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교환일기 작성하자!"

어느날 내 동생 얀순이가 내게 교환일기를 작성하자고 말을 걸어왔다.

"갑자기 웬 교환일기?"

"요즘 인기있다해서 나도 하고 싶은데 부끄러워서 오빠랑 하려구!"

"ㅋㅋ 나랑 하면 안부끄럽냐?"

"응! 그래서 해줄거지?"

"오냐. 오늘부터 하면 돼?"

"응!"

나는 이 일기를 적으면 안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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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오빠 차례!"

"벌써 내 차례인가.. 일기 쓰기 귀찮아.."

"안돼! 꾸준히 하는게 중요한거야! 서로가 서로를 알아가는데도 이건 필수라고!"

"내 동생을 더 알아서 뭘하냐"

"으으.. 몰라! 알아서해!"

"성질머리하곤.."


노트를 얼굴에 던지고 씩씩거리며 가는 얀순이를 보며 노트를 펼친다. 

"빽빽하게도 써놨구만.."


.....

1월 14일 (맑음)

오빠랑 교환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내 일상을 오빠가 읽으며 상상해준다는게 두근두근하다.

이러다 내게 빠져버리면 어쩌지? 아이참, 오빠는 변태다.

(중략)

......


"얘는 뭔 시작을 이렇게 적어놨냐"

나도 이어서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지나갔고, 어느새 여동생의 일기를 보는 재미에 빠져살았다.

그런데 일기가 점점 이상해져만갔다.


......

2월 13일 (맑음)

내일은 발렌타인 데이! 오빠에게 줄 초콜릿을 잔뜩 만들었다.

생각해보니 오빠 일기를 계속 읽고 싶은데 노트에 적으니 불편한거 같아 스마트폰 앱을 깔았다.

이걸로 잔뜩 서로를 볼 수 있겠지? 이거 보고 있는 오빠!

내 특제 발렌타인 초콜릿을 먹고 싶다면 앱을 깔아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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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9일 (맑음)

곧 개학이다! 오빠가 대학교를 가버려 이제는 교복을 못 보는게 조금 아쉽지만, 그 옆에 있던 여자와도 떨어지게 돼서 너무 기쁘다. 알바를 구한다는데... 하나도 안붙어서 집에만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13일에 비왔다니 무슨 말이야, 이렇게나 맑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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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7일 (맑음)

오빠가 붙은 커피집에 몰래 찾아가서 커피를 사 마셨다. 일하는 오빠도 멋질지도.. 오빠만 보다가 걸려서 집에 갔다.

오빠! 집에서도 입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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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9일 (맑음)

오빠방에 도둑이 들어서 오뻐가 많이 슬퍼했다. 괜찮아, 없어진만큼 내가 다 사줄게! 이런 여동생을 둔걸 감사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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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1일 (맑음)

응? 없어진게 뭔지 어떻게 알았냐고? 여동생이 모르는게 어딨어!! 바보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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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1일 (흐림)

카페에서 즐겁게 얘기하는 그 여자는 또 누구야? 진짜 일기를 안썼으면 어쩌려고 그랬어! 죽여버리고 싶다. 오빠한테 앙탈부리지마. 떨어져. 걸레년. 죽어 죽어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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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일 (맑음)

오빠가 내 일기를 봤는지 어제 해명 일기를 써줬다! 마지막 부분은 지워져서 못봤다는데 봤어도 상관없는데

요즘 자꾸 날 피하는거 같은데, 오빠. 가족끼리 그러면 안돼?

그리고 31일은 맑지 않았으니깐 딴 소리는 그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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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4일 (흐림)

혹시 저 여자한테 약점이라도 잡힌 걸까? 보통 이렇게까지 나이차가 나는 사람이랑 사귈리가 없을텐데.. 게다가 저 여자! 질투도 많고, 날 쫓아낸거 부터 너무 추해! 오빠가 저런 여자를 좋아할리가 없잖아. 용서하지않아 용서하지않아 용서하지않아. (지워진 일기라 확인이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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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8일 (맑음)

오빠가 아르바이트를 그만둔다고 했다. 너무나도 기쁘다. 매일같이 난동피우자 사죄의 의미로 그만둔다고 했다. 그러기에 누가 돈 벌러 가서 여자난 만나고 희희덕거리래? 그것도 아줌마랑? 오빠는 집에만 있으면 돼. 얀순이가 돈 벌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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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0일 (맑음)

