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 https://arca.live/b/yandere/20758783

7에서 이어집니다.

.....

나는 그녀들에게 감정을 품으면 안됐다.

그녀들에게 애정을 너무 주면 안됐다.

학대로 인해 어딘가 망가진 그녀들에게 난 너무 깊숙히 들어와버렸다.


그래, 떠나자.

내가 없어야, 그녀들이 행복할거다.

그렇게 마음을 굳힌 후, 내방으로 돌아갔다.

"얀붕씨도 참.. 제가 마음을 읽는걸 자꾸 까먹네요.. 

다른분들은 항상 절 경계하는데... 역시.."


그렇게 나는 집을 나서려했다.

그리고 충격과 함께 그대로 쓰려졌다.

"저는 얀붕씨의 마음을 다 안다니깐요? 어딜 가려하세요."


다리에서 엄청난 통증이 느껴진다.

얀순이가 골프채로 다리를 부러트린거같다.

"크으읍... 얀순아 대체 뭘..."


"아아- 너무 황홀해요. 

얀붕씨는 제게 이런꼴을 당했는데, 제게 원망이나 두려움보다 걱정이 먼저 나오네요?

진작 이렇게 했어야했어요. 누가 꼬이기 전에, 저랑 얀붕씨 둘이서만. 이렇게 해야했어요.

다리는 걱정마세요. 제가 얀붕씨의 다리가 되어드릴게요.

제가 얀붕씨의 손이, 발이, 눈이! 모든것을 해드릴게요!

사랑해요, 진작 이렇게 해야했는데!"


"얀지.."

"말 하지 않아도 알아요. 얀붕씨 마음은 특히 잘 읽히니깐.

얀진이요? 걔가 어때서요? 살아갈 집도 돈도 다 주고 갈건데.

발작? 정신불안? 얀붕씨가 그런걸 생각하면 안되죠.


저희 자매의 우애는, 얀붕씨 덕분에 깨졌어요.

얀붕씨에 대한 사랑애가 더 강해져서, 인연관계가 다 부서졌어요!

그렇게 비굴해할 필요 없어요. 저희는 결국, 믿고 의지할 사람이 없어서 서로에게 기댔을 뿐이니깐.

결국은 그 대상이 서로에서 얀붕씨로 바뀐거에요.


저는 얀붕씨의 절망한 표정도, 체념한 표정도 너무너무 좋아요. 점점 더, 그렇게 망가져주세요.

망가질수록, 제가 돌봐주고 아껴줄게요.

영원히 제 소유물로서 얀붕씨는 살아가는거에요!

그래도 역시, 얀붕씨가 웃는 모습이 좋으니깐.

저희 천천히 얘기해봐요?"


그리 말하며 그녀는 나를 어딘가로 끌고 갔다.

멀어지는 집에서 얀진이가 나를 애타게 찾는 소리가 들렸지만, 내가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었다.


언제부터 이렇게 병들어있던거지? 

대체 무엇이 어긋났기에..


그렇게 도착한 어느 낡은 집.

이곳에서 얀순이는 노래를 부르며 요리를 시작했다.


"얀순아. 만약, 내가 먼저 너희에게 다가갔으면 결말이 바뀌었을까? 내가. 조금만 더 용기를 낼 수 있었다면. 우리 모두가 원하는 결말로 바뀔 수 있었을까?"

"과연 우유부단한 얀붕씨가 그럴 수 있었을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 안해요. 얀붕씨는 결국 상처받는게 무서워 남에게 상처를 주는 사람이니깐요."

"나는 그럴 뜻이..."

"아니였어도 결과는 같잖아요. 이것봐요 어떻게 됐나? 얀붕씨와 저. 결국 둘만 남았어요.

얀진이도, 얀진희도. 아무도 못 찾는, 못 오는 곳에서 둘만 남았잖아요. 이 공간 속에서 얀붕씨는 이제 제 소유에요."


요리를 하는 얀순이의 모습이 사뭇 섬뜩해서 나는 두려웠다.

저번 집에서 봤던 빨간 액체를 연다.

