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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안~♡ 나 돌아왔어!"


경쾌한 발걸음.

방금 전까지 미쳐 날뛰면서 한 나라를 파멸시킨 반용 소녀가 맞는지 의심갈 정도로 아리에는 밝은 미소를 내보였다.

현실이 녹록치 않아도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우울해하는 모습을 보이기 싫었던 것이다.


"리안? 어디있어? 모처럼 선물도 갖고 왔는데......."


리본으로 잘 묶여진 얼음 하나가 그녀의 오른손에 들려있었다.

겉으로 보면 왠 선물로 얼음이냐는 생각이 들 수 있겠지만 얼음 속에는 기괴한 물체가 들어있었으니, 바로 황태자의 머리였다.

하도 얼음 구체를 맞은 탓에 얼굴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긴 했지만 머리에 달려있는 왕관이 황태자임을 증명하고 있었다.


"리안? 리안~? 어디있는 거야?"


아무튼 선물이라고 하기엔 다소 부적절했지만 이를 리안에게 보여주며 확실하게 복수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면 부서진 그의 마음이 조금이나마 회복될거라고 아리에는 생각하였기에 일부로 챙겨온 것이었다.

그러나 정작 선물과 기쁜 소식을 전해주고 싶었던 대상이 도통 보이질 않았으니 그녀는 조바심이 나기 시작하며 온 집 안을 샅샅이 둘러보면 찾게 되었다.


"지금 장난치는 거구나? 그렇지 리안? 이제 충분히 놀랐으니까 나와도 돼, 부탁할게 나와줘! 응?"


그럼에도 계속해서 리안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커져만 가는 불안감에 아리에는 점점 미쳐가며,


".....제발 나와줘! 리안? 리안! 나와!! 나오라구!! 나는 네가 없으면 안된단 말이야....!!"


손톱으로 자신의 아름다운 피부에 상처내며 벌벌 떨기 시작하는 기행까지 보였다.


"싫어! 네가 없는 세상따윈 싫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고통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으며 동시에 트라우마로 남아있는 아리에.

그녀는 처음으로 사랑하는 어머니를 떠나보내며 그 아픔을 배웠고, 그 다음으로 싸늘하게 죽어가던 리안을 보며 그 두려움을 뼈저리게 알게 되었다. 

그리고 현재, 사라져버린 리안으로 인해 아리에의 정신이 붕괴되기 시작한 것이다.

한번만 겪어도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세 번이나 겪게되었으니 아무리 정신력이 강한 용의 후손이라 하더라도 버티지 못하는 게 당연했다.


"무서워! 무서워! 리안! 리안! 돌아와줘 리안!! 또 다시 잃고 싶지 않아! 또 다시 배신 당하는 건......더 이상 싫어!!"


반용 소녀가 그녀의 어머니를 잃게된 날, 소녀는 슬퍼했지만 한편으로는 그녀의 어머니를 원망스러워했다.

자신을 길러준 어머니를 위해 어린 시절의 반용 소녀는 효도란 효도는 다 하며 줄 수 있는 사랑을 모두 주었으나, 정작 소녀의 어머니는 죽기 직전까지 하나 뿐인 딸이 아닌 자신들을 버리고 떠나버린 아버지의 이름만을 구슬프게 부르며 그를 보고싶어 했다.

그런 어머니의 모습에 반용 소녀는 배신감을 느끼게 되며 자신의 마음을 얼려버리게 되었고 어머니의 사랑을 독차지해간 아버지를 가슴깊이 미워했다.

그래서 반용 소녀는 자연스럽게 아버지와 같은 종족인 인간들을 싫어하게 되었고 산에 오르고자 하는 인간들을 강제로 산에서 내려가게 만들었다.

그렇게 반용 소녀는 에베레스의 정상에서 고독한 삶을 보내고 있었으나, 소녀는 어느 청년과 만나게 되며 새로운 삶을 마주하게 된 것이었다.


자신이 소중한 사람을 위해 목숨까지 걸려고자 했던 마음씨 따뜻한 청년.

청년의 소중한 대상이 어머니라는 이야기를 들은 소녀는 어린 시절의 자신과 비슷한 청년에게서 동질감을 느끼게 되며 그를 미워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소녀는 청년이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최대한 도와주었고 덕분에 청년은 그의 어머니를 구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게 모든 볼일이 끝나며 둘의 인연은 끝이라고 여긴 소녀의 생각과는 다르게 청년은 은혜라는 구실로 소녀와의 인연을 이어가려고 애썼다.

소녀의 차갑게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보려고 청년이 애를 쓰기 시작한 것이었다.

