는글3

파베니아  2020.06.10 05:59:10

조회 599 추천 25 댓글 6

모바일이라 맞춤법 가독성 ㅈㅅ




3편입니다



불면증걸리라한 새끼 저주한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최경리

과장님과 부장님이 시시껄껄한 대화를 나누실때 자주 화제가 되는 여자. 들리는 말로는 이 작은 공장에 있을 만한 스팩이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이곳에 있는 이유는 그저 원래 하던일을 잠깐 쉴때의 조금의 여흥이 아닐까 하는 추측만 무성한... 뭐 그런존재는 아니고 이 작은 얼음공장의 사장이 사실 그녀의 친척이고 그녀의 일처리 능력이 워낙뛰어나난걸 알아보고 원래하던일을 우선시하는 조건으로 그녀가 여유가 있을 때만 일하는, 사실상 정식으로 고용이 아닌 도와주는 뭐 그런 중소기업이기에 할 수있을 법한 기묘한 고용형태였다.


생각해보니 사장보다는 그녀에게 업무지시를 받는 부장을 자주본것같다. 사장은 계약을 따러다녀서인지 자주 못봤고 실질적인  경영은 사실상 그녀가 처리 한 셈이다.  대부분의 회사가 투잡은 원칙적으로 금하는데(다른일하느라 하는일에 소흘해지면 업무처리에 지장이있으니까.)  그런 리스크를 안고 사장이 그녀를 데려왔다면 얼마나 엄청난 스팩일까 항상 의문이었다. 부장님 말로는 그녀가 올 때면 퇴근시간단축에 직원복지(휴식시간 같은거)도 엄청 늘었다고 한다. 나는 입사 할 때부터 그녀가 있었던지라 체감은 안됐지만.


아무튼 최경리는 그런 사람이다. 뭐 그외에는 '원래 하던일'은 사장포함 누구도 모른다고 한다 모 대기업에 중요한 자리라던가 하는 우스갯소리가 있지만 알 방도는 직접 물어보는 것밖에 없었지만. 무튼 돈이 많다한다. 실제로 외제차를 몰고 다니고 옷 귀걸이, 목걸이 등등  척 보기에도 명품이 많긴 했다.


그렇기에 나는 그녀를 무의식적으로 멀리하고 있었다. 나는 가난한 하층민이고 그녀는 엄청난 스팩의 부유층이란거다. 가난 뱅이와 공주님이 이어지는건 소설에서나 있을 법 한 이야기라고 생각 했었다.




그녀가 빵봉투를 가져가고 얼마안가 부장님과 과장님도 출근하였지만 그녀는 오지않았다. 업무를 지시하는게 사실상 그녀였으므로 일의 시작이 늦춰지는가 라는 생각에 약간은 행복 했으나 부장님과 과장님 두분다 짬밥이 짬밥인지라 별 탈없이 일을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두분다 '최경리가 또 갔나?' '아이고 이제 또 야근 하겠네.'하고 곡소리를 내고있었다. 중간에 사장님에게도 전화해 최경리의 소재를 물어보기도 하였다. 하지만 다행히도 그녀는 점심시간 직전에 나타나 태연하게 해야 할 일을 지시했다. 두분은 그녀가 안갔다는 것에 기뻐하는게 눈에 보였고 나는 빵봉투에 샌드위치가 어떻게 되었는지 신경쓰였다.

'혹시 혼자드실라고 사비로 산건가?', '하긴 천원짜리 편의점 빵을 사는게 회사에도 이득이지.' 하는 생각을 하며 묵묵히 점심시간을 기다리며 오늘 점심엔 뭐가 나올까 하는 상상과 배불리 먹을 상상에 행복에 젖어있을 때였다.


"강현씨는 점심에 저와 함께 잠깐 가주시겠어요?"


그녀가 눈웃음 지으며 말했다. 개인적인 호출은 처음이었다.이에 당황스럽기도 하고 점심시간에도 일을 시키려는 건가?하는 생각에 기분이 나빴다. 그럼에도 나는 거절할 만한 위치는 안됐다. 나는 사실상 저사람한테 돈을 받으니까. 일용직이니까.

부장님과 과장님도 '점심은 먹여야죠.'하고 나를 위해 말해주었으나 최경리의 '안돼요.' 하는 단호한 말에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그녀는 다시 눈웃음을 지으며 나를 보고 '점심은 제가 해드릴게요.'하고 말했다. '보통 사준다 하지않나?'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점심에 무엇을 시키려 하는가가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다.


