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대학교로 진학했다. 몇 년 간의 긴 노력으로 인한 대학교의 진학.


말로 이룰 수 없는 큰 기쁨이었다.


그런, 기쁜 마음으로 첫 오리엔테션을 기다리고 있던 그 때 내 자리에 누군가가 앉았다. 


"다른 사람들은 다 아는 사람들끼리 앉았는데 후배님은 왜 혼자 앉아 있어?" 


나를 놀리는 듯한 어투와 말투.


하지만 그런 건 고등학생일 때도 많이 당한 조롱이었기에 별 개의치 않고 선배로 추청되는 사람에게 의례적인 대답을 한다.


"친구에 별로 관심이 없어서 그렜습니다" 


내 말이 끝나자 옆에 앉아 있는 이, 김얀붕이 뭐가 재밌는지 쿡쿡 웃어댄다.


"재밌네. 좋아, 그렇다면 이 선배님이 이 후배님의 친구가 되어줄게! 어때?" 


그의 말을 듣자 절로 정색을 한다.


"뭔....괜찮습니다"


하지만 그는 내 말을 전혀 귀담아 듣지 않았다. 더욱 미소를 활짝 피며 말한다.


"좋아! 그럼 이제 내가 네 첫 번째 친구다?" 


그리고 그의 괴롭힘 아닌 괴롭힘은 시작했다.


학식을 먹을 때도.


"어? 이런 우연이! 우리 운명인가봐?" 


수업을 할 때도.


"옆에서 나도 같이 들을게"


짜증나게도 그는 나와 전공과목과 교양과목이 모두 겹쳤기에 그는 모든 수업 내내 내 옆자리를 차지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조별과제를 할 때도.


"선배님, 어제 보내주시기로 한 ppt 언제 보내주시나요?" 


"어, 어? 아... 그건.. 잠시만! 야! 갱을 왜 그쪽으로 가 씹새끼야!!!" 


뚜뚜뚜.. 


"하..." 


그는 계속해서 내게 참견했다. 질리도록 없으면 허전할 정도로 내 마음속의 철벽을 거대한 망치로 부숴나가고 있었다.


그런 귀찮고 짜증나는 선배와 지낸 지 한 학기가 지났다. 그의 인목은 꽤 넓었는지 그와 함께 다니더니 절로 친구들이 생겨났다.


그리고 선배 때문에 생긴 첫 번째 친구인 이얀진.


은근 나를 좋아해주며 친근하게 대해주는 좋은 친구이다. 그런 좋은 친구를 만들게 해준 얀붕 선배에게 어느정도 믿음이 갔지만 귀찮은 선배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렇게 다음 교양과목 시간이 되었고 평소처럼 구석 진 자리에 앉아 있었다.


하지만 선배는 내 옆에 앉지 않았다. 귀찮은 선배이자 나를 신경써주던 선베가 어느 날 부턴가 내 옆 자리에 앉지 않았다.


아니, 안 앉은 정도가 아니다 과내에서 선배가 보이지 않았다.


"얀진아, 요즘 얀붕 선배 안 보이는데 무슨 일 있어?" 


"어? 얀붕 선배 군대 갔잖아"


군대를 갔다. 학교를 다니는 내내 나와 함께 해줄 거 같던 선배를 이제 2년은 못 보게 되었다.


면회라도 하고 싶었다. 그렇기에 핸드폰을 들어 얀붕 선배의 연락처를 찾았다. 하지만 보이지 않았다.


반년을 함께 다녔는데 보이지 않았다. 뭐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지금과는 달리 그 때는 선배를 그저 귀찮은 선배로 밖에 보지 않았으니..


2년이 지났다.


2년동안 많은 것을 알았다. 학과 내에서 나는 시기의 상대였다. 하지만 이를 알아챈 얀붕 선배는 진심을 담아 나와 함께 해주었다.


하지만 선배가 군대를 가며 그가 세워놨던 쉴드가 순식간에 무너졌고 얀진이 말고는 나와 함께하기를 꺼렸다.


하지만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혼자였던 건 익숙했다. 하지만 선배는 달랐다.


함께 안 하면 허전했다. 뭔가 크게 중요한게 사라진 듯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오늘 얀붕 선배가 전역하는 날이다. 2년간의 큰 깨달음으로 선배는 더 이상 귀찮은 선배가 아니었다. 소중한, 아니 말로 이룰 수 없는 그런 존재가 되어 있었다.


한 가지 빛을 맹목적으로 따라가던 나를 끌어올려줘 나를 수많은 빛으로 밝혀줬다.


그렇게 문이 열리며 얀붕 선배가 들어왔다.


그리고 그는 당연히 내 옆자리에...


안 앉았다.


어째서? 나를 잊은거야? 그런거야?


아니, 아니다. 그는 절대 나를 잊지 않을 것이다. 그래 아직 시간은 많다. 어떻게 해서든 접점을 만들면 된다.


그리고 그 기회가 찾아왔다. 점심시간, 그는 항상 내 옆에 앉아줬다. 그러니 이번엔 내가 그의 옆 자리에 앉으리라


도망갔다. 내가 앉자 자리를 옮겼다.


안 돼. 절대 그 만큼은 나를 떠나서는 안된다.


그래, 납치하자 그리고 아무것도 없는 방에서 얘기를 하자 그래 그러자 그러는 거야.


그리고 나는 그의 납치 계획을 시행하였고 손쉽게 착수됐다.


이제 나와 그는 오랜 시간동안 얘기를 할 것이다. 몇 일, 몇달이 지나더라도


ㅡㅡ


사실 얀붕이는 전역하고 나의 소중함을 알라며 장난식으로 멀리 한 건데 납치당한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