오빠, 요즘 왜 자꾸 이불을 빠는거야? 얼굴을 붉히면서

몽정했지? 나도 알건 다 안다구~♡ 변태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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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2일 (맑음)

잠결에 내가 방에 있는걸 봤다니, 오빠는 여동생으로 그런 망상을 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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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30일 (흐림)

이번에는 소꿉친구야? 오빠 정말 지조를 못 지키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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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일 (흐림)

오빠, 어제 일기장에 왜 다른 여자를 옹호하는 글을 올렸어?

응? 응? 응? 응? 응? 나 너무 궁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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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4일 (비)

오빠가 홀려버렸어... 내가 오빠를 신경써주지 않으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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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6일 (비)

오빠. 왜 자꾸 딴소리해? 계속 비가 내리고 있잖아.

남매사이라니 그게 뭐가 중요해?

집착이 심하다니, 교환일기 그만두자니 무슨 소리야?

그 여자가 시킨거야? 우리 서로의 일상을 보며 즐겼잖아.

자꾸 마음에도 없는 소리하면 화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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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8일 (폭우)

어제 왜 일기를 안썼어? 처음이잖아. 오빠, 왜 안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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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9일 (폭우)

어제는 집에 왜 안왔어? 일기 좀 써줘... 뭐하는지 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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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0일 (태풍)

오빠, 오늘 집에와서 왜 내게 한마디도 안해? 왜 눈을 피해?

목에 난 자국은 뭐야? 일기 좀 써줘. 알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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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1일 (태풍)

알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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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2일 (태풍)

죽일거야죽일거야죽일거야죽일거야죽일거야죽일거야죽일거야죽일거야죽일거야사랑해오빠죽일거야죽일거야죽일거야죽일거야죽일거야죽일거야죽일거야죽일거야죽일거야


.....

5월 ...

(글씨가 뭉게져 도저히 확인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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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8일 (비)

오빠, 내 글 눈팅은 하고 있네?♡ 괜찮아. 나는 이제 괜찮아.

빨리 집에 들어와.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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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9일 (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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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0일 (맑음)

오늘은 사진 하나 첨부할게 잘 봐줘? 내일은 일기 꼭! 써줘야해?

첨부파일 :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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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일 (맑음)

오빠! 오랫만에 일기를 써줬구나! 얀순이 너무너무 기다린거 있지? 근데 왜 첫마디가 '그녀는 무사해?' 이거야? 얀순이, 너무 화나서 자꾸 몹쓸짓을 하게 되잖아. 이거 보고 다시 연락해

첨부파일 :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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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4일 (맑음)

헤헤, 오빠랑 일기를 쓰는게 얼마만인지 너무 즐거운거 있지?

아, 그녀는 밥을 못먹어서 그런지 실신해있어. 오빠만 오면 해결될텐데 그치? 오늘은 더 심한짓을 할거니깐 언제오나 기다릴게? 동영상으로 하나하나 잘 봐줘?

내 얼굴도 봐주면 기쁠거같아. 날 상상해줘!

첨부파일 :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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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비빅. 

숨어있던 모텔에서 나와 집으로 가서 현관문을 연다.

어느새, 일기의 내용이 너무 무서워 잠깐 거리를 뒀다.

그 사이 이런일을 벌일줄이야..

그녀를 구해야한다. 이 시간은 동생이 학교를 가는 시간. 

동생이 없는 틈에..


"오빠? 왔네?"


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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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1일 (행복해!)

요즘은 계속 좋은일만 반복되는거 같다!! 오빠의 아이를 가졌다. 이제 일기는 나만 쓰지만, 모두가 행복하면 되는거 아닌가?

이제는 교환일기가 아닌, 얀순이의 신혼일기야!

신랑인 오빠, 신부인 나! 그리고 기르는 강아지!

강아지가 가끔 정신이 돌아오면 너무나도 화나지만, 오늘은 기분 좋은날이니 봐줄게! 가족사진을 첨부하며, 나중에 봐!

첨부파일 : 가족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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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 종합 : https://arca.live/b/yandere/20758783