그녀의 자동차는 예전과 다른 외제차였다. 탑승감이나 소음 어디하나 흠잡을 때 없는 훌륭한 차였다. 어디를 가는지, 무엇을 하러가는지 묻기이전에 외제차에 타볼 수있는걸 행운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나 앞으로 평생 못타볼 차인데 이런일로 한번 타보는거니까.

그녀는 이동하는 내내 아무말없이 운전을 하였다. 도중에 그녀에게 전화가 왔는데 휴대폰과 차가 연결될 수있다는게 '인간의 기술력이 여기까지 진화했구나'라는 생각이 절로들었다.

통화의 내용은 '왜 일에 복귀를 안하냐'하는 내용인거 같았다. 아마 원래 하던일이란거 같은데 나역시 들으면서 의문이 들 정도였다.

' 왜 더 좋은일을 놔두고 이 작은 공장에 다니려 하는거지? '

라는 물음이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그녀의 개인사정이니 차마 묻지는 못하였다.


신경질나게 통화를 종료한 그녀는 신호에 멈출 때 마다 나를 보며 배시시 웃어보였다. 나는 무슨 반응을 보여야 할지몰라 따라 웃어보이며 물었다.


"경리님? 저희 어디가는거..."


그녀가 말을 끊으며 말했다.


"최유라예요. 제이름, 알고 계시죠?"


그 말에 나는 '처음 알았네요'하고 말했다. 그녀의 표정이 아침에 그 싸늘한 얼굴은 아니었지만. 약간 싸늘해졌음을 느낀 나는 황급히 분위기를 바꾸꿔보기위해 '예쁜이름이네요.'하고 말을했다. 다행히 그녀의 표정이 밝아졌다. 이에 안심하여 어딜 가는지를 묻자 그녀는 '가면 알아요.'하고 웃어보였다.


도착한 곳은 어디의 사업장도아니고 누구를 만나러 온것도 아닌 아파트였다. 그것도 아주 고급진 아파트였다. 그녀는 익숙하게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입구를 들어갔다. 설마 무슨 짐을 들어달라고 부른것은 아닌가 생각이 들어 쉽사리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을 때 그녀는 그런 나를 재촉하듯 나의 손을 붙잡고 발을 내딛었다. 이에 당황하여 내가 말했다.


"경리님? 여기가 무슨..."


그녀는 나의 물음을 예상하였다는 듯이 재빠르게 말했다.


"우리 집이예요."


당당한 대답에 어이가 없어 무슨일로 데려온거냐 묻자 그녀는 들어 다 보면 알것이라 하며 자신의 집 도어락의 비밀번호를 입력했다.


문이 열리자 고소한 빵냄새가 났다. 도무지 알수없는 상황에 나는 그저 현관에 멍하니 서있을 수 밖에없었다. 그런 나의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녀는 눈웃음을 지으며 내 손을 잡아 끌었다. 그녀가 멈춰선곳은 샌드위치가 놓인 식탁앞이었다.


"강현씨가 맛좀 봐주셨으면 해서 만들었어요. 사양말고 드세요."


그녀의 표정은 마치 처음으로 엄마대신 밥상을 차린 딸과같은 표정이었다. 다만 샌드위치는 누가봐도 완벽하고. 심지어는 고급져 보였다. 나는 이게 무슨상황인지를 이해하려고 애를 써봐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경리님? 저기...이게 하하... 무슨 상황인지...?"


결국 생각을 해봐도 답이 안나오자 물어본거지만 그녀는 다시금 그 싸늘한 표정을 지으며 답했다.


"제 이름, 최유라예요. 강현씨."


이름으로 불러달라는 소리인가싶어 다시금 생각을 정리하며 다시 물었다.


" 유...유라씨 저기...샌드위치 줄려고 여기로 데려온거예요?"


그녀는 만족했다는 듯 웃어보이며 말했다.


"예, 부디 강현씨가 맛보셨으면 좋겠다 생각해서요."


순수한 아이같은 웃음이었지만. 나는 그 웃음에 알 수 없는 위화감을 느낄 뿐이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불면증 걸리라한 새끼 저주한다

중요해서 두번적는다 시발


소설 쓴거 평가좀 해주세요


- dc official App








4편입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



너무나 생소한 상황이기에 생각을 정리하기위해 주변을 둘러봤다.