당연히 반용 소녀도 저항하며 청년을 밀쳐내고자 했지만 청년의 사랑은 늘 한결같이 따뜻했다.

청년은 소녀에게 어여쁜 이름을 지어주었고, 그녀를 위해서 아름다운 꽃 머리핀까지 직접 만들어 선물해주었다.

그러다보니 얼어붙은 소녀의 마음도 청년의 사랑에 조금씩 녹아가게 되었고, 끝내 소녀는 청년에게 마음까지 허락하게 되며 비로소 둘은 사랑하는 연인 사이가 되어 해피엔딩을 맞이할 터였지만.......


애석하게도 소녀는 어리석었다.

어머니에게 주었던 사랑을 보답받지 못하고 배신 당했던 과거.

그 과거를 극복하지못한 소녀는 마음 한 켠에선 청년의 사랑을 의심하고 있었기에 소녀는 청년을 사랑하면서도 거리를 두고 있었다.

그 결과, 소녀는 또 다시 사랑하는 사람을 잃게되는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소녀가 청년의 사랑을 믿고 그의 곁에 머물렀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 하지만 믿지 못하였기에 비극적인 일이 벌어지게된 것이었다.

뒤늦게나마 청년의 곁에 도달한 소녀는 간신히 청년의 목숨만은 구해낼 수 있었지만 청년의 마음까지는 지켜내지 못했다.

소중한 사람의 죽음을 보게된 청년의 마음은 이미 바스러진 상태.

청년의 사랑을 의심해왔던 걸 후회한 소녀가 이제와서 그의 곁에서 모든 사랑을 바치더라도 부서진 그의 마음이 회복되는 일은 없었다.

.......정확히는 없어야만 했다.


"아리에......"


입구 쪽에서 들려오는 누군가의 힘겨운 목소리, 아리에는 두 눈을 가리는 눈물들을 닦아내며 천천히 시선을 입구로 돌렸다.

그곳에는 아리에가 그토록 애타게 찾았던 청년이 그녀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리안? 진짜로 리안이야...?"


아리에는 청년을 보자마자 자신의 두눈을 의심하게 되었다.

여전히 생기가 결여되어있는 듯이 보여도 리안의 눈동자가 허공이 아닌 정확히 아리에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리안의 마음이 부서진 이후, 아리에가 온갖 사랑을 퍼부어도 미동조차 없었던 그가 어느새 심신상실 상태를 극복해내며 그녀의 곁으로 돌아온 것이었다.

이는 아리에의 입장에선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기쁜 일이었지만 그녀는 앞서 느꼈던 죄책감으로 인해 기쁜 감정을 솔직하게 토로해낼 수는 없었다.


"미안해......! 미안해 리안!! 내가 잘못했어! 의심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나 때문에......!!"

"괜... 찮아."


극복한 지 얼마되지 않아, 상당히 버거워 보이긴 해도 리안은 이전처럼 아리에의 말에 대답해주며 그녀의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어주었다.

그런 그의 행동에 아리에는 참아왔던 눈물을 다시 쏟아내며 울기 시작했다.


"리에, 이거 받아줘."


리안은 잔뜩 젖어있는 아리에의 눈가를 닦아주며 그녀에게 오른손을 내밀어 보였고, 그 손바닥 위에는 작은 물체 하나가 놓여져 있었다.


"이건?"

"약혼 반지, 네게 주고 싶었던."

"나한테......?"


물체의 정체는 이미 시들어서 말라비틀어진 꽃반지, 그 날 아리에에게 전하지 못했던 아리에 꽃으로 만든 반지였다.

살짝만 충격을 가해도 망가질 정도로 위태로워 보이는 반지를 아리에는 바들바들 떠는 손으로 조심스럽게 집어들었고, 그녀의 손으로 넘어간 꽃반지는 차갑게 얼어붙으며 단단해져갔다.


"미안, 주는 게 늦어서."

"아니, 무척 예뻐! 이보다 더한 것은 없을 정도로......."


아리에는 자신의 왼손 약지에 꽃반지를 끼우며 재차 눈물샘을 터트렸다.

사랑하는 사람은 계속해서 소중한 걸 주는 반면에 어떠한 보답도 해주지 못했던 자신의 한심함과 그러면서도 끝까지 곁에 남아있어준 그의 사랑 때문에, 아리에는 끊임없이 눈물을 흘려보내면서도 밝게 미소 지어 보였다.


그 어떤 때보다도 아름답고, 그 어떤 때보다도 애달파 보였던 소녀의 행복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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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아리에가 왕국에게 복수를 하러 떠났을 때. 

