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호 획득후 정신이 나가버린 나는 잠깐이지만 유서를 쓰기 시작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나는 금방 정신을 차릴 수 있었고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한번에 레벨 3이 오른거다. 게다가 이름이 그래서그렇지 칭호효과는 나쁘지 않았다.

아니, 개사기에 가까웠다.


<칭호: '사람이신가요?'>

효과-사망에 이르는 데미지를 받았을때, 피가 전부 채워지는 것과 동시에 15초간 무적상태가 됩니다.

타격시 무적이 해제됩니다.

[쿨타임:24시간(사망 대기시간 포함)]


현재의 내 스텟으로는 고위 마법을 단 한 대도 버틸 수 없다. 아마도 맞는 즉시 바로 무적이 발동될 것이다.


현재 내 인벤토리 반응 속도는 7초, 거기다가 스크롤을 찢는 시간 2초, 거기에다가 귀환딜레이 10초,고위 마법을 영창하는 시간까지 생각해보면..


이론상으로만 따지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내가 워프 스크롤을 너무 많이 날려먹어서 초보자용 사냥터 워프 스크롤은 이제 1개 뿐이란것.

단 한번에 성공하지 못하면 나는 내 레벨이 맞지도 않는 사냥터에서 생고생을 해야한다.


나는 긴장을 풀기 위해 스트레칭을 한 후 바로 게임에 접속했다.


아니나 다를까, 게임에 접속하자마자 그 미친X이 나에게 고위 마법을 시전했다. 


저러는데도 제재를 안 받는걸 보면 정말 외모지상주의의 ㅈ같음을 실감하게 된다.


저 티없이 하얀 머리카락과 피부, 루비같은 눈동자, 뚜렷한 이목구비, 언뜻 보면 천사를 연상하게 하는 비주얼이 한 명만 계속 죽여대는 사이코짓을 덮어버렸다.


고위 마법을 맞자마자 나는 바로 인벤토리를 열고 스크롤을 꺼냈다.


남은 무적-12초.


스크롤을 찢는데 2초. 


그리고 남은 10초동안 템을 정비하려던 순간 딜레이를 0.5초 남기고 빈틈을 허용하고야 말았다.


장작을 찾아 돌아다니던 화룡火龍의 아가리가 내 바로 앞까지 다가왔다.


아주 잠깐 동안 생각했던게 결국 화를 부르고 만것이다.


이런 젠장,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협상이라도 해볼걸. 


부질없는 후회와 함께 나는 체념하면서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