어딜봐도 '고급'이라는 생각만이 머릿속에 넘쳐났다. 먼저 눈에띈건 소파와 그 위에있는 쿠션, 금빛으로 자수가 되어있는데 진짜금이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예뻣고 소파는 척보기에도 푹신해보이는것이 가격을 짐작 할 수가 없었다.

그다음 눈에띈것은 벽면의 액자였다. 아까 쿠션의 금빛자수와는 다르게 진짜 금이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비싸보였다. 액자속 인물은 그 옆에있는 태평양만한 창에서 나오는 햇빛에 가려져 보이지않았지만. 수많은 액자를 보니 '역시 부잣집은 가족이 화목한가 보다.'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액자속 인물들이 햇빛에 비쳐 보이지 않는게 참 부럽고 빛나 보이는 착각이들었다.

다음은 책장에 장식된 장난감인지 뭔지 아무튼 그 어울리지않으면서도 이상하게 자연스러은것이 어이없게도 고급지고. 빛나보였다.

천장마저도 빛나고 바닥마저도 빛나고 책장이든 뭐든 모든 것이 빛나고 고급져보였다. 딱하나 빛나고 고급지지 않은 것은 얼음공장의 때 묻은 작업복을 입은 나 뿐이었고. 나는 그 사실이 부끄럽고 싫었다.



그런 혼란한 생각 가운데 그녀가 대접하려는 샌드위치는 내가 이 장소에 있는 것 만큼이나 이해 할 수가 없었다. 심지어는  퇴근시간 이후도 아닌 점심시간, 그것도 공장에서 이곳까지오는데 차로 30분은 걸리는 고급 아파트란것에 아무 것도 못하고 가만히 샌드위치만 바라보고있을 때였다.


"어서 드세요. 사양하지말고요."


최유라가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그러곤 재촉하듯 먼저 의자에 앉았다. 이에 '나를 위해 만들어 준것을 거절 하는것은 실례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기에 나 역시 그녀의 맞은편에 앉으며 그녀의 눈치를 보았다. 그녀는 미소를 지으며 어서 내가 먹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너무나도 순수해 보이는 미소와 표정이었지만, 나는 혼란한 상황과 뭔가 이상하 그녀에 미소에 머뭇 거리고 있었다. 잠깐의 침묵을 못참고 그녀가 입을 열었지만 그 말은 정말 뜻밖의 주제였다.


"안드시는거예요? 혹시..아니 역시 아까 그 쓰레기같은 샌드위치 때문인가요? 속이 안좋으신가요?"


아까의 샌드위치라 하면 출근길의 빵집에서 산 그 샌드위치를 말하는 것이겠지. 하지만 어째서인지 그녀의 말엔 날이 서있었다. 그것이 어째서인지는 감이 잡히질 않았지만 그녀가 물어보았기에 일단은 대답을 했다.


"아..아뇨 아침에 그 샌드위치..그게..."


말을 마치기전 그녀는 나의 말을 끊으며 다시 말했다.


"아 하하 죄송해요 그런걸 사줘서. 강현씨는 아침을 항상 안드시니까 일단 뭐라도 드릴려 했었거든요... 근데 그런걸 줘서... 미안해서라도 준비를 한거예요. 말 보시고 괜찮으시다면 앞으로 자주, 아니 매일 해드릴게요."


망설임 없이 그 샌드위치를 '그런거' 취급하는 그녀는 뭔가 이상하단 말 밖에 그녀의 상태를 설명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어진 '어서 드세요.'하며 직는 미소 역시 어딘가 깨름직했다.


접시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샌드위치는 고급져보였다. 일단은 이상한 상황이라도 나를 위해 준비했다는 성의를 무시하기는 미안했기에 샌드위치를 집어올려 조심스럽게 한입 먹었다. 외관 처럼 뭔가 고급진것이 처음 느껴보는 맛이었다. '미식가'라는 말이 어째서 있는지 알 수있을 법한 맛이었다. 안에 들어간 슬라이스 햄은 '햄의 맛이 이렇게 이렇게 풍미가 느껴지던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고. 그옆에있는 무슨 이름 모를 풀때기는 그 특유의 향이 햄의 맛을 잡아주었고 처음 먹어보는 소스는 이를 조화롭게 해 주는 것 같았다. 빵역시 왜인진 모르겠지만 불그스름한게 어울리진 않았지만 뭔가 고급빵의 한 종류이겠거니 하고 있을 때였다.


"이제와서 말하기 미안하지만...빵은 제가 직접 구워봤어요. 반죽하는 중간에 실수로 조금...피...가 들어갔는데...어떤가요? 맛있으신가요?"