리안은 극심한 가슴앓이를 하기 시작했다.

아리에는 리안이 마음이 부서지며 무감정해졌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는 그저 어머니를 잃었다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해 현실 도피를 한 상태였을 뿐,

사랑하는 아리에의 곁에서 현실을 망각하며 살아가고 있던 것이었다.

그러나 그를 지탱해주던 아리에가 잠시 자리를 비우자 홀로 남겨진 리안은 기억하고 싶지 않았던 트라우마를 떠올리게 되며 고통스러워했다.


"하아...! 하아...!"


거친 숨을 몰아쉬며 고통에 울부짖던 리안은 결국 그곳에서 벗어나고자 했고 그렇게 그는 에베레스에서 내려와 그의 마을로 돌아갔다.

하지만 그를 맞이해준 건 분노한 아리에에게 이미 초토화가 된 후의 마을.

시체와 무너져내린 잔재들밖에 남지않은 마을을 보며 그는 조금씩 현실과 고통을 받아들여가고 있었다.

천천히 마을을 돌아다니던 리안은 자신의 처형식이 있었던 광장에 도달하게 되었고, 그곳에 놓여있는 두개의 십자가를 보며 오열하였다.

부정하고 싶었던 어머니의 죽음을 끝내 받아들이게 되었으니, 이미 부서진 마음이라 하더라도 아프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아아아악!!"


슬픔에 괴로워하고, 고통에 울부짖으면서까지 현실을 받아들이던 그는 한참동안 그곳에 머물러, 마음 속에 남아있던 응어리들을 전부 토해내며 피어오르는 자살 충동을 견뎌내야만 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모든 현실을 받아들이며 해탈하게된 리안은 어머니의 시신을 들어 아리에 꽃밭에 묻어드리고선 자신의 집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마을 외곽에 위치한 리안의 집, 돌아가신 그의 어머니와의 추억들로 가득했지만 그의 시선은 오로지 한곳에만 고정되어 있었다.


책상 위에 놓여진 아리에 꽃반지들, 그것들은 일전에 아리에에게 선물하기 위해서 리안이 만들었던 실패작들이었다.

게다가 시들어 버리기까지 했으니 실패작들의 아름다움은 단 하나도 남아있지 않게 되었다.

그럼에도 리안은 실패작들을 한 곳에 모아 그것들을 재이용해 다시 꽃반지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재료 상태가 좋지 않아 수많은 실패가 있었지만 겨우 반지 같은 걸 하나 만들어내는데 성공한 리안은 어째서 자신이 이토록 열심히 반지를 만들려고 했는 지 그 이유를 곰곰히 생각해보게 되었다.

당연히 그의 머릿속에 한 사람의 얼굴만이 떠올랐고 자연스럽게 리안의 입가엔 옅은 미소가 생겨나고 있었다.


"아리에......"


사랑하는 사람들은 서로 닮는다는 말이 있듯이 리안도 아리에를 그리워했다.

아리에의 새침한 모습, 아리에의 속마음을 드러내는 꼬리, 그리고 기뻐할 때 은은하게 나타나는 아리에의 미소가 너무나도 보고싶어지게 된 것이었다.

그렇게 리안의 가슴앓이는 사그라 들었고, 트라우마를 완벽하게 극복해낸 그는 꽃반지와 함께 다시 아리에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리고 현재.......


"괜찮아?"

"응, 괜찮아. 오히려 기분 좋았어♡"


두 사람은 침대 위에서 서로의 살결을 맞댄 채로 누워 있었다.

아리에는 리안의 온기로 차갑게 식었던 마음을 따뜻하게 뎁히고 있었으며, 리안은 아리에의 냉기에 산산조각난 마음을 이어붙여 가고 있었다.

사랑하는 사람를 잃은 고통을 겪었던 닮은 꼴의 두 사람은 사랑을 나누며 서로가 서로의 상처를 핥아주었던 것이었다.


"에헤헤♡"

"행복해?"

"당연하지! 이런 순간이 오기만을 기다려 왔으니까!"

"미안, 너에게 의지해서."

"괜찮아, 오히려 사과는 오히려 내가 해야하는 걸! 내가 일찍 리안의 곁에 있었더라면 어머님은......."


리안은 아리에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걸로 그녀의 말을 끊고선 고개를 내저었다.


"더 이상 과거의 일로 자책하지마."

"응, 알았어!"


리안의 의도를 깨달은 아리에도 과거의 일로 자책하는 것을 그만두기로 했다.

그럴 시간에 좀 더 리안과 조금 더 사랑을 나누고 싶었기에, 그녀는 리안에게 달라붙어 몸을 이리저리 비비며 행복해했다.