끈적하게 굳은 점액질이 음식으로 떨어지며 향을 풍긴다.

'피...?'

"얀붕씨는 아무 곳에도 못보네.. 영원히 내꺼야.. 

얀붕씨가 잘못한거니깐, 이건 맞는일이야..."

얀순이는 웅얼거리며 요리를 계속해갔다.

마치 말을 되내이며 자기를 설득하듯이.


요리를 가져오는 얀순이.

"자 입 벌리세요."

"너, 음식에 뭘 넣은거야?"

"특별 조미료라 했잖아요."

"언제부터 이렇게 변해버렸니.. 난 그런것도 모르고 계속..."


"얀붕씨는 계속 그렇게 상냥하게, 불편한 진실 속에서 눈 돌리면 돼요.

그저 여기서, 저만을 보며 저만을 생각하고 저를 위해 살면 모든게 해결될거에요"


그러고는 빙글 돌고나서 얀순이는 말을 이어갔다.

"오늘처럼 하늘이 우중충하고 비가 오면, 저는 우산을 쓰고 살구나무 밑으로 가요.

그날의 꽃이 참 이뻤는데. 

얀붕씨는 살구나무에 다시 가보셨나요? 


나중에는 제가 얀붕씨를 데리고 가볼게요.

비록 다리가 없어도, 휠체어에 탄 얀붕씨를 제가 끌며 꽃놀이를 즐기는 거에요.

응, 그러는거에요. 좋은 생각이네요.


아, 요리를 남기셨네요. 

아까워라. 

얀붕씨. 나의 사랑하는 얀붕씨. 그렇게 감정을 꽁꽁 숨기고.

모든 걱정은 사라질거에요. 

저에게 몸을 맡겨요."


얀순이는 음식을 치우고는 묶여있는 내 몸을 벗기기 시작했다.

평소와는 다른, 입꼬리가 끝까지 올라간 징그러운 웃음과 함께 얀순이는 끊임없이 나를 탐하였다.


나는 그런 얀순이를 보며 이런식으로 우리가 끝날지 못했다 생각하며 후회를 했다.

시간은 끊임 없이 지났고, 생각이 점점 사라짐과 동시에 그녀에게 나를 맡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이 좁은 공간 속에서 나는 점점 사라져갔다.


.....


상처를 입고 온기를 갈구하는 사람이 상처를 입고 온기를 갈구하는 사람을 만났어요.

서로가 서로의 온기를 나누어주었지만, 한명은 일정 온도가 되자, 타들어갈까 무서워 도망쳤고.

다른 하나는 타들어가도 괜찮으니 끝까지 파고들어갔죠.


그 결과를 보세요.

독점욕. 의존. 망상

이 세가지가 얀붕씨를 감쌌어요.


선택을 한건 얀붕씨.

먼저 결과를 잡은건 나.

결과를 놓친 둘.


다른 분들이 어떤 결말을 맞이하든, 저는 상관이 없어요.

여기서 평생. 얀붕씨와 지낼거니깐요.

저만이 독점하는. 해피엔딩

그래요. 이건 우리의 해피 엔딩이에요.


BAD END [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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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순이는 결박, 소유, 배제, 독점

얀진이는 의존, 숭배, 망상, 헌신

얀진희는 비관, 집착, 세뇌


얀진희, 얀순이, 얀진이 순으로 엔딩 적고

마지막은 해피엔딩으로 끝내게

다음 얀진이도 7에서 이어질거야.


19금은 고민했었는데 넣으면 너무 이야기가 그쪽으로 샐까봐 뺏어.

처음 써보는 소설이였어서 감정고려나 인간관계가 제대로 형성이 안된게 너무 아쉽다.

사실 장편이 아니라 단편으로 끝내려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좋아해줘서 계속 썼었어

역키잡이나 키잡은 커 가면서 느끼는 감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 과정이 전부 생략되고 이미 반한상태에서 얀데레화가 끝난 뒤 시작이 된게 좀 아쉽다.

부족했지만 읽어줘서 정말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