나는 그런걸 크게 싱경쓰는 사람은 아니지만. 그녀는 그 말을 하면서 팔로 자신의 몸을 감싸안고 뭔가 참지 못하겠다는듯 몸을 비틀고 있었다. 호흡마져도 뭔가 가쁘게 내쉬는게 아픈가 하는 생각이 들어 그녀에게 물었다.


".경리님?...어디 편찮으신가요? 조금..."


그녀는 말을 끊으며 미소는 유지한채 차갑게 말했다.


"아하... 아이참...강현씨, 저 그런 사무적인거 싫어요. 이름으로 부르세요. 나이도 비슷하니깐 말 편하게 하셔도 되고요... 그건 그렇고 맛은 어떤가요?"


나는 어딘가 이상함을 느끼면서도. 정말 맛있는건 사실이었기 때문에 '맛있습니다.'하고 대답했다. 그녀는 그 대답을 듯자마자 기쁜듯, 그리고 참기힘든듯 크게 웃어보이며 일어섰다.

그리곤 나의 바로 옆자리에 앉으며 자연스럽게 나의 허벅지에 손을 올리며 나의 귀에 속삭이듯 '다행이네요. 너무기뻐요.'하고 말했다.

노골적인 성추행에 나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서며 그녀를 때어냈다.

평소라면 최유라와 같은 예쁜여자가 대놓고 들이대면 확실하게 기뻐했겠지만. 이상한 상황과 혼란한 머릿속에 다른 자극이 오니 반사적으로 피해버린듯 하다.


"무...무슨 짓이신가요?"


당황함이 묻어나온 질문이었지만 그녀는 나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에? 왜그러신가요?'하고 말했다. 너무나 자연스럽고 순수한 표정에 내가 과민했던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그녀는 자신이 뭔 잘못을 했는지도 모르는 순수한 아이와 같은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점이 나는 견딜 수 없을 정도의 불안감이 느껴졌다.


"겨...경리님 저희 이제 점심시간 끝나가는데 이...이제 가죠? 샌드위치 맛이었습니다."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 한 말이었다. 나름 이 혼란스러운 상황을 벗어날 좋은 핑계거리였다 생각 했지만 그녀의 답은 나를 더욱더 당황시켰다.


"아. 그건 걱정마세요. 제가 부장님께 잘 말해드릴테니까. 오늘은 '여기서' 푹 쉬세요."


그리고 그녀는 미소를 지은 표정을 유지 한 채 '그리고 한번 더 경리라 하시면. 저...화낼꺼예요?'하며 말했다. 이에 나는 '아니, 돈 받을려면... 일해야죠. 경...아니 유라씨. 빨리 갑시다.' 하고 말했지만. 그녀는 다시금 오늘은 여기서 푹 쉬라는 말로 답할 뿐이었다. 이에 나는 일부로 표정을 찌푸리며 말했다.


"최경리님! 이게 뭐하는 겁니까? 자꾸이러면 곤란합니다. 아니...제가 그냥 걸어가겠습니다!"


힐끗 그녀를 보니 그녀는 가만히 미소를 짓고있었다. 아무런 반응이 없는걸 확인하고 현관쪽으로 쿵쿵 발소리를 내며 가고있을 때였다.


하하하하.


그녀의 큰 웃음소리에 뒤를 돌아볼뻔도 했지만. 기분도 상했거니와 그녀의 의미를 알 수 없는  이상한 행동에 무시하고 현관에 도착했지만. 나는 한참을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멍하니 서있을 수밖에 없었다.


현관문에는 보통의 가정집은 볼 수없는 커다란 자물쇠 걸이와 6자리 비밀번호를 입력해야하는 자물쇠가 걸려있었기 때문이었다.


인생에 있어 위기라 할 수있는 사건이 얼마나 되는가? 성격 더러운 일진에게 어깨를 부딪혔을 때? 철 없는 학생은 그럴 수있고, 역시 몇대 맞긴 하겠지먼 별탈 없이 넘어 갈 수 있다.

그럼, 부모님이 아들이 맞은걸알고 학교에 찾아오시다 사고를 당하셨을 때? 슬프지만 아들은 할 수있는것이 없기에 (물론 이것이 더욱 마음아프지만.) 친척분들과 선생님들의 도움등으로 어느정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면? 이것도 슬프지만 냉정하게 말하자면 언젠간 겪어야 하는 일이다. 주변 사람들 역시 대부분은 이런일에 위로와 도움을 주기에, 맨탈만 부여잡으면 이겨 낼 수 있다.

