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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심심한 하루였다.

할일도, 하고싶은 것도 없는, 그저 뒹굴거리고 싶은 하루.

"오랬만에 게임이나 해볼까..."

그렇게 결심한 나는 웹사이트를 둘러보다가 5년전 가장 인기있었던 MMORPG게임인 얀데레 온라인을 켰다.

"아! 이게임 오랫만이네. 진짜 인기 많았는데 다 죽어버렸네."


지금은 2059년, 가상현실이 주를 이루는 시대에선 넷카마같은 짓을 못하기에, 별다른 생각 없이 내 몸을 스캔해 그대로 캐릭터에 대입하였다.

사소한 부분은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긴 한데, 많이 즐길것도 아니라 즐기다 그만둘 마음으로 게임을 시작했다.


"메이플도 헤네시스가 인기 제일 많은데, 여긴 초보자 마을에 사람 코빼기도 안보이냐."

보이는건 잠수를 타는 캐릭터뿐. 초보자는 보이지도 않았다.

"게임성은 확실히 잘 만들었는데말이야. NPC 상호작용도 완벽하고."

그래봤자 게임. 나는 솔로 플레이가 메인인지라 신경 쓰지 않고 그대로 사냥을 시작했다. 


그러나 "아오, 이 똥망겜. 이러니 망하지. 협력을 필수로 하면 어쩌란거야. 사람도 없는데."

이 게임은 스테이지 보스를 무조건 협력으로만 클리어하게 해놨고, 초보자 마을에 아무도 없는걸 본 나는 그대로 주저앉았다.


"아씨 시간만 버렸네. 텄다 텄어."

"저기..."

"네? 저요? 이런곳에 사람이 있었네요"

풀 메탈로 무장한 조그마한 여자 소녀. 

약간 불량한 느낌이 나는 보라색 머리와 한쪽 입꼬리가 올라간 얼굴은 양아치 같지만 아름다웠다.

이런 여자애가 이런 게임을 한다고? NPC인가?

무심코 칼을 휘둘렀고 그대로 반사데미지를  받고 죽었다.

"엥?"


.....


"이야- 저는 플레이어일줄 몰랐죠."

"플레이어 NPC 구분도 모르고, 정말 뉴빈가봐요?"

"네 그냥 이것 저것 할 게임 찾다가 이렇게 들어왔네요."

"교환창 열어봐요."

"아, 네"


그리고 올라오는 최대량의 골드와 아이템, 무기들


"어.. 이걸 왜? 자랑하는건가요?"

"아니요, 가져요."

"저 언제접을지 모르는데.. 괜찮겠어요? 생판 처음보는 사람한테"

"하하 얀붕씨는 참 착하네요. 걱정마요. 골드가 그리 귀한것도 아니고, 저랩탬은 싸가지고 진짜 괜찮아요.

이거 받고 앞으로도 게임 많이 해주면 만족할거같아요.

아까 보스 입구에서 막힌거 같은데, 같이 가실래요?

"좋아요!"


그렇게 우리는 게임을 했고, 나도 어느샌가 3차 전직을 하였다.

"이야~ 발써 3차 전직이야? 세월 참 빠르다. 그치?"

"후후.. 나 얀붕이. 게임에 재능있는 남자."

"그러면 이제 길드도 만들 수 있겠네?"

"응? 어 그렇지. 근데 나 생각 없어서"

-System : 얀순이님이 길드를 탈퇴하셨습니다.


"얀붕아 우리 길드 만드러가자!"

"니 만랩 길드였잖아. 해택 아깝게"

"난 얀붕이 길드가 좋은데?"

"나 얀붕이. 게임에 재능있는 남자. 만랩 길드쯤이야 금방이지!"

"응! 우리 둘 만의 길드야!"


그렇게 나와 얀순이는 오랫동안 같이 게임을 하였고, 나는 슬슬 게임에 질려갔다.

"얀붕아, 요즘 접속이 뜸한거 아니야?"

"미안 미안 현생이 바빠서"

"현생이 우리 길드 키우는것보다 소중해?"

"그건.. 당연한거 아닌가?"

"얀붕이는 그렇구나.. 그랬구나..."

"나 오늘은 약속있어서 먼저 끌게 바이"

"응.. 얀붕아."


.....


시간은 계속해서 흘렀고, 나는 게임을 접었다.

업데이트는 느리고, 사이사이 갭이 커 접속은 점점 뜸해지고, 결국은 접게되었다.


"얀붕아 접지마. 내가 잘못했어... 이제 귀찮게 안할게. 접속 언제하냐고 안 물어볼게. 뭐했는지 안물어볼게. 다른 플레이어랑 대화했다고 화 안낼게. 사냥터 따라다니지 않을게

내가 잘못했어 접지마 얀붕아 제발 제발 날 두고가지마"

"미안, 얀순아..."

"야!! 니가 어떻게 그럴수가 있어! 내가 너에게 얼마나 마음을 줬는데!! 야 얀붕!!!!!"

"안녕"


.....


그리고 1년. 얀데레온라인과 얀순이는 점점 기억속에서 흐릿해져갔다.

가끔씩 생각나는 정도?

그러디 어느날, 기다리던 사이버펑크 183이 나왔고, 나는 거기에 빠져들었다.


"오늘도~ 게임을~ 할까요~"

흥얼거리며 집으로 돌아왔을때, 집 불이 다 켜져있었고, 내 방은 전부 뒤집어져있었다.

도둑인가?


"얀붕아..."

"얀순이? 너 여긴 어떻게..."

"얀붕이랑 얘기했던 모든 단어 하나 하나씩을 되뇌어서 유사한 장소를 모두 돌아다녔어...

조금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이렇게 다시 만나니 좋다."

"너 이거 범죄야. 경찰 부르기 전에 빨리 나가."

"얀붕이는 변했구나? 난 그대로인데."


얀순이가 칼을 들었다.

"그거 내려놔"

"얀붕아. 이건 명령이야 캡슐로 들어가서 얀데레온라인 틀어"

"얀순아, 제발! 과거는 과거일.."


얀순이가 칼을 휘두른다.


"너 미쳤어?"

"빨리 들어가"

"들어간다고 빨리 그거 내려놔!"


일단 접속 후 눈치껏 종료하고 도망치자.

-찌익 -찌익 -찌익

무슨소리지?

-덜컹 -쾅! -쾅!

뭐야!


얀순이가 캡슐을 완전 밀봉하고 있었다.

캡슐 내 수면이 가능하고 영양분과 배설은 튜브로 해결이 가능했기에, 얀순이는 캡슐을 밀봉해버렸다.


"이거 열어!!! 열라고!!!!!"

게임이 실행되는 소리가 들렸고, 나는 정신을 잃었다.


.....


얀데레온라인 속.

게임 접속을 누르면 캡슐이 열리면서 종료가 되는데, 캡슐을 열 수가 없어 종료가 안된다.


"얀붕이 들어왔네?"

멀리서 얀순이가 걸어온다.

"우리의 사랑의 둥지(길드)에서 평생 함께 하자?"


그렇게 나는 똥망겜 속에서 얀순이에게 잡혀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