"아리에."

"응?"

"내일 같이 나갈까?"

"좋아! 예전처럼 산 주변을 산책하는 거지?"

"아니."

"그러면?"

"여행을 떠나보려고 해."

"여행......?"


순간 몸을 움찔하며 곤란하다는 표정을 짓는 아리에.

여행을 떠나자는 리안의 제안을 그다지 탐탁치 않게 여기는 듯 했다.


"여행은 가지않으면 안될까? 나는 오늘처럼 계속 이곳에서 리안과 이렇게 지내고 싶은 걸."

"어째서?"

"그건......"


두번 다시는 리안을 위험에 처하는 상황을 보고 싶지 않았던 아리에.

리안과의 여행은 분명 매력적이었으나 그로 인해 리안의 신변에 무슨 문제가 생긴다면 미쳐버리게 될 것 같아 무서워했다. 

심지어 아리에는 리안을 위해 복수라는 명분으로 한 나라를 멸망시킨 괴물로 모든 대륙에 소식이 알려진 존재.

그런 그녀를 퇴치하려고 드는 사람은 많을테니 그녀의 유일한 약점이었던 리안도 그만큼 위험해지기 쉬웠다.

그렇기에 아리에는 리안과의 여행을 극구 반대할 수 밖에 없었지만 리안을 걱정시키게 만들고 싶지 않아서 그 이유도 선뜻 말하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아리에는 대답 대신에 보금자리의 입구에 얼음 덩어리를 생성해 틀어막는 행동을 보였다.


"아리에......?"

"미안해 리안, 그치만 이유는 묻지말고 이해해줘! 그 대신에 이제부터 항상 내가 곁에 있어줄테니까!"

"자, 잠깐만?!"

"내가 앞으로 잘할게! 항상 너만을 생각하며 무슨 짓이라도 다 할테니까! 그러니 밖으로 나갈 필요따윈 없잖아? 응?"

"그게 갑자기 무슨.....읍?!"


재빠르게 리안의 몸에 올라탄 아리에는 그대로 리안이 아무 말도 하지못하게 그의 입을 자신의 입으로 막아버렸다. 

그리곤 리안이 흥분하게끔 자신의 부드러운 몸을 최대한 밀착시킨 상태로 그의 성감대를 자극하여 한번 더 거사를 치룰 준비를 마쳐 놓았다.


"에헤헤♡ 있지 리안, 아주 오래 전에 우리 엄마가 말해준 건데 드래곤과 인간 사이의 아기는 만들어지기 쉽데. 근데 나는 반용인이니까 리안과의 아기 만들기는 더 수월하겠지?"

"아리에, 조금 진정해......!"

"나 빨리 리안의 아기 갖고 싶어♡ 리안과 같은 소중한 존재를 만들고 싶은거야♡ 그러니까 우리의 아기가 생길 때까지 여기서 계속 사랑을 나누자! 응?"

"윽...! 잠시 기다려!"

"아니지! 우리 아이를 낳고나서도 여기서 쭈욱 사랑하며 지내자! 소중한 사람들이 가득한 대가족을 만드는 거야♡ 그러니까......"


황홀한 표정을 지은 채 허리 놀림을 멈추지 않는 아리에.

진정하라는 리안의 만류에도 아리에는 멈추지 않고 자신과 그에게 쾌락을 부여해갔고, 최후의 절정에 다다르는 순간 그녀는......


"나랑 함께 있어줘.......!!"


애절한 한마디와 함께 리안의 몸에 기대어 구슬프게 울기 시작했다.

두번 다시 소중한 사람과 떨어지고 싶지 않았던 그녀의 본심이 튀어나온 것이었다.

아리에의 본심을 듣게된 리안은 첫만남 때 했었던 것처럼 아리에의 등을 토닥이면서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알았어, 아리에가 원한다면 그렇게 할게."

"흐윽!! 저, 정말......?"

"정말이고 말고, 그러니까 그만 울어. 그러다 탈수 증상 올까봐 걱정되니까."

"응...!!"


리안과 처음 만났을 때와는 전혀 다른 아리에의 모습.

아니, 어쩌면 이것이 그녀의 본모습일지도 모르는 것이다.

리안에 의해 얼어붙은 마음을 녹인 아리에는 원래 상당한 어리광쟁이이자 상당한 울보일 만큼 마음 여린 아이였던 것.

그리고 그런 소녀를 청년은 가슴 깊이 사랑하게 되었으니 어떤 무리한 부탁이라도 들어주려고 한 것이었고, 소녀도 그런 청년을......


"리안."

"응?"