그럼... 만약 부모님의 빚이 떠넘겨진다면?

이건 역시 조금 위험한 '인생의 위기'라고 할 수 있을것이다. 험악하고 무서운 아저씨들이 자꾸 와도 자신이 조금 더 열심히 일하면 언젠간 해결될 일이다.


인생의 위기라는건 언제나 해결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사람도있고 자신의 의지에 따라 해결 할 수있는 일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거기에 더해 언제나 행복한 일은 있다. 불행이 크다고 행복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은 찾아보지도 않은, 기본중의 기본을 해보지 않은 사람이다.

때문에 나는 인생의 위기를 언제나 해결 할 수 있는 '인생이란 길을 걷는중 나오는 돌부리' 정도로 생각했다. 넘어지면 뭐 어떤가 아프면 절뚝이면 되고 다리가 부러졌다면 기어서 가면된다.


그렇다면 만약 일진도, 사고도, 죽음도, 빚도, 무서운 아저씨도 인생에 있어서 조그만 돌부리라 한다면


눈앞에있는 미친년은 뭐라 해야 하는가?




최유라는 내앞에 서서 미소를 지은 채 스스로 몸을 감싸 안고 흥분한듯 거친숨을 내쉬고있었다. 그러곤 '아아, 진작에 이렇게 할걸 내가 멍청했지..'같은 말을하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나는 할말을 잃어 멀뚱히 그녀를 보고있다 힘겹게 입을 열었다.


"ㄱ...경리님. 하하 재미없어요 이런 장난 그만하세요."


비정상적인 상황에 스스로도 알 수 있을정도로 목소리가 떨려왔다. 더군다나 눈앞의 최유라의 말과 행동은 소름이 끼칠정도였다.


"아하하하. 강현씨, 왜 그래요 아까처럼 이름으로 불러주세요. 제가 경리라 부르면 화낼 꺼라니까요."


최유라는 그런말을 하며 나에게 천천히, 한발한발 걸어 오고있었다.

미소지으며 다가오는 그녀에 맞추어 나 역시 한발씩 뒤로 물러서고 있었다. 그녀가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두려움에 생각이 짧아진 내가 말했다.


"겨...경리님 아니...하하...재미없다니까..."


더듬 거리며 공포에 질린 나의 말을 끊으며 그녀가 무표정하게 '3번.'이라 말했다. 무슨 소리인지 감이 안잡히던 나를 알아봤는지 그녀가 이어말했다.


"제가 분명 화낸다고 처음말하고, 저를 경리라고 세번 말했네요?"


'아차' 하고 변명의 말을 꺼내려 했지만 그녀는 그런 나의 반응을 무시하고 계속 말했다.


"강현씨, 그거 아세요? 제가 강현씨에게 해준게 얼마나 많은데요, 원래는 평생 저만 알고있으려 했는데, 경리라 말한 만큼, 딱 세개만 말 해 줄게요."


무슨소리인지, 무슨 의미인지, 무슨 의도인지 모르겠는 그녀의 말에 어떻게 대응할지를 생각해보려 했지만 그녀의 말은 정리되지 않은 머릿속을 더욱 해집어 놓았다.


"아하하...강현씨...요즘 잠은 잘 주무시나요? 아니, 잘 주무시죠?"


잠을 잘 자고있느냐는 말, 실제로 나는 최근 들어 잘 자고있었다. 피곤해서 그런지 저녁을 먹고 곧바로 잠에들었다 너무 잘 자서 그런지 아침에 머리가 아플정도로, 과거 나는 험악한 아저씨들 때문에 언제나 불면증을 가지고 있었지만. 최근들어 잘 자고 있었다. 분명 좋은 일이었지만 어째서인지 그녀가 잘 자고있는것을 아는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후후 불쌍한 강현씨... 불면증, 힘들죠. 저도 겪어봐서 알아요. 인생이 절망밖에 없던 저는 말이죠. 강현씨를 보고 행복해진거있죠? 후후... 그래서 조금 도움이 되고자... 음...후후 수면제, 조절할 줄 아니까... 하하핫!"


그녀는 참던 웃음이 터진듯, 그리고 부끄러운듯 크게 웃어보였다. 그녀와는 반대로 나는 분명 당혹스럽고 공포스럽다는 표정이었다.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웃으먀 말했다.


"아하하 그럼 두번째로... 강현씨를 위협하던 그 개새끼...

어머 미안해요. 하아 강현씨글 다른 쓰레기들이 위협하는 상상을 했더니..."


그녀의 표정은 경극을 하는 배우가 가면을 바꾸듯 싸늘한 표정에서  웃는 표정으로 오락가락 하며 말했다.


"하아... 그 남자들...요즘 안오죠?"


그녀는 웃는 표정으로 질문했다. 마치 처음으로 설거지를 한 아이가 부모에게 칭찬해달라는 듯한 표정이었다. 이에 나는 역시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그녀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 빚쟁이들. 왜 안오게요?"


빚쟁이가 안오는 이유 분명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한다면 돈을 받을 필요가 없는, 돈을 다 갚은 상황 정도 일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며 꿀꺽 하고 침을삼키자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아하하하, 강현씨, 6230만원, 제가 주면서 꺼지라했어요.  아아, 맘같아선 나의 강현씨를 위협한 그 개새끼들 목을따서...아..죄송해요 분이 안풀려서..."


그녀는 이번엔 진정이 안되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후우 하고 심호흡을 하며 다가왔다. 나 역시 뒤로 물러섰으나 등뒤에는 벽과 빛나는 액자만 나를 반길 뿐이었다. 그녀는 계속 다가와 두발자국 정도 앞에 멈춰서며 말했다.


"강현씨. 저 잘했죠?"


그 한마디 말이 나의 머리를 때리는 듯 한 충격을 주었다.

그녀는 나를 위해 그런걸 해줬다는 생각이 들며 동시에 어째서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세가지 '내가 모르는 나를 위한 일.'의 마지막이 너무나 신경쓰였다. 하지만 그녀는 대답을 재촉 하듯 '잘했죠?' 하며 물었다. 그녀의 표정은 웃고있었지만 몸이 떨릴정도로 오싹했다. 나는 힘겹게 입을열어 답했다.


"어...어째서 경ㄹㅣ...가아니라 ㅇ..ㅠ 유라씨는...저를 위해...?'


그녀는 원하는 대답이 아니라는 듯 불을 부풀리며 나를 째려보았다. 분명 귀엽다 할 수 있는 행동이었지만. 현재의 상황의 나에겐 더욱더 오싹하게 느껴지는 행동이었다. 그녀는 불만족스러운 태도를 유지한 채 말했다.


"...강현씨, 저는 말이죠 언제나 경쟁에 치이는 삶이었답니다. 이게 얼마나 절망적인지 아시나요? 주변엔 전부 적이고, 사는 이유가 돈을 모으기 위해서라는게 얼마나 무의미 한지 아시나요? 하하...

왜 당신을 위한걸 해 주었는가 물으셨나요? 후후 당신은 어떤 상황에서도 행복을 찾으시잖아요. 하하하 이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아세요? 저는 그런 당신을 맨토삼아서 얼마나 많은 행복을 찾았는데요! 아아, 길가에 핀 꽃들의 색이 아름답고, 살갗을 스치는 찬바람이 시원하고 그 빵집...아니 그빵집은 좀 싫지만...아하하... 당신은 그런걸 알려줬어. 언제나 끝없는 절망과 무의미란 어둠에 빠진 나를 당신이란 희미한 빛이 밝게 비춰줬어. 나의 맨토, 나의 스승, 나의...하아...나의 빛..."


그녀는 기도하듯 두손을 모으며 말했다.


"언제나 내 앞에서 빛나줘. 언제나... 언제나...오늘에서야 알았어. 당신은 다른곳에 있으면 안돼 내가있어야 당신은 빛나. 다른 년 같은거에 물들면 하아... 그 빛이 바래게 둘 수 없어. 당신은 내가 있기에 빛나니까... 그러니까...하하하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그녀는 미친듯이 웃으며 나를 껴안았다. 나를 감싼 팔은 휘감듯이 움직이며 나의 몸을 훑고 얼굴은 나의 가슴에 파묻으며 기분 좋은듯이 부비댔다. 하아 거리는 찐득한 숨결도 느껴지자 아까의 샌드위치의 피가 들어갔단 그녀의 말이 생각나 온몸에 벌레가 기어다니는 듯한 역함이 느껴졌다 그녀는 이런 나의 심정을 아는지  행복한듯 나를 음미하듯 스읍 하 하며 얕게 신음했다. 나는 순간적인 혐오감에 그녀를 밀쳐냈다. 그녀는 쓰러졌지만 황홀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아하하... 두개 말했던가? 아직 하나 남았지? 나의 강현...나만의 강현... 하하...오늘 드디어 당신이 나를 알아줬는데 왜그럴까? 어제 내가 당신에게 뭘했게 힌트는... 비누랄까? 우후후후"


온몸에 소름이 돋으며알고싶지 않은 기분이 들어 그녀를 저지하고 싶었지만 그녀의 말이 더 빨랐다.