"사랑해! 영원히♡"


세상에 무엇보다도 사랑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그렇게 반용 소녀는 소녀가 사랑하는 겨울이 지속되는 에베레스 정상에서 청년과 함께 행복하게 살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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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


소녀와 청년이 이어지고난 후 시간이 지나며 세간에는 에베레스에 대한 새로운 규칙 하나가 생기며 내용은 이러했다.


에베레스를 등정하려는 사람들에게 알린다.

에베레스 정상에는 한 왕국을 멸망시킨 용 소녀가 살고 있으며, 소녀의 보금자리에는 그녀의 유일한 보물이 있다.

용 소녀는 보물을 목숨보다도 소중히 여기기에 정상을 오르는 자들을 모두 자비없이 살해한다, 그러니 절대로 에베레스 산을 등정해서는 안된다.

다만 산에 오를 수 있는 예외적인 날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겨울 날의 낮.

겨울이 되면 소녀와 그녀의 보물이 만개한 아리에 꽃밭으로 내려와 화목하게 지내기 때문이다.

그러니 산에 오를려는 자들은 실수로라도 소녀와 보물에게 접근하지 않도록 주의하며 등정하길 바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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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마지막화를 쓰다보니 쓰면서 이것저것 추가한 내용때문에 개연성 챙기느라 생각해둔 표현력이 덩달아 떨어지게됨.

특히 쓰다보니 둘의 애절한 사랑에 초점을 맞추게 되어서 계획했던 얀데레가 패션 얀데레로 바뀌게된 것 같아서 아깝게 생각함.

그래서인지 소설이 용두사미가 되어버린 것 같아서 재미있게 봐준 사람들에게 미안해지네.

아무튼 다음에는 더 좋은 소설로 찾아올게!


참고로 또다른 번외로 아리에의 부모님 이야기를 구상했는데 마지막화를 쓰다보니 기력이 딸려서 간단하게 설명하고자함.


아리에의 아버지는 작중 아리에가 멸망시킨 북부 대륙 왕국의 기사였음.


황태자의 선조에게 에베레스에 사는 괴물을 무찌르라는 명을 받은 기사는 자신들의 부하와 함께 에베레스를 등정하였지만 그 당시에는 제대로된 등정 장비가 없었던 나머지, 기사는 산을 오르다 크게 다치게되며 죽을 위기에 처하게 됨.


다행히 인간 여성으로 변신해 있는 용이 기사를 발견하여 그를 치료를 해주게 됨.


그렇게 기사는 당연하다는 듯이 은인이었던 여성에게 한눈에 반하게 되었고, 열정적으로 그녀에게 구애를 하였으며 그런 기사의 모습에 용도 그를 사랑하게 됨.


하지만 여성의 정체가 자신이 무찔러야하는 용이라는 걸 알게 된 기사는 깊은 고뇌에 휩싸였지만 끝내 왕의 명령보다도 사랑을 더 중요시 여기겠다는 결단을 내렸고, 부하들을 왕국으로 복귀시키며 용과 함께 살기로 함.


그렇게 용과 기사는 사랑을 나누며 행복하게 살아갔고, 둘 사이에 귀여운 딸아이가 태어나게 됨.


그런데 거기서 문제가 발생하게 되었는데, 바로 딸아이가 태어난 날은 겨울이었고 하필이면 그들이 먹을 식량이 떨어지게 되었던 거임.


언제나 식량을 구해오던 엄마 용은 산후조리로 힘들어했으니, 할 수 없이 인간 아버지가 산에 내려가 식량을 구해오기로 했음.


아버지는 자신의 왕국에게 탈주범이라는 죄목으로 현상 수배 당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식량을 구하러 마을로 내려왔고, 결국 사람들에게 잡혀 왕국으로 떠넘겨짐.


왕의 앞에서 잘못을 빌며 그의 가족에게로 돌려보내달라고 애원하는 반용 소녀의 아버지.


그러나 왕국은 그를 용서하지 않았고 결국 반용 소녀의 아버지는 사형을 선고 받게 되었음.


그렇게 찾아온 그의 처형식 날, 반용 소녀의 아버지는 신에게 한가지 소원을 빌며 최후를 맞이하게 됨.


그의 마지막 소원은 바로 하나뿐인 딸과 아내가 행복하게 살게 해달라는 소원이었지만 결국 반용 소녀의 엄마도 사라져버린 남편을 그리워하며 가슴앓이하다가 죽게 되었음.


다행히 그들의 딸이었던 반용 소녀만큼은 그녀의 부모님이 만났던 것처럼 청년을 만나 행복하게 살게 되었던 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