"당신과 나 어제 처음으로... 욕조에도 같이들어가고 같이씻고...하하 같이 한몸이 되었다? 요세 말이야. 당신이 자위안하는게 너무 기특하더라. 내가 자주 빼내줘서 그런가? 아하하하하."


그말을 듣고 나는 다리에 힘이풀려 주저 앉아버렸다.

그런 나를 보며 못참겟다는듯 그녀는 스스로 몸을 달래고 있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

잠 안올때만 쓸라 캣는데



글 쓴거 평가좀?




모바일이라 가독성 오타 ㅈㅅ;;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연인사이


연인사이는  눈을 맞추는걸 좋아한다, 손잡는걸 좋아하고 포옹 하는걸 좋아한다.

어느 커플이 이런걸 싫어하겠는가?


나는 싫어한다. 아니, 싫어 해졌다.




자물쇠에 현관이 잠긴 후 그녀는 '나를 위해' 한것 들을 말했다. 그걸 말한 이유는 내가 그녀를 이름으로 부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나 모르게 수면재를 먹이고 나 모르게 빚을 갚고 나 모르게 성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아니 '해 줬다.'고 한다. 이에 화를 내고 욕을하고 소리를 질러보아도 그녀는 그저 웃으며 '당신이 내것이 될 수 있다면 무슨짓이든 할 거에요.'같은 소름끼치는 말만 했다.



"씨발 미친년아! 지랄마 내가 네 장남감이야? 네가 뭔데 그런짓을 해!"


그녀는 웃으며 말했었다.


"전 당신을 원해요, 당신의 몸을 , 마음을, 영혼을 ,정신을 ,

당신에 관한건 모두 알고싶고, 가지고 싶고 독점하고싶어요. 오직 저만... 당신을 보고싶으면 보고 만지고싶으면 만지고 목소리를 듣고싶으면 들을 수 있는... 그런 관계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녀는 어느센가 다시 나의 품에 안겨들었었다. 벌써 몇번을 밀쳐냈는지 모를정도로 많이, 이에 일부로 짜증섞인 말투로 대답했다.


"하, 미친년... 나는 절대 네년의 뜻 대로 안될거야 네 생각대로 인형마냥 이집에 있기싫다고!

후우 마지막 경고야 자물쇠 풀어, 그러면 진짜 없던일로 해줄테니까. 안 열면 경찰에 신고하고, 나도 가만안있을거야."


씩씩대며 그녀를 밀쳐냈다. 그녀는 다시금 웃으며 나의 대답을 예상하기라도 했는지 빠르게 대답했다.


"아하하 강현씨, 뭐가 그렇게 화가 나실까? 제가 당신을 위해 해준게 마음에 안 들었을라나? 지금 들은건 극히 일부인데. 나한테 이러면 안될텐데? 우후후."


나의 태도와는 반대로 그녀는 여유있고, 기쁜 표정이었다. 그녀의 예쁜 미소는 평소와는 달리 소름돋는 사이코패스의 웃음같이 느껴졌다.

'날 위해' 해준 것 수면제와 빚을 갚아준건 솔직하게 인정은 하지만 그짓을 한것은 순수 그녀를 자신을 위해서란 느낌이 들었다 더군다나 그녀의 폭로이후 그녀는 '인증 샷'을 보여줬다. 기쁘게 나의 그걸 물고, 빨고 있는 사진과 동영상, 그리고 그걸 회상하며 몸을 비틀고, 거친 숨을 내쉬는 그녀에게 한없는 혐오감이 느껴졌다. 너무나도 비 정상적이고, 광기스러웠다.


"강현씨는 일하고 나면 피곤해서 바로 주무시잖아요? 왜~ 쌓아두면 안좋단 말도있고... 또... 해소해주지 않으면 오늘 아침처럼 딴년 생각을 할지 누가 알아요? 제가 있는데...강현씨는 천천히 저에게 물들면 됬었는데... 그 빌어먹을 센드위치 때문에 저에게 물들지 못했을지도 모르네요. 그래도 걱정마요. 이제부터 천천히 다시 하면 되요,

이제 그 어떤것도 나의 강현을 더럽히지 못하게 만들었으니까...우후후...아하하하핫!"


어처구니 없는 말,  고작 아침에 다른 여자의 샌드위치를 먹었단 이유때문에 감금하는 미친년이 세상에 얼마나 될까. 그녀는 참던 웃음이 터져나와 주체하지 못하고있었다. 그야말로 미쳤다는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최소한 6340만원만큼은 고마워 해 줘야하는거 아니에요? 아하하핫! 아~물론 그것말고도 많지만. 후후후.."


이 여자는 나를 소유하고 싶어한다. 좀 전에 말한 나의 빛이니 어둠이니 뭐니 그런 것과는 관계없는 그저 순수한 욕망같았다. 문을 열어줄 생각은 없는 듯 했다.


"...하아 씨발...  돈주고 날 샀다고 말하고 싶은거야? 그래 뭐 어찌해줄까? 떡이라도 쳐줘? 시발? 뭘 해야 열어줄꺼야!!"


그녀는 표정을 바꾸고 말했다.


"당신이 원한다면, 내것이 되어준다면 당연히 해줄게요. 하고싶어요? 아~물론 당신이 어딜 어떻게 해주면 기뻐하는지 알아요. 자는 동안에도 움찔거리는게... 아하핫! 너무 귀엽던데...우리 깨어있는 채로 한번 해 볼까요? 강현씨가 너무 귀여울거같은데."


그녀는 입은 웃고있었지만 눈은 웃지않고 나를 쳐다보며 이어서 말했다.


"...어떻게 해야 열어줄꺼냐니. 그 말을 한 시점에서 안되, 내것이 되라니까? 몸도 마음도..."


그녀의 눈동자는 텅빈, 말 그대로 공허와 같았다. 그 모습이 소름끼쳐서라도 한시라도 빨리 이곳을 벗어나고 싶었다.


"씨발! 6천...아니 내가 씨발 7천만원 벌어서 줄테니까! 제발..."


"돈따위 필요없어."


그녀는 재빠르게 말을 자르며 말했다. 분위기, 말, 숨소리 하나하나가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애초에 당신이 돈을 번다해도 얼마나 기다려야 벌 수 있을까? 그냥 포기하고 우리집에서, 우리 함께있자? 지금 다니는 얼음공장? 여름지나면 겨울에 당신 잘릴거 알잖아? 아니, 그전에 당신이 여기서 나가면 난 전력을 다해 당신이 나에게 돌아오게 할거야. 들어간 직장마다 당신을 내 쫓게 할거고, 거지꼴이 되어 길가에 내앉아 그 어디에도 있을 수 없을 때 마다 당신앞에 나타나 끌고 갈 거야. 만약 그때도 거절한다면 팔다리를 잘라서라도 나 없인 살 수 없게 할거야.

그거 알아? 사람찾는데 몇십만원이면 되고 사람 데려오는데 몇백, 사람 죽이는데도 싸면 몇백이면 충분해, 그럼 몇억이면 사람 한 명쯤은 뭐든 할 수 있지않을까? "


속사포로 말을 내 뱉는 저주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런 침묵속에서 그녀가 다시 나에게 안기며 가슴팍에 얼굴을 부비며 입을열었다.


"미안해요 자기. 내가 얄궂었죠? 내가 자기를 상처입힐리가 없잖아요... 자, 이제 점심 해 드릴게요."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향했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노골적인 협박에, 집착하는 행동에, 광기어린 시선에, 욕망섞인 숨결에...









그녀는 눈을 맞추는걸 좋아했다. 어느 하루는 나를 앉혀두고 하루종일 자신을 쳐다보게했다. 그녀의 입에선 사랑한단말만을 끊임없이 반복했다. 눈을 피하면 화를 냈다. 나는 눈을 보는것이 싫어졌다.


그녀는 손잡는걸 좋아했다. '아~이대로 계속 붙어있고싶다~' 라는 나의 빈말에 그녀는 망설임없이 공업용 본드를 손에 부었다. 다행히 사람손이라 쉽게 떨어졌고,  씻는데 애먹긴 했지만 큰 문제는 없었다. 그녀는 아쉬워했고, 나는 손을 잡는것이 싫어졌다.


그녀는 , 자신을 덮치게 만드는 것을, 내가 자신에게 발정하는걸 좋아하는 변태이고, 자신으로 인해 내가 사정하는 것에 희열을 느끼는 미친년이다.




그녀는 나를 껴안는걸 좋아했다


.......나는 싫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